“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누가복음 1:38)
[성서일과 4본문]
(사무엘기하 7:1-11, 16)
1. 주님께서 사방에 있는 모든 원수에게서 다윗 왕을 안전하게 지켜 주셨으므로, 왕은 이제 자기의 왕궁에서 살게 되었다.
2. 하루는, 왕이 예언자 나단에게 말하였다. “나는 백향목 왕궁에 사는데, 하나님의 궤는 아직도 휘장 안에 있습니다.”
3. 나단이 왕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임금님과 함께 계시니, 가셔서, 무슨 일이든지 계획하신 대로 하십시오.”
4. 그러나 바로 그 날 밤에 주님께서 나단에게 말씀하셨다.
5. “너는 내 종 다윗에게 가서 전하여라. ‘나 주가 말한다. 내가 살 집을 네가 지으려고 하느냐?
6. 그러나 나는,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날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떤 집에서도 살지 않고, 오직 장막이나 성막에 있으면서, 옮겨 다니며 지냈다.
7. 내가 이스라엘 온 자손과 함께 옮겨 다닌 모든 곳에서, 내가 나의 백성 이스라엘을 돌보라고 명한 이스라엘 그 어느 지파에게라도, 나에게 백향목 집을 지어 주지 않은 것을 두고 말한 적이 있느냐?’
8. 그러므로 이제 너는 나의 종 다윗에게 전하여라.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양 떼를 따라다니던 너를 목장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통치자로 삼은 것은, 바로 나다.
9. 나는, 네가 어디로 가든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어서, 네 모든 원수를 네 앞에서 물리쳐 주었다. 나는 이제 네 이름을, 세상에서 위대한 사람들의 이름과 같이, 빛나게 해주겠다.
10. 이제 내가 한 곳을 정하여, 거기에 내 백성 이스라엘을 심어, 그들이 자기의 땅에서 자리잡고 살면서, 다시는 옮겨 다닐 필요가 없도록 하고, 이전과 같이 악한 사람들에게 억압을 받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
11. 이전에 내가 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사사들을 세워 준 때와는 달리, 내가 너를 너의 모든 원수로부터 보호하여서, 평안히 살게 하겠다. 그뿐만 아니라, 나 주가 너의 집안을 한 왕조로 만들겠다는 것을 이제 나 주가 너에게 선언한다.
16.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이어 갈 것이며, 네 왕위가 영원히 튼튼하게 서 있을 것이다.’”
(시편 89:1-4, 19-26)
1. 내가 영원히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렵니다. 대대로 이어 가면서, 내 입으로 주님의 신실하심을 전하렵니다.
2. 참으로 내가 말하겠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영원토록 굳게 서 있을 것이요, 주님께서는 주님의 신실하심을 하늘에 견고하게 세워 두실 것입니다.”
3. (주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나는, 내가 선택한 사람과 언약을 맺으며, 내 종 다윗에게 맹세하기를
4. ‘내가 네 자손을 영원히 견고히 세우며, 네 왕위를 대대로 이어지게 하겠다’ 고 하였다.” (셀라)
19. 오래 전에 주님께서는 환상 가운데 나타나시어, 주님의 성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용사들 위에 한 젊은 용사를 세우고 백성들 위에 내가 선택한 용사를 높이 세웠다.
20. 나는 내 종 다윗을 찾아서, 내 거룩한 기름을 부어 주었다.
21. 내 손이 그를 붙들어 주고, 내 팔이 그를 강하게 할 것이다.
22. 원수들이 그를 이겨 내지 못하며, 악한 무리가 그를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23. 내가 오히려 그의 대적들을 그의 앞에서 격파하고, 그를 미워하는 자들을 쳐부수겠다.
24. 나는 그를 사랑하고, 내 약속을 성실하게 지킬 것이며, 내가 그에게 승리를 안겨 주겠다.
25. 그의 손은 바다를 치며 그의 오른손은 강을 정복하게 하겠다.
26. 그는 나를 일컬어 ‘주님은 나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내 구원의 반석입니다’ 하고 말할 것이다.
(로마서 16:25-27)
25. [하나님께서는 내가 전하는 복음 곧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선포로 여러분을 능히 튼튼히 세워주십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감추어 두셨던 비밀을 계시해 주셨습니다.
26. 그 비밀이 지금은 예언자들의 글로 환히 공개되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명을 따라 모든 이방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그들이 믿고 순종하게 되었습니다.
27. 오직 한 분이신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영원무궁 하도록 있기를 빕니다. 아멘.]
(누가복음 1:26-38)
26. 그 뒤로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리 지방의 나사렛 동네로 보내시어,
27. 다윗의 가문에 속한 요셉이라는 남자와 약혼한 처녀에게 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안으로 들어가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 자야,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
29. 마리아는 그 말을 듣고 몹시 놀라,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히 여겼다.
30.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31.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32. 그는 위대하게 되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다.
33. 그는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리고, 그의 나라는 무궁할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우리를 살리시려 주님께서 은혜를 베푸실 때’입니다.
구약, “네 왕위가 영원히 튼튼하게 서 있을 것이다”(삼하 7:16)
시편, “‘주님은 나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내 구원의 반석입니다’하고 말할 것이다”(시편 89:26)
서신서, “그 비밀이 지금은... 모든 이방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그들이 믿고 순종하게 되었습니다”(로마 16:26)
복음서,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 자야,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누가 1:28)
오늘 요절은,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입니다.(누가복음 1:38)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사무엘기하 7:1-11, 16 / 시편 89:1-4, 19-26)]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다윗과 다윗왕국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바로 앞 6장에서 천진만고 끝에야 언약궤를 가져온 뒤의 상황입니다.
언약궤를 모실 하나님의 집짓기 역시, 아무리 선의라 해도, 다윗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뜻을 여쭙는 게 먼저요, 하나님 계획에 순종하는 것이 길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들뜬 마음을 지혜롭게 다스리십니다.
불안전한 하나님의 집 현황에 대한 다윗의 관심을
불안전한 백성들 삶의 현실로 옮기시면서
먼저 백성을 안전하게 살게 하시겠다는(10),
바로 너 다윗의 집안을 통해서 그리하시겠다는 약속을 세우신 것입니다.(11, 16)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주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맹세’입니다.
오늘 시편은 오늘 구약본문과 고스란히 짝을 이룹니다.
다윗과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이 얼마나 믿음직한지,
그러니 이 얼마나 큰 은혜요 큰 사랑인지를 노래합니다.(1-2)
3-4절과 19-26절은 오늘 구약본문 내용과 그대로 통합니다.
그렇게 볼 때 19절의 “성도”는
구약본문의 나단, 즉 ‘예언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16:25-27 / 누가복음 1:26-38)]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송영’입니다.
다윗, 그리고 마리아와 맺으신 하나님 약속의 열매인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바울의 전도를 통해 교회를 이룹니다.
다윗이 꿈꾸었던 하나님의 집이 비로소 완전히 세워진 것입니다.(25)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예수의 출생 예고’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의 뜻밖의 말씀에 뜻밖에도 당당한 어린 마리아의 모습!
이것은 믿음, 즉 순종의 삶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윗과 맺으신 하나님의 약속이 지금 성취되려 합니다.
그 옛날 불안한 삶을 사는 하나님의 백성을 향하신 주님의 마음,
지금도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사는 약자들,
그 자녀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신나는 계획이 이제 나팔꽃처럼 피어오릅니다.
(※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을 참고했습니다.)
(※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약자 중의 약자였던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위대한 예언자를 잉태한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요 상상을 초월하는 은혜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은혜를 베푸실 때 마리아는 이렇게 응답합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누가복음 1:38)
약자 중의 약자였던 막둥이 목동 다윗을 세워 약한 나라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삼하7:8)
나아가 천하 만민의 구원으로 이어가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지금 약자 중의 약자인 이스라엘 가자지구와 일본 후쿠시마에서도 일어나기를 빕니다.
두 달 반 만에 2만 명의 가족을 잃고 우는 유족들,
(숨진 이들 가운데 70%가 어린이, 노인, 여자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치료도 받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상자들...
12년 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로 방사능에 오염되어 숨진 주민들, 여태 투병중인 이들,
그때 죽은 가축들과 산천초목들, 그리고 지금 죽어가는 물고기들...
저들을 구원하실 주님의 놀라우신 계획,
그 구원의 하나님 손길이 나를 통해 임하시고 일하시려 할 때
이렇게 응답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누가복음 1:38)
부디 2천 년 전 나사렛 마리아의 저 용기, 순종, 믿음,
그 사랑의 1/2,000이라도
우리가 닮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머지]
* 수태고지처럼 성찬식에서 받는 말씀,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복음1:28)
오늘 복음서본문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의 극치를 보여주십니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 1:28) 천사 가브리엘은 수태해서는 안 될 상황의 여성에게 수태고지를 합니다. 참으로 약자 중의 약자인 어린 여성이 자칫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고지입니다. 그러면서 수태하지 못해 더 약해졌던 여성 엘리사벳이 수태한 사실을 밝힙니다. 우연의 일치지만 천사의 수태고지를 받은 삼손의 엄마도 떠오릅니다.(사사기 13:2-5) (매일성서일과 지난 토요일 본문이었습니다.) 당시 을(乙)의 위치에 있던 여성, 특히 아이를 낳지 못해 을은커녕 병(丙) 취급받던 여성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낳은 아이들이 나라를 구합니다. 삼손은 물론, 한나의 아이 사무엘, 엘리사벳의 아이 요한,,, 그런데 오늘 마리아는 이들과는 격이 다른 일을 겪습니다. 성령이 잉태하는 체험! 임마누엘의 극치를 겪은 것입니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 1:28) 이 말씀을 받은 마리아는 “몹시 놀라” 벌벌 떨었습니다.(29) 그런데 마리아는 결국 이 천사의 수태고지를 받아들입니다. 당시 관습으로 볼 때 이것은 목숨을 건 순종이었습니다. 목숨을 주시러 몸소 오시는 주님 앞에 바친, 목숨을 건 마리아의 이 순종으로 임마누엘 하나님의 영광은 더 환하게 빛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자주 들은 말씀이다 했더니, 우리가 매주일 성찬식에서 주고받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매주일 성찬식에서, 수태고지와도 같은 말씀을 받습니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 1:28) 성경말씀을 받아먹고, 성찬(말씀)을 받아먹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리아가 느꼈던 그 전율을 느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만큼 상상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오시는 하나님을 내 안에 모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말씀으로 임하시는 주님을 받아 모시는 임마누엘의 극치가 내 안에서 벌어지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씀동시] 빈 (이소현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17호)
비어있던 방 안에 천사가 들어와
기쁜 소식 전하네
비어있던 내 안에 성령이 들어와
생명이 가득하네
텅 비었던 내게 기적이 찾아와
사랑이 넘치네
외로웠던 내 곁에 하나님이 찾아와
나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아
[시편시조] 시편 89, 주 사랑 주의 신실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7호)
주 사랑 주의 신실 내 입으로 전하노니
주님이 말씀하네 나 다윗을 사랑한다
대대로 이어지리라 그의 자손 그 왕위
[시편노래] 시편 89, 주님의 신실하심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성실문화」 117호)
[본문] (시편 89:1-4, 19-26)
[노랫말]
1. 주님의 신실하심 영원한 그 사랑을, 두고두고 노래하고 대대로 전하리라
주님 사랑 영원하고 주의 신실 든든하다, 하늘 높이 견고하다 나 참으로 말하리라
2. 주님 말씀하시기를 주님 약속하시기를, 내가 택한 내 사람과 언약을 맺으리라
내가 택한 다윗이여 나의 종 다윗이여, 네 자손 네 왕위가 견고하고 영원하리
3. 오래 전 환상 중에 주님 말씀하시기를, 용사들아 백성들아 이 사람을 우러르라
내가 택한 젊은 용사 나의 종 다윗이다, 내가 찾아 기름부어 내 손으로 세운 자다
4. 악한 무리 원수들을 내 손으로 부수리라, 사랑하는 다윗에게 내 약속을 지키리라
강과 바다 온 누리를 다윗이 다스리고, 구원반석 아버지라 그가 나를 부르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새명성교회 김영준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89 (주님의 신실하심)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89:1-4, 19-2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7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내가 영원히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렵니다. 대대로 이어 가면서, 내 입으로 주님의 신실하심을 전하렵니다.
2. 참으로 내가 말하겠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영-원-토록 굳-게 서 있을 것이요,
주님께서-는 주님의 신실하심을-, 하늘에 견-고-하게 세워 두실 것- 입니다---∼”
3. (주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나는, 내가 선택한 사람과 언약을 맺으며, 내 종 다윗에게 맹세하기를
4. ‘내가 네 자손을 영원히 견고히 세우며, 네 왕위를 대대로 이어지게 하겠다’ 고 하였다.” (셀라)
19. 오래 전에 주님께서는 환상 가운데 나타나시어, 주님의 성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용사들 위에-, 한 젊은 용사를 세우-고--,
백성들 위에- 내가- 선택한, 용사-를-- 높이 세웠다-∼
20. 나는 내 종 다윗을 찾아서, 내 거룩한 기름을 부어 주었다.
21. 내 손이 그를 붙들어 주고, 내 팔이 그를 강하게 할 것이다.
22. 원수들이 그를 이겨 내지 못하며, 악한 무리가 그를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23. 내가- 오히려 그-의 대적들-을-, 그-의 앞에서 격파-하고-,
그-를 미워하-는- 자들-을--, (미-워-하는 자들을) 쳐부수겠다-∼
24. 나는 그를 사랑하고, 내 약속을 성실하게 지킬 것이며, 내가 그에게 승리를 안겨 주겠다.
25. 그의 손은 바다를 치며 그의 오른손은 강을 정복하게 하겠다.
[다함께]
26. 그-는 나-를 일컬-어--, ‘주님은 나-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내- 구원의- 반석-, (반-석)입니다’ 하고 말-할- 것∼이∿다∼∥
[말씀동화] 오들오들 춥고 배고픈 너구리를 발견했을 때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배고픈 너구리랑 곶감 나눠먹던 시절 이야기예요.
하늘이 파랗게 질리고 온 땅이 하얗게 얼어붙은 겨울은
논도 꽁꽁 밭도 꽁꽁 온통 얼음투성이 세상입니다.
꽝꽝 얼어붙은 논에서 혼자 씽씽 썰매를 타던 진구의 두 눈이
갑자기 왕콩자반처럼 동그래집니다.
난생 처음 보는 동물이 건너편 논두렁 아래서 엉금거리고 있네.
처음엔 길 잃은 유기견인줄 알았는데
가만 보니 산짐승이었어요.
코가 뾰족하고 얼굴이 까무잡잡한 것이 영낙없는 너구립니다.
“너구리가 털이 없네?”
살금살금 다가가 조심조심 살펴보니 한쪽 편 옆구리가 털이 다 빠졌습니다.
너구리는 털이 빠져 쭈굴쭈굴해진 가죽을 혀로 핥기를 반복하고
오들오들 떨면서도 얼어붙은 논바닥을 연신 핥아댑니다.
너구리가 아침에 산 아래로 내려온 것은 난생 처음 보는 일입니다.
얼마나 배고프고 목말랐으면...
그 순간 바스락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린 너구리와 눈이 마주친 진구의 눈은
왕왕 콩자반이 되고
진구보다 더 놀란 털 빠진 너구리는
허둥지둥 뒷동산으로 줄행랑을 칩니다.
배고프고 목마른 너구리, 털 빠진 너구리 생각에
진구는 썰매를 타는 둥 마는 둥
어느새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서도 방에서도 온통 털 빠진 너구리 생각뿐입니다.
컵라면을 먹으면서도 치킨을 먹으면서도
온통 배고픈 너구리 생각뿐입니다.
온 가족이 다 모인 저녁 기도회 시간에
시편노래를 부르면서도 온통 배고프고 목마른 너구리 생각뿐입니다.
엄마가 읽으시는 성경말씀도 들리는 둥 마는 둥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성경말씀 한 구절이 진구의 귀에 쏙 들어옵니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누가복음1:38)
그 순간 진구의 눈이 은하수처럼 환하게 밝아진 것은
온종일 마음속에서 들리던 그 목소리 때문이었습니다.
‘배고픈 너구리, 오돌오돌 떠는 그 너구리를 누가 도와줄 수 있을까?’
날이 밝기 무섭게 진구가 집을 나섭니다.
간밤에 살금살금 싸놓은 배낭을 둘러매고 뒷동산으로 오릅니다.
잠자리에서도 갸웃갸웃 망설였지만
어제 엄마가 읽어주신 성경말씀이 떠올라 마음을 굳힌 것입니다.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누가복음1:37)
온 산을 쏘다녀도 털 빠진 너구리를 찾을 길 없었지만
진구는 너구리가 다닐 만 한 길, 논으로 내려오는 길목마다
양배추 한 조각, 사과 한 조각, 감자 한 조각, 그리고 강아지 사료 한줌까지
여기저기 듬성듬성 뿌려두고 산을 내려옵니다.
덫에 걸린 상처 때문일지, 아니면 피부병 탓인지 알 수 없어도
어서 털 빠진 너구리의 가죽에 다시 털이 자라나
한겨울을 따듯하게 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진구는 얼른 검색을 시작합니다.
너구리가 털 빠진 까닭이 무엇인지, 다시 털이 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동물병원과 동물보호단체들의 사이트를 찾아 천사여행을 시작합니다.
어딘가 있을 겁니다.
하늘처럼 높은 슬기와 사랑, 용기를 불러일으켜줄
천사처럼 씩씩하고 친절한 일꾼들이 진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정훈 지음. 2023년 12월 23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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