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복음 5:14)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 58:1-9a(9b-12))
1. "목소리를 크게 내어 힘껏 외쳐라. 주저하지 말아라. 너의 목소리를 나팔 소리처럼 높여서 나의 백성에게 그들의 허물을 알리고, 야곱의 집에 그들의 죄를 알려라.
2. 그들이 마치 공의를 행하고 하나님의 규례를 저버리지 않는 민족이나 되듯이, 날마다 나를 찾으며, 나의 길을 알기를 좋아한다. 그들은 무엇이 공의로운 판단인가를 나에게 묻고, 하나님께 가까이 나가기를 즐거워한다고 한다."
3. 주님께서 보시지도 않는데, 우리가 무엇 때문에 금식을 합니까? 주님께서 알아 주시지도 않는데, 우리가 무엇 때문에 고행을 하겠습니까? 너희들이 금식하는 날, 너희 자신의 향락만을 찾고, 일꾼들에게는 무리하게 일을 시킨다.
4. 너희가 다투고 싸우면서, 금식을 하는구나. 이렇게 못된 주먹질이나 하려고 금식을 하느냐? 너희의 목소리를 저 높은 곳에 들리게 할 생각이 있다면, 오늘과 같은 이런 금식을 해서는 안 된다.
5. "이것이 어찌 내가 기뻐하는 금식이겠느냐? 이것이 어찌 사람이 통회하며 괴로워하는 날이 되겠느냐?" 머리를 갈대처럼 숙이고 굵은 베와 재를 깔고 앉는다고 해서 어찌 이것을 금식이라고 하겠으며, 주님께서 너희를 기쁘게 반기실 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6.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부당한 결박을 풀어 주는 것, 멍에의 줄을 끌러 주는 것, 압제받는 사람을 놓아 주는 것, 모든 멍에를 꺾어 버리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냐?"
7. 또한 굶주린 사람에게 너의 먹거리를 나누어 주는 것, 떠도는 불쌍한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헐벗은 사람을 보았을 때에 그에게 옷을 입혀 주는 것, 너의 골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8.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햇살처럼 비칠 것이며, 네 상처가 빨리 나을 것이다. 네 의를 드러내실 분이 네 앞에 가실 것이며, 주님의 영광이 네 뒤에서 호위할 것이다.
9. 그 때에 네가 주님을 부르면 주님께서 응답하실 것이다. 네가 부르짖을 때에, 주님께서 '내가 여기에 있다' 하고 대답하실 것이다. (네가 너의 나라에서 무거운 멍에와 온갖 폭력과 폭언을 없애 버린다면,
10. 네가 너의 정성을 굶주린 사람에게 쏟으며, 불쌍한 자의 소원을 충족시켜 주면, 너의 빛이 어둠 가운데서 나타나며, 캄캄한 밤이 오히려 대낮같이 될 것이다.
11. 주님께서 너를 늘 인도하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너의 영혼을 충족시켜 주시며, 너의 뼈마디에 원기를 주실 것이다. 너는 마치 물 댄 동산처럼 되고,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처럼 될 것이다.
12. 너의 백성이 해묵은 폐허에서 성읍을 재건하며, 대대로 버려두었던 기초를 다시 쌓을 것이다. 사람들은 너를 두고 "갈라진 벽을 고친 왕!" "길거리를 고쳐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한 왕!" 이라고 부를 것이다.)
(시편 112:1-9(10))
1. 할렐루야. 주님을 경외하고 주님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2. 그의 자손은 이 세상에서 능력 있는 사람이 되며, 정직한 사람의 자손은 복을 받으며,
3. 그의 집에는 부귀와 영화가 있으며, 그의 의로움은 영원토록 칭찬을 받을 것이다.
4. 정직한 사람에게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비칠 것이다. 그는 은혜로우며,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사람이다.
5. 은혜를 베풀면서 남에게 꾸어 주는 사람은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일을 공평하게 처리하는 사람이다.
6. 그런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의로운 사람은 영원히 기억된다.
7. 그는 나쁜 소식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주님을 믿으므로 그의 마음이 굳건하기 때문이다.
8. 그의 마음은 확고하여 두려움이 없으니, 마침내 그는 그의 대적이 망하는 것을 볼 것이다.
9.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넉넉하게 나누어주니, 그의 의로움은 영원히 기억되고, 그는 영광을 받으며 높아질 것이다.
10. 악인은 이것을 보고 화가 나서, 이를 갈다가 사라질 것이다. 악인의 욕망은 헛되이 꺾일 것이다.
(고린도전서 2:1-12(13-16))
1. 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로 가서 하나님의 비밀을 전할 때에, 훌륭한 말이나 지혜로 하지 않았습니다.
2. 나는 여러분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 밖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하였습니다.
3.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나는 약하였으며, 두려워하였으며, 무척 떨었습니다.
4. 나의 말과 나의 설교는 지혜에서 나온 그럴 듯한 말로 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이 나타낸 증거로 한 것입니다.
5.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6. 그러나 우리는 성숙한 사람들 가운데서는 지혜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 지혜는, 이 세상의 지혜나 멸망하여 버릴 자들인 이 세상 통치자들의 지혜가 아닙니다.
7. 우리는 비밀로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시려고, 영세 전에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8. 이 세상 통치자들 가운데는, 이 지혜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들이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
9. 그러나 성경에 기록한 바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한 것들, 사람의 마음에 떠오르지 않은 것들을, 하나님께서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련해 주셨다" 한 것과 같습니다.
10.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이런 일들을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성령은 모든 것을 살피시니, 곧 하나님의 깊은 경륜까지도 살피십니다.
11. 사람 속에 있는 그 사람의 영이 아니고서야, 누가 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하나님의 영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하나님의 생각을 깨닫지 못합니다.
12. 우리는 세상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오신 영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선물들을 우리로 하여금 깨달아 알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13. 우리가 이 선물들을 말하되, 사람의 지혜에서 배운 말로 하지 아니하고,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는 말로 합니다. 다시 말하면, 신령한 것을 가지고 신령한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14. 그러나 자연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영에 속한 일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합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런 일들이 어리석은 일이며, 그는 이런 일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들은 영적으로만 분별되기 때문입니다.
15. 신령한 사람은 모든 것을 판단하나, 자기는 아무에게서도 판단을 받지 않습니다.
16. "누가 주님의 마음을 알았습니까? 누가 그분을 가르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5:13-20)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 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려서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운 마을은 숨길 수 없다.
15. 또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다 내려놓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다 놓아둔다. 그래야 등불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환히 비친다.
16.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은 일점 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
19.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가운데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아주 작은 사람으로 일컬어질 것이요, 또 누구든지 계명을 행하며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일컬어질 것이다.
2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의보다 낫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빛나는 주님의 마음을 품은 사람들’입니다.
구약,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햇살처럼 비칠 것이며”(이사야서 58:8)
시편, “정직한 사람에게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비칠 것이다”(시편 112:4)
서신서,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고린도전서 2:16)
복음서,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마태복음 5:16)
오늘 요절은,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입니다.(마태복음 5:14)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이사야서 58:1-9a(9b-12), 시편 112:1-9(10))]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참 금식’입니다.
본문은 바빌론 포로였던 백성이 귀환한 뒤
예루살렘 재건사업이 한창 힘들던 시절의 상황입니다.(12)
바빌론에서 귀환한 백성은 남아있던 동포들에 비해서 종교생활에 열심이었습니다.
늘 제사장의 우림과 둠밈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여쭙고(2)
명절을 지켜 금식하려 애쓰며 살았습니다.(3-5)
그런데 이런 종교적 열심에 대한 하나님의 보상은 기대밖이었나 봅니다.(3a)
문제는 그들이 하나님의 참 뜻, 하나님 마음을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빚 때문에 종살이하는 가난한 이들의 멍에를 꺾어 해방시키고(6) (레25:39-43)
그들과 의식주를 나누는 일이(7)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마음이며
이를 실행하는 것이 참 금식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 마음을 바로 알고 제대로 실천하면
그 모든 소원도 자연히 이뤄질 것이고(8-9,11-12) (마6:33)
자기 삶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이 찬란하게 드러날 것인데 말입니다.(8,10, 시112:4, 마5:16)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이들에게 복을 베푸신다’입니다.
지혜시에 속하는 본문은 시 1편과 여러모로 통하며 111편과 짝을 이룹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예배하는 이들에게 복을 베푸시는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 예배는 주님의 계명을 제대로 지키는 것,
즉 언제나 공정한 자세로 약자를 돌보고 나누는 삶입니다.(5,9)
하나님의 이러한 뜻을 늘 새기며 받드는 사람, 즉 하나님의 마음이 내 마음 안에 꽉 찬 사람은
어두운 시대에도 밝히 살 수 있습니다.
나아가 어두운 세상에 빛을 내고(4,7)
그 자손까지 그런 복스럽고 영광스런 삶을 이을 것입니다.(2)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고린도전서 2:1-12(13-16), 마태복음 5:13-20)]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십자가에 달리신 분에 관한 사도의 설교, 하나님의 지혜에 대하여’입니다.
고린도교회가 믿음을 갖게 된 것은
사람의 말재주가 아니라 성령께서 하신 일이라고 바울이 강조합니다.
바울이 전한 알맹이, 성령께서 주신 믿음의 핵심은 바로 <십자가에 달리신 분>입니다.
“하나님의 비밀”(1), “하나님의 지혜”(7), “하나님의 깊은 경륜”(10),
“하나님의 생각”(11), “주님의 마음”(16)은
오직 성령으로, 성령을 받아야 알 수 있는 법입니다.(12,14)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소금과 빛, 율법에 대한 교훈’입니다.
(지난주 본문인) 팔복의 삶을 살아갈 제자들의 인생은
한마디로 소금과 빛과 같을 것입니다.
소금은 음식의 제 맛을 살려주고 부패를 막아주며
빛은 하나님의 뜻을 밝히 알게 해줍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은(고전2:16) 제자들(16), 팔복의 삶을 사는 제자들을 통해서
주님의 빛이 세상에 환히 비치는 법입니다.(요8:12, 9:5)
율법의 일점일획까지 다 이루는 경지란(18) <하나님의 뜻>에 대한 온전한 순종이요,
<하나님 뜻>이 바로 “사랑”(하나님사랑·이웃사랑)입니다.
제자, 즉 주님의 마음을 품은 사람이란, 일상에서 늘 사랑하며 사는 사람이요
이것이 곧 율법의 완성인 것입니다.(17, 롬13:10)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참조)
[정리]
주현절 5주 성서일과 본문들에는 구석구석 빛과 어둠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빛나는 삶과 어두운 삶이란 돈·권력·명예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주님의 마음>을 품고 있느냐 없느냐에 관련합니다.
누가 내 진심을 몰라줄 때 참 답답하고 속상한 법이죠.
주님께서도 그 마음을 모르는 인생 때문에 얼마나 속상하실까요?
예나 지금이나 주님의 마음을 몰라주는 인생이 많습니다.
오늘 구약본문 이사야서 58:3절 한 구절 안에
주님마음 모르는 이들의 푸념과, 그래서 답답하신 주님마음이 연이어 들어있습니다.
마치 우리의 어리석음, 세상의 모든 어리석은 순간에 대한 대답을 이미 던지시듯
분위기가, 주님의 심정이 지금 매우 긴박하십니다.
세월이 흐르고 장소가 바뀐 고린도교회에도 그런 어리석은 인생은 이어집니다.
“그러나 자연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영에 속한 일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합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런 일들이 어리석은 일이며, 그는 이런 일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들은 영적으로만 분별되기 때문입니다.”(고전2:14)
내가 어리석으니 참 지혜가 어리석게 보인 것입니다.
주님마음 몰라주는 어리석은 행렬은 오늘 우리 시대에도 한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날이 갈수록 이 세상은 <주님의 마음을 품은> 교회가 간절합니다.
늘 주님의 영에 감동하여 주님말씀 가득한 교회, 그렇게 주님마음을 품은 인생,
그래서 착하디착한 삶은, 나도 모르게 빛나는 법입니다.(마태5:16)
우리시대 약자들과 공정하게 동행하는 착한 삶이야말로
어두운 세상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길,
하나님 마음을 물들이는 지름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미리 준비하신 것은, 우리가 선한 일을 하며 살아가게 하시려는 것입니다.”(에베소서2:10)
[나머지]
* 교회가 빛나야 할 자리
“회개하여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마태복음 4:17) 예수님의 이 첫 선포는 지난 주 본문, 산상수훈의 팔복선언으로 이어지고, 오늘 본문, 소금과 빛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임박한 천국, 하나님나라를 직시할 때 지금 교회가 서야 할 자리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지금 가난하고 슬픈 자리... 지금 가난하고 슬픈 자리에 있는 이웃들과 동고동락하는 자리... 이것이 어둠 속에서 교회가 가장 빛날 자리입니다.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실 자리입니다. 율법이 완성되는 자리입니다.
** 예배의 회복
오늘 구약본문은 지난 주 구약본문과 이음새가 분명합니다. 지난 주 미가 예언자가 그리했던 것처럼 이번 주 이사야 예언자가 백성을 향해 외칩니다. 하나님께서 미가와 이사야를 통해 ‘백성의 죄’를 크게 외치시는 것입니다.(미가 6:1-2, 이사야 58:1) 백성의 죄는 한가지입니다. 예배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하나님 은혜의 역사를 잊었기 때문이요(미가 6:3-5) 그래서 예배의 형식은 회복했어도, 본질을 놓친 것입니다.(이사야 58:2-5)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려면, 첫 단추가 참다운 회개입니다. 그 회개의 진면목에 대하여 지난 주 본문은 이렇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로지 공의를 실천하며 인자(仁慈)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가 6:8) 그리고 이번 주 본문은 이를 아주 길게,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풀어주십니다.(이사야 58:6-10) 이렇게 예배가 회복될 때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약한 자와 강한 자가 하나님과 더불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예배가 회복되는 그 자리가 빛나고,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는 것입니다.
*** 반딧불이 제자(주님 닮아 점점 빛나는 제자들)
주현절이 무르익어갈수록 본문말씀들은 우리가 주님을 닮아가게 합니다. 오늘 이사야와 바울이, 그리고 시인이 노래합니다. “주님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시112:1)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십니다.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은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마태5:18) “누구든지 계명을 행하며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마태 5:19) 이 율법, 이 계명, 이 말씀, 그것은 사랑입니다. 가장 높으신 분 지존하신 그분을 사랑하고, 가장 낮으신 분, 작고 남루한 약자들을 사랑하는 일이 바로 오늘 구약의 예언자와 시인이 노래한 그 말씀이요, 바울의 하나님 지혜, 십자가의 도요, 예수님의 소금과 빛입니다. 벌써 주현절 5주이니, 조금 있으면 주현절 끝 주, 주님의 산상변화주일입니다. 지금쯤 우리는 우리 주 예수님을 조금이라도 닮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반복 또 반복해서 들려주시는 말씀 아닙니까. 그 말씀 읽고 또 읽고, 새기고 또 새기다보면 내 안에 담긴 그 빛나는 말씀으로, 시나브로 반딧불이만큼은 나도 빛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햇살처럼 비칠 것이며..”(이사58:8) 주의 말씀은 어두운 내 안을 밝히시는 빛이요 거울이시니 내 안의 거짓을 다 씻어 정직하게 하십니다. 진실하신 분, 하나님을 빼닮아 나를 빛나게 하십니다. 빛나고 은혜로우며 자비롭고 의롭게 하십니다. “정직한 사람에게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비칠 것이다. 그는 은혜로우며,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사람이다”(시편 112:4)
**** 소금과 빛은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금과 빛은 묘한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소금은 적당히 넣으면, 음식을 짜게 만드는 게 아니라, 음식의 제 맛을 살려줍니다. 빛은 적당히 비추면, 사물을 하얗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어둠에 가렸던 만물의 제 빛깔을 살려줍니다. 교회는 소금처럼 빛처럼, 약한 이웃들은 물론이고, 강하고 거친 이웃들조차 원래 제 맛과 제 빛깔을 되찾게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지나친 결핍과 과잉으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게 소금과 빛의 또 하나의 역할입니다. 하늘 아버지께 영광 돌릴 또 하나의 길, 소금과 빛은 사랑입니다. (마태복음 5:16)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내게 주어진 빛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13호)
어느 날 나에게 찾아온 빛
어두웠던 눈 앞 환히 밝히네
나만 보겠다고 주머니에 숨기면
환한 세상 와도 자기 앞밖에 못 보지
이제 올 그날 기다리며
오늘도 어둔 구석 찾아가 비추네
[시편시조] 주 말씀 경외할 때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3호)
주 말씀 경외할 때 만복을 내리시고
정직한 사람들로 어둔 세상 환해지리
굶는 이 넉넉히 먹여 그 의로움 빛나니
[시편노래] 시편 112, 할렐루야 복 주신다 주님을 경외하라 (이정훈 편사, 이방실 작곡. 「성실문화」 113호)
[본문] (시편 112:1-9(10))
[노랫말]
1. 할렐루야 복 주신다 주님을 경외하라, 주님께서 복 주신다 그 계명을 즐기어라
그의 자손 능력 받고 정직한 자 복 받으리, 부귀영화 가득하고 그의 의가 빛나리라
2. 은혜롭고 자비롭고 의로운 사람이여, 정직한 사람이여 어둠 속에 빛나누나
가난한 자 외면 않고 은혜를 베푸는 자, 공평하게 사는 사람 만사가 잘 되리라
3. 공의로운 사람들은 영원히 기억되고, 굳건한 마음으로 두려움 없으리라
가난한 사람에게 넉넉히 나눠주니, 악인은 사라지고 그 탐욕은 꺾이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거문고 연주자인 국립국악원 정악단 이방실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12:1-9(10) (이정훈 편사, 이방실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112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3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할렐루야. 주님을 경외하고 주님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2. 그의 자손은 이 세상에서 능력 있는 사람이 되며, 정직한 사람의 자손은 복을 받으며,
3. 그--의-- 집에-는--, 부귀와 영화가 있으-며--,
그--의-- 의로-움은-, 영-원-토록 칭찬을 받을 것이다-∼
4. 정직한 사람에게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비칠 것이다. 그는 은혜로우며,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사람이다.
5. 은혜를 베풀면서 남에게 꾸어 주는 사람은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일을 공평하게 처리하는 사람이다.
6. 그--런--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의로-운-- 사람-은--, 영원-히-- 기억-된다-∼
7. 그는 나쁜 소식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주님을 믿으므로 그의 마음이 굳건하기 때문이다.
8. 그의 마음은 확고하여 두려움이 없으니, 마침내 그는 그의 대적이 망하는 것을 볼 것이다.
9.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넉넉하게-- 나누어주니-,
그-의 의-로-움은 영원히 기억되-고-, 그-는 영광을 받으며 높아질 것이다---∼
(다함께)
10. 악인-은-- 이것을 보고-, (이것을 보-고) 화가- 나서-,
이-를 갈다가 사라질 것이다, 악인의 욕망은 헛되이 꺾일 것∼이∿다-∼∥
[말씀동화] 반딧불이가 그리운 보름달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잠자리채 들고 뒷동산에 달 따러 가던 시절 이야기예요.
두둥실 떠오른 휘영청 밝은 달이 우아한 목소리로 노래했어요.
“나는야 보름달, 일 년에 딱 하나뿐인 정월 대보름달∼♬”
보름달이 우쭐거리는 사이에 멀리서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온 동네 남자아이들이 장대 들고 망태 메고 뒷동산을 오르고 있어요.
그런데 노랫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자 어라?
보름달 둥근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리네?
“1.얘들아 나오너라 달 따러 가자, 장대 들고 망태 메고 뒷동산으로,
뒷동산에 올라가 무등을 타고, 장대로 달을 따서 망태에 담자∼
2.저 건너 순이네는 불을 못켜서, 밤이면 바느질도 못 한다더라,
얘들아 나오너라 달을 따다가, 순이 엄마 방에다가 달아 드리자∼”
[‘달 따러 가자’ 윤석중 작사, 박태현 작곡]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르는 보름달이 안쓰러워
하늘님이 구름 한 점 불러다가 살짝 가려주셨어요.
그때 또 다른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이번엔 냇가에서 들려오는 여자아이들의 노래였어요.
“1.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앵두 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검둥개야 너도 가자 냇가로 가자∼
2.비단 물결 남실남실 어깨 춤추고, 머리 감은 수양버들 거문고 타며, 달밤에 소금쟁이 맴을 돈단다∼”
[‘달맞이’ 윤석중 작사, 홍난파 작곡]
동산에서 들리는 노랫소리에 가슴 철렁했던 보름달이
냇가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위로를 받았는지
구름 사이로 살며시 얼굴을 내밀자
하늘님이 빙그레 웃으셨어요.
“과연 대보름이구나! 동산에도 냇가에도 온통 달 노래구나!”
마음을 차린 보름달은 문득 솟아난 그리운 마음으로 동산과 냇가를 살폈어요.
마음속에 잔잔하게 번지던 그리움이 점점 커져만 갑니다.
“어디 갔지? 내 친구 반디가 안 보이네?”
지난여름 한가위 보름달일 때 신나게 어울렸던 반딧불이들이
정월 대보름날엔 왜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걸까?
바로 그때 저 아래 냇가와 동산위에서 반짝반짝 반딧불이 춤이 보였어요.
그리곤 곧이어 종알종알 조약돌 같은 소리들이 들려왔죠.
“휘영청 대보름 밤에 불을 왜 켜냐, 에너지 절약해야지 철부지들아!”
밤이 무서운 막내둥이들이 휴대폰 후레쉬를 켠 거였네요.
다시 시무룩해진 보름달이 묵묵히 지난여름 한가윗날 기억에 잠깁니다.
반딧불이들의 춤사위는 보름달 빛을 받아 더 아름다웠고
둥글둥글 은은한 보름달은 반디들의 춤 덕분에 한없이 신비로웠죠.
대보름 달집태우기나 쥐불놀이보다 더 아름답고 신비로운 반디의 춤사위가
한없이 그리운 보름달의 마음속에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해님의 빛을 받아 반사하는 건데, 반디의 불빛은 어디서 얻은 걸까?”
보름달의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어요.
“냇가와 동산에서 나를 바라보는 저 아이들 얼굴빛은 또 뭐지?”
처음엔 대보름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줄 알았는데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아이들의 얼굴에서 반딧불이처럼 은은하고 맑은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었어요.
“정직한 사람에게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비칠 것이다...”(시편 112:4)
저 멀리 은하수가 시냇물처럼 졸졸졸 노래했어요.
그러고 보니 아이들의 빛은 거짓말투성이 어른들의 얼굴에서는 보이지 않는 빛이었어요.
세상에서 다 사라진 줄 알았던 빛이 아이들의 얼굴에서 빛나고 있었던 거죠.
“저 밝고 맑은 아이들의 얼굴빛이 사라지지 않으려면 빛의 말씀을 먹어야 해요.”
시나브로 하늘의 별이 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노래했어요.
이에 화답하듯이
오리온 삼태성이 유난히 밝은 빛을 뿜으며 노래합니다.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불이요, 내 길의 빛입니다.”(시편119:105)
지난여름 어깨동무 반딧불이가 그리워 울적했던 보름달의 마음이
둥실둥실 달 노래 부르는 저 맑고 밝은 아이들 덕분에 환해집니다.
보름달과 아이들의 환한 얼굴을 바라보시는 하늘님이
빙그레 아빠미소를 지으십니다.
[이정훈 지음. 2023년 2월 4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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