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고 있어라”(마태복음 24:44)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서 2:1-5)
1. 이것은 아모스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와 예루살렘을 두고, 계시로 받은 말씀이다.
2. 마지막 때에, 주님의 성전이 서 있는 산이 모든 산 가운데서 으뜸가는 산이 될 것이며, 모든 언덕보다 높이 솟을 것이니, 모든 민족이 물밀듯 그리로 모여들 것이다.
3. 백성들이 오면서 이르기를 “자, 가자. 우리 모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나님이 계신 성전으로 어서 올라가자.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님의 길을 가르치실 것이니, 주님께서 가르치시는 길을 따르자” 할 것이다. 율법이 시온에서 나오며, 주님의 말씀이 예루살렘에서 나온다.
4.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뭇 백성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5. 오너라, 야곱 족속아! 주님의 빛 가운데서 걸어가자!
(시편 122)
1. 사람들이 나를 보고 “주님의 집으로 올라가자” 할 때에 나는 기뻤다.
2. 예루살렘아, 우리의 발이 네 성문 안에 들어서 있다.
3. 예루살렘아, 너는 모든 것이 치밀하게 갖추어진 성읍처럼, 잘도 세워졌구나.
4. 모든 지파들, 주님의 지파들이,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려고 이스라엘의 전례에 따라 그리로 올라가는구나.
5. 거기에 다스리는 보좌가 놓여 있으니, 다윗 가문의 보좌로구나.
6. 예루살렘에 평화가 깃들도록 기도하여라. “예루살렘아,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7. 네 성벽 안에 평화가 깃들기를, 네 궁궐 안에 평화가 깃들기를 빈다” 하여라.
8. 내 친척과 이웃에게도 “평화가 너에게 깃들기를 빈다” 하고 축복하겠다.
9. 주 우리 하나님의 집에 복이 깃들기를 빈다.
(로마서 13:11-14)
11. 여러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압니다.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벌써 되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구원이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12. 밤이 깊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13. 낮에 행동하듯이, 단정하게 행합시다. 호사한 연회와 술취함, 음행과 방탕, 싸움과 시기에 빠지지 맙시다.
14.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으십시오. 정욕을 채우려고 육신의 일을 꾀하지 마십시오.
(마태복음 24:36-44)
36.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각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
37. 노아의 때와 같이, 이 인자가 올 때에도 그러할 것이다.
38. 홍수 이전 시대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가며 지냈다.
39. 홍수가 나서 그들을 모두 휩쓸어 가기까지, 그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였다. 인자가 올 때에도 그러할 것이다.
40. 그 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을 터이나,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41. 두 여자가 맷돌을 갈고 있을 터이나,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42. 그러므로 깨어 있어라. 너희는 너희 주님께서 어느 날에 오실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43. 이것을 명심하여라. 집주인이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알고 있으면, 그는 깨어 있어서, 도둑이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44. 그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는 시각에 인자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주님의 집, 주님의 날’(마지막 때에 교회는)입니다.
구약, “성전으로 어서 올라가자” (이사야서 2:3)
시편, “주님의 집으로 올라가자” (시편 122:1)
서신서,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벌써 되었습니다” (로마서 13:11)
복음서, “깨어 있어라” (마태복음 24:42)
오늘 요절은, “준비하고 있어라”입니다. (마태복음 24:44)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이사야서 2:1-5, 시편 122)]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평화의 질서’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 1장에서, 배신한 백성을 심판하심으로 예루살렘이 정화된 뒤에,
2장에서는, 정화된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될 온누리의 미래 평화를 보이십니다.
그 평화는 전쟁무기로, 즉 이스라엘이 세계를 지배함으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예언자가 전해준, 다툼을 조정하는 말씀>을 통해 이룰 평화인 것입니다.
2-4절은 미가서 4:1-3절에서 반복될 만큼 유명하고 중요한 구절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예루살렘을 위한 축복의 기원’입니다.
이 시편은 예루살렘 순례길에 부르는 노래답게
순례를 떠남과 예루살렘에 도착함에 대해 노래합니다.
이스라엘 3대 절기(추수감사절)를 지킬 의무,(4) 그리고
예루살렘에 나라의 최상급 재판소가 있었음도 보여줍니다.(5)
특히 평화의 축복이 인상적입니다.(6-9)
‘예루살렘’의 이름 자체가, 큰 평화의 터전이라는 뜻입니다.
평화의 근원은 이 도성의 중앙 성전에 계신 하나님이며,
그 평화의 기운이 모든 순례자들은 물론 그들의 친지들에게까지 이어집니다.
이 시편 전체에 예루살렘에 대한 기쁨과 설렘이 가득합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13:11-14 / 마태복음 24:36-44)]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주님 오실 날이 가깝다’입니다.
예수님 재림의 날을 기다리며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날의 빛 가운데 삽니다.
그래서 빛을 꺼리는 밤의 호색행위, 권모술수 같은 어둠의 세계와 정반대의 모습,
즉 “빛의 갑옷”을 입은 것과 같습니다.(12)
“그리스도로 옷을 입”는다는 것은
그리스도께 내 모든 결정권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세례 받음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삶, 새사람의 모습입니다.(갈 3:27)
이 새사람의 모습은 그날이 올 때까지 지속되어 마땅합니다.(엡 4:22-24)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그날과 그 시각은 아무도 모른다’입니다.
본문에 묘사된 노아시대 상황은, 타락한 모습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라 의외인데(38)
다만 거기 깨어 있는 자, 때를 느끼는 감각이 있는 자가 없었음이 핵심입니다.
즉 홍수 심판받은 노아시대란, 하나님을 잊고 사는 시대의 전형이며,
이는 지금 우리 시대의 모습과도 통한다는 사실입니다.
41-42절에서 데려가게 된 사람은,
방주를 탄 노아가족, 또는 소돔 성을 떠나는 롯의 가족을 연상시킵니다.
이들처럼 깨어 준비할 때(43-44),
심판의 날이 주님 만나는 복스러운 날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오늘 성서일과 4본문의 주제는
구약과 시편은 ‘주님의 집(성전)’이고, 서신서와 복음서는 ‘주님의 날’입니다.
구약본문도 주님의 날, 마지막 때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림절 첫 주일 말씀 주제는 <마지막 때에 교회는>으로 봅니다.
원래 재림예수를 기다리는 절기였던 대림절답게,
심판의 때를 앞두고 깨어있으라는 것이
오늘 대림절 첫 주일, 예수님과 사도바울 말씀의 핵입니다.(롬 13:11, 마 24:42)
노아시대나 예수님 시대나 지금이나... 잠든 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깨어 그날을 준비하기 위하여 우리는,
제자답게, 세례 받은 새사람답게 “빛의 갑옷”을 입고
내 모든 결정권을 예수님께 맡길 만큼 철저히 교회에 몸담고
성경과 기도로 늘 예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살아야 합니다.
마치 예루살렘 성전, 예루살렘 성지 순례자들이 그러하듯이,
진정한 성전인 교회공동체를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고 기쁨이 번져
늘 교회의 평화를,
교회에 속한 이들의 평화를 축복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평화의 왕이신 우리 주님을 모신 성전답게,
참다운 평화의 기운이 가득한지, 그리하여 둘로 나뉘어 끊임없이 다투는 한국사회에
진정한 평화의 기운을 끼칠 수 있는지 반성할 때입니다.
지금 우리는 그 날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사 2:4) 세상,
평화의 임금 우리 주님 다시 오실 그 길을 평탄하게 닦고 있습니까?
[나머지]
* 절기 이야기
대림절의 원래 전통적인 주제는 ‘재림예수 기원하며 기다림’입니다. 그래서 절기 빛깔도 보라입니다. 보라는 예배력 7절기 가운데, 사순절과 대림절, 두 절기의 색깔입니다. 보라는 근신과 절제, 금욕을 뜻합니다. 예수님 재림 때 마지막 심판이 있기 때문에 대림절 절기색깔은 보랏빛인 것입니다.
* 대림절 이야기
대림절은 원래 예수님의 재림을 기원하며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재림은 곧 마지막 심판을 뜻합니다. 그래서 절기색깔도 근신과 절제, 금욕을 뜻하는 보랏빛입니다. 그런데 보랏빛은 하늘과 땅을 뜻하는 빨강과 파랑을 섞을 때 나오는 빛깔이라죠?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보라’는 하늘과 땅이 충분히 통하고 공명할 때 우러나는 것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보라의 계절, 대림절이면 천심(天心)을 살피는 마음으로 민심(民心)을 살피는 법입니다. 구름타고 다시 오실 그분을 바라는 그 마음으로 이 땅 가장 아래서 태산 같은 삶의 무게를 버티고 있는, 세월호처럼 큰 슬픔을 꾸역꾸역 견디며 사는 가장 밑바닥 민심을 살피는 법입니다. 처음 아기로 오실 때도 그런 곳 마구간으로 오셨던 분, 다시 오실 때도 그런 곳 찾으실 예수님, 평화의 임금으로 오고계시는 그분을 바라보는 대림절입니다. 평화의 임금! 쌀[禾]을 입[口]에 공평[平]하게 넣어줄 때 화평(和平) 즉 평화가 온다는 옛사람들 생각처럼, 지금 오고계시는 평화, 평화의 임금! 그러고 보니 평화의 임금님 오실 길을 닦는 게 바로 소통, 소통의 근육을 키우고 소통의 기술을 익히는 일이었군요! 물론 그건 말로만 하는 소통이 아니라, 서로 뜻이 흐르고 먹을거리도 서로 흐르는, 온 삶을 나누는 씽씽 평화의 길, 그런 소통 말입니다. 때가 찼습니다. 그분이 지금 다시 오고 계십니다. 내 안에 숨겨둔 탐욕들 하나하나 일일이 찾아서 씻어내고 등불 기름을 준비할 대림절입니다.
(※ 예전에 올린 것을 다시 다듬어 올립니다)
[말씀동시1] 우리는 모르지만 하나님은 아신다 (장은우 지음. 시냇물교회 초등부 「성실문화」101호)
오늘 일어날 일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도 모른다
높고 넓은 하늘도 모른다
깊고 푸른 하늘도 모른다
하얗고 깨끗한 구름도 모른다
자유로운 새들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신다
우리는 모르지만 하나님은 아신다
[말씀동시2] 손님 (장연우 지음. 시냇물교회 초등부 「성실문화」101호)
손님이 예고 없이 찾아오셨습니다
도둑이 예고 없이 들어왔습니다
홍수가 예고 없이 들이닥쳤습니다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손님께 낼 음식도
손님께 베풀 따뜻한 마음도
도둑을 막을 무기도
신고할 준비도
홍수 피해를 막으려는 노력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깨어있지 못해서
예상하지 못해서
어느 날에 올지 몰라서
준비하겠습니다
손님이 오실 때도
도둑이 올 때도
홍수가 찾아 올 때도
예수님 오실 때도
언제까지나 깨어 있겠습니다
언제까지나 기다리겠습니다
그 날과 그 시각을 모를지라도
[말씀시조] 밤 깊고 낮이 온다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1호)
밤 깊고 낮이 온다 어둠 벗고 빛을 입자
주 예수로 옷을 입고 육신의 일 내려놓자
깨어라 깨어날 때다 구원의 날 가까워
[말씀서예] 로마서 13:12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101호)
[시편노래] 시편 122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성실문화」101호)
[※ 지난 2012년 말 성실문화 72호부터 시작했던 복음서 말씀노래를 마치고 이번 성실문화 101호(대림절)부터 시편가(시편노래)를 연재합니다]
[노랫말]
1. 주님의 집 올라가자 성전으로 올라가자, 마주보고 주고받는 이 노래가 기쁘구나
예루살렘 예루살렘 아름다운 예루살렘, 아름다운 성문 안에 우리가 들어간다
2. 주님의 집 올라가자 성전으로 올라가자, 주님의 모든 지파 예루살렘 올라가자
예루살렘 예루살렘 평화의 성 예루살렘, 평화를 기도하라 주의 이름 찬양하라
3. 주님의 집 올라가자 성전으로 올라가자, 평화를 기도하러 예루살렘 올라가자
예루살렘 사랑할 때 평화가 깃들기를, 주님의 집 예루살렘 만복이 깃들기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한양대 교목실장이신 이천진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22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시편 송서(誦書)] 시편 122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1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인도자 (또는 회중)]
1. 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자 할 때에 내가 기뻐하였도다
[찬양대 (또는 독창자)]
2. 예루살-렘-아-- 우리- 발이-, 네 성문 안-에 섰도-다--,
3. 예루살렘아- 너-는 잘- 짜여진-, 성읍과 같-이 건설되-었-도다-∼
[회중]
4. 지파들 곧 여호와의 지파들이 여호와의 이름에 감사하려고 이스라엘의 전례대로 그리로 올라가는도다
5. 거기에 심판의 보좌를 두셨으니 곧 다윗의 집의 보좌로다
[찬양대 (또는 독창자)]
6. 예루살렘을- 위하여 평안을 구하-라--,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는 형통하리로-다--,
7. 네- 성 안에는 평안이 있고-, 네- 궁중에는 형통함-이- 있을지어다-∼
[회중]
8. 내가 내 형제와 친구를 위하여 이제 말하리니 네 가운데에 평안이 있을지어다
[다함께]
9.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집--을-- 위하-여--,
내가- 너-를 위하-여--, 복-을 (복-을) 구하리∼로∿다∼∥
[말씀놀이]
※ 그동안 말씀놀이를 아껴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놀이는 지난 2016년 첫 주일부터 만 4년 동안 연재했습니다.
더 새롭게 잘 만들지 못해서, 새로운 ‘가’해 시작 직전에, 즉
‘다’해 마지막이었던 지난 주일을 끝으로 말씀놀이 연재를 마감합니다.
다음에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말씀동화] 국희의 황금똥이 황금덩이가 되던 날
옛날옛날 한옛날에, 호랑이가 하도 배고파서 허리띠 졸라매고 철야기도 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노릇노릇 과자 빛깔 국희는 어리고 작은 개입니다.
만사태평한 큰개 몽이는 나이 많은 할아버지 진돗개죠.
국희와 몽이는 주인아저씨가 아침저녁 밥을 주니
무럭무럭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새 국희에게 걱정이 하나 생겼어요.
나이 많아 귀 어두운 몽이 할아버지는
밤이고 낮이고 쿨쿨 잠만 잘 자는데
작고 예민한 국희는 나날이 걱정이 깊어만 갑니다.
어느 날부턴가 주인아저씨가 주는 사료가 조금씩 줄어드는 겁니다.
게다가 맛있는 사료가 점점 맛없는 사료로 변해가고...
한창 식욕이 왕성한 국희에게 이건 진짜 비상상황이겠죠?
“우리 국희 또 아무데나 똥 쌌네? 우린 가진 게 개똥이랑 낙엽뿐이구나”
밥 주러 나온 아저씨가 한숨을 쉬며 하는 넋두리를 듣고
예민한 국희가 얼른 알아차립니다.
늘 우리 국희 황금똥을 칭찬하던 아저씨가 저리 변한 이유를 알게 된 겁니다.
“돈이 없어서 우리 사료를 넉넉히 못 사는 거였어!”
매일매일 밤하늘 북두칠성을 바라보며 국희는 군침을 삼킵니다.
오늘밤은 꼴깍꼴깍 국희 군침에서 고소한 닭죽 냄새가 나네?
언젠가 주인아저씨가 나눠주던 닭죽이
북두칠성 국자에 담겨 국희 밥그릇에 쏟아질 것만 같습니다.
마지막 군침을 꾸울꺽 삼켜버리고 국희가 하늘을 향해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 배고파요. 우리 아저씨 돈 많아지게 해주세요.”
하루이틀 국희 사료는 점점 줄어들고
사흘나흘 국희의 기도는 점점 높아만 갑니다.
천하태평 몽이 할아버지도 드디어 배고파서 국희와 함께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희 배고파요. 우리 아저씨 돈이 필요해요.”
배고파 울다 지쳐 잠든 국희 머리 위로
북두칠성 국자에서 국물이 쏟아집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가 부어주는 저 황금빛 국물은 도대체 무얼까?
하나님이 천사를 시켜 달나라 옥토끼에게 노란 나뭇잎 두 장을 보내시니
옥토끼는 절구에 나뭇잎을 넣고 약방아를 찧어 만든 신비한 가루에
은하수 물을 부어 만든 국물입니다.
방글방글 국희의 입이 벙글어집니다.
예전보다 더 맛있는 사료를 마음껏 먹게 된 겁니다.
몽이 할아버지도 덩달아 멍멍 춤을 춥니다.
잠든 사이에 신비한 국물세례를 받은 국희에게 신묘한 재주가 생긴 거예요.
국희 집 주변에 수북한 낙엽을 만질 때마다 돈이 되는 재주!
파르스름한 뽕잎은 만 원짜리로 변하고,
노릇노릇한 참나무 가랑잎은 오만 원짜리로 변합니다.
어디 그뿐일까?
국희의 황금똥은 국희의 앞발이 닿자마자
찬란한 황금덩이로 변하는 거겠죠?
“이게 도대체 웬 일이람?”
영문을 알길 없는 주인아저씨는 머리를 긁적거릴 새도 없이
얼른 국희집 주변에 깔린 돈과 황금덩이들을 주워 양동이에 담았겠죠?
그리고 얼른 나가서 맛있는 치킨도 사오고 떡볶이도 사오고,
몽이국희 사료도 좋은 걸로 사옵니다.
그렁그렁 국희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집니다.
국희의 앞발이 닿는 순간 낙엽이 돈으로, 똥이 황금으로 변해서
주인아저씨가 부자 되고 맛있는 사료 마음껏 먹어 좋았는데,
언제부턴가 도로 배고파, 아니 예전보다 더 배고파진 겁니다.
돈이 너무 많아지는 바람에
밤마다 밖에 나가 술에 빠지고 도박에 빠져 사느라
주인아저씨가 몽이국희 밥 주는 것도 잊어버린 겁니다.
“하나님, 저희 이러다가 굶어죽겠어요.”
밤마다 엉엉 우는 국희와 몽이를 보고
하나님도 마음이 아프고 우울해지십니다.
우울하신 하나님을 지켜보던 천사가 급행열차처럼 달려가
하늘나라 방송실 마이크를 잡고 외칩니다.
“호사한 연회와 술취함, 음행과 방탕, 싸움과 시기에 빠지지 맙시다.”(로마서 13:13)
꾸벅꾸벅 졸던 주인아저씨가 잠이 번쩍 깨었겠죠?
밤새 도박하고 술 먹고 비틀거리며 집에 도착해서
대문 앞에 서서 꾸벅꾸벅 졸던 아저씨가 정신이 든 겁니다.
“이게 꿈인가 생신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 음성이, 언젠가 마음에 새겼던 성경말씀인 것만 같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머니엔 돈이 없고
얼른 국희에게 달려가 보아도 국희 주변에 널려있어야 할 돈도 황금도 없네?
도로 국희 똥과 낙엽만 수북합니다.
크게 낙심하는 순간 주인아저씨 마음에 새로운 마음이 솟습니다.
마치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맑고 시원한 마음입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아저씨의 마음속 더러운 우물물을 다 비워내고 비로소 새물이 솟는 것만 같습니다.
그 순간 또 신비한 음성이 들려옵니다.
이건 졸다가 듣던 음성과 달리 또렷하고 아름답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주님의 집으로 올라가자’ 할 때에 나는 기뻤다.”(시편 122:1)
귀에 익은 그 말씀 듣자마자 얼른 시계를 보니 마침 주일 아침입니다.
세수하고 옷 갈아입을 새도 없이 그냥 예배당으로 달립니다.
예배당 가는 길이 너무나 오랜만인데도 주인아저씨 마음은
두근두근 설레고 점점 따스해집니다.
예배당에 도착하였을 때,
누군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성경말씀을 봉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는 시각에 인자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마태복음 24:44)
국희의 기도가 밝아졌어요.
국희의 울음소리가 노랫소리로 바뀌었어요.
주인아저씨 표정이 밝아지고,
값싼 사료지만 아침저녁 꼬박꼬박 먹을 수 있게 되었거든요.
주인아저씨가 밝아지니 국희와 몽이의 마음도 생활도 나날이 밝아집니다.
국희와 몽이가 밝아지니
하나님 마음도 점점 밝아지십니다.
[이정훈 지음. 2019년 11월 30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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