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성서일과 4본문]
(왕하 5:1-14)
1. 시리아 왕의 군사령관 나아만 장군은, 왕이 아끼는 큰 인물이고,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주님께서 그를 시켜 시리아에 구원을 베풀어 주신 일이 있었다. 나아만은 강한 용사였는데, 그만 나병에 걸리고 말았다.
2. 시리아가 군대를 일으켜서 이스라엘 땅에 쳐들어갔을 때에, 그 곳에서 어린 소녀 하나를 잡아 온 적이 있었다. 그 소녀는 나아만의 아내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3. 그 소녀가 여주인에게 말하였다. "주인 어른께서 사마리아에 있는 한 예언자를 만나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분이라면 어른의 나병을 고치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4. 이 말을 들은 나아만은 시리아 왕에게 나아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온 한 소녀가 한 말을 보고하였다.
5. 시리아 왕은 기꺼이 허락하였다.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편지를 써 보내겠으니, 가 보도록 하시오." 나아만은 은 열 달란트와 금 육천 개와 옷 열 벌을 가지고 가서,
6. 왕의 편지를 이스라엘 왕에게 전하였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내가 이 편지와 함께 나의 신하 나아만을 귀하에게 보냅니다. 부디 그의 나병을 고쳐 주시기 바랍니다."
7. 이스라엘 왕은 그 편지를 읽고 낙담하여, 자기의 옷을 찢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말하였다.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이렇게 사람을 보내어 나병을 고쳐 달라고 하니 될 말인가? 이것은 분명, 공연히 트집을 잡아 싸울 기회를 찾으려는 것이니, 자세히들 알아보도록 하시오."
8. 이스라엘 왕이 낙담하여 옷을 찢었다는 소식을,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듣고,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하였다. "어찌하여 옷을 찢으셨습니까? 그 사람을 나에게 보내 주십시오. 이스라엘에 예언자가 있음을 그에게 알려 주겠습니다."
9. 나아만은 군마와 병거를 거느리고 와서, 엘리사의 집 문 앞에 멈추어 섰다.
10. 엘리사는 사환을 시켜서 나아만에게, 요단 강으로 가서 몸을 일곱 번 씻으면, 장군의 몸이 다시 깨끗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11. 나아만은 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발길을 돌렸다. "적어도, 엘리사가 직접 나와서 정중히 나를 맞이하고, 주 그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상처 위에 직접 안수하여, 나병을 고쳐 주어야 도리가 아닌가?
12. 다마스쿠스에 있는 아마나 강이나 바르발 강이, 이스라엘에 있는 강물보다 좋지 않다는 말이냐? 강에서 씻으려면, 거기에서 씻으면 될 것 아닌가? 우리 나라의 강물에서는 씻기지 않기라도 한다는 말이냐?" 하고 불평하였다. 그렇게 불평을 하고 나서, 나아만은 발길을 돌이켜, 분을 참지 못하며 떠나갔다.
13. 그러나 부하들이 그에게 가까이 와서 말하였다. "장군님, 그 예언자가 이보다 더한 일을 하라고 하였다면, 하지 않으셨겠습니까? 다만 몸이나 씻으시라는데, 그러면 깨끗해진다는데, 그것쯤 못할 까닭이 어디에 있습니까?"
14. 그리하여 나아만은 하나님의 사람이 시킨 대로, 요단 강으로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었다. 그러자 그의 살결이 어린 아이의 살결처럼 새 살로 돌아와, 깨끗하게 나았다.
(시편 30)
1. 주님, 주님께서 나를 수렁에서 건져 주시고, 내 원수가 나를 비웃지 못하게 해주셨으니, 내가 주님을 우러러 찬양하렵니다.
2. 주, 나의 하나님, 내가 주님께 울부짖었더니, 주님께서 나를 고쳐 주셨습니다.
3. 주님, 스올에서 이 몸을 끌어올리셨고, 무덤으로 내려간 사람들 가운데서, 나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4. 주님을 믿는 성도들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 거룩한 이름을 찬양하여라.
5. 주님의 진노는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영원하니, 밤새도록 눈물을 흘려도, 새벽이 오면 기쁨이 넘친다.
6. 내가 편히 지낼 때에는 "이제는 영원히 흔들리지 않겠지" 하였지만,
7. 아, 태산보다 더 든든하게 은총으로 나를 지켜 주시던 주님께서 나를 외면하시자마자 나는 그만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8. 주님, 내가 주님께 부르짖었고, 주님께 은혜를 간구하였습니다.
9. 내가 죽은들 주님께 무슨 유익이 되겠습니까? 내가 죽어 구덩이에 던져지는 것이 주님께 무슨 유익이 되겠습니까? 한 줌의 티끌이 주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까? 한 줌의 흙이 주님의 진리를 전파할 수 있습니까?
10. 주님, 귀를 기울이시고 들어 주십시오.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 주님께서 나를 돕는 분이 되어 주십시오.
11. 주님께서는 내 통곡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나에게서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을 갈아입히셨기에
12. 내 영혼이 잠잠할 수 없어서,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주, 나의 하나님, 내가 영원토록 주님께 감사를 드리렵니다.
(갈라 6:1-16)
1. 형제자매 여러분, 어떤 사람이 어떤 죄에 빠진 일이 드러나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사람인 여러분은 온유한 마음으로 그런 사람을 바로잡아 주고, 자기 스스로를 살펴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2. 여러분은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실 것입니다.
3. 어떤 사람이 아무것도 아니면서 무엇이 된 것처럼 생각하면, 그는 자기를 속이는 것입니다.
4. 각 사람은 자기 일을 살펴보십시오. 그러면 자기에게는 자랑거리가 있더라도, 남에게까지 자랑할 것은 없을 것입니다.
5. 사람은 각각 자기 몫의 짐을 져야 합니다.
6. 말씀을 배우는 사람은 가르치는 사람과 모든 좋은 것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7. 자기를 속이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조롱을 받으실 분이 아니십니다. 사람은 무엇을 심든지, 심은 대로 거둘 것입니다.
8. 자기 육체에다 심는 사람은 육체에서 썩을 것을 거두고, 성령에다 심는 사람은 성령에게서 영생을 거둘 것입니다.
9.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맙시다. 지쳐서 넘어지지 아니하면, 때가 이를 때에 거두게 될 것입니다.
10. 그러므로 기회가 있는 동안에, 모든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합시다. 특히 믿음의 식구들에게는 더욱 그렇게 합시다.
11. 보십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직접 이렇게 큰 글자로 적습니다.
12. 육체의 겉모양을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여러분에게 할례를 받으라고 강요합니다. 그것은 그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때문에 받는 박해를 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13. 할례를 받는 사람들 스스로도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여러분에게 할례를 받게 하려는 것은, 여러분의 육체를 이용하여 자랑하려는 것입니다.
14. 그런데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죽었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죽었습니다.
15. 할례를 받거나 안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16. 이 표준을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와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평화와 자비가 있기를 빕니다.
(누가 10:1-20)
1. 이 일이 있은 뒤에, 주님께서는 다른 일흔[두] 사람을 세우셔서, 친히 가려고 하시는 모든 고을과 모든 곳으로 둘씩 [둘씩] 앞서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다.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라.
3. 가거라,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내는 것과 같다.
4. 전대도 자루도 신도 가지고 가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말아라.
5.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집에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6. 거기에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있으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사람에게 내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7. 너희는 한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 거기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자기 삯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지 말아라.
8. 어느 고을에 들어가든지, 사람들이 너희를 영접하거든, 너희에게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9. 그리고 거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나님 나라가 너희에게 가까이 왔다' 하고 그들에게 말하여라.
10. 그러나 어느 고을에 들어가든지, 사람들이 너희를 영접하지 않거든, 그 고을 거리로 나가서 말하기를,
11. '우리 발에 묻은 너희 고을의 먼지를 너희에게 떨어버린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알아라' 하여라.
12.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날에는 소돔이 그 고을보다 더 견디기 쉬울 것이다."
13. "고라신아, 너에게 화가 있다. 벳새다야, 너에게 화가 있다. 내가 너희에게 행한 기적들을 두로와 시돈에서 행했더라면, 그들은 벌써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14. 그러나 심판 날에는 두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더 견디기 쉬울 것이다.
15. 가버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치솟을 셈이냐? 지옥에까지 떨어질 것이다.
16. 누구든지 너희의 말을 들으면 내 말을 듣는 것이요, 누구든지 너희를 배척하면 나를 배척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지 나를 배척하면, 나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것이다."
17. 일흔[두] 사람이 기쁨에 차서, 돌아와 보고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을 대면, 귀신들까지도 우리에게 복종합니다."
18.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이 하늘에서 번갯불처럼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다.
19. 보아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세력을 누를 권세를 주었으니, 아무것도 너희를 해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굴복한다고 해서 기뻐하지 말고,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성서일과 4본문 묵상 노트]
오늘은 맥추감사절이기도 합니다.
성경에서 추수는 ‘감사의 때’, ‘심판의 때’라는 강력한 상징입니다.
성서일과 4본문을 묵상하는 중에 반복해서 눈에 띄는 부분을 정리해봅니다.
[구약]
윗사람의 낙심과 분노 ; 이스라엘 왕의 낙심과 분노, 전쟁공포 / 나아만의 낙심과 분노, 그리고 한바탕 강(江)타령!
아랫사람의 건의 ; 나아만의 어린 소녀 종의 건의 / 나아만의 부하들의 권면
→ 나아만의 순종 ; 어린 여종의 제안, 부하들의 권면을 받아들임 (그만큼 절박한 상황, 인생의 마지막을 느낄 때!)
나아만은 인생의 마지막을 깨달았으므로 상식 밖의(?) 권면을 차례로 받아들였습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때, 내 인생의 심판 날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내 육체의 불행을 내 영육간의 “새로운 창조”로 역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땅의 신호를 받으면서도, 내 인생의 마지막 때, 내 인생의 심판 날을 느낄 줄 모르는 사람은 참 불행합니다.
[시편]
시편은 오늘 구약과 짝을 이루면서, 마치 나아만의 노래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수렁(1), 스올(3), 무덤(3), 구덩이(9)
건져주시고(1), 고쳐주시고(2), 끌어올리시고(3), 회복시키시고(3), 통곡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시고(11),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을 갈아입히시다(11)
[서신서]
오늘은 맥추감사절이면서, 때마침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는 소서(小暑)입니다.
그리고 이번 주 토요일은 초복(初伏)입니다.
복날은 예로부터 한 여름 농민들의 몸 상태를 중간점검하고 건강을 추스르게 하는 슬기로운 절기입니다.
맥추감사절 역시 그리스도인의 영육간의 건강 상태를 중간점검하는 때입니다.
한해의 절반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절반을 시작하는 때를 맞이하여, 지난 6개월을 반성하고 감사함으로써 교회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절기입니다.
특히 갈라 6:7,8,9 (심은 대로 거둘 것이다,,, 때가 이를 때 거두게 된다...)는 부분에서 맥추감사절의 느낌이 잘 살아납니다.
아무튼 오늘 서신서 본문은 갈라디아교회를 넘어 오늘 우리의 신앙 상태를 점검하고 반성하게 하는 말씀으로 가득합니다.
‘할례’라는 육체적 관습처럼, 신앙의 껍데기만 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때입니다.(12, 13)
죄에 빠진 형제를 온유한 마음으로 권면하고(1), 서로 힘겨운 짐을 져 주고(2), 힘들어도 선한 일을 중단하지 않는 사람에게는(9, 10)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점점 또렷해지고, 사랑스러워지고, 자랑스러워지는 법입니다.
그런 알곡과 같은 신앙인으로 “새롭게 창조되는”(15) 신앙의 신비, 신앙의 기쁨을 서로 기원합시다.
[복음서]
맥추감사절이어서인지, 마침 복음서 본문 (누가 10:2)에 “추수”라는 단어가 세 번 반복해서 나와서 더 의미 깊습니다.
누가 10:9, 11절에, “하나님 나라가 (너희에게) 가까이 왔다”는 선포가 두 차례 반복해 나오고, 14절에 “심판 날”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는 누가 9:2의 반복으로서, 추수, 즉 심판의 때가 도래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것은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한결같은 선포, 즉 복음(福音)의 알맹이입니다.
[나머지]
(왕하 5:14) “그러자 그의 살결이 어린 아이의 살결처럼 새 살로 돌아와 깨끗하게 나았다”
→ 새로 태어남, 하나님 신앙의 시작 전조(前兆)
[비교]
(갈라 6:6) 말씀을 배우는 사람은 가르치는 사람과 모든 좋은 것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누가 10:7) ... 일꾼이 자기 삯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구약) 나아만이 잔뜩 싸들고 나선 여행길 → 살려고, 살려줄 분 찾아가는 모습
(복음서) 제자들 가벼운 전도(추수) 여행길 → 살려주려고, 살릴 사람 찾아나서는 모습
한국인 최초의 작사작곡 찬송가로 알려진 찬송가다.
고 박재봉 목사님이 일제 강점기 북만주 벌판에서 흩어져 살던
동포들의 교회에 부흥집회를 다니시며 지은 시에 고 장수철 선생님이 곡을 붙였다.
[말씀동화] 장수풍뎅이, 하늘소를 만나다
양평 봉성리 산중턱에 수도원이 하나 있어요.
수도원 맞은편에 있는 칠읍산에 하늘소 한 마리가 살고 있었죠.
이름은 리사예요, 길리사!
매일 새벽마다 수도원 수도사들의 독경소리가 칠읍산 골짜기에 메아리칩니다.
그 소리를 매일매일 듣다보니 리사는 성경말씀 박사가 되었어요.
그래서 리사는 곤충계에서 소문난 예언자죠.
얼마 전 리사의 스승님이신 장수하늘소 길리야가 우화등선(羽化登仙)한 뒤로, 혼자 남은 리사는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원래 우화(羽化)라는 말은 번데기가 날개 달린 성충이 되어 날아가게 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우화등선(羽化登仙)이라는 말을 만든 거죠.
사람이 날개가 생겨서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되었다는 말인데, 달리 말하면, 날개가 없어도 신선이 둥실 하늘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그리 표현하기도 한답니다.
모두 곤충들로부터 배운 거죠.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손님이 리사를 찾아옵니다.
백두산의 소문난 대장군 장수풍뎅이 나만이가 찾아온 거예요.
나만이는 북녘에서 소문난 장수죠.
힘으로는 그 누구도 맞먹을 곤충이 없는 그야말로 천하대장군이랍니다.
그런데 왜 나만이가 리사를 찾아왔을까요?
그건 바로 장수풍뎅이 나만이가 큰 병에 걸렸기 때문이었어요.
살인진드기 일곱 마리가 나만이에게 딱 달라붙어서 피를 빨고 있었던 거예요.
북녘땅 의사 곤충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살인진드기 녀석들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거죠.
나만이는 하루하루 피가 줄어들었어요.
그렇게 천하의 장수풍뎅이 나만이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이 온 북녘 땅에 퍼졌어요.
바로 그 때 연변에서 어린 여자아이 풍뎅이 한 마리가 나만이를 찾아왔어요.
엄마 아빠와 함께 난생처음 백두산 관광을 온 길에 존경하는 장수풍뎅이 나만이를 위해 일부러 찾아온 거예요.
“장군님 안녕하세요? 저는 연변에서 왔습니다. 저 아래 대한민국 양평 칠읍산에 가면 소문난 하늘소 예언자 한 분이 계셔요. 그 분은 장군님의 병을 틀림없이 고쳐주실 수 있을 거예요.”
물에 빠진 풍뎅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속담이 있죠?
장수풍뎅이 나만이는 곧 하늘소 리사를 찾아 먼 길을 떠났어요.
부하 풍뎅이들을 잔뜩 거느리고 예언자님께 바칠 선물도 잔뜩 준비했어요.
산 넘고 물 건너 휴전선도 넘어서, 날아가다가 날개가 지치면 엉금엉금 기어서, 곤충채집하는 어린이들의 잠자리채도 피하면서, 그렇게 목숨을 건 기나긴 여행 끝에 마침내 양평 칠읍산에 도착했어요.
목마르고 배고픈 일행은 얼른 칠읍산 참나무 숲속에 들어가 참나무 수액을 먹고 싶었어요.
장수풍뎅이는 참나무 수액을 가장 좋아하거든요.
그러나 나만이 일행은 참나무 숲보다 먼저 하늘소 리사의 집에 찾아갔어요.
“계십니까? 저희는 머나먼 백두산에서 찾아온 나만이 장군님 일행입니다. 리사 예언자님을 뵈러 왔습니다.”
그러자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어요.
“저 아래 흑천(黑川)에 가서 몸을 씻으세요. 딱 일곱 번 씻으면 병이 나을 겁니다.”
‘앗! 어떻게 알았지? 역시 소문대로 대단한 예언자로군!’
속으론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나만이는 속이 무척 상했어요.
왜냐하면 멀리서 찾아온 천하대장군 장수풍뎅이 나만이를 너무 소홀하게 대했기 때문이에요.
“흥! 뭐야 이거? 아무리 남녘 사람들이 북녘 사람들보다 좀 더 잘 산다지만, 곤충들도 그런가? 하물며 이 자그마한 칠읍산에 사는 주제에 나처럼 천하의 백두산에서 온 손님한테 이게 무슨 홀대람? 나와서 인사도 안하고 말야! 얘들아 가자! 세상에, 흑천? 무슨 이름이 그래? 너무 더러워서 시커멓다는 거야 뭐야? 우리 백두산엔 훨씬 좋은 물이 많아! 비룡폭포를 비롯해서 깨끗한 폭포가 60개나 있단 말이다. 게다가 몸에 좋은 온천은 또 얼마나 많은데! 이런 더러운 물에서 씻을 바에는 차라리 백두산 천지에 가서 씻는 게 백번 천번 더 낫겠다! 암, 그렇고말고!”
그 때였어요. 집안에 있던 하늘소 예언자 리사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어요.
“대장군 나만이씨. 세상에 나만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나만이씨. 그러다 나만 죽게 생긴 나만이씨.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제발 나아만 다오!’ 하던 그 애절한 마음은 어디로 가버렸나요? 칠읍산이 백두산 보다 작아도, 흑천이 백두산 천지보다 덜 깨끗해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중요한 건, 당신 마음이에요. 당신 마음이 깨끗한 순종의 마음으로 변하지 않는 한 제아무리 신비로운 백두산 온천수라도 저 살인진드기는 떼어내지 못합니다. 나만 알던 세상이, 너를 알고 우리를 아는 완전 새로운 세상으로 바뀌려는 이 순간을 부디 놓치지 마세요.”
옆에 있던 부하 풍뎅이들도 하늘소 리사의 말이 옳다고 맞장구치네요?
“장군님, 대장군님, 어서 그렇게 하세요. 장수풍뎅이 수명이 서너 달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렇게 실랑이할 여유가 어딨어요? 남은 수명을 살인진드기 없이 행복하게 사셔야죠? 게다가 리사 예언자님 처방이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일곱 번 목욕만 하면 된다는데, 그것 보다 더한 일을 시켰어도 해야 하는데 이게 어디예요? 어서 흑천으로 가시죠, 네?”
장수풍뎅이 나만이는 드디어 못이기는 체 하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살인진드기에게 피를 빨려서 현기증이 나지만 비틀비틀 엉금엉금 기어서 흑천까지 왔습니다.
흑천에 풍덩 들어갔다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진드기 한 마리가 똑 떨어지네요?
‘어라?’
신기한 마음에 또 한 번 흑천에 들어갑니다.
물에서 나오자 살인진드기 또 한 마리가 똑 떨어지네요?
신바람 난 나만이는 3, 4, 5, 6, 7번째 흑천에 몸을 담갔다 나왔습니다.
그러자 나만이의 몸은 살인진드기만 떨어져나갔을 뿐 아니라, 번데기에서 처음 우화(羽化)되었을 때처럼 깨끗하고 반질반질 광이 났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드라큘라 같고 뱀파이어 같은 저 징한 진드기에게 피를 빨리는 바람에 빈혈로 어질어질했던 몸도 예전처럼 혈기왕성해졌습니다.
“우와아아∼!” 산이라도 뽑아버릴 것 같은 기운이 솟구칩니다.
‘아차, 지금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불현 듯 정신을 차린 나만이는 부하들을 이끌고 부리나케 하늘소 리사의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리사 예언자님 제가 돌아왔습니다. 어서 나와서 절부터 받으십시오.”
“허허, 그럴 것 없어요. 그냥 돌아가세요.”
“아닙니다. 생명의 은인이신 예언자님을 몰라 뵙고 제가 너무 경솔하고 무례했습니다. 어서 나오셔서 제가 가지고 온 이 선물들을 받으십시오. 제발요!”
“아니올시다. 장군. 나는 돈을 받고 병을 고쳐주는 의사가 아니라, 하늘님의 뜻을 전하는 예언자입니다. 내가 병을 고쳐준 것은, 장군의 몸만이 아니라 영혼까지 고치라시는 하늘님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겁니다. 당신의 병을 고쳐준 가장 큰 하늘 뜻은 바로 이겁니다. 그건 뭐냐 하면, 하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바로 알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뱀파이어 같은 흡혈귀, 악귀 같은 진드기들이 몸에서 떨어져나간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에 붙어 있는 악귀들을 떼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늘님의 나라에는 몸에 진드기 붙은 이는 들어갈 수 있어도, 마음에 그런 악귀가 붙은 이들은 절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당신의 마음에 붙은 살인진드기란 무엇인가? 그게 바로 '나만 아는 이기심'입니다. 내가 최고라는 생각, 나만 최고가 되려는 생각,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하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나만이 아니라 나보다 훨씬 약하고 가난한 너를 우리를 돌아보는 이웃사랑 마음을 꼭 갖추도록 하세요.”
“예, 예언자님,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내친 김에 한마디만 더 하겠소. 아까 흑천 이름을 오해했는데, 흑천은 ‘검은 내’라는 뜻이죠. 그런데 그건 물이 더러워서 검은 것이 아니라, 물속에 검정색 돌이 많아서 맑은 물이 검게 보이는데서 유래한 이름이에요. 내가 이 말을 왜 하는지 아시겠소? 여기 중요한 교훈이 담겼기 때문이에요. 이야기인 즉, 세상 물이 흐리면 내 속 시커먼 마음도 가려져서 드러나지 않는 법이죠. 그러나 세상 물이 맑아지면, 내 속 시커먼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법이예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도 욕심 많고 나만 아는 더러운 사람들 투성이라 대장군 당신의 시커먼 탐욕, 물질욕심, 권력욕심이 드러나 보이지 않아서 세상 사람들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앞으로 하늘님의 나라가 오면, 그 맑은 옹달샘물 같은 세상이 오면 누구나 자기 속의 그 더럽고 시커먼 탐욕이 고스란히 다 드러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당신 몸에 붙었던 진드기보다 더 위험한 내 안에 있는 탐욕스런 악귀들을 떼어내기 위해 성경말씀 읽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기 바랍니다. 성경말씀은 하나님의 뜻을 환히 보여주고, 또한 당신의 속을 환히 보여주는 거울과 같답니다.”
장수풍뎅이 나만이는 하산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아무리 오래 살아야 달포밖에 남지 않은 풍뎅이 수명을 다 바쳐 열심히 성경말씀 읽으며 내 속을 깨끗이 닦고 그렇게 하늘님 나라를 기다려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러고 보니, 풍뎅이 인생이 사람 인생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수명이 훨씬 짧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 어리석은 사람들처럼, 천년만년 살 것 같은 착각에 빠지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이정훈 지음, 2013년 7월 6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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