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님만 의지하며”(시편 31:14)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서 50:4-9a)
4. 주 하나님께서 나를 학자처럼 말할 수 있게 하셔서, 지친 사람을 말로 격려할 수 있게 하신다. 아침마다 나를 깨우쳐 주신다. 내 귀를 깨우치시어 학자처럼 알아듣게 하신다.
5. 주 하나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셨으므로, 나는 주님께 거역하지도 않았고, 등을 돌리지도 않았다.
6. 나는 나를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겼고, 내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뺨을 맡겼다. 내게 침을 뱉고 나를 모욕하여도 내가 그것을 피하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7.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시니, 그들이 나를 모욕하여도 마음 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각오하고 모든 어려움을 견디어 냈다. 내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겠다는 것을 내가 아는 까닭은,
8. 나를 의롭다 하신 분이 가까이에 계시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나와 다투겠는가! 함께 법정에 나서 보자. 나를 고소할 자가 누구냐? 나를 고발할 자가 있으면 하게 하여라.
9.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와주실 것이니, 그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 하겠느냐? 그들이 모두 옷처럼 해어지고, 좀에게 먹힐 것이다.
(시편 31:9-16)
9. 주님, 나를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나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울다 지쳐, 내 눈이 시력조차 잃었습니다. 내 몸과 마음도 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10. 나는 슬픔으로 힘이 소진되었습니다. 햇수가 탄식 속에서 흘러갔습니다. 근력은 고통 속에서 말라 버렸고, 뼈마저 녹아 버렸습니다.
11. 나를 대적하는 자들이 한결같이 나를 비난합니다. 이웃 사람들도 나를 혐오하고, 친구들마저도 나를 끔찍한 것 보듯 합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이마다 나를 피하여 지나갑니다.
12. 내가 죽은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으며, 깨진 그릇과 같이 되었습니다.
13. 많은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방에서 협박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나를 대적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내 생명을 빼앗으려고 음모를 꾸밉니다.
14.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15. 내 앞날은 주님의 손에 달렸으니, 내 원수에게서, 내 원수와 나를 박해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16. 주님의 환한 얼굴로 주님의 종을 비추어 주십시오.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으로 나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빌립보서 2:5-11)
5.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6.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8.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를 지극히 높이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에게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 있는 모든 것들이 예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고,
11.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고백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마가복음 15:1-47)
1. 새벽에 곧 대제사장들이 장로들과 율법학자들과 더불어 회의를 열었는데 그것은 전체 의회였다. 그들은 예수를 결박하고 끌고 가서, 빌라도에게 넘겨주었다.
2. 그래서 빌라도가 예수께 물었다.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오?" 그러자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대답하셨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였소."
3. 대제사장들은 여러 가지로 예수를 고발하였다.
4. 빌라도는 다시 예수께 물었다. "당신은 아무 답변도 하지 않소? 사람들이 얼마나 여러 가지로 당신을 고발하는지 보시오."
5. 그러나 예수께서는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빌라도는 이상하게 여겼다.
6. 그런데 빌라도는 명절 때마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죄수 하나를 놓아 주곤 하였다.
7. 그런데 폭동 때에 살인을 한 폭도들과 함께 바라바라고 하는 사람이 갇혀 있었다.
8. 그래서 무리가 올라가서, 자기들에게 해주던 관례대로 해 달라고, 빌라도에게 청하였다.
9. 빌라도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그 유대인의 왕을 여러분에게 놓아주기를 바라는 거요?"
10. 그는 대제사장들이 예수를 시기하여 넘겨주었음을 알았던 것이다.
11. 그러나 대제사장들은 무리를 선동하여, 차라리 바라바를 놓아 달라고 청하게 하였다.
12. 빌라도는 다시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러면, 당신들은 유대인의 왕이라고 하는 그 사람을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요?"
13. 그들이 다시 소리를 질렀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14.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정말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일을 하였소?" 그들은 더욱 크게 소리를 질렀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15. 그리하여 빌라도는 무리를 만족시켜 주려고, 바라바는 놓아주고, 예수는 채찍질한 다음에 십자가에 처형당하게 넘겨주었다.
16. 병사들이 예수를 뜰 안으로 끌고 갔다. 그 곳은 총독 공관이었다. 그들은 온 부대를 집합시켰다.
17. 그런 다음에 그들은 예수께 자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서 머리에 씌운 뒤에,
18. "유대인의 왕 만세!" 하면서, 저마다 인사하였다.
19. 또 갈대로 예수의 머리를 치고, 침을 뱉고, 무릎을 꿇어서 그에게 경배하였다.
20. 이렇게 예수를 희롱한 다음에, 그들은 자색 옷을 벗기고, 그의 옷을 도로 입혔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려고 끌고 나갔다.
21. 그런데 어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길에, 그 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로서, 구레네 사람 시몬이었다. 그들은 그에게 강제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22. 그들은 예수를 골고다라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골고다는 번역하면 '해골 곳'이다.)
23. 그들은 몰약을 탄 포도주를 예수께 드렸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받지 않으셨다.
24.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고,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는데, 제비를 뽑아서, 누가 무엇을 차지할지를 결정하였다.
25.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때는, 아침 아홉 시였다.
26. 그의 죄패에는 '유대인의 왕'이라고 적혀 있었다.
27. 그들은 예수와 함께 강도 두 사람을 십자가에 못박았는데, 하나는 그의 오른쪽에, 하나는 그의 왼쪽에 달았다. 28. (없음)
29. 지나가는 사람들이 머리를 흔들면서, 예수를 모욕하며 말하였다. "아하! 성전을 허물고 사흘 만에 짓겠다던 사람아,
30. 자기나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무나!"
31. 대제사장들도 율법학자들과 함께 그렇게 조롱하면서 말하였다. "그가, 남은 구원하였으나, 자기는 구원하지 못하는구나!
32. 이스라엘의 왕 그리스도는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봐라.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보고 믿게 하여라!"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두 사람도 그를 욕하였다.
33. 낮 열두 시가 되었을 때에,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34. 세 시에 예수께서 큰소리로 부르짖으셨다.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다니?" 그것은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하는 뜻이다.
35. 거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몇이, 이 말을 듣고서 말하였다. "보시오, 그가 엘리야를 부르고 있소."
36. 어떤 사람이 달려가서, 해면을 신 포도주에 푹 적셔서 갈대에 꿰어, 그에게 마시게 하며 말하였다. "어디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두고 봅시다."
37. 예수께서는 큰 소리를 지르시고서 숨지셨다.
38. 그 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졌다.)
39. 예수를 마주 보고 서 있는 백부장이, 예수께서 이와 같이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서 말하였다. "참으로 이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셨다."
40. 여자들도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들 가운데는 막달라 출신 마리아도 있고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도 있고 살로메도 있었다.
41. 이들은 예수가 갈릴리에 계실 때에, 예수를 따라다니며 섬기던 여자들이었다. 그밖에도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온 여자들이 많이 있었다.
42. 이미 날이 저물었는데, 그 날은 준비일, 곧 안식일 전날이었다. 아리마대 사람인 요셉이 왔다.
43. 그는 명망 있는 의회 의원이고,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대담하게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신을 내어 달라고 청하였다.
44. 빌라도는 예수가 벌써 죽었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여, 백부장을 불러서, 예수가 죽은 지 오래되었는지를 물어 보았다.
45. 빌라도는 백부장에게 알아보고 나서, 시신을 요셉에게 내어주었다.
46. 요셉은 삼베를 사 가지고 와서, 예수의 시신을 내려다가 그 삼베로 싸서, 바위를 깎아서 만든 무덤에 그를 모시고, 무덤 어귀에 돌을 굴려 막아 놓았다.
47. 막달라 마리아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는, 어디에 예수의 시신이 안장되는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주님만 바라보니’입니다.
구약, “그들이 나를 모독하여도 마음 상하지 않았고”(이사야서 50:7)
시편,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주님만 의지하며”(시편 31:14)
서신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빌립보서 2:8)
복음서,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다니”(마가복음 15:34)
오늘 요절은, “나는 주님만 의지하며”입니다.(시편 31:14)
[구약과 시편본문 얼개 (이사야서 50:4-9a / 시편 39:9-16)]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주님의 종의 순종’입니다.
바벨론 포로 된 하나님 백성의 절망을 배경으로
특히 5-6절은 오늘 복음서본문의 수난 당하시는 예수님을 미리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사야서의 다른 본문 말씀이지만,
문득 지난주 수요일 매일성서일과였던 요한복음 12장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사야가 이렇게 말한 것은, 그가 예수의 영광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그가 예수를 가리켜서 한 것이다.”(요한복음 12:41)
이사야서 6장, 소명환상 중에 이사야가 하나님의 영광을 목격하면서
<동시에 예수 안에서 육신을 입으신 하나님의 영원한 말씀의 영광도 보았던> 것으로
주석가들은 해석합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용서를 비는 기도’입니다.
오늘 시편본문 역시 (특히 11, 13)
예언자 예레미야의 모습을 떠올리는 한편,
오늘 복음서본문의 수난 당하시는 예수님을 미리 보여주는 듯합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얼개 (빌립보서 2:5-11 / 마가복음 15:1-47)]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그리스도의 겸손’입니다.
오늘 서신서본문 안에는 처음교회 ‘그리스도 찬가’가 들어있다고 봅니다.
하나님의 아드님께서 천상의 영광을 버리고 인간으로까지 낮아지시고(7)
십자가 죽음에까지 낮아지셨기 때문입니다.(8)
이에 대한 아버지 하나님의 응답은
그 아드님을 한없이 높이시는 것입니다.(9-11)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죽음’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에 가득한 예수님의 수난은
오늘 시편본문을 비롯해서, 특히 시편 22편과 많이 통합니다.
7-8, 18절이 연상되는 상황들, 급기야 1절과 똑같은 예수님의 외침은(34) 그 절정입니다.
이것은 고난의 정점에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믿음의 절정입니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니 빌라도와 군병들의 조롱,
유대 지도자들과 백성들의 조롱에 흔들림 없으시고
그자들에 대한 원망도 없으십니다.
(특히 시편 22:1절을 외치심 속에는 시편 22편 하반부에 드러나는 눈부신 생명, 하나님 구원 찬양이 배어있습니다.)
오늘 구약본문인 이사야서 50:4, 5절 말씀처럼,
‘내 귀를 열어주시는 하나님’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께서 내 곁에 계시기 때문입니다.(이사 50:8)
그래서 그 극심한 고통 중에도 예수님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백부장의 신앙고백은(39)
바로 예수님의 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마태복음의 병행본문 27:54절에 따르면, 기이한 천재지변 등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을 참고했습니다.)
[정리]
오늘은 수난주일이어서
4본문 모두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죽으심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기나긴 복음서본문 가운데 유달리 마음에 오래 남는 말씀은
예수께서 숨지실 때 성전휘장에 두 폭으로 찢어졌다는 구절입니다.(38)
옛 성전이 몰락하고 새 성전이 세워지는 예시로 보입니다.
즉, 참 성전이신 예수님께서 다시 사시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죽음권세, 어둠세력 무너지고
생명세상, 빛의 세상이 도래하는 예시로 보입니다.
내일은 안중근의사의 순국일이며(1910 3. 26),
동시에 천안함 참사 8주기 날입니다.(2010. 3. 26)
일제의 만행으로 안중근의사의 시신조차 여태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참사의 원인 다툼을 떠나서,
장병 46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놓친 원인을 아직도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전휘장이 갈라지고 참 성전 예수님이 부활하시듯
지금 대한민국의 온갖 진실을 가리고 있는 어둠의 휘장, 거짓의 흑막이 갈라질
뼈아픈 진실의 날을, 눈부신 민족의 부활, 그날을 꿈꿉니다.
삼천리방방곡곡 공평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공정한 사회!
평화로운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길 빕니다.
세상에 많은 길이 있지만, 적어도 한국교회는,
온갖 거짓말뉴스에 휘둘리지 말고,(거짓말뉴스 만들지도 말고)
오직 주님만 바라볼 때입니다.
지금 이 나라와 온 누리 생명의 길이 거기 있습니다.
[나머지]
* 예수님의 침묵
불의한 빌라도 앞에서도, 무례한 병사들 앞에서도, 부정한 종교인들 앞에서도, 부패한 관리들 앞에서도, 어리석은 군중들과, 심지어 함께 달린 죄수들 가운데서도 아무 말씀 없으신 예수님! 예수님의 그 침묵이 태산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서본문의 예수님을 뵙기가 더 힘듭니다. 다른 복음서(누가복음, 요한복음)에 비해 말씀이 없으셔서 더 그런가 봅니다.
고난당하신 예수님을 돕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예수님 십자가를 대신 진 구레네 시몬과(21) 대담하게 나서서 예수님의 시신을 수습한 아리마데 요셉(42-46)! 저들의 행동이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되고 또 도전이 됩니다.
** 미친 존재감, 씬 스틸러(Scene Stealer), 아리마대 요셉!
“아리마대 사람인 요셉이 왔다”(마가 15:42)
무언가 심상치 않은 묘사입니다. 피비린내 나는 중원에 어느 날 갑자기, 초절정 고수의 등장처럼 느껴집니다.
“이 사람이 대담하게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신을 내어 달라고 청하였다”(43)
말 그대로 정말 대담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손하지만, 강렬한 포스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나를 돌아봅니다. 아리마대 요셉의 거울에 저를 비춰봅니다. 꼭 필요할 때에, 우리 주님께서 정말 나를 필요로 하실 때에 나는 저런 용기를 낼 수 있었던가? 대사 한 마디 없는 요셉! 그럼에도 대단한 존재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마른 나무는 아프다 (말씀동시.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고등부 2학년. 「성실문화」82호)
마른 나무는 아프다/ 나무꾼이 휘두르는 커다란 도끼가/ 바싹 마른 몸통을 내리칠 때마다/ 마르고 공허하게 비명을 내지른다
마지막 도끼질 허공을 가르자/ 큰소리 내며 천천히 쓰러진다/ 쓰러진 몸통에 나이테는 서른세 개/ 33년 동안 바싹 말라왔다
나무는 지금 산을 내려간다/ 나무꾼의 등에 업혀 산을 내려간다/ ‘돌 난로’에 들어가 불을 지펴서/ 나무꾼네 가족들 따뜻하게 하러 간다
(※ 3년 전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올립니다.)
[말씀동시] 예수님의 십자가 (김현서 지음. 세움교회 고등부 3학년. 「성실문화」94호)
예수님의 십자가
죄패에는 "유대인의 왕"...
죄가 아니라 진리인데,
진짜를 모르는 척 하는 못된 사람들
눈은 뜨고 있지만 보지 못하는 사람들
사랑을 베풀어주셨는데
죽임으로 되갚았던 못된 사람들
현대에도 자기를 숨기고 보호하기 위해
선을 무시하려는 사람이 있다
정직을 잃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큰 무언가 앞에
혼자 놓여지기를 두려워한다
[말씀시조] 주님 내 귀 여시니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94호)
주님 내 귀 여시니 나 주께 순종하네
침 뱉고 모욕하고 날 때려도 견디려네
하나님 날 도우시니 정죄할 이 누구랴
[말씀서예] 이사야서 50:6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94호)
[말씀노래] 생명기둥 십자가 (이정훈 작사, 박승원 작곡. 「성실문화」94호)
[본문] (마가복음 15:1-47)
[노랫말]
1. 무례한 사람들이 예수님 결박했네, 난폭한 사람들이 예수님 못박았네
어리석은 사람들이 예수님 조롱하네, 어린양 예수님 얼마나 아프실까
2. 순결한 예수님이 아무대답 안하시네, 온유한 예수님이 아무저항 안하시네
슬기로운 예수님이 아무야단 안하시네, 어린양 예수님 얼마나 슬프실까
3. 부정한 종교인과 부패한 관리들아, 불의한 재판관과 어리석은 군중들아
제아무리 난폭한 군병들 창칼로도, 어린양 생명기둥 꺾을 수 없느니라.
[해설]
마가복음 15:1-47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4.4조로 풀었고, 성실문화원 동인이며 월드뮤직그룹 ‘공명’ 단원이신 박승원 선생이 가락을 붙였다.
[악보] 생명기둥 십자가 (이정훈 작사, 박승원 작곡)
[시편 송서(誦書)] 시편 31:9-1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94호)
(※ 천자문독송 가락, 즉 전래자장가 가락으로)
9. 여호와여 내가 고통 중에 있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가 근심 때문에 눈과 영혼과 몸이 쇠하였나이다
10. 내 일생을 슬픔으로 보내며 나의 연수를 탄식으로 보냄이여 내 기력이 내 죄악 때문에 약하여지며 나의 뼈가 쇠하도소이다
11. 내-가- 모든 대적들 때문에 욕을 당-하-고--, 내 이웃에게서((는)) 심-히- 당하니--,
내-- 친구가 놀라-고--, 길에서 보는 자-가- 나를 피하였- 나이다---∼
12. 내가 잊어버린바 됨이 죽은 자를 마음에 두지 아니함 같고 깨진 그릇 같으니이다
13. 내가 무리의 비방을 들었으므로 사방이 두려움으로 감싸였나이다 그들이 나를 치려고 함께 의논할 때에 내 생명을 빼앗기로 꾀하였나이다
14. 여호와여-- 그러하-여-도--, 나-는 주께 의지하고 말하-기를-,
주-는 내- 하-나님이시-라--, (내 하나-님-이시라) 하였나이다-∼
15. 나의 앞날이 주의 손에 있사오니 내 원수들과 나를 핍박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소서
[다함께]
16. 주--의-- 얼굴-을--, 주-의 종에게 비추-시고-,
주-의 사-랑하심-으로-, 나-를 구-원 (구원)하∼소∿서∼∥
[말씀놀이] (이정훈 지음)
사순절 6주, 2018년 3월 25일 주일 (성서일과 본문 낱말 맞추기)
이사야서 50:4-9a, 시편 31:9-16, 빌립보서 2:5-11, 마가복음 1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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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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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열쇠
①지명의 뜻은 ‘고원, 고지(高地)’이다. 예루살렘 서북 32km 지점이다. 예수님의 시체를 자기의 새 무덤 안에 안장한 요셉의 고향인데, 예언자 사무엘의 출생지 라마(라마다임 소빔, 삼상 1:1)와 같은 곳으로 추측한다. 히브리어 ‘라마다임’에 관사 ‘아’를 결합시킨 말을 헬라어로 음사(音寫)해서 헬라어 이름 ‘아리마다이아’가 된 것으로 본 것이다.(마가복음)
②이름 뜻은 ‘평화’이며,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 중의 한 사람이다. 예수님 십자가 수난 현장을 지켜보았으며 부활하신 아침 일찍 무덤을 찾아갔다. 성경에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야고보와 요한 형제의 어머니라고 전한다. 동명이인으로, 요세푸스의 기록에 따라, 헤롯왕의 부정한 부인인 헤로디아의 딸이 있다.(마가복음)
③페르시아에서 시작된 처형 도구. 로마시대에는 이를 노예, 도둑, 반역자(정치범)에게 집행했다. 이 처형에 앞서 채찍질이 가해졌는데 그 때문에 이 형틀에 달리기 전 이미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을 만큼 가혹했다. 예수님께서 이에 달려 돌아가셨다가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빌립보서, 마가복음)
④성경시대 중요한 일상 음료였으며, 유월절 식사와 교회 식사의 중요한 음식물 중 하나였다. 구약시대에는 번제(燔祭)의 희생제물과 함께 하나님께 바쳐졌고, 신약시대에는 치유제(治癒劑)로 사용되기도 했다.(마가복음)
⑤‘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의 헬라어(=희랍어=그리스어)이며, 히브리어로는 ‘메시야’라고 한다. 예수님을 가리킨다.(빌립보서, 마가복음)
세로열쇠
①이 직분은 모세의 형 ‘아론’으로부터 시작되어 그 후손, 특히 ‘사독’의 후손들이 맡았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종교적 지도자 역할을 했다. 이들의 종교적인 역할 중 가장 큰 일을 꼽으라면, 일 년에 한 번 있는 ‘대 속죄일’(욤 키프르)에 예루살렘 성전의 지성소에 들어가 속죄의식을 거행하는 일이었다.(마가복음)
②다윗 왕국의 수도인데,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왔을 때는 여부스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주전(B.C.) 4,000년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이름 뜻은 ‘평화의 성읍’인데, 예나 지금이나 평화와는 거리가 먼 분쟁과 폭력이 가득한 도시다.(마가복음)
③율법을 필사하고 연구하고 가르치는 전문가로서, 원래 구약시대에는 레위지파가 이 역할을 했으나, 포로기 이후 점점 전문화되면서 신약 시대에 와서는 그 역할을 바리새파가 다수를 담당했다. 그들은 유대 정치기구인 산헤드린 공회의 중심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많은 규칙들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짐처럼 지우려 하며,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기보다 율법에 집착하는 그들의 태도를 예수님은 비판하셨다.(마가복음)
④이름 뜻은 ‘붉은 머리(털)’이라는 뜻이고, 구레네 시몬의 아들이다. 알렉산더와 형제간이며, 로마서에 바울이 문안한 로마신자 명단 가운데 들어있다.(로마 16:13) (마가복음)
⑤주후(A.D.) 26-36년에 유다를 다스린 로마총독.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한 자로 유명하다. 사도신경에 그 이름이 불명예스럽게 올라 있다.(마가복음)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대한성서공회), 「성경낱말사전」(성도출판사), 인터넷 사전 등을 참고하고 부분 인용했습니다.)
[말씀동화] 예수님의 SOS 암호를 해독해 낸 어느 로마 군인 이야기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것은 깜깜한 밤길 호랑이 눈이 횃불보다 더 밝던 시절 이야기예요.
아주 오랜 옛날 로마제국 시절에 한쪽 눈만 맹인인 군인이 살았대요.
용맹스런 로마 군인이었던 그 사람은
어느 전쟁터에서 그 눈을 잃게 되었던 거죠.
한쪽 눈을 잃고 난 뒤로 그는 마음도 어둡고 성격도 우울해졌습니다.
로마의 식민지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에 파견된 그 군인이
하루하루 무료하게 지내던 어느 날, 특별한 일을 맡게 되었어요.
식민지에서 가장 유명한 인기스타인 예수라는 사나이를
십자가에 처형하게 된 겁니다.
십자가 처형은 참 무서운 형벌이었죠.
십자가에 매달기 전 채찍질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정도로
참 무섭고 아프고 괴로운 게 바로 십자가 형벌입니다.
예수라는 사람이 왜 유명해졌는지,
왜 십자가 처형까지 당하게 되었는지는 잘 몰랐지만,
아무튼 그 군인은 심심하던 차에 누구보다 신바람 나게 일을 합니다.
십자가를 지기 전부터 예수라는 사람을 조롱하고 괴롭히는 데 앞장섭니다.
예수의 옷을 벗기고 조각조각 나눠 갖기도 합니다.(마가복음 15:24)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숨이 끊어진 뒤에는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는 일도 앞장서서 합니다.(요한복음 19:34)
그런데 바로 그때 참 희한한 일이 벌어졌어요.
예수라는 사람이 십자가에서 죽은 뒤에
이 군인이, 마음도 어둡고, 성격도 비뚤어진 이 못된 사람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믿게 된 거예요.
정말 놀라운 일이죠? 어찌된 일이냐고요?
그건 바로 그가 창으로 예수의 옆구리를 찌르는 순간
핏방울이 튀어 그 군인의 눈을 적시고,
바로 그 순간 깜깜하던 눈이 환하게 밝아진 겁니다.
눈이 밝아진 그 군인은 마음까지 환히 밝아집니다.
그리고 생각도 환히 밝아지고 지혜로워집니다.
예수라는 사나이가 돌무덤에 묻힌 그날 밤
잠자리에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던 그는 벌떡 일어나 무릎을 칩니다.
“옳거니! 우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계실 때, 낮 12시부터 세 시간 동안 대낮인데 깜깜했었지! 그런데 낮 세 시쯤이었나? 예수님이 큰 소리로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다니!’(마가복음 15:34) 하고 외치셨어!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러고 나서 세상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 거야!”
오랜 시간 눈이 어둡고 마음도 어두웠던 그 군인은
대낮인데도 깜깜하던 그 세 시간 동안의 기억이 누구보다 생생합니다.
그리고 예수님 돌아가시면서 다시 세상이 점점 환해지고,
어둡던 자기 눈도 환하게 밝아졌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 뒤로 놀라운 소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성전 휘장이 둘로 쫙 갈라졌다는 소문에 이어
예수님 돌무덤이 쿵쿵 활짝 열렸다는 그 놀라운 소식을 들은 순간,
그는 홀연히 온 세상의 이치를 환하게 깨달아버립니다.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다니?”
온 세상 끝장날 듯 깜깜절벽이던 세상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말씀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눈이 밝아진 군인은 이 낯선 주문의 정체에 매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이 주문이 시편 22:1절 말씀임을 알게 되었죠.
그러고 나서 시편 22편을 열심히 연구했겠죠?
알고 보니, 시편 22편 앞부분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처럼
매우 슬프고 어두운 고통의 노래인데,
희한하게도 뒷부분은, 마치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실 것을 미리 아신 것처럼,
밝고 희망찬 감사와 구원의 생명노래였습니다.
“이제 조금씩 비밀이 풀리는 것 같군! 오! 주님 감사합니다!”
시편 22편을 달달 외우듯이 읽고 또 읽던 눈 밝은 군인은
마침내 바로 그 고통스런 1절 말씀의 속 깊은 비밀까지 깨치게 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이 말씀은 단순한 하나님 원망이 아니었어! 이건 오히려 지금 나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있다는 SOS 신호였어! 우리가 그리 못되게 예수님을 조롱할 때도, 십자가에 매달려 그 많은 유대 사람들이 조롱하고 욕할 때도 아무런 대꾸를 안 하셨잖아? 옆에 달린 죄수들이 숨가쁘게 우리를 향해 저주를 퍼붓고 악을 써댔지만, 예수님은 그러지 않으셨어. 그렇게 아팠어도,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계셨던 거야. 그리곤 마지막으로 그렇게 외치신 거야! ‘하나님! 나 지금 하나님만 바라보고 있어요! 하나님만 기다리고 있다고요! 그런데 왜 아무 응답 없으신거냐고요??’ 그러자마자 하나님께서 응답하신 거잖아? 하나님 아버지 마음처럼 깜깜하던 세상이, 대낮에 세 시간 동안이나 깜깜하던 온 세상이, 예수님 그 말씀 끝나자마자 환하게 밝아지기 시작한 거잖아!”
예수님의 SOS 암호를 해독해 낸 그 로마군인 덕분에
그 뒤로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되었어요.
급할 때는 빠른 속도로, 엘리엘리라마 사박다니?라고도 외치고,
더 급하면 한국 교인들은 아예 <사닥다리?>라고도 외친다죠?
아마 하나님께 직통하는 사닥다리라는 생각 때문일까?
암호가 좀 틀리면 어때요.
하나님만 의지하고 하나님만 바라는 게 확실하다면
하나님의 응답은 곧바로 환하게 쏟아진다니까요?
앞이 캄캄하여 길이 안 보일 때,
온 세상이 진실을 가리고 거짓이 판칠 때,
그 새빨간 거짓말쟁이들을 째려보지만 말고, 그럴 때일수록 오히려
신실하신 하나님만 바라보고, <엘리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고 외치는 겁니다.
그러면 거짓말처럼 세상이 밝아집니다.
마치 시편 22편의 뒷부분처럼,
하나님께서 곧바로 응답해주십니다.(24)
찬란한 생명력이 솟구칩니다.(29)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예수님의 이 말씀은
바로 하나님의 신속하신 응답을 구하는 SOS였던 것입니다.
온 세상이 어둠의 세력으로 가득할 때
진실의 빛을 환하게 비추어주시길 구하는 바로 그 SOS요!
[이정훈 지음. 2018년 3월 25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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