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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2013년 5월 12일, 부활절 7주 예배준비 노트

감옥문아 다 열려라!

 

[성서일과 4본문]

(사도행전 16:16-34)

16. 어느 날 우리가 기도하는 곳으로 가다가, 귀신 들려 점을 치는 여종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점을 쳐서, 주인들에게 큰 돈벌이를 해주는 여자였다.

17. 이 여자가 바울과 우리를 따라오면서, 큰 소리로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종들인데, 여러분에게 구원의 길을 전하고 있다" 하고 외쳤다.

18. 그 여자가 여러 날을 두고 이렇게 하므로, 바울이 귀찮게 여기고 돌아서서, 그 귀신에게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네게 명하니, 이 여자에게서 나오라" 하고 말하니, 바로 그 순간에 귀신이 나왔다.

19. 그 여자의 주인들은, 자기들의 돈벌이 희망이 끊어진 것을 보고, 바울과 실라를 붙잡아서, 광장으로 관원들에게로 끌고 갔다.

20. 그리고 그들을 치안관들 앞에 세워 놓고서 "이 사람들은 유대 사람들인데, 우리 도시를 소란하게 하고 있습니다.

21. 이 사람들은 로마 시민인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도 없고 실천할 수도 없는, 부당한 풍속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2. 무리가 그들을 공격하는 데에 합세하였다. 그러자 치안관들은 바울과 실라의 옷을 찢어 벗기고, 그들을 매로 치라고 명령하였다.

23. 그래서 이 명령을 받은 부하들이 그들에게 매질을 많이 한 뒤에, 감옥에 가두고, 간수에게 그들을 단단히 지키라고 명령하였다.

24. 간수는 이런 명령을 받고, 그들을 깊은 감방에 가두고서, 그들의 발에 차꼬를 단단히 채웠다.

25. 한밤쯤 되어서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죄수들이 듣고 있었다.

26. 그 때에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서, 감옥의 터전이 흔들렸다. 그리고 곧 문이 모두 열리고, 모든 죄수의 수갑이며 차꼬가 풀렸다.

27. 간수가 잠에서 깨어서, 옥문들이 열린 것을 보고는, 죄수들이 달아난 줄로 알고, 검을 빼어서 자결하려고 하였다.

28. 그 때에 바울이 큰소리로 "그대는 스스로 몸을 해치지 마시오. 우리가 모두 그대로 있소" 하고 외쳤다.

29. 간수는 등불을 달라고 해서, 들고 뛰어 들어가, 무서워 떨면서, 바울과 실라 앞에 엎드렸다.

30. 그리고 그들을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서 물었다. "두 분 사도님, 내가 어떻게 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까?"

31. 그들이 대답하였다. "주 예수를 믿으시오. 그리하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32.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간수와 그의 집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었다.

33. 그 밤 그 시각에, 간수는 그들을 데려다가, 상처를 씻어 주었다. 그리고 그와 온 가족이 그 자리에서 세례를 받았다.

34. 간수는 그들을 자기 집으로 데려다가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는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을 온 가족과 함께 기뻐하였다.

 

(시편 97)

1. 주님께서 다스리시니, 온 땅아, 뛸 듯이 기뻐하여라. 많은 섬들아, 즐거워하여라.

2. 구름과 흑암이 그를 둘러쌌다. 정의와 공평이 그 왕좌의 기초다.

3. 불이 그 앞에서 나와서 에워싼 대적을 불사른다.

4. 그의 번개가 세상을 번쩍번쩍 비추면, 땅이 보고서 두려워 떤다.

5. 산들은 주님 앞에서, 온 땅의 주님 앞에서, 초처럼 녹아 버린다.

6. 하늘은 그의 의로우심을 선포하고, 만백성은 그의 영광을 본다.

7. 조각된 신상을 섬기는 자는 누구나 수치를 당할 것이며, 헛된 우상을 자랑하는 자들도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다. 모든 신들아, 주님 앞에 엎드려라.

8. 주님, 주님이 공의로우심을 시온이 듣고 즐거워하며, 유다의 딸들이 기뻐 외칩니다.

9. 주님, 주님은 온 땅을 다스리는 가장 높으신 분이시고, 어느 신들보다 더 높으신 분이십니다.

10.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아, 너희는 악을 미워하여라. 주님은 그의 성도를 지켜 주시며, 악인들의 손에서 건져 주신다.

11. 빛은 의인에게 비치며, 마음이 정직한 사람에게는 즐거움이 샘처럼 솟을 것이다.

12. 의인들아, 주님을 기뻐하여라. 주님의 거룩하신 이름에 감사를 드려라.

 

(요한계시록 22:12-21)

12. "보아라, 내가 곧 가겠다. 나는 각 사람에게 그 행위대로 갚아 주려고 상을 가지고 간다.

13. 나는 알파며 오메가, 곧 처음이며 마지막이요, 시작이며 끝이다.

14. 생명 나무에 이르는 권리를 차지하려고, 그리고 성문으로 해서 도성에 들어가려고, 자기 겉옷을 깨끗이 빠는 사람은 복이 있다.

15. 개들과 마술쟁이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을 사랑하고 행하는 자는 다 바깥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

16. 나 예수는 나의 천사를 너희에게 보내어, 교회들에 주는 이 모든 증언을 전하게 하였다. 나는 다윗의 뿌리요, 그의 자손이요, 빛나는 샛별이다."

17. 성령과 신부가 "오십시오!"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을 듣는 사람도 또한 "오십시오!" 하고 외치십시오. 목이 마른 사람도 오십시오. 생명의 물을 원하는 사람은 거저 받으십시오.

18. 나는 이 책에 기록한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증언합니다. 누구든지 여기에 무엇을 덧붙이면, 하나님께서 그에게 이 책에 기록한 재앙들을 덧붙이실 것이요,

19. 또 누구든지 이 예언의 책에 기록한 말씀에서 무엇을 없애 버리면, 하나님께서 이 책에 기록한 생명나무와 그 거룩한 도성에서 그가 누릴 몫을 없애 버리실 것입니다.

20. 이 모든 계시를 증언하시는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내가 곧 가겠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

21.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사람에게 있기를 빕니다. 아멘.

 

(요한복음 17:20-26)

20.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해서만 비는 것이 아니고,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21.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서 우리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여 주십시오.

22.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인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23.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 것은,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24.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도, 내가 있는 곳에 나와 함께 있게 하여 주시고, 창세전부터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내게 주신 내 영광을, 그들도 보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25.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알지 못하였으나, 나는 아버지를 알았으며, 이 사람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26. 나는 이미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렸으며, 앞으로도 알리겠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게 하고, 나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노트]

이번 주 4본문 묵상하는 동안 드는 생각 ;

믿음이란,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것! ⇒ 약속의 말씀 기억하고 그것 꼭 붙들고 사는 일!

우상이란, 하나님만 의지하지 않고 양다리 걸치게 하고, 약속말씀 기억 흐릿하게 만드는 모든 것!

예배란, 약속말씀을 기억∼기념∼기원하며 실천하기

약속말씀이란, 바로 부활예수!

부활예수란, 바로 온전한 교회(하나님 사랑으로 완전히 하나 된! ⇐ 오늘 복음서 말씀의 알맹이!)

 

(사도행전)

바울과 실라가 지난주에 이어서 계속 빌립보에서 활동한다.

지난 주 루디아를 만났고, 이번 주는 감옥의 간수를 만난다.

루디아 (가족)에게 말씀을 전했고(16:14), 간수 가족에게도 말씀을 전했다.(16:32)

루디아 가족에게 세례를 베풀었고(16:15), 간수 가족에게도 세례를 베풀었다.(16:33)

루디아가 바울 일행을 자기 집으로 데려갔고(16:15), 간수도 그리했다.(16:34)

 

지난 주 계시록 (21:10)과 요한복음 (14:23-29)에서 ‘하늘 문’이 열리는 것에 이어서

이번 주는 ‘감옥 문’이 열린다. 그리고 간수의 마음 문이 열린다. (⇒ 이 또한 하늘 문과 직통하리∼)

바울과 실라의 기도와 찬양 ⇒ 죄수들 귀가 열리고, 감옥 문이 모두 열리고(모든 죄수의 수갑과 차꼬가 풀리고), 간수의 마음 문이 활짝 열렸다.(34절, “... 온 가족과 함께 기뻐하였다.”)

감옥 문을 열리게 한 바울과 실라의 기도와 찬양, 그것은 무엇이고 어디서 온 것인가? 그건 바로 약속말씀(부활예수)에 대한 생생한 기억!

 

(시편)

(97:11) 개역개정 번역이 더 시적(詩的)으로 돋보인다.

“의인을 위하여 빛을 뿌리고, 마음이 정직한 자를 위하여 기쁨을 뿌리시는도다.”

시편 곳곳에 기쁨(즐거움)이 넘친다.(1, 8, 11, 12)

⇒ 그 기쁨의 이유 ; (10)세상 악으로부터 지켜주시기 때문이다. 악은 우상숭배와 직통한다.(7)

악(惡)을(우상숭배를) 극복하는 열쇠는 전적으로 하나님만 의지하는, 약속말씀(부활예수) 기억하는 부단한 훈련이다. 이것이 참 기쁨의 원천이다.

 

(요한계시록)

(22:17c) “목이 마른 사람도 오십시오. 생명의 물을 원하는 사람은 거저 받으십시오.”

이 본문에서 바벨론 포로들에게 외쳤던 예언자 이사야의 소리가 떠오른다.

(사 55:1-2) 너희 모든 목마른 사람들아, 어서 물로 나오너라. 돈이 없는 사람도 오너라. 너희는 와서 사서 먹되, 돈도 내지 말고 값도 지불하지 말고 포도주와 젖을 사거라. 2. 어찌하여 너희는 양식을 얻지도 못하면서 돈을 지불하며, 배부르게 하여 주지도 못하는데, 그것 때문에 수고하느냐? "들어라, 내가 하는 말을 들어라.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으며, 기름진 것으로 너희 마음이 즐거울 것이다.

이로써 약속의 말씀을 기억하고 희망을 갖게 된다.

그러면 오늘 계시록 말씀이 가리키는 목이 마른 사람 누구일까? 구체적으로 무엇에 사로잡힌(포로 된) 사람들일까?

⇒ 하나님만 의지하기를 방해하는(그 약속 흐릿하게 만드는) 모든 것(=우상)에 사로잡혀가는 우리! (15절) 개들과 마술쟁이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을 사랑하고 행하는 자는 다 바깥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그 약속말씀만 붙들고 살려고, 많은 고난을 겪으며 애쓰는 인생들에게 주는 희망의 말씀! ⇒

(22:12) “보아라, 내가 곧 가겠다.” (“상(賞)을 가지고 간다.”)

(22:20) “그렇다. 내가 곧 가겠다.”

 

(요한복음)

우리(교회)가 하나 되는 것이 곧 하나님 이름, 예수 이름 드러내는 일, 하나님 사랑의 증거(열매)다.

세상 사람들의 하나님 오해, 하나님 무지를 깨고, 하나님 바로 아는 길은 예수알기, 그 사랑 시스템(오늘 복음서 본문이 보여주시는 알맹이) 아는 일이다. 그게 바로 부활예수의 몸-교회다.

교회는 사랑, 하나님 사랑으로 완성된다 ⇒ 온전한 교회!

 

중요 단어와 문장

“아버지” (x 17) (* 문득 오늘이 어버이 주일인 것이 기억난다)

“그들(이 사람들...)” (x15)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x 3 / 23, 24, 26절)

 

 

[4본문 어울림]

사도행전의, 귀신들려 점치는 여종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시편 7절이 이어짐

(시 97:7) 조각된 신상을 섬기는 자는 누구나 수치를 당할 것이며, 헛된 우상을 자랑하는 자들도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다. 모든 신들아, 주님 앞에 엎드려라.

점치는 여종을 귀신으로부터 해방한 대가로 감옥에 갖힌 바울과 실라

그러나 진정 감옥에 갇힌 자, 수갑과 차꼬에 묶인 자는 누구인가?

⇒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중에서도 토정비결, 사주팔자, 주역점, 별점, 카드점, 오늘의 운세, , , 점집을 찾는 사람들,

무엇이 문제인가?

⇒ 자기 의지가 약해지고, 보이지 않는 수갑과 차꼬에 묶이고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 시나브로 거룩한 말씀, 거룩한 영과 멀어지게 된다. (약속말씀만 의지하는 일이 흐릿해진다.)

점치는 여종의 귀신을 쫓아낸 바울, 수갑과 차꼬가 풀리고, 감옥문 열린 뒤에 바울과 실라가 선포한 한 마디

주 예수를 믿으시오. 그리하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 간수 가족들의 기쁨   (34. 간수는 그들을 자기 집으로 데려다가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는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을 온 가족과 함께 기뻐하였다.)

 

(시 97:11) “의인을 위하여 빛을 뿌리고, 마음이 정직한 자를 위하여 기쁨을 뿌리시는도다.”

⇒ 바울과 실라, 그 모진 고통 중에서도 터져 나오는 그 기도와 찬양의 근거!

 

점집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 ; 나날이 흐릿해져만가는 추상적인 믿음뿐인 교회에게

(계 17:12)“보아라, 내가 곧 가겠다.”

(계 17:20)“그렇다. 내가 곧 가겠다.”

 

빌립보서의 주제가 ‘기쁨’ 때문인 것과 관련이 있을까? 빌립보 깊은 감옥에서 바울과 실라에게서 기쁨이 솟는다. 많이 맞아(23) 피가 솟는 상황에서도, 기쁨이 솟아오른다. 그 기쁨 간수 가족들에게 이어진다(34)!

(계 22:12) “내가 곧 가겠다.” “상(賞)을 가지고 간다.”

(요 17:23) 완전히 하나가 되거라.

(요 17:26) 너희 안에 들어가 같이 살 것이다.

 

해방되고(닫힌 문 열리고), 씻음받는 사람들

①귀신들린 여종(귀신으로부터 해방), ②바울과 실라(옥문, 상처 씻음), ③간수와 가족들(세례)

⇒ 이 얼마나 기쁜일인지! ⇒ 간수가족들의 기쁨(34절)

⇒ (응답찬송) 시 97편에 연이어지는 기쁨! (1, 8, 11, 12)

 

 

 

[말씀동화]  내가 꾀꼬리를 사랑하는 이유

 

우리나라 경기도 양평은 물 맑은 고장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양평에 가면 맑은 물처럼 고운 교회가 하나 있습니다. 그 교회 이름은 맑은샘교회입니다. 맑은샘교회는 자그마한 시골교회입니다.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작은 교회입니다. 자그마한 아이들이 동그마한 산속 예배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노는 다정한 교회입니다. 목사님도 자그마하고 사모님도 자그마합니다. 키 큰 어른, 목소리 큰 어른도 없어서 아이들은 교회가 편안합니다. 집보다 학교보다 예배당이 더 편합니다.

 

맑은샘교회에는 어른 속회가 없고 애벌레속회만 있습니다. 애벌레속회는 어린이 속회입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번데기속회도 만들 것입니다. 애벌레속회 속장님은 순돌이입니다. 순돌이는 양평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긴 순돌이는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인기 만점입니다. 게다가 공부도 잘하고 이름처럼 순한 순돌이는 세상에 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 아름다운 어린이입니다.

 

5월이 시작되면서 예배당에 활기가 넘칩니다. 꾀꼬리가 찾아온 겁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꼭 찾아와 멋진 노래솜씨 뽐내는 꾀꼬리 가족입니다. 꾀꼬리가 처음 울기 시작하면 재재거리던 뭇 새들은 조용해집니다. 그 아름다운 노랫가락에 매료된 것일까요? 그런데 꾀꼬리는 목소리만 예쁜 게 아닙니다. 생김새도 근사합니다. 샛노란 빛깔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꾀꼬리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몸집은 크지만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조심성이 많은 새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못찾겠다 꾀꼬리라는 말도 만들어 노래부르나봅니다. 게다가 해마다 5월이면 맑은샘교회 앞산과 뒷산은 샛노란 꾀꼬리가 눈에 띄지 않도록 온통 연둣빛 보호색으로 물들어버립니다. 그래서 맑은샘교회 어린이들 중에서 꾀꼬리를 본 사람은 순돌이 뿐입니다.

 

사랑이 많은 사람에게만 보인단다.”

 

순돌이 이야기에 친구들은 실쭉 샐쭉 부러워합니다. 그중에서도 미미가 제일 부러워합니다. 미미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바로 노란색이거든요. 미미는 3학년입니다. 키도 작고 얼굴도 조그마한 예쁜아입니다.

 

순돌이 오빠, 나도 꾀꼬리 보고 싶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 보렴.”

 

말은 쉽지만, 말대로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미미는 꾀꼬리 예쁜 얼굴을 보고 싶어서 순돌이 오빠 말대로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꾀꼬리 노래에는 한 가지 묘한 특징이 있습니다. 목소리만 예쁜 게 아니라, 꾀꼬리는 참 여러 가지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새들은 고유한 노랫가락이 두어 개뿐입니다. 그런데 꾀꼬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순돌이는 꾀꼬리의 노랫가락을 열두 개나 흉내 낼 줄 압니다. 어떤 사람들은 꾀꼬리가 낼 수 있는 노랫가락이 서른 개도 넘는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과연 꾀꼬리는 산중(山中) 최고 가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순돌이가 꾀꼬리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건 바로 꾀꼬리의 노랫가락 중에 기상천외한 아주 이상한 가락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결코 아름다운 가락이 아닙니다. 아무도 그 소리가 저 아름다운 꾀꼬리가 내는 소리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기괴한 소리입니다. 그건 노랫가락이라기보다는 그냥 울음소리, 그것도 절규하는 소리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것입니다. 한밤중 소쩍새 소리보다도 으스스하고, 어두컴컴한 까마귀 울음소리보다도 열배 스무 배는 더 처절하게 절규하는 소립니다. ‘그악그악 꽤액꽥아주아주 요란합니다. 하도 꽥꽥거려서 꽥고리인가 할 정도입니다.

 

꾀꼬리에게 남모르는 아픔이 있는 게 분명해!’

 

순돌이가 꾀꼬리의 얼굴을 보고파 눈에 불을 켜고 온 산을 뒤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절규하는 울음소리의 정체를 알고 난 뒤부터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꾀꼬리의 멋진 얼굴을 찾아냈고, 꾀꼬리 가락을 열두 개나 따라 부를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런데 꾀꼬리의 노래 중에 이렇게 그아악까악절규하는 가락이 있다는 사실은 애벌레속회에서 아무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순돌이가 그 사실을 감추었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꽁꽁 감추고 싶은 비밀이 하나씩은 있다고 순돌이는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아무도 순돌이네 집을 모릅니다. 학교 친구들도, 교회 동무들도 순돌이네 집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순돌이네 집은 아주 머나먼 도시에 있습니다. 집에서 아빠와 함께 살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집을 떠나 낯설고 물선 타향 양평에 와서 지낸지도 어느덧 두 해나 흘렀습니다.

 

순돌이는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사랑합니다. 키도 크고 멋진 아빠입니다. 그런데 순돌이가 아빠를 사랑하는 건 멋진 외모 때문이 아닙니다. 순돌이를 남겨두고 집을 나가신 엄마 몫까지 합해서 누구보다 순돌이를 아껴주시는 따뜻한 아빠의 마음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순돌이는 세상에서 아빠가 가장 무섭습니다. 왜냐하면 술만 먹으면 아빠가 괴물로 변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성격도 얼굴빛도 흉측한 헐크처럼 변해버립니다. 아빠가 괴물로 변한 날이면 순돌이는 집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빠가 휘두르는 물건에 맞아 병원신세를 져야하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누워있으면 많이 아픕니다. 온몸이 아픕니다. 그런데 몸보다 더 아픈 건 마음입니다. 몸이 아픈 건 견딜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픈 것은 견디기가 참 어렵습니다. 술만 없으면 순돌이를 누구보다 아껴주십니다. 순돌이 손을 잡고 피시방에도 가는 아빠입니다. 참 좋은 친구 같은 아빠입니다. 내 친구 아빠들은 꿈도 못 꾸실 일입니다. 그래서 순돌이는 아빠에게 맞아 병원에 누워있을 때면 아빠가 무섭고 미우면서 또 아빠가 불쌍하고 또 아빠가 많이 그립습니다.

 

아빠는 환자입니다. 술 중독 환자입니다. 아빠는 큰 죄수처럼 깊은 감옥에 갇혀 사십니다. 술 중독이라는 깊은 감옥입니다. 아빠에게 맞아 몇 차례 병원에 입원하길 반복하던 순돌이는 법원의 명령으로 아빠와 멀리 떨어져 살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얼른 자라서 내가 의사가 되면 아빠의 술 중독을 치료해드리고 싶습니다. 쑥쑥 자라서 내가 판사가 된다면 아빠를 저 깊은 술 중독 감옥에서 꺼내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빠,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빠 속에 묻어있는 헐크처럼 흉측하고 미운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순돌이는 꾀꼬리의 절규를 떠올리곤 합니다. 그래서 순돌이는 꾀꼬리의 저 괴상망측한 목소리를 미워할 수 없습니다. 마치 내 아빠가 내지르는 괴성 같은 저 기분 나쁜 꽤액꽥 소리도 곱고 아름다운 꾀꼬리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양평에 이사 와서 처음 꾀꼬리를 알게 되고, 꾀꼬리의 비밀을 하나 하나 알게 되면서부터 순돌이는 아빠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비록 술 때문에 종종 헐크처럼 변하시긴 해도, 아빠는 결코 괴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꾀꼬리를 만나기 전에는 괴물로 변한 아빠를 광선검으로 무찌르고 레이저포로 총살하는 꿈도 꾸었습니다. 그러나 꾀꼬리를 알게 되면서, 꾀꼬리의 비밀을 알고 나서부터, 순돌이는 더 이상 그런 꿈을 꾸지 않습니다. 술 때문에 잠깐 변했지만, 변해있는 동안에도 아빠는 결코 괴물이 아니라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순돌이가 처음 양평 맑은샘교회에 와서 만난 건 꾀꼬리만이 아닙니다. 꾀꼬리소리처럼 아름다운 찬양도 배웠습니다. 성경공부를 하면서 참 좋은 친구 예수님도 만났습니다.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씻어주시려고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신 참 좋은 친구입니다. 우리 아빠 불치병을 낫게 해주시고, 깊고 깊은 깜깜 술 중독 감옥에 갇혀 있는 우리 아빠를 환하게 해방시켜 주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아빠가 그리울 때마다 순돌이는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래서 성경말씀 읽기를 좋아합니다. 특히 예수님 음성이 가득 담긴 복음서 말씀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기도하기를 좋아합니다. 아무 때나 아빠가 보고 싶을 때는 전화를 걸듯 예수님께 기도합니다. 예수님께 하고 싶은 말 한참 하다보면 어느새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참 좋은 친구 예수님이 때론 우리 아빠처럼 다정합니다.

오늘은 어버이주일입니다. 어제 애벌레속회 때 주일예배준비하며 목사님께 들은 예수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성경책 가장 끝에 있는 책 요한계시록 가장 끝, 22장 말씀입니다.

 

“보아라, 내가 곧 가겠다...상을 가지고 간다... 그렇다. 내가 곧 가겠다.”

 

매일매일,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보고 싶은 아빠입니다. 순돌이에게는 딱 아빠 말씀만 같습니다. 오랜 만에 만나는 아들 순돌이에게 좋은 선물도 사오시마는 말씀만 같습니다. 그래서 순돌이에게 이 예수님 말씀은 사랑의 말씀입니다. 사랑해서 오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건 미안한 마음 가득 담긴 말씀입니다. 너무 먼 곳에서 혼자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내 아빠, 순돌이 아빠의 말씀입니다.

내가 아무리 먼 곳에, 깊은 시골에 있어도, 예수님은 나를 금세 찾으실 것입니다. 내 기도하는 소리, 내 찬양소리 들으시며 날 금세 찾아오실 겁니다. 우리 아빠가 아무리 깊은 구렁, 깜깜 지옥 같은 지하 감옥에 빠져 있어도 예수님은 우리 아빠 금세 찾으실 겁니다. 예수님은 아픈 우리아빠를 누구보다 사랑하시니까 금세 찾으실 게 분명합니다. 우리 예수님 오실 때 쿵쿵 지진처럼 땅이 울려서 감옥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우리 아빠 손과 발을 꽁꽁 묶은 수갑과 차꼬도 스르르 모두 풀릴 것입니다.

 

미미야, 정말 사랑하면 보인단다. 아무리 꽁꽁 숨어있어도 환하게 보인단다. 미미 너는 꾀꼬리를 많이많이 사랑하니까, 이제 미미야, 꾀꼬리가 곧 보일거야. 그리고 꾀꼬리를 만나면 그 아름다운 샛노란 색깔뿐 아니라 꾀꼬리 깃털 속에 있는 검정색도 사랑해주렴. 검정색 깃털도 까마귀의 것이 아니라 꾀꼬리의 몸이란다.”

 

맑은샘교회 뒷동산에서 꾀꼬리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앞산에서도 들립니다. 앞산과 뒷산에서 한 소절씩 서로 주고받는 노랫가락이 참 재미있습니다. 마치 아빠가 순돌이에게 새 노래를 가르쳐주는 것만 같습니다. 아빠의 눈물 가득 담긴 사랑노래 같습니다.

[이정훈, 2013년 5월 11일 토요일 밤 지음]

 

겨자씨교회 김재임 선생님의 작품입니다.(OMSC 선교회) 작가의 동의를 얻어 여기 싣습니다. 이 그림을 원하는 분은 소속과 사용처를 밝히시면 첨부파일로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suhmoo@hanmail.net (이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