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문화 응용하기/설교준비 일지

사순절 제5주 | 나는 산다 (한정훈)

한, 정훈 2014. 4. 7. 19:42

사순절 제5

 

에스겔 37: 1-14

여호와께서 권능으로 내게 임재하시고 그의 영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골짜기 가운데 두셨는데 거기 뼈가 가득하더라

나를 그 뼈 사방으로 지나가게 하시기로 본즉 그 골짜기 지면에 뼈가 심히 많고 아주 말랐더라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하시기로 내가 대답하되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

또 내게 이르시되 너는 이 모든 뼈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너희 마른 뼈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주 여호와께서 이 뼈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너희 위에 힘줄을 두고 살을 입히고 가죽으로 덮고 너희 속에 생기를 넣으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또 내가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리라 하셨다 하라

이에 내가 명령을 따라 대언하니 대언할 때에 소리가 나고 움직이며 이 뼈저 뼈가 들어 맞아 뼈들이 서로 연결되더라

내가 또 보니 그 뼈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며 그 위에 가죽이 덮이나 그 속에 생기는 없더라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너는 생기를 향하여 대언하라 생기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생기야 사방에서부터 와서 이 죽음을 당한 자에게 불어서 살아나게 하라 하셨다 하라

10 이에 내가 그 명령대로 대언하였더니 생기가 그들에게 들어가매 그들이 곧 살아나서 일어나 서는데 극히 큰 군대더라

11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은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 그들이 이르기를 우리의 뼈들이 말랐고 우리의 소망이 없어졌으니 우리는 다 멸절되었다 하느니라

12 그러므로 너는 대언하여 그들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리라

13 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한즉 너희는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14 내가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고 내가 또 너희를 너희 고국 땅에 두리니 나 여호와가 이 일을 말하고 이룬 줄을 너희가 알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시편 130: 1-8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

그가 이스라엘을 그의 모든 죄악에서 속량하시리로다

 

로마서 8: 6-11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10 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영은 의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것이니라

11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요한복음 11: 1-45

어떤 병자가 있으니 이는 마리아와 그 자매 마르다의 마을 베다니에 사는 나사로라

이 마리아는 향유를 주께 붓고 머리털로 주의 발을 닦던 자요 병든 나사로는 그의 오라버니더라

이에 그 누이들이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주여 보시옵소서 사랑하시는 자가 병들었나이다 하니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 하시더라

예수께서 본래 마르다와 그 동생과 나사로를 사랑하시더니

나사로가 병들었다 함을 들으시고 그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시고

그 후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유대로 다시 가자 하시니

제자들이 말하되 랍비여 방금도 유대인들이 돌로 치려 하였는데 또 그리로 가시려 하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낮이 열두 시간이 아니냐 사람이 낮에 다니면 이 세상의 빛을 보므로 실족하지 아니하고

10 밤에 다니면 빛이 그 사람 안에 없는 고로 실족하느니라

11 이 말씀을 하신 후에 또 이르시되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도다 그러나 내가 깨우러 가노라

12 제자들이 이르되 주여 잠들었으면 낫겠나이다 하더라

13 예수는 그의 죽음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나 그들은 잠들어 쉬는 것을 가리켜 말씀하심인 줄 생각하는지라

14 이에 예수께서 밝히 이르시되 나사로가 죽었느니라

15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한 것을 너희를 위하여 기뻐하노니 이는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그에게로 가자 하시니

16 디두모라고도 하는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하되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니라

17 예수께서 와서 보시니 나사로가 무덤에 있은 지 이미 나흘이라

18 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가깝기가 한 오 리쯤 되매

19 많은 유대인이 마르다와 마리아에게 그 오라비의 일로 위문하러 왔더니

20 마르다는 예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곧 나가 맞이하되 마리아는 집에 앉았더라

21 마르다가 예수께 여짜오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22 그러나 나는 이제라도 주께서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구하시는 것을 하나님이 주실 줄을 아나이다

23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오라비가 다시 살아나리라

24 마르다가 이르되 마지막 날 부활 때에는 다시 살아날 줄을 내가 아나이다

25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26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27 이르되 주여 그러하외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

28 이 말을 하고 돌아가서 가만히 그 자매 마리아를 불러 말하되 선생님이 오셔서 너를 부르신다 하니

29 마리아가 이 말을 듣고 급히 일어나 예수께 나아가매

30 예수는 아직 마을로 들어오지 아니하시고 마르다가 맞이했던 곳에 그대로 계시더라

31 마리아와 함께 집에 있어 위로하던 유대인들은 그가 급히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곡하러 무덤에 가는 줄로 생각하고 따라가더니

32 마리아가 예수 계신 곳에 가서 뵈옵고 그 발 앞에 엎드리어 이르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하더라

33 예수께서 그가 우는 것과 또 함께 온 유대인들이 우는 것을 보시고 심령에 비통히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사

34 이르시되 그를 어디 두었느냐 이르되 주여 와서 보옵소서 하니

35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36 이에 유대인들이 말하되 보라 그를 얼마나 사랑하셨는가 하며

37 그 중 어떤 이는 말하되 맹인의 눈을 뜨게 한 이 사람이 그 사람은 죽지 않게 할 수 없었더냐 하더라

38 이에 예수께서 다시 속으로 비통히 여기시며 무덤에 가시니 무덤이 굴이라 돌로 막았거늘

39 예수께서 이르시되 돌을 옮겨 놓으라 하시니 그 죽은 자의 누이 마르다가 이르되 주여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

40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말이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하시니

41 돌을 옮겨 놓으니 예수께서 눈을 들어 우러러 보시고 이르시되 아버지여 내 말을 들으신 것을 감사하나이다

42 항상 내 말을 들으시는 줄을 내가 알았나이다 그러나 이 말씀 하옵는 것은 둘러선 무리를 위함이니 곧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그들로 믿게 하려 함이니이다

43 이 말씀을 하시고 큰 소리로 나사로야 나오라 부르시니

44 죽은 자가 수족을 베로 동인 채로 나오는데 그 얼굴은 수건에 싸였더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 하시니라

45 마리아에게 와서 예수께서 하신 일을 본 많은 유대인이 그를 믿었으나

 

나는 산다

 

이틀

죽은 지 나흘이 넘은 나사로가 살았다사순절 제5주 말씀은 다시 산 나사로 이야기로 시작한다나사로는 향유를 주께 붓고 머리털로 예수의 발을 닦은 마리아의 오라버니이다(요 11: 2). 그는 병이 들었고위독했던 모양이다누이는 예수에게 사람을 보냈다예수께서 오셔서 낫게 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3). 예수는 마르다와 그 동생 나사로를 사랑하였다(5). 하지만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4)고 말한 뒤에 이틀을 더 유하신다(6).

 

예수와 예수를 둘러싼 이들에게또 나사로와 나사로를 둘러싼 이들에게지체 된 이틀은 어떤 시간이었을까예수는 이틀을 어떤 마음으로 보냈을까알 수 없다하지만 나사로 주변 사람 즉마르다와 마리아가 이틀을 어떤 마음으로 보냈을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하루에도 몇 번씩 마을 어귀에 나가 확인했을 것이다왜 늦어지는지오라버니의 병세가 악화하면서 점점 조급해지고그 갈등으로 몸이 쇠해졌을 것이다그러다 결국모든 소망을 거둬야 할 때를 맞이했다나사로가 죽었다왜 이틀을 더 머무셨을까어째서일까?

 

완전한 파괴

에스겔은 하나님의 영에 이끌려 골짜기에 가득한 마른 뼈를 본다(겔 37: 1-2). 바짝 마른 이 뼈들은 이스라엘 온 족속의 형편을 보여주는 비유이다(11). 에스겔은 하나님의 질문을 듣는다. “인자야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3) 눈에 보이는 것은 철저한 절망이지만하나님의 사람은 절망에 대해 하지 않고하나님에 대해 ’ 하는 사람이다그래서일까그는 여호와여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대답한다(3). 하지만 이 말이 모른다는 말인지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는 말인지 분간하기란 쉽지 않다절망과 희망 사이 어디에 대답한 이와 그의 마음이 있다.

 

마른 뼈 비유가 말해주듯이 이스라엘은 파산했다(11). 삶의 터전인 성읍은 물론 정신의 터전인 성전도 파괴됐다에스겔(히브리 이름 예헤즈켈’)이란 이름의 뜻은 하나님께서 힘있게 하시기를!’ 이다그런데 하나님의 약속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에스겔이 처음부터 희망을 말한 것은 아니다예루살렘이 완전히 파괴되기 전까지는 오히려 희망을 품지 말라고 한다(1-24). 그러나 예루살렘이 완전히 파괴된 다음에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고 위로하며기의 이름대로 하나님이 힘있게 하신다는 희망을 불어넣는다(33-48독일성서공회 해설 참조. ‘에스겔 안내’). 어째서일까?

 

과거는 필연이다

'과거는 필연이고 미래는 우연이다'라고 역사가들은 말한다우연으로 이루어지는 미래가 돌아본 시선에서는 필연이라는 것인데이 말에 버린 돌이 주춧돌이 되고 버린 것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우리에게 중요한 계기는 도둑처럼 온다는 말과도 그 뜻이 같다고 할 수 있다(황현산 <21세기문학> 2014년 봄). 과거가 필연이 된다는 말이 삶이 운명적이라는 말은 아니다오히려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일과 사람 그리고 사건의 의미에 대한 뒤늦은 발견을 강조한 말로 읽어야 한다저 이틀과 예루살렘의 완전한 파괴의 의미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는 참사람이다다시 말해 예수에게도 저 이틀이 쉬운 시간이 아니었을 것이다다만 이틀 뒤 예수는 다시 유대로 가자고 했고그때는 나사로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그리고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일이라고 확신했다복음서의 기록은 돌아본 시선이다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옮겨적을 때는 이미 그 의미가 정리된 후였을 것이다예수가 의도적으로 이틀을 지체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나사로를 살리기 위해 죽기까지 일부러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말인가우리가 믿는 주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는 분이기도 하다(이사야 42: 3; 마태복음 12: 20).

 

깊은 곳

시편 130편은 여호와여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라고 노래한다(시 130: 1). 시인은 자신이 깊은 곳에 빠지게 된 근본 원인이 자신의 과오에 있음을 깨닫고용서하시는 하나님을 바란다(3-4). 그리고 자신을 깨닫는 이 절망의 자리에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게 주를 기다린다(5). 모든 희망과 철저히 단절된 이틀완전한 파괴와 깊은 곳은 어떤 면에서 기회이기도 하다기독교는 절망이 지닌 희망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깊은 곳에서 오히려 신앙이 강화되고자신의 실체를 깨닫기도 한다는 사실을 가르친다.

 

우리가 교회에서 자주 듣는 말 중에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그러나 모든 위기가 기회는 아니다절망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찾을 만큼 생의 의지를 돋우는 일과 절망을 화려한 색으로 덧칠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모든 절망이 희망이 되는 것은 아니다어떤 절망은 끝내 의미를 찾지 못한 채로 남을 수도 있다기독교가 모든 인생 문제에 답을 가지고 있다고 믿거나 모든 인생에 주어진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믿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기회가 되는 위기는 한두 번으로도 충분하다무엇보다 모든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사는 것보다 모든 오늘을 기회로 여겨 일상을 생의 의지로 붙드는 삶이 예수의 정신에 세례를 받은 삶에 가깝다.

 

나사로는 죽었다

나고 자란 교회에서 암환자를 위해 함께 기도한 적이 있다얼마 후 기적적으로 병이 나았다내 기억으로는 마지막을 위한 준비를 하러 이발소에 갔다가 씻던 도중 암세포가 녹아 몸 밖으로 흘러나왔다고 들었다이런 소식을 접한 교회는 크게 들떴다합심 기도는 이루어졌고마음 다해 기도했던 내 기쁨도 컸다그런데얼마 후 돌아가셨다이런 결과를 의학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는지 알 수 없지만보통 사람인 나는 당황스러웠다암세포가 녹아 말끔해졌는데돌아가시다니.

 

기적적으로 암이 치료됐다가 며칠 후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정리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내 신앙의 틀을 바꾸지 않고는 이 사실을 담아낼 수가 없었다부활한 나사로도 아마 다시 죽었을 것이다다시 죽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성경 기록은 없지만반대로 나사로가 지금도 살아있다는 근거가 될 기록 역시 없다어떤 의미에서 나사로의 부활 후 죽음은 부활보다 더 충격적일 수 있지만나사로의 부활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나사로는 살았다

나사로의 부활 이야기에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이 있다끝내 돌아가셨다 해도 한 마음이 된 교회가 정성을 다해 기도한 그 응답으로서의 기적적인 치료의 의미는 훼손되지 않는다적어도 나에게 그분은 하나님이 진실한 기도에 응답하신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존재로 늘 살아있다나사로도 마찬가지이다나사로의 부활은 궁극적으로 예수의 부활 사건을 가리키기도 하고부활을 믿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부활이 언제나 현재의 사건이라고 증언한다.

 

존 버니언 연구가 로저 샤로크는 1678년 출판된 <천로역정>이 세대과 지역 그리고 문화를 넘어 줄기차게 읽혀 온 까닭을 기독교 신앙을 완성하려는 한 인간의 개인적 경험이 보편적 신화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했다(이윤기 <천로역정작가와 작품 해설 중에서). 나사로의 부활 즉기독교인이 믿는 부활은 비기독교인에게도 의미가 있는 보편적 진실이어야 한다보편성을 획득하지 못한 부활은 개인의 경험 이상이 될 수 없다나사로가 지금도 살아있음을 입증하는 것은 나사로의 부활을 믿는 사람의 몫으로 남는다.

 

다원화됐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에 대한 을씨년스런 분위기로 가득한 오늘 한국 기독교는 두 패로 갈려있다한쪽은 개인적 경험인 부활에 집착하고다른 한쪽은 개인적 경험을 버리고 보편적 부활을 손에 쥐고 의기양양해 있다한쪽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고다른 한쪽은 상대를 모독함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려 한다부활이 하나님의 일이고성령이 죽음을 극복하게 하는 살리는 영이라면어느 한쪽만 돋울 수는 없다부활을 오늘의 사건으로 경험하는 개인이 자신의 신앙을 완성하려는 여정 속에 부활이 보편적 진실임을 획득해야 한다.

 

삶은 그리스도인의 특권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다른 진리 역시 마찬가지이다진리라고 배운 것을 삶이라는 개인적 경험을 통해 몸에 새겨야 한다그래야 흔들리지 않는다보통 이런 종교적 체험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그러나 설명할 수 있다고 든든해 지는 것은 아니다몸에 새긴 진리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그리고 개인적 경험으로서의 진리를 보편적 진실로 번역해야 한다나에게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부활의 보편성은 삶은 그리스도인의 특권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특권은 배타적이라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선택한 단어가 아니다다시 말해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기독교 신앙에만 있다는 말이 아니라 나에게는 신앙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다나는 기독교를 생명으로 경험했다. 그리고 산다는 것이야말로 내게 개인적이면서 보편적 진실이기 때문에 생을 끌어내리는 죽음과 손잡은 모든 세력에 대해 저항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는다절망을 극복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육신을 벗어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롬 8: 9-11).

 

예수는 아무도 부활을 믿지 않는 상황에 굴하지 않고검질기게 부활을 믿었다그래서 무덤에 있는 나사로를 향해 소리쳤다. “나사로야 나오너라!” 하나님은 예수의 믿음에 화답하셨다죽음을 극복하게 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고성령이 우리를 도우신다그리고 나사로가 살아있다그의 부활은 지금도 생명력이 있다예수는 그를 영원히 살렸으며그의 부활로 우리의 부활은 현재가 된다기독교 신앙을 생명으로 경험하고그 경험을 보편적 진실로 완성하는 생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