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 4주(성령강림 후 3주, 2025년 6월 29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갈라디아서 5:1,13)
[성서일과 4본문]
(열왕기하 2:1-14) 엘리야가 승천하다
1. 주님께서 엘리야를 회오리바람에 실어 하늘로 데리고 올라가실 때가 되니, 엘리야가 엘리사를 데리고 길갈을 떠났다. 길을 가다가,
2.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주님의 분부대로 베델로 가야 한다. 그러나 너는 여기에 남아 있거라.” 그러나 엘리사는 “주님께서 살아 계심과 스승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나는 결코 스승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함께 베델까지 내려갔다.
3. 베델에 살고 있는 예언자 수련생들이 엘리사에게 와서 물었다. “선생님의 스승을 주님께서 오늘 하늘로 데려가려고 하시는데, 선생님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엘리사가 말하였다. “나도 알고 있으니, 조용히 하시오.”
4.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주님의 분부대로 여리고로 가야 한다. 그러나 너는 여기에 남아 있거라.” 그러나 엘리사는 “주님께서 살아 계심과 스승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나는 결코 스승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함께 여리고로 갔다.
5. 여리고에 살고 있는 예언자 수련생들이 엘리사에게 와서 물었다. “선생님의 스승을 주님께서 오늘 하늘로 데려가려고 하시는데, 선생님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엘리사가 말하였다. “나도 알고 있으니, 조용히 하시오.”
6.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주님의 분부대로 요단강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너는 여기에 남아 있거라.” 그러나 엘리사는 “주님께서 살아 계심과 스승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나는 결코 스승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길을 떠났다.
7. 예언자 수련생들 가운데서 쉰 명이 요단강까지 그들을 따라갔다. 엘리야와 엘리사가 요단 강 가에 서니, 따르던 제자들도 멀찍이 멈추어 섰다.
8. 그 때에 엘리야가 자기의 겉옷을 벗어 말아서, 그것으로 강물을 치니, 물이 좌우로 갈라졌다. 두 사람은 물이 마른 강바닥을 밟으며, 요단강을 건너갔다.
9. 요단 강 맞은쪽에 이르러,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나를 데려가시기 전에 내가 네게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느냐?” 엘리사는 엘리야에게 “스승님이 가지고 계신 능력을 제가 갑절로 받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0. 엘리야가 말하였다. “너는 참으로 어려운 것을 요구하는구나. 주님께서 나를 너에게서 데려가시는 것을 네가 보면, 네 소원이 이루어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11. 그들이 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불병거와 불말이 나타나서, 그들 두 사람을 갈라놓더니, 엘리야만 회오리바람에 싣고 하늘로 올라갔다.
12. 엘리사가 이 광경을 보면서 외쳤다.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스라엘의 병거이시며 마병이시여!” 엘리사는 엘리야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엘리사는 슬픔에 겨워서, 자기의 겉옷을 힘껏 잡아당겨 두 조각으로 찢었다.
13. 그리고는 엘리야가 떨어뜨리고 간 겉옷을 들고 돌아와, 요단 강 가에 서서,
14. 엘리야가 떨어뜨리고 간 그 겉옷으로 강물을 치면서 “엘리야의 주 하나님, 주님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하고 외치고, 또 물을 치니, 강물이 좌우로 갈라졌다. 엘리사가 그리로 강을 건넜다.
(시편 77:1-2, 11-20) 환난 때 하나님이 백성과 함께 계신다
1. 내가 하나님께 소리 높여 부르짖습니다. 부르짖는 이 소리를 들으시고,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2. 내가 고난당할 때에, 나는 주님을 찾았습니다. 밤새도록 두 손 치켜 들고 기도를 올리면서, 내 마음은 위로를 받기조차 마다하였습니다.
11. 주님께서 하신 일을, 나는 회상하렵니다. 그 옛날에 주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그 일들을 기억하렵니다.
12. 주님께서 해주신 모든 일을 하나하나 되뇌고, 주님께서 이루신 그 크신 일들을 깊이깊이 되새기겠습니다.
13. 하나님, 주님의 길은 거룩합니다. 하나님만큼 위대하신 신이 누구입니까?
14. 주님은 기적을 행하시는 하나님이시니, 주님께서는 주님의 능력을 만방에 알리셨습니다.
15. 주님의 백성 곧 야곱과 요셉의 자손을 주님의 팔로 속량하셨습니다. (셀라)
16. 하나님, 물들이 주님을 뵈었습니다. 물들이 주님을 뵈었을 때에, 두려워서 떨었습니다. 바다 속 깊은 물도 무서워서 떨었습니다.
17. 구름이 물을 쏟아 내고, 하늘이 천둥소리를 내니, 주님의 화살이 사방으로 날아다닙니다.
18. 주님의 천둥소리가 회오리바람과 함께 나며, 주님의 번개들이 번쩍번쩍 세계를 비출 때에, 땅이 뒤흔들리고 떨었습니다.
19. 주님의 길은 바다에도 있고, 주님의 길은 큰 바다에도 있지만, 아무도 주님의 발자취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20. 주님께서는, 주님의 백성을 양 떼처럼,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인도하셨습니다.
(갈라디아서 5:1, 13-25) ...그리스도인의 자유, 육체의 행실과 성령의 열매
1.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굳게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13. 형제자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자유를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로 삼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
14. 모든 율법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하신 한 마디 말씀 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15. 그런데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고 하면, 피차 멸망하고 말 터이니, 조심하십시오.
16. 내가 또 말합니다. 여러분은 성령께서 인도하여 주시는 대로 살아가십시오. 그러면 육체의 욕망을 채우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17. 육체의 욕망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이 바라시는 것은 육체를 거스릅니다. 이 둘이 서로 적대관계에 있으므로,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18. 그런데 여러분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면, 율법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19. 육체의 행실은 환히 드러난 것들입니다. 곧 음행과 더러움과 방탕과
20. 우상숭배와 마술과 원수맺음과 다툼과 시기와 분냄과 분쟁과 분열과 파당과
21. 질투와 술취함과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놀음과, 그와 같은 것들입니다. 내가 전에도 여러분에게 경고하였지만, 이제 또다시 경고합니다. 이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입니다.
22.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23. 온유와 절제입니다. 이런 것들을 막을 법이 없습니다.
24. 그리스도 예수께 속한 사람은 정욕과 욕망과 함께 자기의 육체를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25. 우리가 성령으로 삶을 얻었으니, 우리는 성령이 인도해 주심을 따라 살아갑시다.
(누가복음 9:51-62) 사마리아의 동네가 예수를 영접하지 아니하다, 예수를 따르는 사람은 이렇게 하여야 한다
51. 예수께서 하늘에 올라가실 날이 다 되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굳히시고
52. 심부름꾼들을 앞서 보내셨다. 그들이 길을 떠나서 예수를 모실 준비를 하려고 사마리아 사람의 한 마을에 들어갔다.
53. 그러나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도중이므로, 예수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54. 그래서 제자인 야고보와 요한이 이것을 보고 말하였다. “주님,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그들을 태워 버리라고 우리가 명령하면 어떻겠습니까?”
55. 예수께서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56. 그리고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57. 그들이 길을 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나는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58.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59. 또 예수께서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사람이 말하였다. “[주님,]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60.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죽은 사람들을 장사하는 일은 죽은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여라.”
61. 또 다른 사람이 말하였다. “주님, 내가 주님을 따라가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안 식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해주십시오.”
62.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하늘, 하나님의 나라는’입니다.
구약, “주님께서 엘리야를 회오리바람에 실어 하늘로 데리고 올라가실 때가 되니”(왕하 2:1)
시편, “하늘이 천둥소리를 내니, 주님의 화살이 사방으로 날아다닙니다”(시편 77:17)
서신서, “이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입니다”(갈라 5:21)
복음서, “예수께서 하늘에 올라가실 날이 다 되었다”(누가 9:51)
오늘 요절은,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입니다.(갈라디아서 5:1,13)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열왕기하 2:1-2, 6-14, 시편 77:1-2, 11-20)]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엘리야는 승천하고 엘리사가 그 뒤를 잇다’입니다.
아비 이름(족보)도 드러나지 않는 신비로운 예언자 엘리야가 신비롭게 세상을 떠납니다.
늘 고독하게 혼자 살아온 엘리야의 마지막 길을
엘리사는 끝까지 동행하려고 애씁니다.
그런 제자를 바라보며 엘리야는 무어라도 주고 싶습니다.(9)
과연 엘리사는 아비처럼 따르던 스승을 빼어닮습니다.(왕하 6:15-17, 13:14)
엘리사의 외침은(12) 예언자야말로 이스라엘의 진정한 병력이라는 선포요
과연 엘리사는 그런 예언자, 스승 엘리야처럼 살아갑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환난 때 하나님이 백성과 함께 계신다’입니다.
오늘 시편은 하나님의 백성이 고난 중에 부르짖는 탄원시입니다.
절망의 상황에서도 과거 하나님의 동행, 구원 역사를 기억하니
찬송이 절로 나옵니다, 탄식이 찬송으로 바뀝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갈라디아서 5:1, 13-25, 누가복음 9:51-62)]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성령 안에서의 삶’입니다.
하나님의 크신 선물인 자유가 오용되지 않으려면,
그 자유가 사랑의 열매 결실하는 선한 길이 되려면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합니다.
성령께 사로잡히면 (성령께 몰두하면)
육체적 욕망이 가라앉고 성령의 열매가 돋아납니다.
악덕목록(19-21)은 우리에게 가깝고(익숙하고, 쉽고)
성령열매(22-23)는 멀지만(어렵지만)
성령의 인도하심에 나를 다 맡길 때 그 열매 결실합니다.
21절 말씀을 곰곰이 묵상하며 비교하니,
성령의 열매는 “하나님나라”의 향기요 징검다리입니다.
성령의 열매(즉 인격의 변화)는 내가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았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나를 따르라’입니다.
예루살렘으로 길을 잡으시는 예수님 마음이 장엄합니다.
그리고 그 첫 걸음부터 십자가의 길은 험난합니다.
(지난주 거라사 사람들처럼, 오늘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을 거부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참고 지나치십니다.(55-56)
예수님께서 바깥사람들(적대자들)에게 관대하셨던 것과 반대로
안 사람들(제자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격하십니다.
예수님의 관심은 오직 생명, 하나님나라뿐인 것입니다.
거기에 몰두한 예수님의 집중력이, 솔직히 우리에겐 버겁습니다.(60, 62)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성령강림절 4주(성령강림후 3주)에 읽은 성서일과본문들에서
세상이 줄 수 없는 자유를 느낍니다.
그 끝에 하늘, 하나님의 나라가 있습니다.
평생직장에서 은퇴하는 노인의 마음이 감히 견줄 바 아니겠습니다만
오늘 달려갈 길 다 마친 예언자 엘리야의 은퇴식이 매우 강렬합니다.
이른 나이 같지만, 은퇴를 앞두신 예수님의 마음 또한 분주하십니다.
누가복음 9:58-62절이 그 마음을 잘 보여줍니다.
엘리야도 예수님도 은퇴를 앞두신 마음이 한없이 바쁘지만
이제 모든 것 훌훌 벗어버리고 하늘나라로 오르실 것입니다.
한없이 무거운 짐 다 내려놓고 오르실 하늘나라는
참 자유의 상징, 그 극치입니다.
그 나라를 상속받을 사람들은 이 땅에서 미리 그 자유를 누립니다.(갈5:1,13)
그들의 일상에는 그 자유의 향기가 진동하기 마련입니다.
이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세상이 줄 수 없는 자유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육체의 행실에 젖은 이들은 그 나라에서 멉니다.(19-21)
제아무리 제멋대로 살고 제 맘대로 방종해도
그건 결코 자유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입니다.”(갈5:21)
오직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갈5:16,25)
한국교회가 내 모든 편견과 혐오로 찌든 겉치레 같은 겉옷 찢어버리고(왕하2:12)
다시 성령님께 몰두해야 할 때입니다.
[나머지]
* 오늘 구약본문과 복음서본문의 닮은꼴
오늘 복음서본문은 구약본문과 짝을 이룹니다. “주님께서 엘리야를 회오리바람에 실어 하늘로 데리고 올라가실 때가 되니”(왕하 2:1)와 “예수께서 하늘에 올라가실 날이 다 되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누가 9:51) 스승을 끝까지 따르는 제자 엘리사와, “나는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57)라고 말하는 사람이 비교됩니다. 스승의 길을 가로막는 자들에게 불벼락을 내리자는 우레의 아들들은(54) 불의 사람 엘리야를 연상시킵니다.(왕하 1:10, 12) 그러나 불벼락 내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하나님나라”를 전파하는 일입니다.(60) 이게 바로 주님의 길, 그리고 그 길 따라야 하는 제자의 길입니다. 그런데 이 거룩한 길은 앞만 보고 전진해야 합니다. 일단 쟁기를 잡았으면 뒤돌아보아서는 안 됩니다.(62) 그러고 보니 엘리사가 엘리야를 처음 만났을 때도 쟁기가 있었네요. 그리고 오늘 예수님 말씀과(61-62) 비교됩니다.(왕상 19:19-21)
** 동행, 그리고 몰두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주제는, <동행, 그리고 몰두>입니다.(*3년 전 주제였습니다) 스승(성령님)과의 동행, 하나님나라를 향한 동행입니다. 구약본문의 주인공 엘리사의 오늘 사명은 “스승님”과 동행하기입니다. 그러다가 스승을 여의고 난 뒤에 주님을 찾습니다. 애타게 찾습니다.(왕하2:14) 오늘 시편기자는, 마치 엘리사가 그러듯이, 애타게 주님을 찾습니다.(시77:2) 주님 가시는 길, 주님께서 우리를 이끄시는 길, “주님의 길”(13, 19)이 거룩하다고 외칩니다.(13) 서신서본문의 주제는 “성령님”과 동행하기입니다. 구체적으로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살기입니다.(갈5:16,18,25) 복음서본문의 주제는 “예수님”과 동행하기입니다. 세 가지 만남들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과 동행하기가 매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특히 두 번째와 세 번째 만남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참으로 난해합니다.(60, 62) 이는 예수님 복음의 핵심 개념인 “하나님나라”(60, 62)를 이해할 때, 그리고 그 나라가 임박했다고 하신 예수님의 복음 선포를 깨쳐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막1:15) 그러고 보니 오늘 서신서본문의 바울 사도의 “하나님나라”도 눈에 띕니다. “육체의 욕망”과 “성령의 인도” 사이에서 어정쩡한 우리에게 주는 바로 그 말씀 말입니다.(갈5:21) 그리고 또 하나의 바울서신 빌립보서 3:13절 말씀을 되새기며, 과연 바울은 예수님이 기뻐하실 참 제자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쟁기를 잡고 결코 뒤돌아보지 않는 바로 그 사람 말입니다. “12.나는 이것을 이미 얻은 것도 아니며, 이미 목표점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므로,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좇아가고 있습니다. 13.형제자매 여러분, 나는 아직 그것을 붙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몸을 내밀면서, 14.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부르신 그 부르심의 상을 받으려고, 목표점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빌3:12-14) 오늘 예수님께서 마침내 예루살렘을 향해 방향을 잡으신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 따라 인생의 방향은 잘 잡았지만... 그럼에도 내 길이 이리도 삐뚤빼뚤 엉망인 것은 오직 하나님나라에만 몰두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오직 성령의 인도하심에 나를 풍덩 맡기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세상이 줄 수 없는 자유를 누리는 기쁨
오늘 복음서본문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 길,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마치 일본경찰들과 밀정의 눈까지 피해가면서, 한밤중 남몰래 고향집 가족들 얼굴 보려던 그 꿈조차 꾹 눌러 참아야 했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그 고난의 길을 연상시킵니다. 그런데 이 고통의 길,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나와 너, 우리 모두를 참 해방 참 자유로 이끌 생명의 길입니다. 오늘 구약본문에서는 또 하나의 자유를 봅니다. 파란만장했던 예언자, 외로운 예언자의 길을 훌훌 벗고 훨훨 날아가는 엘리야의 자유를 느꼈습니다. 오늘 시편본문에서는, 비록 지금 환란 중에 있음에도 과거 하나님께서 동행하시고 인도하신 역사를 기억하며 읊조림으로 고난을 찬양으로, 절망을 희망찬 기쁨으로 바꾸는 시인의 자유를 느꼈습니다. 오늘 서신서본문에서는, 바울의 자유선포가 압권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해방시키신 자유, 즉 율법의 종살이로부터의 자유요 성령님께서 이끌어주시는, 내 육체의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에서 예수님께서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나라! 하나님나라는 참 자유로운 나라입니다. 누구나 평등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입니다. 하나님나라 전파를 위해서 예수님을 따르려는 지금 우리의 삶이 비록 세상의 눈으로는 온통 불편하고 불리하고 불안해 보이지만 우리는 성령님께 온통 나를 맡기고 그 길을 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길에서 오늘도 시편가 부르며 그분과 한 뼘 더 가까워져 참 자유로워지는 기쁨을 누립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자유입니다.
(※ 예전 글을 다듬고 보충해서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어쩌면 나도 (김종진 지음. 「성실문화」 123호)
주님 따라가려다가 그만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었지
그래서 난 결국 주님을 길에서 만나고 돌아오고 말았어.
주님 어디든 가시든지 따라간다고 했었지만
거처가 없다고 하시니 그만 둬 버렸어.
내가 집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잖아
이제야 진짜로 주님을 따르겠다고 했을 때에
아버지 돌아가셔서 장례식하고 오겠다고 주님께 말씀드렸더니
죽은 사람의 일은 죽은 자들에게 맡기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장례식 후 유산 문제로 형제들과 소송이 생길 수 있음을 아셨던 거야
주님 이제 제가 주님을 따르면 가족들 언제 볼지 모르니
‘먼저’ 가족들과 작별 인사나 하고 오게 허락해 주세요
아마 주님은 ‘먼저’란 말이 맘에 안 드셨던 것 같아
밭가는 농부가 쟁기 붙들고 앞을 봐야지 왜 뒤를 돌아봐
힘들게 맘먹었으면 그냥 따라 와 뒤돌아보면 뭐하니?
이런 이유로 난 성경에 기록된 인물이 되었어.
어쩌면 나도 제자들 명단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시편시조] 시편 77, 거룩하신 주님의 길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23호)
거룩하신 주님의 길 위대하신 내 하나님
부르짖는 내 소리를 주여 들어 주옵소서
오래전 그러셨듯이 이 백성을 이끄사
[시편노래] 시편 77, 소리 높여 부르짖는 내 소리를 들으소서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성실문화」 123호)
[본문] (시편 77:1-2, 11-20)
[노랫말]
1. 소리 높여 부르짖는 내 소리를 들으소서, 하나님 나에게로 귀 기울여 주옵소서
고난 중에 주를 찾아 밤새도록 기도하는, 두 손 든 내 마음은 위로조차 싫습니다
2. 그 옛날 주님의 일 놀라운 일 기억하며, 그 크신 일 하나하나 깊이깊이 새깁니다
위대하신 내 하나님 거룩하신 주님의 길, 주님처럼 높으신 분 어디에도 없습니다
3. 하나님 내 주님은 기적을 행하시어, 주님의 그 능력을 만방에 알리시네
야곱과 요셉 자손 주님의 백성들을, 그 백성 속량하려 주님의 팔 펼치셨네
4. 물들이 주님 뵙고 두려워 떨었으며, 바다 속 깊은 물도 무서워서 떨립니다
구름이 물을 쏟고 천둥소리 진동하니, 주의 천둥 주의 번개 온 세상이 떨립니다
5. 양떼 같은 주의 백성 주님께서 이끄실 때, 모세아론 시키시어 그들을 이끄신 길
주님께서 가신 그 길 큰 바다에 있었으나, 아무도 그 발자취 헤아릴 길 없나이다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월드뮤직그룹 ‘공명’ 단원이신 작곡가 박승원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77 (소리 높여 부르짖는 내 소리를 들으소서)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77:1-2, 11-20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23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내--가-- 하나-님께-, 소-리 높여- 부르짖습니-다--,
부르짖-는- 이- 소-리를 들으-시고-,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2. 내가 고난당할 때에, 나는 주님을 찾았습니다. 밤새도록 두 손 치켜들고 기도를 올리면서, 내 마음은 위로를 받기조차 마다하였습니다.
11. 주님께서 하신 일을, 나는 회상하렵니다. 그 옛날에 주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그 일들을 기억하렵니다.
12. 주-님-께서 해주신 모든- 일을-, 하-나하나- 되뇌-고--,
주-님-께서 이루신 그 크신 일들을, 깊-이깊-이 되새기-겠- 습니다---∼
13. 하나님, 주님의 길은 거룩합니다. 하나님만큼 위대하신 신이 누구입니까?
14. 주님은 기적을 행하시는 하나님이시니, 주님께서는 주님의 능력을 만방에 알리셨습니다.
15. 주님-의-- 백--성- 곧, 야곱과 요셉의 자손-을--,
주님-의-- 팔--로--, 속--량-- (속량)하셨습-∼니∿다-∼(셀라)
16. 하나님, 물들이 주님을 뵈었습니다. 물들이 주님을 뵈었을 때에, 두려워서 떨었습니다. 바다 속 깊은 물도 무서워서 떨었습니다.
17. 구름이 물을 쏟아 내고, 하늘이 천둥소리를 내니, 주님의 화살이 사방으로 날아다닙니다.
18. 주님의 천둥소리가 회오리바람과 함께 나며, 주님의 번개들이 번쩍번쩍 세계를 비출 때에, 땅이 뒤흔들리고 떨었습니다.
[다함께]
19. 주님의 길-은 바-다-에도 있고-, 주님의 길은- 큰- 바다에도 있지만,
아무도 주님의 발자-취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20. 주--님--께서-는--, 주님의 백성을 양- 떼처럼-,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인--도-- (인도)하셨습-∼니∿다-∼∥
[말씀동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여우의 깨달음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구미호편의점에서 알바 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산군(山君) 호랑이가 “어흥” 포효하며 기지개를 켜자
깜짝 놀란 여우가 얼른 여우 굴로 몸을 숨기더니
이내 머쓱머쓱 뒤통수를 긁적이며 굴에서 나오면서 중얼거립니다.
“습관이 무서워!”
바로 어제 호랑이와 친구가 된 걸 깜빡한 거죠.
사냥꾼이 쳐 놓은 쇠 그물에 갇혀 죽을둥살둥 하고 있는 호랑이를 위해서
여우가 애써 그물을 풀어줬거든요.
숨을 크게 들이마신 여우는 용기를 내어 호랑이에게 다가가 말을 겁니다.
“밤새 안녕하셨는가?”
여우의 아침인사가 반가운 호랑이가 입을 최대한 작게 벌리며 대답합니다.
“그래, 친구도 잘 잤지?”
마치 십년 만에 만난 친구들처럼 여우와 호랑이의 수다가 떠들썩합니다.
그러다 문득 여우가 푸념을 시작합니다.
“웅녀처럼 나도 사람이 되고 싶어”
여우는 웅녀처럼 쑥도 마늘도 100일 동안 먹을 자신이 있다고 장담합니다.
그러자 묵묵히 듣고 있던 호랑이가 말합니다.
“나도 한때 사람이 되려다 실패했지만, 이젠 사람 되는 거 싫어”
보름달처럼 눈이 휘둥그레진 여우가 그 이유를 물으니
호랑이가 대답합니다.
“사람은 다 늙으면 은퇴를 해야 하더라고”
아무리 늙어도 은퇴하지 않고 산군으로 사는 내가 훨씬 더 낫다고 호랑이는 덧붙입니다.
그때 소나무 위에서 목청을 가다듬고 있던 꾀꼬리가 한술 더 떠
맞장구치듯 노래합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누가복음9:58)
호랑이 얘기에 갸웃거리던 여우가 꾀꼬리의 노랫소리에 이내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천하의 예수님도 집이 없으셨지만
나에겐 언제든 들어가 쿨쿨 잠잘 수 있는 굴이 있다고 생각하니
문득 가슴이 넉넉해집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던 여우가 느릿느릿 입을 엽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은퇴가 좋은 거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머리회전이 빠른 똑똑이 여우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집도 절도 없이 살던 예언자 엘리야도 예수님도
은퇴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늘나라에 올라가(열왕기상2:1, 누가복음9:51)
내 집에서 편안히 쉬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척척박사 여우의 말이 청산유수처럼 이어집니다.
사람들은 은퇴를 하면 힘든 노동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열심히 일하고 은퇴한 사람에게는, 비록 돈 한 푼 없어도,
나라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집도 주고, 맛있는 밥상도 차려주고
아플 땐 병도 고쳐주고, 몸이 불편해지면 친절한 요양보호사까지 보내준다고!
해물탕 큰 조개처럼 입이 떡떡 벌어진 호랑이와 꾀꼬리가
이구동성으로 외칩니다.
“아! 나도 사람이 되고 싶다. 정말 사람이 되고 싶다!”
그때 문득 꾀꼬리가 묻습니다.
정말 사람 사는 세상은 다 그러하냐고.
여우가 대답합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탐욕이 줄어들수록 사랑이 자라나고
일상이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친구도 많아지면서
차차 그런 나라가 되어가는 법이니
우리도 그런 꿈같은 동물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먼저 탐욕부터 줄여보자고!
[이정훈 지음. 2025년 6월 28일 토요일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