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7주(2025년 2월 23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누가복음 6:35)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45:3-11, 15)
3. “내가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다고요?” 요셉이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으나, 놀란 형제들은 어리둥절하여, 요셉 앞에서 입이 얼어붙고 말았다.
4. “이리 가까이 오십시오” 하고 요셉이 형제들에게 말하니, 그제야 그들이 요셉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5. 그러나 이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책하지도 마십시오. 형님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아넘기긴 하였습니다만, 그것은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에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6. 이 땅에 흉년이 든 지 이태가 됩니다. 앞으로도 다섯 해 동안은 밭을 갈지도 못하고 거두지도 못합니다.
7. 하나님이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이 크나큰 구원을 베푸셔서 형님들의 목숨을 지켜 주시려는 것이고, 또 형님들의 자손을 이 세상에 살아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8. 그러므로 실제로 나를 이리로 보낸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리로 보내셔서, 바로의 아버지가 되게 하시고, 바로의 온 집안의 최고의 어른이 되게 하시고, 이집트 온 땅의 통치자로 세우신 것입니다.
9. 이제 곧 아버지께로 가셔서, 아버지의 아들 요셉이 하는 말이라고 하시고, 이렇게 말씀을 드려 주십시오. ‘하나님이 저를 이집트 온 나라의 주권자로 삼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지체하지 마시고, 저에게로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10. 아버지께서는 고센 지역에 사시면서, 저와 가까이 계실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버지의 여러 아들과 손자를 거느리시고, 양과 소와 모든 재산을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
11. 흉년이 아직 다섯 해나 더 계속됩니다. 제가 여기에서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집안과 아버지께 딸린 모든 식구가 아쉬운 것이 없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여쭈십시오.
15. 요셉이 형들과도 하나하나 다 입을 맞추고,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제야 요셉의 형들이 요셉과 말을 주고받았다.
(시편 37:1-11, 39-40)
1. 악한 자들이 잘 된다고 해서 속상해하지 말며, 불의한 자들이 잘 산다고 해서 시새워하지 말아라.
2. 그들은 풀처럼 빨리 시들고, 푸성귀처럼 사그라지고 만다.
3.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여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성실히 살아라.
4.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
5.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6. 너의 의를 빛과 같이, 너의 공의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
7. 잠잠히 주님을 바라고, 주님만을 애타게 찾아라. 가는 길이 언제나 평탄하다고 자랑하는 자들과, 악한 계획도 언제나 이룰 수 있다는 자들 때문에 마음 상해 하지 말아라.
8. 노여움을 버려라. 격분을 가라앉혀라. 불평하지 말아라. 이런 것들은 오히려 악으로 기울어질 뿐이다.
9. 진실로 악한 자들은 뿌리째 뽑히고 말 것이다. 그러나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반드시 땅을 물려받을 것이다.
10. 조금만 더 참아라. 악인은 멸망하고야 만다. 아무리 그 있던 자취를 찾아보아도 그는 이미 없을 것이다.
11. 겸손한 사람들이 오히려 땅을 차지할 것이며, 그들이 크게 기뻐하면서 평화를 누릴 것이다.
39. 의인의 구원은 주님께로부터 오며, 재난을 받을 때에, 주님은 그들의 피난처가 되신다.
40. 주님이 그들을 도우셔서 구원하여 주신다. 그들이 주님을 피난처로 삼았기에, 그들을 악한 자들에게서 건져내셔서 구원하여 주신다.
(고린도전서 15:35-38, 42-50)
35. 그러나 “죽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나며, 그들은 어떤 몸으로 옵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36. 어리석은 사람이여! 그대가 뿌리는 씨는 죽지 않고서는 살아나지 못합니다.
37. 그리고 그대가 뿌리는 것은 장차 생겨날 몸 그 자체가 아닙니다. 밀이든지 그밖에 어떤 곡식이든지, 다만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38.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원하시는 대로, 그 씨앗에 몸을 주시고, 그 하나하나의 씨앗에 각기 고유한 몸을 주십니다.
42. 죽은 사람들의 부활도 이와 같습니다. 썩을 것으로 심는데, 썩지 않을 것으로 살아납니다.
43. 비천한 것으로 심는데, 영광스러운 것으로 살아납니다. 약한 것으로 심는데, 강한 것으로 살아납니다.
44. 자연적인 몸으로 심는데, 신령한 몸으로 살아납니다. 자연적인 몸이 있으면, 신령한 몸도 있습니다.
45. 성경에 “첫 사람 아담은 산 영이 되었다”고 기록한 바와 같이, 마지막 아담은 생명을 주시는 영이 되셨습니다.
46. 그러나 신령한 것이 먼저가 아닙니다. 자연적인 것이 먼저요, 그 다음이 신령한 것입니다.
47. 첫 사람은 땅에서 났으므로 흙으로 되어 있지만, 둘째 사람은 하늘에서 났습니다.
48. 흙으로 빚은 그 사람과 같이, 흙으로 되어 있는 사람들이 그러하고, 하늘에 속한 그분과 같이, 하늘에 속한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49. 흙으로 빚은 그 사람의 형상을 우리가 입은 것과 같이, 우리는 또한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입을 것입니다.
50. 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입니다. 살과 피는 하나님 나라를 유산으로 받을 수 없고, 썩을 것은 썩지 않을 것을 유산으로 받지 못합니다.
(누가복음 6:27-38)
27. 그러나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 해 주고,
28.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하고, 너희를 모욕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29. 네 뺨을 치는 사람에게는 다른 쪽 뺨도 돌려대고, 네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는 속옷도 거절하지 말아라.
30. 너에게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사람에게서 도로 찾으려고 하지 말아라.
31. 너희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여라.
32.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33. 너희를 좋게 대하여 주는 사람들에게만 너희가 좋게 대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한 일은 한다.
34. 도로 받을 생각으로 남에게 꾸어 주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죄인들에게 꾸어 준다.
35.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좋게 대하여 주고, 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에게도 인자하시다.
36.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37. 남을 심판하지 말아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심판하지 않으실 것이다. 남을 정죄하지 말아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정죄하지 않으실 것이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38. 남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에게 주실 것이니, 되를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서, 너희 품에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도로 되어서 주실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주님만 하실 수 있는 일, 주님 닮으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구약, “하나님이 나를 이리로 보내셔서, 바로의 아버지가 되게 하시고”(창세기 45:8)
시편, “겸손한 사람들이 오히려 땅을 차지할 것이며, 그들이 크게 기뻐하면서 평화를 누릴 것이다”(시편 37:11)
서신서, “우리는 또한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입을 것이다”(고전 15:49)
복음서,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여라”(누가복음 6:27)
오늘 요절은,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입니다.(누가복음 6:35)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창세기 45:3-11, 15, 시편 37:1-11, 39-40)]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요셉이 형제들에게 자기를 밝히다’입니다.
가인과 아벨 이래로 반복되어 온 형제살해의 역사, 그 상처!
요셉을 노예로 팔았던 저 형제들의 상처,
오래 묻어두었던 그 집단적 상처가 순식간에 드러납니다.
돌아보니 참으로 기적 같은 일입니다.
이런 크나큰 죄악조차 선하게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생명역사, 구원역사가
놀랍기만 합니다.
마치 한 생명이 희생함으로써 온 생명이 살아나고 이어지듯,
마침내 아브라함과 맺으신 하나님의 오래된 약속이 성취되기 시작합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주님을 신뢰하라’입니다.
이 시편은 약 2절씩 묶어 히브리어 알파벳순으로 지은 정교한 시입니다.
악인들의 행복, 승승장구를 보고 한탄, 불평 말고
가장 정확한 때에 개입하실 주님만 의지하고(3,5)
주님께서 이루실 것이니(5) 조금만 더 참으라고 하십니다.(10)
이 시편의 악한 자, 악인은, 시 1편의 그것과 같이,
겉으로는 이스라엘 회중이 속했어도, 속으로는 자기 이익에만 이끌려
의인, 가난한 자를 짓누르며, 결국 회중으로부터 멀어진 자들을 가리킵니다.
오늘 교회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반면교사) 같은 자들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고린도전서 15:35-38, 42-50, 누가복음 6:27-38)]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부활 때에 가질 새 몸’입니다.
몸의 부활 의심에 대하여, 바울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요약하면 (핵심은) 부활의 몸이란,
하나님과의 완전한 친교를 누리시는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완전히 변화한 몸입니다.(49)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이런 몸의 변화를 이룰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원수를 사랑하여라, 남을 심판하지 말아라’입니다.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란(27)
“듣는 자”(개역개정), “진실을 맞아들일 준비가 된 너희”(「메시지」)를 뜻합니다.
즉 이 말씀은 제자 공동체에게 주신 말씀인 것입니다.
이는 곧, 누구나 원수를 사랑할 수는 없다는 뜻이요,
그리고 동시에, 제자라면, 이 말씀, 이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자라면, 일반 세상 사람의 기준으로 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세상이익의 원리가 아니라, 천국이익, 그 사랑의 추진력으로 사는 게 제자니까!
그러니까 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주님의 제자, 하나님의 자녀로 증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35)
그래야 하나님나라가 가까이 왔음이,
하나님 나라가 이미 도래했음이 세상 구석구석 또렷하게 전해질 것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주현절 7주에 우리가 읽은 구약본문은 참 유명한 사건입니다.
이 말씀 읽을 때마다 반사 신경처럼 떠오르는 것은 우리 분단현실입니다.
남북이 점점 더 원수가 되어가는 지금, 남남갈등 때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빨갱이타령
그 한가운데 한국교회가 있습니다.
십자가 사랑, 화해와 용서가 근간인 교회가
오히려 한국사회의 남북갈등을 분단상처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다니요.
그래서 분단마귀에 씌었다는 소리를 듣나봅니다.
오늘 구약본문과 짝을 이루며 복음서본문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여라”(눅6:27)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교회는 저들을 동포는커녕 사람도 아닌
계시록의 붉은 용 마귀나(계12:3,9) 큰 음녀가 올라탄 붉은 빛 짐승처럼 여깁니다.(계17:3)
그래도 오늘 본문 곳곳에서 말씀은 외치십니다.
“우리는 또한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입을 것입니다”(고전15:49)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눅6:35)
주님만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주님 닮으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늘 구약본문의 꿈동이 요셉, 이집트 통치자 요셉을 보십시오.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니,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분단의 고통 80년을 고스란히 견디며 버티고 있는 우리도
“하나님의 크나큰 구원”계획(창45:7)을 가장 큰 글자로 가슴에 새겨
내 안의 분단 상처, 그 원한을 풀고 서로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함께 만세를 불러야 할, 삼일절이 코앞입니다.
[나머지]
* 의인 악인 이분법?
오늘 시편 37편의 “악한 자”(1,9,40), “악인”(10)은 지난 주 시편 1편의 “악인”과 이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시편기자의 눈에 비친 세상 사람은 의인과 악인 딱 두 종류뿐인 것처럼 보입니다. 너무 선악 이분법으로 세상을 나누는 것 같습니다. 그 중간 지점을 사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어중간도 있고 딱 중간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하나님을 의지하느냐 세상을 의지하느냐 인데, 성경의 눈으로 볼 때, 하나님께는 그 중간 지점을 사는 양다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는 양다리, 또는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여길지 몰라도, 그것은 이미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더 풀어서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보아도 <가치중립>이란, 개념은 있어도 실재할 수는 없습니다. 의인과 악인의 중간 지점에 사는 사람일지라도 그 인생은 차차 양 끝단으로 수렴하는 중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나는 의인일까요 아니면 악인일까요? 이 께름칙한 기분은 또 무엇일까요? 하나님을 의지하는, 하나님만 의지하는 삶의 기준은 무엇인지 다시 찬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오늘 시인이 노래한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37:4)는 구절이 계속 혀끝을 맴돕니다.
**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시편37:4)
오늘 시편의 이 구절이 계속 혀끝을 맴돕니다.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왜 그럴까 생각해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소한 행복,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지금 이 시절에, 그 작은 기쁨들이 물론 소중하지만, 지금 우리는 작고 큰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와 가짜의 갈림길에 있다는 생각! 누구나 크고 작은 쾌락을 추구하며 살고, 또 이 기쁨이 좀 더 오래 갔으면 하고 바라지만, 중요한 것은, 작은 기쁨일지라도 참 기쁨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과 어둠에 휘둘리는 기쁨이란 그저 탐욕스런 쾌락 이상도 이하도 아닐 테니까요. 탐욕은 쾌락을 위해 남을 짓밟고, 또한 쾌락을 위해 우리 안의 창조질서를 깨뜨리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오늘 이 노래를 부르며 마음에 감동이 일어납니다.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시37:4) 바로 거기에 탐욕을 걷어낸 참 기쁨이 있기 때문이겠죠? 시편을 부를 때마다 자꾸 떠오르는 감미로운 상상 하나... 시편에 서린 3천 년 전 시인의 호흡은 물론 이 시를 노래하시던 2천 년 전 예수님의 숨이 지금 내 코끝에 맴돌고 있는! 우리가 시편을 부를 때마다 주님과 교감하고 서로의 숨이 교차하며 그렇게 시나브로 친해진다면 이 기쁨이 참 기쁨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원수사랑, 남북화해, 삼일만세!
원수사랑은 제자공동체, 교회를 향하신 예수님의 명령이요, 주님께서 구유에서 빈 무덤에 이르기까지 온몸으로 보이신 천명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나타나시니(주현) 그 말씀 먹으며 우리의 어두컴컴한 어리석음이 점점 환해집니다.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그 큰 사랑을 겪으며 우리도 점점 주님처럼 변하여 새로워집니다. 견디기 힘들어도 조금만 더 참으면(시37:10) 원수마귀 죽음권세 단번에 무너뜨리신 부활예수 그 믿음으로 원수 맺은 우리 모든 상처가 다 낫고 마침내 원수였던 형제가 부둥켜안고 울 수 있을 것입니다.(창45:15) 삼일절, 삼일만세운동 106주년이 코앞이니 정신이 번쩍 납니다. 남과 북 화해의 길이 점점 멀어지는 시대에 누구보다 먼저 한국교회가 나서서, 106년 전 삼일만세의 주역이었던 한국교회가 썩 나서서, 그 날, 참 광복(光復)의 날, 평화통일의 날을 앞당겨야 할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외치며 예수님께서 그려주신 천국의 청사진이, 목 놓아 가르치던 바울선생의 부활의 도, 그 천국의 청사진이, 한국교회를 통해, 바로 나를 통하여 온 세상에 환하게 드러날 때입니다. 어리석었던 내가, 닫힌 귀, 닫힌 눈 활짝 열고 원수 맺었던 북녘 동포를 향해 굳게 닫혔던 마음 활짝 열고, 광복의 완성 - 화해와 평화통일의 길을 닦으며 만세를 부를 때! 이런 우리의 변화를 통해 세상은 천국의 도래를 목격할 것입니다. 우리의 악, 우리의 어리석음을 선으로 바꾸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 원수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자녀
우리에게 주님으로 나타나신 예수님! 예수님의 길을 기억하고 닮아가는 주현절기의 막바지입니다. 오늘 성서일과 본문말씀들의 공동주제는 ‘주님처럼’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서본문의 서두에서 말씀하신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여라”는(27-30) 구구절절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억지처럼 느껴질 만큼 육을 입고 있는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경지로 보입니다. 보십시오, 그것은 딱 십자가를 지실 때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즉 하나님을 빼닮은 참 자녀이신 예수님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은 우리도 하나님을 빼닮은 자녀라고 하십니다.(35) 그러니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로울 수 있다고 하십니다.(36) 그런데 35절을 꼼꼼히 따져보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원수를 사랑할 수 있다>라기보다는 <원수를 사랑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라는 말씀처럼 보이고, 37-38절도, 내가 하는 것에 따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오늘 복음서본문 예수님 말씀의 알맹이는, 그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 이것입니다. 그래서 언뜻 불가능해 보이지만 실은 가능한 명령을 지금 예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라고! 이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용서를 체험하고 아는 사람, 즉 “하늘에 속한 사람들”(고전15:48),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입을” “우리”(49)에게 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구약본문의, 원수 같은 형들 이면(裏面)에 계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원수와 진심으로 포옹하고 입을 맞추고 부둥켜안고 우는 슬기로운 사람 요셉처럼(창45:15), 이제 우리도 더 이상 세상살이 수렁에 빠져서 악인들 사는 모습에 전전긍긍하지 말고, 오직 주님만 바라며(시편37:5,7) 주님만 기뻐하는(4) 참 주님 닮은 자녀의 길을 갈 때입니다.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시편 37:4)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도와주세요 예수님 (서무석 지음. 「성실문화」 121호)
빵 셔틀 시키는 원수를 사랑하려면
취미로 내 뺨 때리는 사람에게
수시로 내 뺨 때리는 사람에게 다른 쪽 뺨도 돌려대려면
내 외투 빼앗으려는 사람에게 새 운동화까지 벗어주려면
이런 원수 같은 원수들을 사랑하려면
골고다 예수님처럼
믿음이 필요해요, 소망이 필요해요
예수님 사랑이 필요해요
이천년이 흘러도 세상은 변하지 않고
한줌밖에 안 되는 원수들의 욕심은
여전히 굶주린 멧돼지 같습니다.
도와주세요 예수님
내 것 빼앗기는 것보다 더 아픈 이것
사랑 없어서 사랑 못하는 이 말라비틀어진 심장에
지금 예수님의 피 한 방울 적셔주세요
[시편시조] 시편 37, 악한 자들 잘된다고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21호)
악한 자들 잘된다고 속상해 하지 마라
조금만 더 참아라 악인은 멸망한다
오히려 겸손한 자가 땅을 차지 하리니
[시편노래] 시편 37, 악한 자들 잘 된다고 속상해 마라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성실문화」 121호)
[본문] (시편 37:1-11, 39-40)
[노랫말]
1.악한 자들 잘 된다고 속상해 마라, 불의한 자 잘 산다고 시새워마라
그들은 풀잎처럼 빨리 시들고, 들판의 채소처럼 사그라든다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성실하여라
오로지 기쁨은 주께 있으며, 주님께서 네 소원을 들어주신다
2.주님만 의지하고 주께 맡겨라, 네 갈 길 주님께서 이끄시리라
너의 의 너의 공의 빛내시리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내시리라
애타게 주를 찾고 주만 바라며, 악인의 길 평탄해도 속상해 마라
분노를 다스리고 불평 멈추라, 악이 너를 물들일까 조심하여라
3.진실로 악한 자들 뿌리 뽑히고, 주님을 바라는 자 땅을 받으리
조금만 더 참으라 악인은 망하리, 자취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리라
겸손한 자 땅을 찾고 평화누리며, 의인은 주님께서 구원하시리
환난 날에 주님께서 피난처되사, 주님께서 그를 도와 구원하시리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새명성교회 김영준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37 (악한 자들 잘 된다고 속상해 마라)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37:1-11, 39-40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21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악한 자들이 잘 된다고 해서 속상해하지 말며, 불의한 자들이 잘 산다고 해서 시새워하지 말아라.
2. 그들은 풀처럼 빨리 시들고, 푸성귀처럼 사그라지고 만다.
3.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여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성실-히-- 살아-라--∼
4.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
5.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6. 너--의-- 의--를--, (너의- 의-를) 빛과- 같이-,
너--의-- 공의-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
7. 잠잠히 주님을 바라고, 주님만을 애타게 찾아라. 가는 길이 언제나 평탄하다고 자랑하는 자들과, 악한 계획도 언제나 이룰 수 있다는 자들 때문에 마음 상해하지 말아라.
8. 노-여-움을 버려라 격분을 가라앉혀라-, 불평하지-- 말아-라--,
이-런 것들은 오히-려--, 악으로 기울어-질- 뿐이-다--∼
9. 진실로 악한 자들은 뿌리째 뽑히고 말 것이다. 그러나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반드시 땅을 물려받을 것이다.
10. 조금만 더 참아라. 악인은 멸망하고야 만다. 아무리 그 있던 자취를 찾아보아도 그는 이미 없을 것이다.
11. 겸손-한-- 사람-들이-, 오히려 땅-을 차지할 것이-며--,
그들-이-- 크-게- 기뻐하면서, 평화를 누-릴 것이-다--∼
39. 의인의 구원은 주님께로부터 오며, 재난을 받을 때에, 주님은 그들의 피난처가 되신다.
40. 주님이 그들을 도우셔서 구원하여 주신다.
[다함께]
그들-이-- 주님-을--, (주님을) 피-난-처로 삼았-기에-,
그들을 악-한 자들에게서-, 건져내셔-서 구원하-여- 주∼신∿다∼∥
[말씀동화] 하늘일꾼들 주머니마다 하나씩 들어 있는 신비로운 하늘됫박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각설이 타령하다가 바가지에 담긴 곶감 보고 덜덜 떨던 시절 이야기예요.
세상 사람들 아우성이 하루하루 커져만 가고
고통을 호소하는 약한 사람들의 화살기도가 자꾸자꾸 하늘을 콕콕 찌르자
드디어 하나님이 하늘일꾼들에게 명을 내리셨어요.
“온 세상이 내가 내려준 복음을 2천 년 동안 까맣게 잊은 게 틀림없다.
너희가 땅에 내려가 살면서 온 세상 말씀기억력을 회복시켜라”
세상이 복음도 예수님도 까맣게 잊어버리니
연약한 사람을 위해서 내 것을 내어 주기는커녕
나보다 약한 자의 것을 빼앗기만 합니다.
이제라도 예수님의 사랑과 복음을 세상의 몸과 맘이 기억해낸다면
세상은 더 밝고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하늘일꾼들이 줄줄줄 땅으로 내려갔어요.
하늘두레박을 타고 땅에 내려온 하늘일꾼들은
어린 아기가 되어 이집 저집으로 입양되고
타고 내려온 하늘두레박은 보이지 않는 하늘됫박으로 변신했죠.
자기가 멋진 사명을 품고 하늘에서 내려온 하늘일꾼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아기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어가면서 조금씩 하늘기억을 되찾아 각성하게 됩니다.
그게 다 호주머니에 하나씩 들어있는 하늘됫박 덕분이고요.
그런데 하늘됫박의 기능은 일꾼들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달랐어요.
화수분이 되어 배고픈 사람들의 비상식량을 실컷 내주기도하고
약이 필요한 재난 지역에는 만병통치약을 내주기도 했죠.
나를 못살게 구는 욕심쟁이들을 혼내주려고 하늘됫박에 똥물을 담아 뿌리면
아뿔싸! 어느새 똥물은 다디단 꿀물이 되고 보약이 되어버리니
밉살스런 욕심쟁이들의 도끼눈이 점점 하트눈이 되어가고
그렇게 하늘됫박은 세상 사람과 하늘일꾼들의 닫힌 눈 열어주고
복음과 사명을 기억하게 해줬어요.
어느 마음 상한 하늘일꾼이 씩씩 화가 나서 불화살기도를 날렸어요.
자기 힘만 믿고 약자들을 괴롭히는 욕심꾸러기들이 승승장구하기 때문이었죠.
“천벌이 필요합니다.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자 하늘됫박은 휘리릭 오르골로 변신하여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줍니다.
“악한 자들이 잘 된다고 해서 속상해하지 말며, 불의한 자들이 잘 산다고 해서 시새워하지 말아라.
그들은 풀처럼 빨리 시들고, 푸성귀처럼 사그라지고 만다.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여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성실히 살아라.”(시편37:1-3)
아름다운 시편노래 덕분에 하늘일꾼의 어둡던 마음이 밝아지고
희미하게나마 내가 하늘일꾼이라는 기억이 조금씩 살아납니다.
늙고 병든 하늘일꾼이 너무 배가 고파서 화살기도를 날렸어요.
욕심꾸러기들에게 마지막 남은 먹을거리를 빼앗겨버린 날이었죠.
“천벌이 필요합니다. 저 원수들 모두 흉년들게 해주세요.”
그러자 마치 제비가 물어다 준 흥부네 박처럼
갑자기 하늘됫박에서 먹을거리가 쏟아져 나오고
마치 선녀들의 하늘두레박처럼 하늘됫박에서 천사가 나와 복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좋게 대하여 주고, 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누가복음6:35)
순식간에 하늘일꾼은 내가 하늘일꾼이라는 사실을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환하게 깨닫고
불현 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늘말씀을 이어서 읊조립니다.
“남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에게 주실 것이니, 되를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서, 너희 품에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도로 되어서 주실 것이다.”(누가복음6:38)
천사의 박수를 받으며 늙고 병든 하늘일꾼은 눈물을 글썽입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너의 의를 빛과 같이, 너의 공의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시편37:4-6)
[이정훈 지음. 2025년 2월 22일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