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3주(2025년 1월 26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이 성경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오늘 이루어졌다”(누가복음 4:21)
[성서일과 4본문]
(느헤미야기 8:1-3, 5-6, 8-10)
1. 모든 백성이 한꺼번에 수문 앞 광장에 모였다. 그들은 학자 에스라에게,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명하신 모세의 율법책을 가지고 오라고 청하였다.
2. 일곱째 달 초하루에 에스라 제사장은 율법책을 가지고 회중 앞에 나왔다. 거기에는, 남자든 여자든, 알아들을 만한 사람은 모두 나와 있었다.
3. 그는 수문 앞 광장에서, 남자든 여자든,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에게 새벽부터 정오까지, 큰소리로 율법책을 읽어 주었다. 백성은 모두 율법책 읽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5. 학자 에스라는 높은 단 위에 서 있었으므로, 백성들은 모두, 그가 책 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에스라가 책을 펴면, 백성들은 모두 일어섰다.
6. 에스라가 위대하신 주 하나님을 찬양하면, 백성들은 모두 손을 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고,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주님께 경배하였다.
8. 하나님의 율법책이 낭독될 때에, 그들이 통역을 하고 뜻을 밝혀 설명하여 주었으므로, 백성은 내용을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
9. 백성은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모두 울었다. 그래서 총독 느헤미야와, 학자 에스라 제사장과, 백성을 가르치는 레위 사람들이, 이 날은 주 하나님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말고 울지도 말라고 모든 백성을 타일렀다.
10. 느헤미야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돌아들 가십시오. 살진 짐승들을 잡아 푸짐하게 차려서, 먹고 마시도록 하십시오. 아무것도 차리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먹을 몫을 보내 주십시오. 오늘은 우리 주님의 거룩한 날입니다. 주님 앞에서 기뻐하면 힘이 생기는 법이니, 슬퍼하지들 마십시오.”
(시편 19)
1.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창공은 그의 솜씨를 알려 준다.
2. 낮은 낮에게 말씀을 전해 주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알려 준다.
3. 그 이야기 그 말소리, 비록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4. 그 소리 온 누리에 울려 퍼지고, 그 말씀 세상 끝까지 번져 간다. 해에게는, 하나님께서 하늘에 장막을 쳐 주시니,
5. 해는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처럼 기뻐하고, 제 길을 달리는 용사처럼 즐거워한다.
6.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으로 돌아가니, 그 뜨거움을 피할 자 없다.
7. 주님의 교훈은 완전하여서 사람에게 생기를 북돋우어 주고, 주님의 증거는 참되어서 어리석은 자를 깨우쳐 준다.
8. 주님의 교훈은 정직하여서 마음에 기쁨을 안겨 주고, 주님의 계명은 순수하여서 사람의 눈을 밝혀 준다.
9. 주님의 말씀은 티 없이 맑아서 영원토록 견고히 서 있으며, 주님의 법규는 참되어서 한결같이 바르다.
10. 주님의 교훈은 금보다, 순금보다 더 탐스럽고, 꿀보다, 송이꿀보다 더 달콤하다.
11. 그러므로 주님의 종이 그 교훈으로 경고를 받고, 그것을 지키면, 푸짐한 상을 받을 것이다.
12. 그러나 어느 누가 자기 잘못을 낱낱이 알겠습니까? 미처 깨닫지 못한 죄까지도 깨끗하게 씻어 주십시오.
13. 주님의 종이 죄인 줄 알면서도 고의로 죄를 짓지 않도록 막아 주셔서 죄의 손아귀에 다시는 잡히지 않게 지켜 주십시오. 그 때에야 나는 온전하게 되어서, 모든 끔찍한 죄악을 벗어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14. 나의 반석이시요 구원자이신 주님, 내 입의 말과 내 마음의 생각이 언제나 주님의 마음에 들기를 바랍니다.
(고린도전서 12:12-31a)
12.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그들이 모두 한 몸이듯이, 그리스도도 그러하십니다.
13. 우리는 유대 사람이든지 그리스 사람이든지, 종이든지 자유인이든지, 모두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서 한 몸이 되었고, 또 모두 한 성령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14. 몸은 하나의 지체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체로 되어 있습니다.
15. 발이 말하기를 “나는 손이 아니니까, 몸에 속한 것이 아니다” 한다고 해서 발이 몸에 속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16. 또 귀가 말하기를 “나는 눈이 아니니까, 몸에 속한 것이 아니다” 한다고 해서 귀가 몸에 속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17. 온몸이 다 눈이라면, 어떻게 듣겠습니까? 또 온몸이 다 귀라면, 어떻게 냄새를 맡겠습니까?
18. 그런데 실은 하나님께서는, 원하시는 대로, 우리 몸에다가 각각 다른 여러 지체를 두셨습니다.
19. 전체가 하나의 지체로 되어 있다고 하면, 몸은 어디에 있습니까?
20. 그런데 실은 지체는 여럿이지만, 몸은 하나입니다.
21. 그러므로 눈이 손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게 쓸 데가 없다” 할 수가 없고, 머리가 발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게 쓸 데가 없다” 할 수 없습니다.
22. 그뿐만 아니라, 몸의 지체 가운데서 비교적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들이 오히려 더 요긴합니다.
23. 그리고 우리가 덜 명예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지체들에게 더욱 풍성한 명예를 덧입히고, 볼품없는 지체들을 더욱더 아름답게 꾸며 줍니다.
24. 그러나 아름다운 지체들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몸을 골고루 짜 맞추셔서 모자라는 지체에게 더 풍성한 명예를 주셨습니다.
25. 그래서 몸에 분열이 생기지 않게 하시고, 지체들이 서로 같이 걱정하게 하셨습니다.
26.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당합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합니다.
27.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요, 따로 따로는 지체들입니다.
28.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 몇몇 일꾼을 세우셨습니다. 그들은 첫째는 사도요, 둘째는 예언자요, 셋째는 교사요, 다음은 기적을 행하는 사람이요, 다음은 병 고치는 은사를 받은 사람이요,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요, 관리하는 사람이요, 여러 가지 방언으로 말하는 사람입니다.
29. 그러니, 모두가 사도이겠습니까? 모두가 예언자이겠습니까? 모두가 교사이겠습니까? 모두가 기적을 행하는 사람이겠습니까?
30. 모두가 병 고치는 은사를 받은 사람이겠습니까? 모두가 방언으로 말하는 사람이겠습니까? 모두가 통역하는 사람이겠습니까?
31. 그러나 여러분은 더 큰 은사를 열심히 구하십시오. (이제 내가 가장 좋은 길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누가복음 4:14-21)
14. 예수께서 성령의 능력을 입고 갈릴리로 돌아오셨다. 예수의 소문이 사방의 온 지역에 두루 퍼졌다.
15. 그는 유대 사람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셨으며, 모든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으셨다.
16. 예수께서는, 자기가 자라나신 나사렛에 오셔서, 늘 하시던 대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는 성경을 읽으려고 일어서서
17. 예언자 이사야의 두루마리를 건네받아서, 그것을 펴시어, 이런 말씀이 있는 데를 찾으셨다.
18.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19.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서, 시중드는 사람에게 되돌려주시고, 앉으셨다. 회당에 있는 모든 사람의 눈은 예수께로 쏠렸다.
21.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오늘 이루어졌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하나님의 창조질서, 선포되고 회복되다’입니다.
구약, “백성은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모두 울었다”(느헤미야기 8:9)
시편, “주님의 교훈은 정직하여서 마음에 기쁨을 안겨주고”(시편 19:8)
서신서,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당합니다”(고린도전서 12:26)
복음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누가복음 4:18)
오늘 요절은, “이 성경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오늘 이루어졌다”입니다.(누가복음 4:21)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느헤미야기 8:1-3, 5-6, 8-10, 시편 19)]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에스라가 율법을 낭독하다’입니다.
바빌론포로에서 귀환한 백성이 성전재건에 이어 성벽재건까지 마칩니다.
이윽고 백성은 에스라에게 말씀을 읽어달라고 요청합니다.(1)
마침내 설날 새벽부터 말씀이 선포됩니다.(2, 3)
율법책은 당시 일상어인 아람어가 아니라 히브리어로 적혀 있어서
히브리어 낭독을 못 알아듣는 백성을 위해 레위사람들이 통역해줍니다.(8)
말씀을 듣고 깨달은 백성이 감동과 함께 회개의 울음을 터뜨립니다.
에스라는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울지 말라고 달랩니다.
백성이 울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 날이 주님의 거룩한 날이기 때문이고(9),
율법(말씀)의 목적은 슬픔이 아니라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시1:2, 시19:8, 시119:14,24,35,47,77,92,111,143,162,174)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피조세계와 율법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하나님 말씀의 영광’을 찬란하게 드러내는 시 119편의 축소판 같은 오늘 본문은
전반부(1-6절)는 하나님의 창조주로서의 위대하심을 찬양하고,
후반부(7-14절)는 율법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합니다.
완전하고 참되고, 정직하고 순수하고, 맑고 또 참되고 바르며, 탐스럽고 달콤한 말씀!(7-10)
이 하나님 말씀을 청종하고 순종할 때
모든 죄를 씻고(12-13) 주님과 친교하게 됩니다.(14)
그래서 오늘 시편은,
딱 오늘 구약본문의 광경, 예루살렘 수문 앞 광장에 모인 백성의 노래,
하나님말씀을 받은 자들의 응답찬송 같습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고린도전서 12:12-31a, 누가복음 4:14-21)]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많은 지체 - 한 몸’입니다.
바울이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보는 것은(27)
단순한 비유를 넘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존재>로서의 우리를 환히 드러내는 길입니다.
본문 가득한 비유들을 요약하면,
몸에는 각각 다른 지체들이 있고(18),(그래야 정상이며, 19)
지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각각 다 중요하며
그러니 지체들은 한 몸 안에서 서로 협력하며, 서로의 은사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31절의 “더 큰 은사”란,
다른 지체들보다 우월한, 우월하려는 은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지체, 다른 은사들을 높여주고
긴밀하게 이어서 하나 되게 하는 은사일 것입니다.
그런데 은사들 가운데서도 “사도, 예언자, 교사”를 부각시킨 것은(28)
말씀의 기초 위에 각 은사를 세워야
그 본연의 역할이(재능이) 꽃피고 열매 맺으며
온몸이 하나 되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갈릴리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다’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나사렛 회당에서 읽으신 이사야서 말씀은
2주 전 ‘주님의 수세일’ 본문인 누가복음 3:21-22절과 직결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사야서 본문을 근거로,
복음(기쁜소식)이 우선 사회적 약자들에게 해당함을 강조하십니다.
그 까닭은 19절의 “은혜의 해”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해방과 구속(救贖)>의 진미를 누구보다 빨리 느끼고 갈급한 자들이
바로 그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예수님이 주님으로 드러나신 것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주현절 3주에 읽은 본문들은
우리가 믿고 따르며 누리는 신앙생활 전반의 진수(眞髓)가 담긴
진수성찬(珍羞盛饌) 같습니다.
오늘 구약본문은 예배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예배의 핵심’인 <하나님말씀>을 설날(2) 새벽부터 정오까지 내내 읽습니다.(3)
이는 성경책이 부족했던 초대교회시절, 예배시간 내내
두루마리 성경을 읽고 그 소리를 경청하던 회중의 모습과 통합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예배의 알맹이인 ‘하나님말씀의 핵심’을 노래합니다.
태초로 지금까지 온 우주에 가득하신 창조주의 그 목소리
사랑과 평화, 공의가 가득하신 하나님말씀!
특히 7-9절의 <완전, 참, 정직, 순수, 티 없이 맑음, 참> 등은
‘말씀의 핵심’이, <진실-진리>이심을 보여줍니다.
‘탐욕’의 이면(裏面)인 ‘거짓’을 묵과하지 않고 그 죄를 다 씻어내실!(12-14)
오늘 서신서본문은 특히 몸의 비유에서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두드러집니다.
하나님말씀을 받은 자들, 예수그리스도 부활의 증인들 모임인 교회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탐욕-거짓-이간(離間)-분열을 막아내야
하나님 창조질서를 회복한 온전한 교회를 이룰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여주는 오늘 서신서의 한 몸(12-13) 비유는
900년 전에 페르시아의 시인 사디(1184-1291)가 지은 시를 떠올립니다.
<인류는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사람도 아니지>
제목이 <아담의 후예>인 이 시는 미국 뉴욕 UN본부 입구에도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거짓의 아비(요8:44) 악마가 온갖 거짓말로 탐욕을 불러일으켜
하나님과 사람이 갈라지고 하나님 창조질서가 허물어진 실낙원 세상에
말씀이신 주님께서 오시어 그 말씀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성취하신 장면입니다.
“이 성경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오늘 이루어졌다”(누가복음 4:21)
하나님의 사랑, 생명, 빛, 공평과 정의
하나님의 이 아름다우신 창조질서를 훼손한
거짓과 탐욕, 저 악마 사탄의 영토를 다 허물고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 전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여
창조질서 회복된 나라,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것이 주님의 몸 교회가 할 일이라고
오늘 주현절 3주의 본문말씀들이 내내 메아리칩니다.
[나머지]
* 에스라와 요시야
오늘 구약본문 느헤미야 8장을 읽으면서 요시야 왕 이야기가 떠오릅니다.(왕하23, 대하34) ①감추어져 있던 두루마리를 찾아 서기관 사반이 봉독하는 말씀을 듣고 통곡했던 요시야로부터 180년 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학자 에스라가 봉독하는 말씀을 듣고 웁니다. ②성전을 보수하며 발견한 두루마리였고, 성벽을 재건하고 재발견한(간청한) 두루마리였습니다. ③서기관 사반도 큰 소리로 읽었고(왕하22:10c), 서기관 에스라도 큰 소리로 읽었습니다.(3b) ④요시야도 말씀을 들은 뒤에 처음으로 절기를 지켰고(유월절, 왕하23:21-23), 에스라의 백성들도 말씀을 들은 뒤에 처음으로 절기를 지켰습니다.(초막절, 느헤8:13-18)
** 에스라와 초막절, 그리고 아이들
오늘 구약 본문의 자리가 바로 초막절 직전이었던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초막절 준수와 더불어 일러준 모세의 육성으로부터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명기31:10-13)10. 모세가 그들에게 명령하였다. "일곱 해가 끝날 때마다, 곧 빚을 면제해 주는 해의 초막절에, 11. 온 이스라엘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뵈려고 그분이 택하신 곳으로 나오면, 당신들은 이 율법을 온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읽어서, 그들의 귀에 들려주십시오. 12. 당신들은 이 백성의 남녀와 어린아이만이 아니라 성 안에서 당신들과 같이 사는 외국 사람도 불러모아서, 그들이 율법을 듣고 배워서,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경외하며,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키도록 하십시오. 13. 당신들이 요단강을 건너가서 차지하는 땅에 살게 될 때에, 이 율법을 알지 못하는 당신들의 자손도 듣고 배워서,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십시오." 그 당시 사람취급 받지 못하던 여자와 어린아이까지, 외국인까지 말씀을 듣게 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자리 역시 성인 남자만이 아니라, 여성과 (말귀를 알아들을만한) 아이들까지 모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말씀을 못 알아듣고 지루해 하지는 않을까요? 그런데 사실 아이들이 더 잘 알아듣습니다. 머리로는, 논리적 이해력은 부족해도, 아이들은 말씀을 몸으로 영으로 흡수합니다.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말씀은 아이들에게 더 잘 스며듭니다. 아마 말씀이 아이들을 더 사랑하시나 봅니다. (시편19:3-4) 그 이야기 그 말소리, 비록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4. 그 소리 온 누리에 울려 퍼지고, 그 말씀 세상 끝까지 번져 간다...
*** 오늘도 말씀으로 임하시는 주님
오늘 구약본문에는 설날 새벽부터 정오까지 말씀을 경청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돋보입니다.(3) 그들은 말씀을 듣고 감동하고 웁니다. 틀림없이 지금 백성은 귀가 열리고 마음이 열린 상태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도 말씀이 선포되고 회중이 듣습니다. 안식일 나사렛 회당에서 말씀이 선포된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의 이어지는 상황을 보면 지금 회중의 귀와 마음이 열린 상태는 아닌가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이렇게 선포하십니다.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오늘 이루어졌다.”(누가4:21) 주님의 영이 임하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는 주인공이, 바로 예수님 당신이시라는 것입니다. 말씀이신 하나님께서 우리 앞에 현현하신 것은 물론이요,(요한복음1:1, 14) 우리 눈높이에 맞게 선포되었던 이사야의 예언이 지금 눈앞에 성취된 것입니다. 주현절(主顯節) 몇 고개를 넘고 있는 지금, 주현의 신비가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는 오늘 우리에게 찾아오신 성서일과 본문말씀들은, 구구절절 말씀으로 임하시는 주님을 드러냅니다. 말씀을 듣고 깨닫게 하시고 감동하게 하시고 울게 하시고, 또한 기뻐하게 하시며 힘을 주십니다.(구약과 시편본문) 마침내 육신이 되시고 성령 충만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하시어서,(복음서본문) 그리고 주님과 내가, 그리고 우리 서로가 한 몸을 이루어가게 하십니다.(서신서본문) 바라기는, 오늘 여기서도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시기를! 오늘도 말씀으로 임하시는 주님을 환하게 만나기를! 말씀을 들을 때마다, 말씀을 읽을 때마다, 그 신비가 오늘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오늘 이루어졌다.”(누가4:21)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말씀이 이루어졌다 (김민서 지음. 세움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21호)
갈릴리로 오신 예수님
처음엔 몰랐지 구원자임을
회당에 들어가셔서
말씀하셨고
선포하셨네
가난한 자
눈먼 자
억눌린 자
어떤 사람이든지...
예수님 만나면
말씀대로
믿음대로
이루어지는 신비함
[시편시조] 시편 19, 금보다 탐스럽고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21호)
금보다 탐스럽고 꿀보다 달콤해라
참되고 순수하고 완전하신 주님 말씀
내 말과 나의 생각도 주님 맘에 들기를
[시편노래] 시편 19,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성실문화」 121호)
[본문] (시편 19)
[노랫말]
1.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창공은 그의 솜씨 온누리에 알려주네
낮은 낮에게 말씀을 전해주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알려주네
그 이야기 그 말소리 아무 소리 안 들려도, 그 소리 그 말씀 땅끝까지 번져가네
해에게는 하나님이 하늘 장막 쳐주시니, 신랑처럼 기뻐하고 용사처럼 뜨거워라
2.주의 교훈 완전하여 생기를 북돋우고, 주의 증거 참되어서 어리석음 깨우치네
정직하고 순수하여 기쁨주고 눈 밝히는, 티 없고 참된 말씀 영원토록 든든하네
금보다 탐스럽고 꿀보다 단 주의 말씀, 그 말씀 따라 살면 푸짐한 상 베푸시네
죄 손아귀 막으시는 나의 반석 구원의 주님, 나의 말 내 생각이 주님 마음에 들리이다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새명성교회 김영준 목사가 지은 ‘시편 29, 하나님을 모시는 자’(성실문화 119호) 가락에 붙였다.
[악보] 시편 19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19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21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창공은 그의 솜씨를- 알려- 준다-,
2. 낮-은 낮에게 말씀을 전해 주-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알-려 준다-∼
3. 그 이야기 그 말소리, 비록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4. 그 소리 온 누리에 울려 퍼지고, 그 말씀 세상 끝까지 번져 간다. 해에게는, 하나님께서 하늘에 장막을 쳐 주시니,
5. 해는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처럼 기뻐하고, 제 길을 달리는 용사처럼 즐거워한다.
6.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으로 돌아가니, 그 뜨거움을 피할 자 없다.
7. 주님의 교훈은 완-전하여서, 사-람-에게 생기를 북-돋-우어 주고-,
주님의 증거는 참되-어서-, 어리석-은- 자-를 깨우쳐 준다-∼
8. 주님의 교훈은 정직하여서 마음에 기쁨을 안겨 주고, 주님의 계명은 순수하여서 사람의 눈을 밝혀 준다.
9. 주님의 말씀은 티 없이 맑아서 영원토록 견고히 서 있으며, 주님의 법규는 참되어서 한결같이 바르다.
10. 주님의 교훈은 금보다, 순금보다 더 탐스럽고, 꿀보다, 송이꿀보다 더 달콤하다.
11. 그러므로-- 주님의 종이-, 그 교훈으-로 경고를 받고-,
그것-을-- 지키-면--, 푸짐한 상-을 받을- 것이다---∼
12. 그러나 어느 누가 자기 잘못을 낱낱이 알겠습니까? 미처 깨닫지 못한 죄까지도 깨끗하게 씻어 주십시오.
13. 주님의 종이 죄인 줄 알면서도 고의로 죄를 짓지 않도록 막아 주셔서 죄의 손아귀에 다시는 잡히지 않게 지켜 주십시오. 그 때에야 나는 온전하게 되어서, 모든 끔찍한 죄악을 벗어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함께]
14. 나--의-- 반-석이시오, 구원자이-신 주--님--,
내 입의 말-과 내 마음-의- 생각이, 언제나 주님의 마음에 들기를 바랍-∼니∿다-∼∥
[말씀동화] 세상을 녹이는 실라 파시의 따듯한 춤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아기 고양이들 모아놓고 얼굴에 분칠하고 까불까불 춤추던 시절 이야기예요.
“너는 이제 가서 아말렉을 쳐라. 그들에게 딸린 것은 모두 전멸시켜라.
사정을 보아 주어서는 안 된다. 남자와 여자, 어린아이와 젖먹이,
소 떼와 양 떼, 낙타와 나귀 등 무엇이든 가릴 것 없이 죽여라”(사무엘기상15:3)
빛의 속도로 얼른 쳇 지피티가 답을 내놓자
이스라엘의 우두머리들이 싱글벙글거리고
번들거리는 그들의 눈과 입에서 비린내가 진동합니다.
골칫거리 가자지구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답시고
안성맞춤 성경구절을 찾는 중이었거든요.
“쳇 지피티는 거짓말을 잘해요. 가자지구 사람들은 아말렉이 아니잖아요.
그렇게 아무 말씀이나 갖다 붙이면 안 되죠!”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항의해도
이스라엘 어른들은 쳇 지피티가 일러준 성경말씀을
온 나라 온 신문 인터넷에 마구마구 퍼뜨립니다.
가자지구 땅을 바라보며 군침 흘리는 이스라엘 우두머리들의 눈에는
가자지구 사람들이 이젠 사람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탱크와 미사일공격에 쫓겨 가자지구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남쪽으로 피난을 갑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군인들의 무서운 총알을 피해 다니는 중에도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임시 교실에서 공부합니다.
매일매일 악마의 방구소리 대포소리 뿡뿡거려도
아이들은 신나게 춤을 춥니다.
한겨울 따듯한 옷도 없어 잔뜩 얼어붙은 아이들을 위해서
매일매일 따듯한 춤을 추는 실라 파시 언니 덕분입니다.
잔뜩 주눅 들어 콩벌레처럼 움츠린 아이들의 기를 펴주려고
오늘도 아름다운 춤꾼 실라 파시 언니가 앞장섭니다.
얼굴을 온통 하얗게 분장한 어릿광대 아저씨랑 둘이서
너울너울 아름다운 나비춤을 춥니다.
실라 파시의 따듯한 봄 나비 춤사위에
잔뜩 얼어붙었던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마음이 따듯하게 녹습니다.
아이들도 실라 파시의 뒤를 따라 깡충깡충 너풀너풀
마구잡이 춤을 추며 마냥 행복합니다.
실라 파시 언니가 봄바람처럼 따듯한 나비춤을 추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합니다.
“주님의 교훈은 완전하여서 사람에게 생기를 북돋우어 주고,
주님의 증거는 참되어서 어리석은 자를 깨우쳐 준다.”(시편19:7)
실라 파시 언니의 따듯한 나비춤과 아름다운 시편노래가
시냇물처럼 졸졸졸 인터넷 유튜브를 타고 흐르기 시작하자
세계 곳곳의 유엔 평화일꾼들이 실라 파시의 동영상에 응답합니다.
“인류는 한 몸 /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 네가 아프면 / 나도 아프다
그렇지 않다면 / 우리는 사람도 아니지”
[사디(1184-1291). ‘아담의 후예’ 미국 뉴욕 UN본부 입구에 새긴 시]
여기저기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실라의 노래와 사디의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쳇 지피티와 악마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어른들 때문에 속상한 이스라엘 어린이들,
매일 죽어가는 가자지구 어린이들 고통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느끼며
매일 아파서 울던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그 노래에 힘을 얻어 응답송을 부릅니다.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먹으며,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이로 삼을 것이다.
나의 거룩한 산에서는 서로 해치거나 상하게 하는 일이
전혀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시다.”(이사야서65:25)
쳇 지피티가 냉큼 가르쳐준 성경말씀에 취해있던 이스라엘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노래에 하나 둘 조금씩 제정신을 차리기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의 탐욕스러운 우두머리들의 광기에 숨죽이던 사람들이
여기저기 봄나물처럼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가자지구 따듯한 춤꾼 실라 파시 언니의 춤과 노래에 사르르 마음이 녹은 사람들이
하나 둘 소리 높여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주님의 교훈은 정직하여서 마음에 기쁨을 안겨 주고,
주님의 계명은 순수하여서 사람의 눈을 밝혀 준다.”(시편19:8)
[이정훈 지음. 2025년 1월 25일 토요일 아침]
(2024년 12월 25일 성탄절 아침에 가자지구 차디찬 피난민 텐트에서 얼어 숨진 생후 3주 어린이 실라 파시를 추모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