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성탄절(2024년 12월 25일 수요일) 예배준비 노트

서무천사 2024. 12. 24. 13:08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요한복음 1:12)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서 52:7-10)

7. 놀랍고도 반가워라! 희소식을 전하려고 산을 넘어 달려오는 저 발이여! 평화가 왔다고 외치며, 복된 희소식을 전하는구나. 구원이 이르렀다고 선포하면서, 시온을 보고 이르기를 "너의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 하는구나.

8. 성을 지키는 파수꾼들의 소리를 들어 보아라. 그들이 소리를 높여서, 기뻐하며 외친다. 주님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실 때에, 오시는 그 모습을 그들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9. 너희 예루살렘의 황폐한 곳들아, 함성을 터뜨려라. 함께 기뻐 외쳐라.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위로하셨고, 예루살렘을 속량하셨다.

10. 주님께서 모든 이방 나라들이 보는 앞에서, 당신의 거룩하신 능력을 드러내시니, 땅 끝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볼 것이다.

 

(시편 98)

1. 새 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 주님은 기적을 일으키는 분이시다. 그 오른손과 그 거룩하신 팔로 구원을 베푸셨다.

2. 주님께서 베푸신 구원을 알려 주시고, 주님께서 의로우심을 뭇 나라가 보는 앞에서 드러내어 보이셨다.

3. 이스라엘 가문에 베푸신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기억해 주셨기에, 땅 끝에 있는 모든 사람까지도 우리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볼 수 있었다.

4. 온 땅아, 소리 높여 즐거이 주님을 찬양하여라. 함성을 터뜨리며, 즐거운 노래로 찬양하여라.

5. 수금을 뜯으며, 주님을 찬양하여라. 수금과 아우르는 악기들을 타면서, 찬양하여라.

6. 왕이신 주님 앞에서 나팔과 뿔나팔 소리로 환호하여라.

7. 바다와 거기에 가득 찬 것들과 세계와 거기에 살고 있는 것들도 뇌성 치듯 큰소리로 환호하여라.

8. 강들도 손뼉을 치고, 산들도 함께 큰소리로 환호성을 올려라.

9. 주님께서 오신다. 그가 땅을 심판하러 오시니, 주님 앞에 환호성을 올려라. 그가 정의로 세상을 심판하시며, 뭇 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실 것이다.

 

(히브리서 1:1-4 (5-12))

1. 하나님께서 옛날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으나,

2. 이 마지막 날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아들을 만물의 상속자로 세우셨습니다. 그를 통하여 온 세상을 지으신 것입니다.

3. 그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하나님의 본체대로의 모습이십니다. 그는 자기의 능력 있는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는 죄를 깨끗하게 하시고서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4. 그는 천사들보다 훨씬 더 높게 되셨으니, 천사들보다 더 빼어난 이름을 물려받으신 것입니다.

(5. 하나님께서 천사들 가운데서 누구에게 "너는 내 아들이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 하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까? ,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까?

6. 그러나 자기의 맏아들을 세상에 보내실 때에는 "하나님의 천사들은 모두 그에게 경배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7. 또 천사들에 관해서는 성경에 이르기를 "하나님께서는 천사들을 바람으로 삼으시고, 시중꾼들을 불꽃으로 삼으신다" 하였고,

8. 아들에 관해서는 성경에 이르기를 "하나님, 주님의 보좌는 영원무궁하며, 공의의 막대기는 곧 주님의 왕권입니다.

9. 주님께서는 정의를 사랑하시고, 불법을 미워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곧 주님의 하나님께서는 주님께 즐거움의 기름을 부으셔서, 주님을 주님의 동료들 위에 높이 올리셨습니다" 하였습니다.

10. 또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태초에 땅의 기초를 놓으셨습니다. 하늘은 주님의 손으로 지으신 것입니다.

11. 그것들은 없어질지라도, 주님께서는 영원히 존재하십니다. 그것들은 다 옷처럼 낡을 것이요,

12. 주님께서는 그것들을 두루마기처럼 말아 치우실 것이며, 그것들이 다 옷처럼 변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언제나 같으시고, 주님의 세월은 끝남이 없을 것입니다.")

 

(요한복음 1:1-14)

1.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2. 그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으니, 그가 없이 창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창조된 것은

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

6.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다. 그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 사람은 그 빛을 증언하러 왔으니, 자기를 통하여 모든 사람을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8.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참 빛이 있었다. 그 빛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다.

10. 그는 세상에 계셨다. 세상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가 자기 땅에 오셨으나, 그의 백성은 그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12. 그러나 그를 맞아들인 사람들, 곧 그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13. 이들은 혈통에서나, 육정에서나, 사람의 뜻에서 나지 아니하고, 하나님에게서 났다.

14.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하나님이 세상에 구원의 희망을 낳으시다입니다.

 

구약, “너의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이사야서 52:7)

시편, “주님께서 오신다. 그가 땅을 심판하러 오시니, 주님 앞에 환호성을 올려라”(시편 98:9)

서신서, “주님께서는 정의를 사랑하시고, 불법을 미워하셨습니다”(히브리서 1:9)

복음서,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요한복음 1:5)

 

오늘 요절은, “그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입니다.(요한복음 1:12)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이사야 52:7-10, 시편 98)]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기쁜 소식입니다.

악하고 탐욕스런 세력에게 점령당했던 땅, 더럽혀지고 황폐해진 땅에

왕이신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이끌고 돌아오십니다.

오셔서 왕으로서 통치하십니다.

 

이 기쁜 소식, “평화가 큰 평화의 터 예루살렘에 임했다고 외치는 기쁜 소식에(7)

더럽혀진 땅이 기쁨의 함성을 터뜨립니다.(9)

깨어 그 날을 기다리던 자들은 마침내

오시는 그분을 눈으로 보게 됩니다.(8)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전 세계를 심판하시는 임금입니다.

바빌론 포로지에서 예언자를 통해 선포되었던(이사야서 40-55)

주님의 구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적은 시인이 여태 경험하지 못한 구원사건이기에

시인은 여태 부르던 노래와 다른 새 노래로 주님을 찬송합니다.(1)

 

시인은 하나님 구원의 팔이

이스라엘을 넘어 온 세상을 다 품으실 것을 알기에(9)

온 피조세계에게 하나님을 찬양할 것을 촉구합니다.(4-9)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히브리서 1:1-4(5-12), 요한복음 1:1-14)]

오늘 서신서 본문 소제목은 하나님의 처음이며 마지막 말씀이시고, 천사들보다 더 높으신 아드님입니다.

마지막 때, 기다리던 종말의 때에 언약대로 만유를 다스리실 메시아,

- 하나님의 정확한 모형이신 분, 말씀으로 만유를 보존하시는 분 -

십자가 죽으심으로 새 세상을 여신 분이 오셨습니다.

 

그릇된 천사주의자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예수그리스도의 위대하신 진면모를

기자는 구약을 인용하여 보여줍니다.(5-14)

주로 시편을 인용하면서 기자는

시편이 하나님에 관하여 노래한 것을 아드님이신 예수그리스도에게 고스란히 전용합니다.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말씀이 육신이 되다입니다.

기자는 교회의 오래된 노래를 인용하면서

예수님의 등장을 매우 큰 규모로 노래합니다.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시면서 본질적으로 하나님과 하나이신 말씀이시라고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에 담긴 (구원의 선물이신) 빛과 생명을 설명함으로써

예수님의 진면모를 좀 더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예수로 오셔서

우리 가운데 사신 놀라우신 사랑의 역사를 밝힙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참조)

 

 

[정리]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성탄의 계절에

지금 나라 안팎이 너무 어둡습니다.

탐욕 때문에 벌어진 저 감당할 길 없는 죽임의 소문이 무성합니다.

 

13년 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로 피폭된 수많은 생명이 죽었고

지금도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정부는 회개는커녕 이런저런 거짓말로 핵폐수를 바다에 버립니다.

당장 피해를 볼 우리나라 정부는 그것을 핵폐수가 아니라 처리수라는 말로 두둔합니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가나안땅은커녕 여태 홍해도 건너지 못한 꼴로 학살당하고 있습니다.

장벽으로 둘러싸여 피난처도 없는 저들에게

가나안땅은 어디고 피난처는 어딜까요?

오늘 우리에게 네타냐후는 무엇이고 시오니즘은 무엇일까요?

 

2,700년 전 예언자 이사야에게 부어주셨던 꿈대로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먹고 함께 사는 공존의 땅, 평화의 땅(11:6, 65:25)

하나님은 이 꿈을 언제 어떻게 누구를 통해 이루실까요?

 

어느 때보다 어둡고 위태로운 한반도의 위기는 또 어떻습니까?

남과 북,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 화해와 평화의 소식은커녕 갈등만 고조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더 걱정이고

부디 전쟁의 위기가 더 심해지지 않기만 바랄뿐입니다.

 

이리 어둡고 절망적인 때에 성탄절을 맞이합니다.

오늘 주신 성서일과 말씀들 가운데서 이런 위기의 땅 구석구석에 희망을,

구원의 희망을 낳으신 하나님을 뵙습니다.

 

그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요한복음1:12)

 

하나님의 자녀라니 이 얼마나 설레는 말씀입니까?

온 누리 구원의 희망 예수님을 낳으신 하나님께서

우리도 낳으셨다는 말씀 아닙니까?(13)

그러니 우리도 예수님처럼 세상의 희망이라는 말씀 아닙니까?

 

우리도 주님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 곳곳에서

주님의 자녀답게, 희망을 낳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아니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명령입니다.

 

 

 

[나머지]

* “즐거움의 기름”(히브1:9), 그 향기가 진동하는 까닭은

오늘 구약본문이 기쁘고 감격스러운 것은 황폐해진 도성과 포로 신세인 백성이 모두 회복되리라는 희망 때문입니다. 바닥까지 떨어진 어두컴컴한 현실에 빛이 비치고, 그 구원의 빛이 이스라엘을 넘어 땅 끝까지 이를 것이니 참 기쁜 것입니다.(10) 이 기쁨을 오늘 시편이 고스란히 받아서 노래합니다. 탐욕으로 비뚤어지고 구부러진 바빌론 같은 이 세상 저 허물어진 정의가 다시 일어나기 시작하는, 비로소 올바른 세상이 열리기 시작하는 기쁨입니다. 생명을 살려야 할 의사와 법을 살려야할 검판사들이 본분을 깨닫도록, 우리 모두 제 본분을 깨닫고 이 어둡고 황폐한 일상에서 깨어나 일어서도록, 우리를 정의로 심판하고 공정하게 다스리실 그분이 오고계시니 쓰러진 정의, 무너진 공정세상이 다시 일어서기 시작하는 것입니다.(시편 98:9) “정의를 사랑하시고 불법을 미워하시는예수께서 오고계시니(히브 1:9),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으시고 모든 사람을 비추실 것이니(요한 1:9),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못할 것입니다.(요한 1:5) 그래서 지금 온 누리에 향기가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즐거움의 기름”(히브 1:9) 그 향기가, 그 즐거운 향기가 진동합니다. 그분이 오고 계시니!

 

** 모든 거짓말이 찢어지는 날

매년 반복해서 맞는 성탄절이고 그 말씀입니다. 3년마다 반복되던 성서일과가 성탄절만큼은 매년 똑같은 본문을 반복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칫 타성에 젖어 감각이 무뎌질 것을 우려해서일까요? 유난히 성탄절 본문 말씀들은 아주 강합니다. 구약부터 시편, 서신서, 복음서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강렬해집니다. 그 말씀을 반복해서 읽고, 수십 년을 내내 읽고 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고 감동이 큽니다. 하나님과 가까우신 분, 아예 하나이신 그분께서 우리처럼 되시어서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말씀은 늘 우리를 설레다 못해 떨리게 하십니다. 그런데 그 분의 영광이 눈부십니다.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신 것입니다.(1:14) 참 빛은 그런 것입니다. 그 어떤 어둠도 결코 삼킬 수 없는 그 빛이(5) 지금 모든 사람을 비추십니다.(9) 하염없이 거침없이 비추시는데,(1:12) 그런데 세상은 떨지 않습니다. 감동도 두려움도 없습니다. 청진기를 대어보아도 교회의 심장고동조차 떨림이 없습니다. 정의를 사랑하시고 정의로 심판하실 그분(1:9, 98:9) 오시니 억울하게 숨진 천안함부터 세월호, 이태원에 이르기까지, 아니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넘어 지금 여기까지 우리 안에 묻어둔 모든 어둠이, 모든 거짓말이 모두 찢어질 것입니다.(1:5) 그분 참 빛이 오시니!

 

*** 사랑과 정의, 평화의 임금으로 오신 예수님

성서일과의 성탄절 본문은 <, , > 세 해가 모두 똑같습니다. 그만큼 오늘 본문들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신 성육신 사건 그 역사와 의미를 오롯이 담고 있습니다. 구약과 시편본문은 바빌론 포로들의 귀환 역사를 거울삼아 몸소 지으신 백성, 그 창조세계를 회복하시려는 하나님 마음을 보여줍니다. 그 마음의 중심에 사랑과 정의가 있고 그 마음으로 세상을 통치하려고 하나님께서 지금 오시는 것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은 이 땅에 오신 하나님, 그 성육신 역사를 보여줍니다. 거룩한 아드님께서 성부하나님과 어떤 관계이신지를 눈높이를 한껏 낮추고 구약역사를 통틀어 보여줍니다. 성자하나님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신 날을 기념하며 우리가 매년 읽은 이 말씀들을 통하여 우리는 그분이 얼마나 정의를 사랑하시는지(1:9, 1:5,9) 그리고 왜 정의를 사랑하고 정의로 우리를 다스리려 하시는지를 새삼 깨칩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서안지구에서, 가자지구에서, 이태원 골목길에서, 그리고 백령도 앞바다, 진도 앞바다, 동해바다에서 하나님 정의가 이뤄질 것입니다. 이런 일을 위하여 교회는 은혜와 진리, 사랑과 정의와 시나브로 친밀해지고 마침내 한 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전에 지은 것을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말씀거울 - 역사이야기]

* 1225(1995, 바보 장기려 소천)

예수향기 가득한 사람, 바보 장기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오늘 성탄절은 성산 장기려 선생님이 주님 품에 태어난 날이기도 합니다. 19951225일 성탄절에 소천한 장기려 선생님은 바보라고 불릴 정도로 약자들의 치료를 위해 헌신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탐욕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았습니다. 돈 없는 환자들을 위해 그가 한 기이한 행동들은 일일이 기록이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북에 두고 온 아내를 그리며 45년을 홀로 산 일편단심 장기려는, 또한 주님만 섬기는 성도로서 교회의 타락을 걱정하며 일찌감치 교회 밖의 교회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아기 예수 오신 성탄절에 우리 곁을 떠난 장기려 선생님의 빈자리가 아직 비어 있습니다. 그런 바보는 다시없나 봅니다. 나는 모든 일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힘써 일해서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리고 주 예수께서 친히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하신 말씀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사도행전 20:35)

(전에 지은 것을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 1227(1863, 남궁억 선생 탄생)

한서 남궁억은 1863(철종 14) 1227, 한성부 종로방 정동 왜송골(倭松洞)에서 중추부도사(都事)를 지낸 남궁영(南宮泳)과 덕수 이씨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년 시절에는 정식으로 수학하지 못하고 한문 공부를 하다가 1883(고종 20) 재동에 있는 20세 무렵 미국인이 경영하는 관립영어학교에 다녔다. 1889년 고종의 어전통역, 1892년 경북 칠곡 부사, 1895년 궁내부 토목국장으로서 서울 종로와 정동 일대 및 육조 앞과 남대문 사이의 도로를 정비하고 파고다공원을 세웠다. 18962월 아관파천 후에 관직을 사임하고, 그 해 7월 서재필, 이상재 등과 독립협회를 창립하고 독립신문에 참여했고, 독립협회 기관지인 대조선독립협회회보(大朝鮮獨立協會會報)의 발행에도 참가하였다. 중추원 의관, 독립협회의 수석총무를 맡는 등 고위직 지도자로 활동하였다. 대한제국의 정치체제를 전제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개혁, 의회를 설립하고 대대적 개혁을 단행하려는 독립협회운동 지도자로 활동하다, 18981117명의 지도자와 함께 붙잡혔고, 독립협회는 해산당했다. 1898년 나수연, 유근 등과 황성신문(皇城新聞)을 창간하고 초대 사장으로 선출되었으며, 필화로 2번이나 구속되었다.(-19007황성신문에 러시아와 일본의 한국분할설을 외국 신문에서 옮겨 실어, 러시아와 일본의 한국 침략 야욕을 폭로하고 경각심을 촉구하는 논평을 실었다가 경무청에 구금되었다. 19025월에도 황성신문에 일본이 1894년 동학농민운동 이래 우리나라를 침략해 들어오면서 러시아와 맺은 러 · 일협정의 침략적 성격을 논박한 사설을 실었다. 이 사건으로 총무 나수연과 함께 다시 경무청에 구속되어 심한 고문을 받고 4개월 만에 석방되었다.) 19053월 고종의 간곡한 요구로 다시 관직을 맡아 성주목사로 부임해 선정을 베풀었다. 그러나 그 해 11월 일본이 강제로 을사조약을 체결하고 국권을 박탈하자 통분을 참지 못하고 사임한 뒤 귀경하였다. 19062월 다시 양양군수에 임명되자 애국계몽운동에 참가하여, 19077월 양양의 동헌 뒷산에 현산학교(峴山學校)를 설립하고 구국교육을 실시하였다. 190712월 오세창·유근·장지연 등과 대한협회를 창립하고, 회장에 선출되고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 기관지로 대한협회월보대한민보를 발행하였다. 19084월 강원도 지방의 애국계몽운동단체로 관동학회(關東學會)를 창립해 회장으로 활동하며, 교육구국운동 잡지 교육월보를 발행하였다. 19108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병탄하자 새세대 교육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 그 해 10월 배화학당(培花學堂) 교사가 되었고, 1911년경 기독교에 입교했다. 1912년에는 상동청년학원(尙洞靑年學院) 원장을 겸하면서 독립사상 고취, 애국가사 보급, 한글서체 창안 및 보급에 힘썼다. 1918년 건강이 악화되어 선향(先鄕)인 강원도 홍천의 보리울[모곡牟谷]로 내려가 교회와 모곡학교를 세우고 교육에 전념하면서, 학교 안에 무궁화 묘포를 만들어 나라꽃인 무궁화를 전국에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모곡리 유리산에 올라 매일 '불의의 일본을 이 땅에서 물리쳐 주소서.', '이 민족에게 불의에 굴하지 않는 힘을 주소서.'하고 매일 기도하였다. ‘일하러 가세 일하러 가로 시작하는 삼천리반도 금수강산을 비롯한 몇몇 찬송가와 시 등을 지어 전국의 교회와 기독교계 학교들에 보급하였다. 특히 그가 지은 창가(唱歌) 가사 무궁화동산, 기러기 노래, 조선의 노래, 운동가, 조선지리가(朝鮮地理歌) 등은 민간에 널리 유행하였다. 193311월 기독교 계열 독립운동 비밀결사인 십자당(十字黨)을 조직, 활동하다 일본 경찰에 붙잡혀 8개월간 투옥되었다. 노령이 참작되어 석방되었으나 학교는 폐쇄되고, 일본 경찰로부터 받은 잔혹한 고문의 여독으로 사망하였다. 동사략(東史略)조선이야기등의 저서를 남겼고, 1977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위키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 부분발췌)

 

*** 1230(1917, 윤동주 시인 탄생)

19171230일에 북간도 명동촌(明東村)에서 아버지 윤영석(尹永錫)과 어머니 김룡(金龍)31녀 중 맏아들로 태어나 기독교 장로인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성장하였다. 아우 윤일주(尹一柱)와 당숙 윤영춘(尹永春)도 시인이며, 함께 자란 고종사촌 송몽규(宋夢奎)는 독립운동가이자 문인이다.

190610월 애국지사 이상설과 이동녕이 용정에 북간도 최초의 근대식 민족교육기관인 서전서숙(瑞甸書塾)을 세웠는데 이듬해 4월 이상설이 용정을 떠나며 학교가 문을 닫게 되자, 독립운동가이며 교육자였던 윤동주의 외삼촌 김약연이 명동에 명동서숙을 세운 다음 수많은 애국지사를 길러냈다. 명동서숙은 19084월 명동학교로 이름을 바꾸었다. 윤동주는 192544일 송몽규와 함께 명동소학교에 입학했다. 이때 친구 문익환 목사와 당숙 윤영선, 외사촌 김정우 등도 같은 학교를 다녔다. 비교적 가정이 유복했던 그는 소학교 4학년 때부터 경성에서 간행하던 어린이, 아이생활을 구독하면서 문학의 꿈을 키웠고, 5학년 때 급우들과 함께 새명동이란 등사잡지를 만드는 등 활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1931년 명동소학교를 졸업하고, 달라즈[大拉子] 중국인 관립학교를 거쳐 이듬해 가족이 명동 북쪽에 있는 소도시 용정(龍井)으로 이사하자, 이듬해인 1932년에 그는 송몽규, 문익환과 함께 기독교계 학교인 용정 은진중학교(恩眞中學校)에 입학하였다. 이때 그의 집도 용정으로 이사했다. 은진중학교 재학 시절 윤동주는 급우들과 함께 문예지를 만들고 축구선수로 활약했으며, 교내웅변대회에서 땀 한 방울이라는 화제로 참가하여 1등을 하는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였다. 1935년 평양 숭실중학교로 학교를 옮겼다. 숭실중학교의 민족적이고 종교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문학에 대한 꿈을 이어나갔다. 그해 10월에는 숭실중학교 YMCA 문예부에서 발간하던 숭실활천15호에 시 공상을 게재했다. 그의 시가 처음으로 활자화된 것이었다. 이듬해 숭실중학교가 신사참배거부 문제로 폐교되자 다시 용정으로 돌아가 광명학원(光明學院) 중학부에 편입하였고, 이때 문익환, 장준하와 함께 공부했다. 194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하고,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가 릿쿄대학[立敎大學] 영문과에 입학하였고, 같은 해 가을에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영문과에 전학하였다.

19437월 귀향 직전에 항일운동의 혐의를 받고 송몽규와 함께 일경에 검거되어 2년형을 선고받았다. 광복을 조금 앞둔 1945228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의 후쿠오카형무소[福岡刑務所]에서 생을 마쳤다. 유해는 고향 용정에 묻혔고, 1968년 연세대학교 교정에 윤동주 시비가 세워졌다.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처녀작은 15세 때 쓴 시 삶과 죽음·초한대이며, 이 두 편의 수준이 상당한 것으로 미루어 습작은 이미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발표된 작품을 살펴보면 광명중학교 4학년 당시 간도 연길(延吉)에서 나온 가톨릭 소년(少年)에 동시 병아리(1936.11.)·빗자루(1936.12.)·오줌싸개지도(1937.1.)·무얼 먹구사나(1937.3.)·거짓부리(1937.10.) 등이 있다. 연희전문시절에는 조선일보학생란에 발표한 산문 달을 쏘다, 연희전문학교 교지 문우(文友)에 게재된 자화상·새로운 길, 그의 사후인 1946경향신문에 발표된 시 쉽게 쓰여진 시등이 있다.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1941년에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이 광복 후에 정병욱과 윤일주에 의하여 다른 유고와 함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정음사, 1948)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다.

(한국사인물열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 부분발췌)

 

(성실문화 121호 예배마당에서 옮김)

 

 

 

 

 

[말씀동시] 빗방울아 (이소현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121)

우리는 하늘이 낳은 작은 빗방울이야

어버이 품을 떠나 땅으로 내려갈 거야

 

하나는 씨앗을 품어 꽃을 피우고

둘은 메마른 땅에 스며 배고픈 이의 밥이 되고

셋은 강의 물줄기를 타고 여행을 떠날 거야

 

하지만 내리는 햇빛이 따갑다고 피해서는 안 돼

우리 몸이 말라버리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돼

 

하늘이 주는 빛을 온몸으로 받아

두려움 없이 그 따스함을 받아들여야

우리의 몸은 가벼워져 다시 하늘 어버이 품으로 돌아갈 수 있어

 

 

 

 

[시편시조] 시편 98, 새 노래로 찬송하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21)

새 노래로 찬송하라 구원의 주 찬양하라

온 땅아 온 바다야 악기들아 찬양하라

정의로 심판하시러 주님께서 오시니

 

 

 

 

[시편노래] 시편 98, 새 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 (이정훈 편사, 이방실 작곡. 성실문화121)

[본문] (시편 98)

[노랫말]

1.새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 주님이 기적을 일으키신다

거룩하신 오른팔로 베푸신 구원, 주님의 의로우심 드러내셨다

2.이스라엘 가문에 베푸신 사랑, 주의 성실 그 인자함 기억하시니

땅 끝의 모든 사람 볼 수 있었다, 하나님의 구원하심 볼 수 있었다

3.온 땅아 소리 높여 찬양하여라, 즐거운 노래로 찬양하여라

수금을 뜯으며 찬양하여라, 아우르는 악기들로 찬양하여라

4.왕이신 주님 앞에 환호하여라, 나팔과 뿔나팔로 환호하여라

온 바다 온 세상아 환호하여라, 뇌성치듯 큰 소리로 환호하여라

5.온 땅을 심판하실 주님 오신다, 정의로 세상을 심판하셨다

뭇 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신다, 강과 산은 큰소리로 환호하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국립국악원 정악단 지도위원이신 거문고 연주자 이방실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98 (새 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 (이정훈 편사, 이방실 작곡)

 

20241225 성탄절 시편노래 98 새 노래로.m4a
6.94MB

 

 

 

 

 

[시편송서(誦書)] 시편 98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21)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뒷소리)

1. - -노 래로, - -님 께-, - - 하여, - -- --,

- -님 은-, - - -, 일으 키는 분이, 시다 -- --

(앞소리)

- -- --, 오른 손- -, - 거룩 하신, - -- -,

- -원 을-, - - 셨다, (구원 을베 푸셨, - -- --)

 

2. 주님께서 베푸신 구원을 알려 주시고, 주님께서 의로우심을 뭇 나라가 보는 앞에서 드러내어 보이셨다.

3. 이스라엘 가문에 베푸신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기억해 주셨기에, 땅 끝에 있는 모든 사람까지도 우리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볼 수 있었다.

 

(뒷소리)

4. - -땅 아-, 소리 높- -, 즐거 이주 님을, 찬양 하여 라-,

함성 을터 []((뜨리))-, 즐거 운노 래로, - -양 하여, - -- --

(앞소리)

5. - - -, - - -, - - -, 찬양 하여 라-,

- -금 과-, 아우 르는 악기, ((들을)) 타면 서찬 양하, (())- -- --

 

6. 왕이신 주님 앞에서 나팔과 뿔나팔 소리로 환호하여라.

7. 바다와 거기에 가득 찬 것들과 세계와 거기에 살고 있는 것들도 뇌성 치듯 큰소리로 환호하여라.

8. 강들도 손뼉을 치고, 산들도 함께 큰소리로 환호성을 올려라.

 

(뒷소리)

9. - -님 께서, - -신 다-, 그가 땅을 심판, 하러 오시 니-,

- -님 앞에, - - -(()), (환호 성을) 올려, - -- --

(앞소리)

- -- -, - - -, ---, 심판 하시 며-,

- -백 성을, 공정 하- -, 다스 리실 것이 다- -- --

 

[다함께] (뒷소리)

- -리 랑-, - -리 랑-, - - -, - -- --,

- -리 랑-, - - -, - -어 간-, - -- --

 

20241225 성탄절 시편송서 98.m4a
5.36MB

 

 

 

 

 

[말씀동화] 철수네는 성탄목을 차나무로 정했어요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성탄목 구하려고 백두산을 오르내리던 시절 이야기예요.

 

철수의 눈이 동그래졌어요.

철수의 입은 더 크게 둥그래졌고요.

성탄절이 코앞인데 이 추운 겨울에 꽃이 피다니!

하얀 눈꽃들 틈에 뽀얀 우윳빛 차꽃이 피어있는 거예요.

 

어느새 발그레 상기된 철수의 두 볼이

빨간 벙어리장갑보다 더 반짝이는 것은

철수의 눈동자에서 한바탕 눈부신 은하수가

쏟아져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짝반짝 별처럼 빛나던 철수의 눈시울에서

! 따듯한 눈물방울이 대롱거리고

주르르 흘러내려 입으로 스민 눈물방울 때문일까

철수의 입에서 하얀 김이 퐁퐁 솟아납니다.

 

난생처음 보는 하얀 차꽃과 초롱초롱 눈을 맞추고

노오란 꽃술에 코를 맞춥니다.

향기조차 이리 오묘하고 신비로운 차꽃이라니!

 

이 아름다운 차꽃을 어루만지며 철수의 눈이 촉촉해지는 건

몇 해 전 추운겨울 속절없이 얼어 죽었던 차나무였기 때문이에요.

꽃밭 구석 단 한그루 차나무가 죽었을 때 쏟았던 눈물만큼이나

오늘 삼년 만에 부활한 차나무 꽃은 더 따듯한 눈물을 길어 올립니다.

 

 

성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친구에게

 

머나먼 섬 완도의 어느 초등학교 1학년 같은 반 같은 번호를 가진 친구로부터

철수가 받은 편지는 이렇게 시작했죠.

그리고 편지와 함께 받은 선물은 까만 김 한 묶음과 하얀 봉투였습니다.

 

철수네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완도 초등학교 1학년 중에서

같은 반, 같은 번호, 이렇게 같은 숫자로 짝을 지어 선물을 주고받기로 하고

철수네 반에서 그림동화책과 학용품을 보냈을 때

완도 초등학교에서는 김과 꽃씨봉투를 보내온 거였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형형색색 꽃씨를 오물조물 잠깐 만지작거리다가

금세 싫증나서 책상서랍 속에 넣어두고는 까맣게 잊었다가

두 해가 지난 3학년 봄에야, 우연히 눈에 띈 꽃씨를 마당에 심을 때

내내 갸웃거리며 철수는 중얼거렸습니다.

 

 

이렇게 바짝 말랐는데, 죽은 씨앗에서 꽃이 필까?”

 

그때도 오늘처럼 철수의 눈은 동그래지고 입도 벙글어졌었죠.

빨간 꽃 노란 꽃 형형색색 이름도 모를 예쁜 꽃들이

장단 맞추듯 오르락내리락 아름답게 피어난 꽃밭에서

문득 두리번거리며 찾은 것은 바로 대왕 씨앗을 심은 자리였습니다.

 

다른 씨앗들에 비해 열배 스무 배는 더 큰

공처럼 동그란 갈색 씨앗이 딱 하나 들어 있었고

그 씨앗은 특별히 뚝 떨어진 곳에 심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바로 차나무였던 것이었죠.

 

꽃도 피지 않고

그저 오톨도톨 작은 톱니로 둘러싸인 초록색 이파리뿐인데다

다른 꽃들보다 키도 작은 새싹뿐이라 시큰둥한 철수에게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차나무라고 가르쳐 준 것은 큰누나였습니다.

 

누나는 조금만 더 자라면 꽃도 피고 이듬해 씨앗도 거둘 수 있을 거라 했는데

얼마 뒤 추운 겨울 차나무는 얼어 죽고

이듬해 차나무를 아끼던 누나는 그만 이태원에서 숨졌습니다.

 

 

쥐면 꺼질세라 조심조심 차꽃 향기를 즐기다 문득 눈물이 핑 도는 건

이태 전 늦가을 이태원에서 숨진 누나생각 때문입니다.

 

죽었다가 되살아난 차나무, 이 하얀 차꽃을 누나랑 함께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두운 책상서랍 속에서 잔뜩 말라비틀어졌다가도

땅에 심으니 살아난 생명

심지어 얼어 죽었다가도 되살아난 차나무의 생명력!

 

차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유난히 뿌리가 깊기 때문이라고

뿌리만 살아 있으면 아무리 추워서 얼어 죽었어도

언젠가 봄이 오면 되살아난다고

엄마가 가르쳐주셨습니다.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

(요한복음1:4-5)

 

엄마와 함께 말씀노래를 반복해서 흥얼거리다 문득

철수가 말했어요.

 

올 성탄목은 차나무가 어떨까요?”

 

꼭 커야 맛인가요? 작으면 작은 대로 작게 장식하면 되죠.

그 어느 성탄목 오색전등보다 더 예쁘고 밝은 하얀 꽃이 피고

이토록 뿌리 깊은 생명력, 예수님을 닮은 나무니까요.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21호 예배마당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