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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5주(2023년 3월 26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서무천사 2023. 3. 24. 17:22

나사로를 사랑하셨다(요한복음 11:5)

 

[성서일과 4본문]

(에스겔 37:1-14)

1. 주님께서 권능으로 나를 사로잡으셨다. 주님의 영이 나를 데리고 나가서, 골짜기의 한가운데 나를 내려 놓으셨다. 그런데 그 곳에는 뼈들이 가득히 있었다.

2. 그가 나를 데리고 그 뼈들이 널려 있는 사방으로 다니게 하셨다. 그 골짜기의 바닥에 뼈가 대단히 많았다. 보니, 그것들은 아주 말라 있었다.

3. 그가 내게 물으셨다.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 내가 대답하였다. "주 하나님, 주님께서는 아십니다."

4.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뼈들에게 대언하여라. 너는 그것들에게 전하여라. '너희 마른 뼈들아, 너희는 나 주의 말을 들어라.

5. 나 주 하나님이 이 뼈들에게 말한다. 내가 너희 속에 생기를 불어넣어,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

6. 내가 너희에게 힘줄이 뻗치게 하고, 또 너희에게 살을 입히고, 또 너희를 살갗으로 덮고, 너희 속에 생기를 불어넣어,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내가 주인 줄 알게 될 것이다.'"

7. 그래서 나는 명을 받은 대로 대언하였다. 내가 대언을 할 때에 무슨 소리가 났다. 보니, 그것은 뼈들이 서로 이어지는 요란한 소리였다.

8. 내가 바라보고 있으니, 그 뼈들 위에 힘줄이 뻗치고, 살이 오르고, 살 위로 살갗이 덮였다. 그러나 그들 속에 생기가 없었다.

9. 그 때에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생기에게 대언하여라. 생기에게 대언하여 이렇게 일러라. '나 주 하나님이 너에게 말한다. 너 생기야, 사방에서부터 불어와서 이 살해당한 사람들에게 불어서 그들이 살아나게 하여라.'"

10. 그래서 내가 명을 받은 대로 대언하였더니, 생기가 그들 속으로 들어갔고, 그래서 그들이 곧 살아나 제 발로 일어나서 서는데, 엄청나게 큰 군대였다.

11. 그 때에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이 뼈들이 바로 이스라엘 온 족속이다.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의 뼈가 말랐고, 우리의 희망도 사라졌으니, 우리는 망했다' 한다.

12. 그러므로 너는 대언하여 그들에게 전하여라.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내 백성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무덤 속에서 너희를 이끌어 내고, 너희를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겠다.

13. 내 백성아, 내가 너희의 무덤을 열고 그 무덤 속에서 너희를 이끌어 낼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내가 주인 줄 알 것이다.

14. 내가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서 너희가 살 수 있게 하고, 너희를 너희의 땅에 데려다가 놓겠으니,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나 주가 말하고 그대로 이룬 줄을 알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시편 130)

1. 주님, 내가 깊은 물 속에서 주님을 불렀습니다.

2. 주님, 내 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나의 애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3. 주님, 주님께서 죄를 지켜 보고 계시면, 주님 앞에 누가 감히 맞설 수 있겠습니까?

4. 용서는 주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이므로, 우리가 주님만을 경외합니다.

5. 내가 주님을 기다린다.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며 내가 주님의 말씀만을 바란다.

6.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림이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 진실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

7. 이스라엘아, 주님만을 의지하여라. 주님께만 인자하심이 있고, 속량하시는 큰 능력은 그에게만 있다.

8. 오직, 주님만이 이스라엘을 모든 죄에서 속량하신다.

 

(로마서 8:6-11)

6. 육신에 속한 생각은 죽음입니다. 그러나 성령에 속한 생각은 생명과 평화입니다.

7. 육신에 속한 생각은 하나님께 품는 적대감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법을 따르지 않으며, 또 복종할 수도 없습니다.

8. 육신에 매인 사람은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없습니다.

9. 그러나 하나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여러분은 육신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습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닙니다.

10. 또한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여러분의 몸은 죄 때문에 죽은 것이지만, 영은 의 때문에 생명을 얻습니다.

11. 예수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신 자기의 영으로 여러분의 죽을 몸도 살리실 것입니다.

 

(요한복음 11:1-45)

1. 한 병자가 있었는데, 그는 마리아와 그의 자매 마르다의 마을 베다니에 사는 나사로였다.

2.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붓고, 자기의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씻은 여자요, 병든 나사로는 그의 오라버니이다.

3. 그 누이들이 사람을 예수께로 보내서 말하였다. "주님, 보십시오.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이 앓고 있습니다."

4. 예수께서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이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병이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될 것이다."

5. 예수께서는 마르다와 그의 자매와 나사로를 사랑하셨다.

6. 그런데 예수께서는 나사로가 앓는다는 말을 들으시고도, 계시던 그 곳에 이틀이나 더 머무르셨다.

7. 그리고 나서 제자들에게 "다시 유대 지방으로 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8.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방금도 유대 사람들이 선생님을 돌로 치려고 하였는데, 다시 그리로 가려고 하십니까?"

9.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낮은 열두 시간이나 되지 않느냐? 사람이 낮에 걸어다니면, 햇빛이 있으므로 걸려서 넘어지지 않는다.

10. 그러나 밤에 걸어다니면, 빛이 그 사람 안에 없으므로, 걸려서 넘어진다."

11. 이 말씀을 하신 뒤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우리 친구 나사로는 잠들었다. 내가 가서, 그를 깨우겠다."

12. 제자들이 말하였다. "주님, 그가 잠들었으면, 낫게 될 것입니다."

13. 예수께서는 나사로가 죽었다는 뜻으로 말씀하셨는데, 제자들은 그가 잠이 들어 쉰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14. 이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밝혀 말씀하셨다. "나사로는 죽었다.

15. 내가 거기에 있지 않은 것이 너희를 위해서 도리어 잘 된 일이므로, 기쁘게 생각한다. 이 일로 말미암아 너희가 믿게 될 것이다. 그에게로 가자."

16. 그러자 디두모라고도 하는 도마가 동료 제자들에게 "우리도 그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고 말하였다.

17. 예수께서 가서 보시니, 나사로가 무덤 속에 있은 지가 벌써 나흘이나 되었다.

18. 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오 리가 조금 넘는 가까운 곳인데,

19. 많은 유대 사람이 그 오라버니의 일로 마르다와 마리아를 위로하러 와 있었다.

20. 마르다는 예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서 맞으러 나가고, 마리아는 집에 앉아 있었다.

21. 마르다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22. 그러나 이제라도, 나는 주님께서 하나님께 구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하나님께서 다 이루어 주실 줄 압니다."

23. 예수께서 마르다에게 말씀하셨다. "네 오라버니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24. 마르다가 예수께 말하였다. "마지막 날 부활 때에 그가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은 내가 압니다."

25. 예수께서 마르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고,

26.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 네가 이것을 믿느냐?"

27. 마르다가 예수께 말하였다. ", 주님! 주님은 세상에 오실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내가 믿습니다."

28. 이렇게 말한 뒤에, 마르다는 가서, 그 자매 마리아를 불러서 가만히 말하였다. "선생님께서 와 계시는데, 너를 부르신다."

29. 이 말을 듣고, 마리아는 급히 일어나서 예수께로 갔다.

30. 예수께서는 아직 동네에 들어가지 않으시고, 마르다가 예수를 맞이하던 곳에 그냥 계셨다.

31. 집에서 마리아와 함께 있으면서 그를 위로해 주던 유대 사람들은, 마리아가 급히 일어나서 나가는 것을 보고, 무덤으로 가서 울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를 따라갔다.

32. 마리아는 예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 발 아래에 엎드려서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33. 예수께서는 마리아가 우는 것과, 함께 따라온 유대 사람들이 우는 것을 보시고, 마음이 비통하여 괴로워하셨다.

34.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를 어디에 두었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주님, 와 보십시오."

35. 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36. 그러자 유대 사람들은 "보시오, 그가 얼마나 나사로를 사랑하였는가!" 하고 말하였다.

37. 그 가운데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였다.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하신 분이, 이 사람을 죽지 않게 하실 수 없었단 말이오?"

38. 예수께서 다시 속으로 비통하게 여기시면서 무덤으로 가셨다. 무덤은 동굴인데, 그 어귀는 돌로 막아 놓았다.

39. 예수께서 "돌을 옮겨 놓아라" 하시니, 죽은 사람의 누이 마르다가 말하였다. "주님, 죽은 지가 나흘이나 되어서, 벌써 냄새가 납니다."

40. 예수께서 마르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고, 내가 네게 말하지 않았느냐?"

41. 사람들이 그 돌을 옮겨 놓았다. 예수께서 하늘을 우러러 보시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내 말을 들어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42.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내 말을 들어주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것은, 둘러선 무리를 위해서입니다. 그들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43.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에, 큰 소리로 "나사로야, 나오너라" 하고 외치시니,

44. 죽었던 사람이 나왔다. 손발은 천으로 감겨 있고, 얼굴은 수건으로 싸매여 있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그를 풀어 주어서, 가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45. 마리아에게 왔다가 예수께서 하신 일을 본 유대 사람들 가운데서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주님께서 사랑하셔서 살리시다입니다.

 

구약,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에스겔서 37:5,6)

시편,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며 내가 주님의 말씀만을 바란다”(시편 130:5)

서신서, “여러분 안에 계신 자기의 영으로 여러분의 죽을 몸도 살리실 것입니다”(로마서 8:11)

복음서, “나사로야, 나오너라”(요한복음 11:43)

 

오늘 요절은, “예수께서는 마르다와 그의 자매와 나사로를 사랑하셨다입니다.(요한복음 11:5)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에스겔서 37:1-14, 시편 130)]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마른 뼈다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기운으로 다시 살아나다입니다.

본문은 제사장 가문에서 자란 예언자 에스겔의 예언입니다.

예루살렘 멸망 전에 일찌감치 포로로 잡혀간 바빌론 현지에서

예언자로 부름 받은 에스겔이 환상적으로 전하는 큰 힘주는 희망의 말씀입니다.

(‘에스겔하나님께서 힘 있게 하시기를이라는 뜻입니다.)

 

바빌론 포로 신세로 떨어진 이스라엘 백성은 완전히 절망한 상태였습니다.(11)

이때 하나님은 완전히 망가진 이 백성을 일으켜

새 미래, 새 희망을 부어주십니다.

 

그 과정은 (특히 14a) 하나님의 창조과정을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2:7)

이렇게 이스라엘은 백골처럼 아무 힘도 고집도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를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에 완전히 맡김으로써

주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6b, 13)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환난 때에 주님을 신뢰함입니다.

이 노래는 시편의 일곱 참회시 중 하나입니다.(6, 32, 38, 51, 102, 130, 143)

깊은 물 속”(1) 같은 죽음의 절망에서 부르짖는 이 노래는(2)

지금 시인의 마음이 온전히 주님만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인이 그 마음을 온전히 주님께 집중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살 길은 오직 주님께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4, 7-8)

내 죄가 아무리 커도 주님께서 용서해주시리라는 사실 또한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깜깜한 한밤중에도 다가오는 새벽의 존재를 알고 있는 파수꾼처럼,

지금 시인은 새벽보다 더 확실하신 주님 사랑과 능력을 의지하여서

용서와 구원의 주님 말씀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5)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8:6-11, 요한복음 11:1-45)]

오늘 서신서 본문 소제목은 성령은 생명을 주시다입니다.

본문의 전반부 각 절은 육신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육신의 길은 하나님께 속한 생명과 정반대인 죽음의 길입니다.(6a)

육신의 길은 연약할 뿐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며(7) 그 끝은 죽음인 것입니다.

 

본문의 하반부 각 절은

하나님의 영”,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의 영

, 생명의 길이신 주님, “죽을 몸”(11c)을 살리시는 하나님의 영을 보여줍니다.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죽은 나사로를 살리시다입니다.

지난주 본문에서 태생맹인의 눈을 열어주신 예수님께서 이번에는 죽은 나사로를 살리심으로써

장차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드러날 하나님의 영광,

죽음권세 꺾으신 생명의 주인 하나님 영광을 미리 드러내 보이십니다.

이로써 마침내 제자들과(15b), 마르다와(26,40), 많은 사람에게(45) 믿음이 생깁니다.

 

이 살림의 표적, 부활의 전조는 절망의 끝에서 피어올랐습니다.

마르다와 마리아의 이구동성 절망(21,32), 모든 조객들의 눈물과 한탄,

특히 마르다의 절규, “벌써 냄새가 납니다”(39)는 절망의 정점을 찍습니다.

 

특기할 것은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예수님은 마르다와 마리아 그리고 조객들의 절망과 슬픔 앞에서

온 마음으로 함께 괴로워하시고(33) 눈물 흘리십니다.(35)

 

예수님의 비통한 마음은(33,38) 유족과 조객들의 믿음 없음으로 인한 분노로 볼 수도 있지만,

만약에 예수님이 저들에게서 그런 큰 믿음을 기대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본다면,

이미 나사로를 살리심으로 영광 받으실 것을 알고 계셨음에도(4) 예수님은,

그 절망의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무엇보다 먼저 그들의 고통에 공명하셨으리라 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 절망하고 슬퍼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인생,

죽음권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고통당할 뿐인 연약한 인생에 대한 연민,

더욱이 사랑하는 나사로의 유족들이었기에 더 비통하고 괴로워하신 예수님,

적어도 지금 예수님은 답답하고 속상하고 불쌍하고 슬픈 마음이 섞여 괴로우신 게 아닐까요?

 

그럼에도 예수님은 그 절망과 슬픔, 죽음의 기운에 파묻히지 않으시고

마침내 큰 소리로 생명을 선포하십니다.

나사로의 이름을 부르며 그 절망의 자리에서 일어나 나오라고 명령하십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참조)

 

 

[정리]

사순절 다섯 번째 마루에서 주님께서 주신 성서일과 본문에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 그 생명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구약본문의 에스겔은 골짜기에 널브러진 마른 뼈들을 향하여

반복해서 하나님의 생명말씀을 대언합니다.(7,10)

마른 뼈 골짜기처럼 절망적인 베다니 마을에서 예수님은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냄새가 나는 무덤 속 나사로를 향하여 거기서 나오라고 크게 외치십니다.(43)

 

마른 뼈다귀들이 마침내 온전한 사람이 되어 제 발로 일어섭니다.(10)

죽었던 나사로가 기어이 무덤에서 나옵니다.(44)

그 안에 생기가, 주님의 말씀이, 주님의 영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37:14)

 

사리사욕에 몰두하는 육신에 매인 사람(8:8) 도무지 알 수 없는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 줄만큼

한없이 나눠주시는 큰 사랑의 영께서 친히 들어가 살리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나사로를 살리시는 기나긴 과정에서

마르다, 마리아, 제자들, 유대사람들의 믿음이 깨어납니다.

희망과 절망이 반복되는 불규칙한 마르다의 심장박동이 느껴지고

새삼 나사로를 아끼신 예수님의 사랑을 우리는 새롭게 알아갑니다.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3), “나사로를 사랑하셨다”(5), “우리 친구 나사로”(11),

그가 얼마나 나사로를 사랑하였는가!”(36) “나사로야, 나오너라”(43)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지금 우리 교회가 마치 마른 뼈처럼 절망 상태의 바빌론 포로 같고

죽은 지 나흘이나 된 나사로처럼 느껴집니다.

가장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공의를 위해 일해야 할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이미 나사로처럼 큰 사랑받은 예수님의 친구들입니다 우리는!

 

오늘 나를, 잠든 내 이름을 큰소리로 부르시는 예수님 목소리를 듣고서

온 몸이 천으로 꽁꽁 감겨 있어도 기어이 기어서라도 무덤에서 나온 나사로처럼,

내 안에 스며드신 사랑의 영, 능력의 말씀에 힘입어 내가 일어설 차례입니다.

내 가족의 믿음과 내 이웃, 내 민족의 믿음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나머지]

* 복음서 톱아보기 (톱아보다; 순우리말로 샅샅이 더듬어 가면서 살피다라는 뜻)

(10) “그러나 밤에 걸어다니면, 빛이 그 사람 안에 없으므로, 걸려서 넘어진다.” 이 말씀의 의미는?

(16) 디두모라고도 하는 도마가 우리도 그와 함께 죽으러 가자하고 말한 뜻은 무엇인가?

(20) 마르다는 예수님을 맞이하러 나가는데 왜 마리아는 집에 앉아 있었나?

(22, 32) 마르다와 마리아의 대사가 똑 같은 까닭은?

(27) 마르다의 이 대답은 예수님 질문(26)에 대한 정확한 대답인가?

(28) “선생님께서 와 계시는데, 너를 부르신다.” 이 말은 정확한가?

(30) 왜 예수님은 마르다와 만난 자리에 그냥머물고 계셨나?

(35) 왜 예수님은 눈물을 흘리셨나?

(41) 예수님은 왜 간청이 아니라 감사를 드렸나?

(43) 왜 예수님은 구태여 큰 소리로 나사로야, 나오너라하고 외치셨나?

(44) 나사로가 죽어 손발이 감겨 있고 얼굴도 수건으로 싸여있는 상태임에도 기어이 무덤 밖으로 나오는 모습은 어땠을까?

 

** 베다니 예수님의 심정

지난 주 복음서 본문과 오늘 복음서 본문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이어지는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는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낮 동안에 해야 한다. 아무도 일할 수 없는 밤이 곧 온다.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9:4-5)"

“...낮은 열두 시간이나 되지 않느냐? 사람이 낮에 걸어 다니면, 햇빛이 있으므로 걸려서 넘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밤에 걸어 다니면, 빛이 그 사람 안에 없으므로, 걸려서 넘어진다.”(요한 11:9-10)

유대인들의 테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위하여(사랑을 위하여) 굳세게 일하시는 주님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일부러 이틀이나 더 머무르실 때 예수님 심정은 어떠셨을까요?(6) 그리고 나사로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시면서(14) 이것이 제자들의 믿음을 위해 잘 된 일이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또 한 구석 심정>은 과연 어떠하셨을까요?(15) 예수님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마리아와 마르다의 애타는 심정을 느끼지 않으셨을까요? 죽음의 공포와 고통 속에서 몸부림하는 나사로의 고통이 느껴지지 않으셨을까요? 그 이틀 동안 내내 바늘방석 같지 않으셨을까요? 나사로, 마르다, 마리아를 사랑하시는 만큼, 그 만큼 더 힘들지 않으셨을까요? 반면에 상가(喪家)에 도착한 예수님은 왜 드러내놓고 우셨을까요?(35) 그리고 왜 그리 괴로워하시고 비통해 하셨을까요?(33, 38) 이제 몇 분만 지나면 죽은 나사로가 되살아나 모든 이들이 깜짝 놀라고 환호할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견딜 수 있으셨을 텐데 말입니다. 저들의 믿음 없음에 분노하신 것일까요? 그것 때문 만일까요?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그 가운데 가장 선명하게 드는 생각은 이것입니다. 죽음의 공포, 죽음의 아픔 때문에 몸부림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신 것입니다. 육체를 입고 사는 사람들의 피할 수 없는 고통과 공포입니다. 육체를 입고 오신 주님께서 피할 수 없는 공감입니다. 그래서 안타까우신 것입니다. 비통(悲痛)! 슬프고 아프신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 그리고 무덤에 묻히실 때 한없이 오열할 저들의 비통을 미리 느끼고 계시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한편 마르다와 나누신 대화가 자꾸 마음에 남습니다. 2주 전 예수께서 사마리아 수가성 여인과 나누셨던 대화, 본문 앞부분의 그 오묘하게 엇나가던 대화가 연상됩니다. 예수께서 마르다에게 말씀하셨다. “네 오라버니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마르다가 예수께 말하였다. “마지막 날 부활 때에 그가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은 내가 압니다.” 예수께서 마르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 네가 이것을 믿느냐?” 마르다가 예수께 말하였다. “, 주님! 주님은 세상에 오실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내가 믿습니다.”(요한 11:23-27) 그런데 마지막 27절의 마르다의 대답은 오늘 복음서본문의 알맹이를 담은 정답입니다. 예수님께서 나사로를 통해 얻으시려는, 주님께서 듣기 원하신 정답 말입니다. 그러나 따지자면 그보다 먼저 예수님의 현실적인 질문에 대한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오라버니 나사로가 지금 살아나리라는 예수님 말씀을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39절에서 마르다가 무덤 문 열기를 주저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이 대답은 현실을 넘은, 현실을 건너뛴 정답이었습니다. 이런 걸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비록 수가성 여인의 동문서답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이건 마르다의 평소 예수님을 향한 신앙이 급박한 상황을 맞아 극적으로 드러난 것으로도 보입니다.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울보 예수님 (서무석 지음. 성실문화114)

베다니마을에서 예수님이 흘린 눈물방울이

짭짤한 땀방울이랑 섞이더니

예수님 옷자락이 노랗게 물들었어요

 

사랑하는 나사로가 죽은데다가

사랑하는 마르다랑 마리아까지 울고 있어서

예수님 옷자락이 더 노래졌어요

 

마르다도 마리아도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 사랑이 얼마나 짭짤한지 얼마나 달콤한지 여태 모르니

예수님 옷자락은 더 샛노래지고

 

나사로야, 나오너라

 

우렁찬 예수님 목소리는 여전히 눈물에 젖어 있었어요

엉금엉금 기어나오는 나사로의 눈에

지금 노란 눈물이 묻어 있어요

 

 

 

 

[시편시조] 시편 130, 물 속에서 부르짖는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14)

물 속에서 부르짖는 내 소리를 들으소서

주님만 의지하고 주님만 경외하는

간절한 나의 영혼을 용서하여 주소서

 

 

 

 

[시편노래] 시편 130, 주님 내가 부릅니다 (이정훈 편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114)

[본문] (시편 130)

[노랫말]

1. 주님 내가 부릅니다 깊은 물 속 외칩니다, 주님 주님 들으소서 나의 애원 들으소서,

주님 앞에 이 죄인이 어찌 감히 맞서리까, 주님만 경외하니 나를 용서 하옵소서

2. 내 주님을 기다리네 그 말씀만 기다리네, 파수꾼의 아침보다 더 간절한 말씀이여,

따뜻하게 속량하실 능력의 주 의지하라, 이스라엘 모든 죄를 속량하실 말씀이여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이석훈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30, 주님 내가 부릅니다 (이정훈 편사, 이석훈 작곡)

 

20230326 시편노래 130 주님 내가 부릅니다.m4a
3.08MB

 

 

 

 

 

[시편송서(誦書)] 시편 130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14)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주님, 내가 깊은 물 속에서 주님을 불렀습니다.

2. 주님, 내 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나의 애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3. ---- 주님-께서-, ---보고 계시---,

-님 앞에- 누가- -, 맞설- -- 있겠습니까-

 

4. 용서는 주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이므로, 우리가 주님만을 경외합니다.

 

5. 내가- 주님을 기다-린다-, -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며-,

---- 주님의 말-, (말씀)만을-- 바란---

 

6.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림이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 진실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

7. 이스라엘아, 주님만을 의지하여라. 주님께만 인자하심이 있고,

 

[다함께]

-량하시는 큰- 능력은-, 그에게만-- ----,

8. -직 주-(주님-)만이-, 이스라엘을- 모든 죄에서- 속량하-∼∥

 

20230326 시편송서 130.m4a
3.55MB

 

 

 

 

[말씀동화] 베다니의 마리아가 실어증 환자였다고요?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수염 매만지며 새끼다람쥐 이름지어주던 시절 이야기예요.

 

까불이 철수가 또 이름 장난을 시작했어요.

 

마리 마리 김마리양, 남자친구는 군만두군

 

곱디 고운 마리의 두 눈은 순식간에 흐물흐물 울상이 되어버리고

왁자지껄 아이들 진정시키느라 전도사님의 마음이 또 바빠집니다.

 

아직도 이사 안 가셨네, 철수군은 이제 그만 좀 철수하시지

 

김마리의 절친 영희가 순둥이 마리 대신 도끼눈을 뜨고 쏘아붙였어요.

이름싸움을 벌이는 영희의 재치 있는 반격에

순간 전도사님의 눈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얘들아, 내가 그거 얘기했었나? 오늘 이야기 주인공 마리아 이름이 메아리를 닮았다는 거?”

 

아이들의 눈이 동글동글 콩자반처럼 반짝거리자

전도사님은 허리를 쭉 펴고 느릿느릿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성경인물 마리아 이름은 영어식으로 ()인데

그게 우리나라 메아리랑 닮았다는.

 

 

메아리가 뭔지는 다 알지? 메는 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고, 아리는 길다는 뜻이야

 

누구나 다 아는 메아리에 담긴 비밀이 점점 흥미로워서

콩자반처럼 동그란 아이들 눈이 점점 커지고

의기양양 전도사님은 입 꼬리를 씰룩이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한강을 아리수라고 했어 옛날엔. 아리는 길다는 뜻이지.

옛날 어른들은 말을 길게 늘이며 천천히 읊조리는 걸, 길 영, 말씀 언, 영언(永言)이라 했지.

영언이 바로 노래란다. 즉 메아리는 산 노래. 우리가 산에서 소리치면 산이 되받아주는.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길게 노래하는!”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전도사님 이야기에 몰두하니

전도사님은 슬슬 준비한 옛날이야기마당을 시작했어요.

전도사님은 성경말씀을 요리조리 매만져 단장한 <말씀동화> 이야기꾼이죠.

우리가 잘 안 읽으려는 성경말씀을 흥미롭게 꼼꼼히 들여다보게 하려는 꿍꿍이래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성경의 여러 마리아 가운데 하나인 베다니의 마리아란다

 

 

나사로 오빠랑 마르다 언니랑 함께 사는 막내둥이 마리아는

말을 잃어버린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대요.

물론 이건 순전히 전도사님 혼자만의 상상이죠.

 

예수님이 베다니마을 마리아네 삼남매를 그렇게 많이 사랑하심에도

베다니 마리아네 이야기는 성경책에 딱 세 번만 나오는데

마리아가 하도 말을 안 해서 자연스레 언니 마르다가 말 많은 수다쟁이가 되었더라는.

 

누가복음 10:38-42절에 나오는 첫 장면도 그렇고

요한복음 12:1-8절에 나오는 끝 장면도 그렇고

그러고 보니 마리아는 아무 말이 없어요.

 

그런데 전도사님이 준비한 오늘 이야기의 무대인 요한복음 11장에서

드디어 마리아가 입을 엽니다.

 

주님, 주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요한복음11:32)

 

 

아이들 눈이 점점 왕콩자반만큼 커지기 시작하자

입 꼬리가 점점 올라가는 전도사님의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너희 그거 아느냐? 성경에 나오는 마리아의 유일한 저 한 마디는

바로 언니 마르다가 한 말을(요한복음11:21) 반복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아이들의 왕콩자반이 빛을 뿜기 시작하자

드디어 우리 전도사님은 신바람 침을 튀기기 시작합니다.

언제부턴가 말을 잃은 실어증환자가 된 동생 마리아와 단 둘이 남게 된 마르다는

오빠 나사로가 숨진 뒤 나흘 내내 마리아 앞에서 이 말을 반복했을 것이라는.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예수님을 만난 마리아의 입에서

드디어 더듬더듬 그 말이 점점 터져 나온 것이라는.

 

..., ...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 ...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요한복음11:32)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말문이 터진 마리아가 그 말을 반복하기 시작했대요.

 

내가 뭐랬어. 마리아 이름이 메아리랑 통한다니까!”

 

늘 조용하던 마리아의 입에서 느닷없이 반복해서 원망이 쏟아지고

옆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말문이 터진 마리아를 따라 엉엉 울기 시작하고

그 바람에 여태 뜸들이던 예수님은 많이 당황하셔서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데,

 

전도사님의 말씀동화가 점점 가파르게 내달리기 시작할 무렵

마리 절친 영희가 툭 한마디 합니다.

 

그런데 전도사님, 그거 근거 있는 말씀인가요? 아무리 말씀동화지만 그래도...”

 

순간 당황한 전도사님이 말을 더듬거렸어요.

 

물론,, 말씀동화는,, 그런 궁금증을 되살려서, 얼른 성경본문말씀을 펼쳐서,

조금이라도 더 꼼꼼히 읽게 하려고,, 짓는 것이란다.”

 

과연 우리 전도사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요?

아무튼 오늘도 전도사님의 말씀동화에 낚인 우리는

너도나도 얼른 성경책을 펼칩니다.

전도사님은 오늘도 상품을 걸고 성경본문 숨은그림찾기 문제를 세 개나 내셨거든요.

[이정훈 지음. 2023325일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