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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절 5주(왕국절 5주, 창조절 4주, 2022년 9월 25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서무천사 2022. 9. 23. 15:22

내가 그를 건져주고, 그를 영화롭게 하겠다(시편 91:15)

 

[성서일과 4본문]

(예레미야서 32:1-3a, 6-15)

1. 유다 왕 시드기야 제 십년에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셨다. 그 해는 느부갓네살 제 십팔 년이었다.

2. 그 때에 예루살렘은 바빌로니아 왕의 군대에게 포위되어 있었고, 예언자 예레미야는 유다 왕궁의 근위대 뜰 안에 갇혀 있었다.

3. 유다 왕 시드기야는 예레미야를 그 곳에 가두면서 그에게 이렇게 책망하였다. “그대가 어찌하여 이런 예언을 하였소?

6.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7. “너의 숙부 살룸의 아들 하나멜이 너에게 와서, 아나돗에 있는 그의 밭을 너더러 사라고 하면서, 그 밭을 유산으로 살 우선권이 너에게 있기 때문에, 네가 그것을 사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8. 과연 주님의 말씀대로, 숙부의 아들 하나멜이 근위대 뜰 안으로 나를 찾아와서, 내게 부탁하였다. 베냐민 지방의 아나돗에 있는 그의 밭을 나더러 사라고 하였다. 그 밭을 소유할 권리도 나에게 있고, 그 밭을 유산으로 사들일 권리도 나에게 있으니, 그 밭을 사서 내 밭으로 삼으라고 하였다. 그 때에 나는 이것이 바로 주님의 명령임을 깨달았다.

9. 나는 숙부의 아들 하나멜에게서 아나돗에 있는 그 밭을 사고, 그 값으로 그에게 은 열일곱 세겔을 달아 주었다.

10. 그 때에 나는 매매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그것을 봉인하고, 증인들을 세우고, 은을 저울에 달아 주었다.

11. 그리고 나는 법과 규례에 따라서 봉인된 매매계약서를 봉인되지 않은 계약서와 함께 받았다.

12. 그리고 나는, 숙부의 아들 하나멜과 그 매매계약서에 서명한 증인들과 근위대 뜰 안에 앉아 있던 모든 유다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 매매계약서를 마세야의 손자이며 네리야의 아들인 바룩에게 넘겨주고,

13. 또한 그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바룩에게 부탁하였다.

14.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이 증서들 곧 봉인된 매매계약서와 봉인되지 않은 계약서를 받아서, 옹기그릇에 담아 여러 날 동안 보관하여라.

15. 참으로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다시 집과 밭과 포도원을 살 것이다.”

 

(시편 91:1-6, 14-16)

1. 가장 높으신 분의 보호를 받으면서 사는 너는,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아래 머무를 것이다.

2. 나는 주님께 주님은 나의 피난처, 나의 요새, 내가 의지할 하나님이라고 말하겠다.

3. 정녕, 주님은 너를, 사냥꾼의 덫에서 빼내 주시고, 죽을병에서 너를 건져 주실 것이다.

4. 주님이 그의 깃으로 너를 덮어 주시고 너도 그의 날개 아래로 피할 것이니, 주님의 진실하심이 너를 지켜 주는 방패와 갑옷이 될 것이다.

5. 그러므로 너는 밤에 찾아드는 공포를 두려워하지 않고, 낮에 날아드는 화살을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다.

6. 흑암을 틈타서 퍼지는 염병과 백주에 덮치는 재앙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14.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그가 나를 간절히 사랑하니, 내가 그를 건져 주겠다. 그가 나의 이름을 알고 있으니, 내가 그를 높여 주겠다.

15. 그가 나를 부를 때에, 내가 응답하고, 그가 고난을 받을 때에, 내가 그와 함께 있겠다. 내가 그를 건져 주고, 그를 영화롭게 하겠다.

16. 내가 그를 만족할 만큼 오래 살도록 하고 내 구원을 그에게 보여 주겠다.”

 

(디모데전서 6:6-19)

6. 자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경건은 큰 이득을 줍니다.

7.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오지 않았으므로, 아무것도 가지고 떠나갈 수 없습니다.

8. 우리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9. 그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유혹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도 해로운 욕심에 떨어집니다. 이런 것들은 사람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립니다.

10.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좇다가, 믿음에서 떠나 헤매기도 하고, 많은 고통을 겪기도 한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11. 하나님의 사람이여, 그대는 이 악한 것들을 피하십시오.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좇으십시오.

12.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십시오. 영생을 얻으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영생을 얻게 하시려고 그대를 부르셨고, 또 그대는 많은 증인들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13. 나는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 앞과, 본디오 빌라도에게 훌륭하게 증언하신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대에게 명령합니다.

14. 그대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그 계명을 지켜서, 흠도 없고, 책망 받을 것도 없는 사람이 되십시오.

15. 정한 때가 오면, 하나님께서 주님의 나타나심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요, 오직 한 분이신 통치자이시요, 만왕의 왕이시요, 만주의 주이십니다.

16. 오직 그분만이 죽지 않으시고, 사람이 가까이 할 수 없는 빛 속에 계시고, 사람으로서는 본 일도 없고, 또 볼 수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분에게 존귀와 영원한 주권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17. 그대는 이 세상의 부자들에게 명령하여, 교만해지지도 말고, 덧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도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고 하십시오.

18. 또 선을 행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아낌없이 베풀고, 즐겨 나누어주라고 하십시오.

19. 그렇게 하여, 앞날을 위하여 든든한 기초를 스스로 쌓아서, 참된 생명을 얻으라고 하십시오.

 

(누가복음 16:19-31)

19.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20. 그런데 그 집 대문 앞에는 나사로라 하는 거지 하나가 헌데 투성이 몸으로 누워서,

21. 그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배를 채우려고 하였다. 개들까지도 와서, 그의 헌데를 핥았다.

22. 그러다가, 그 거지는 죽어서 천사들에게 이끌려 가서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었고, 그 부자도 죽어서 묻히었다.

23. 부자가 지옥에서 고통을 당하다가 눈을 들어서 보니, 멀리 아브라함이 보이고, 그의 품에 나사로가 있었다.

24.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기를 아브라함 조상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사로를 보내서,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서 내 혀를 시원하게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나는 이 불 속에서 몹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하였다.

25. 그러나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되돌아보아라. 네가 살아 있을 동안에 너는 온갖 호사를 다 누렸지만, 나사로는 온갖 괴로움을 다 겪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통을 받는다.

26. 그뿐만 아니라,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텅이가 가로 놓여 있어서, 여기에서 너희에게로 건너가고자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에게로 건너올 수도 없다.’

27. 부자가 말하였다. ‘조상님, 소원입니다. 그를 내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나는 형제가 다섯이나 있습니다. 제발 나사로가 가서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고통 받는 이 곳에 오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29. 그러나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30. 부자는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아브라함 조상님,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누가 살아나서 그들에게로 가야만,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31. 아브라함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누가 살아난다고 해도, 그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마지막 때에 약자들에게 주신 희망입니다.

 

구약,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다시 집과 밭과 포도원을 살 것이다”(예레 32:15)

시편, “죽을병에서 너를 건져주실 것이다”(시편 91:3)

서신서, “아무 것도 가지고 떠나갈 수 없습니다.”(딤전 6:7)

복음서, “그래서 그는 지금 여기서 위로를 받고”(누가 16:25)

 

오늘 요절은, “내가 그를 건져주고, 그를 영화롭게 하겠다입니다.(시편 91:15)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예레미야서 32:1-3a, 6-15 / 시편 91:1-6, 14-16)]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회복의 상징으로 아나돗의 밭을 사다입니다.

주전 587년 예루살렘 파괴 직전 해에 예레미야는

시드기야 왕에게 망할 것이라고 예언하는 바람에 옥에 갇힙니다.

이 때 고향에서 사촌이 찾아와서 어려운 사정이 생겼는지 자기 밭을 사달라고 합니다.

 

나라가 곧 망할 것을 아는 예레미야가 그 밭을 살 리 없으나, 그럼에도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8) 그 밭을 사서 증인까지 세우고 계약서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행동의 근거, 즉 예루살렘이 회복되리라는 하나님 말씀을 전합니다.(15)

부동산 매매라는 보기 드문 방법을 통해서 하나님의 계획을 생생하게 전한 것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소제목은 하나님의 보호 아래에서입니다.

오늘 본문은 어느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 성전에 들어왔을 때

제사장인 듯 한 사람이 하나님의 보호권능을 선포하는 노래입니다.

 

특히 날개”(4)는 전형적인 <보호자 하나님>의 상징으로서,

병아리들을 보호하는 암탉의 날개도 떠올리고,

보호자 하나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언약궤 위 그룹의 날개도 떠오르게 합니다.

 

 

특히 (14-16절은) 보호를 요청하는 절박한 이를

한층 더 친밀하게 다독이며 희망을 주시는 하나님,

성실하고 진실하신 하나님을 느끼게 해줍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디모데전서 6:6-19 / 누가복음 16:19-31)]

오늘 서신서본문 소제목은 디모데와 모든 신도들에게 주는 권면입니다.

이익만 추구하는 자들은 경건조차 <이득의 수단>으로 삼으나(5)

작은 것으로 자족할 줄 아는 사람은(8)

진짜 이득이 무엇인지 깨달아 돈 욕심을 버릴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 그에게 경건은 크게 이롭습니다.

 

중간에 세례식이나 임직식 예문처럼 보이는 장엄한 권면의 말씀을 포함해서(11-16)

본문은, 돈 욕심을 버릴 때 비로소

참된 생명”(19, “영생 12)의 길이 열리는 진리를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소제목은 부자와 거지입니다.

지난 주 본문(불의한 청지기)과 오늘 본문(부자와 거지) 사이에

율법과 돈을 함께 추구하는 바리새인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14)

 

이렇게 이어지는 오늘 본문의 핵심은,

율법을 제대로 깨친 사람은(29-31)

결코 사람보다 돈을 더 귀하게 여길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 22:21-27, 15:1-11, 10:1-4, 2:6-16, 5:11-12, 8:4-10, 2:6-16)

 

그런데 예수님의 오늘 이 비유말씀은

구약의 여러 율법서들의 가르침보다 더 적극적으로 약자 섬김을 강조하십니다.

이는 오늘 서신서 디모데전서 6:17-19절과 통합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일부 참조)

 

 

[정리]

머지않아 우리 가운데 임하실 하나님나라를 꿈꾸는 신정절(왕국절·창조절) 말씀이어서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우리가 마지막 그날까지 추구해야 할 창조질서, 천국질서를 찾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는 곳곳에 마지막 때의 절망과 공포, 그리고 희망이 엿보입니다.

 

먼저 시편의 시인은 사냥꾼의 덫”, “죽을 병”, “염병”, “재앙과 같은 위기의 언어와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아래”, “피난처”, “요새”, “그의 날개 아래”, “방패와 갑옷등 보호의 언어를 교차하며

우리 인생의 위기 때마다 보호해주시는 하나님을 노래합니다.

 

구약본문의 예레미야가 보여준, 나라가 망하는 마당에서의 부동산 매입 과정은

참 돌발적이고도 생동감이 넘칩니다.

그것도 절망의 상징인 지하 감옥에서 희망을 예언한 것이라

오늘 예레미야의 예언은 그 어느 예언보다 우리 눈을 반짝이게 합니다.

 

서신서의 사도바울은 사랑하는 제자 디모데와 모든 신도들에게

돈에 몰두하는 인생과 영생에 몰두하는 인생을 나란히 보여줍니다.

이 두 인생길은 서로 반대의 길입니다.

물론 바울의 인생 목표는 영생, 즉 참된 생명을 얻는 일입니다.

 

복음서본문에서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어떤 부자

돈에 몰두하는 인생입니다.

그래서 그의 금고에는 곁에 있는 굶주린 거지 나사로를 위한 돈은 없습니다.

그가 평소에 하나님말씀(율법)의 핵심을 놓치며 산 결과입니다.

 

그 부자는 비록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살았지만(16:19)

그가 그 맛에 중독되어 몰두하고 즐긴 돈은 덧없는 재물일 뿐입니다.(딤전6:17)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딤전6:17)

 

그렇게 돈맛에 중독되어 돈에 몰두한 사람의 눈에는

고난 중의 나사로와 함께 계시던 하나님이(91:15) 보이지 않고

그를 건져주고, 그를 영화롭게 하실 하나님 계획을(91:15) 모르는 게 당연할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을 들을 귀 없는 자들은 나사로가 죽었다가 살아나도 소용없으리라는 것은(16:31)

동명이인입니다만,

베다니의 나사로가 되살아난 뒤에 일어난 일들로 이미 확인된 사실입니다.(12:10-11)

 

 

 

[나머지]

* “참된 생명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에 담긴 알맹이는 참된 생명”(딤전 6:19)으로 요약됩니다. 그리고 참된 생명, 영생이라는 열매는 <우리의 희망은 하나님의 말씀(약속)이다!>로부터 출발합니다. 아무 희망 없는 상황의 구약과 시편본문이 이를 잘 보여주며,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역시 돈 욕심(부자)의 대척점에 하나님말씀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서신서본문과 복음서본문은 보기 드문 단짝입니다. 서신서의 돈 욕심이(9-10) 복음서의 부자로 이어지고, 서신서의 영생”(12), “생명”(13), “참된 생명”(19)이 복음서 나사로로 이어집니다. 서신서, 바울이 디모데에게 끝까지 계명을 지키라는 권면이(14) 복음서, 아브라함이 부자에게 반복해서 언급한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씀을 경청해야 한다(29, 31)로 이어집니다. 모세와 예언자들이 반복 또 반복해서 강조한 말씀들이란 예를 들어, 22:21-27, 15:1-11, 10:1-4, 2:6, 5:11-12, 8:4-10 등등이 있지만, 실제로 모든 하나님말씀 자체가 참된 생명, 영생으로 이어지는 길[], 즉 돈의 길과 반대 길입니다. 오늘 예레미야가 한 행동, 나라가 망해가는 시기에 밭을 사는 일은, 돈의 원리를 벗어난 행동, 세상 사람들이 비웃을 행동입니다. 그럼에도 예언자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에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거기 희망이, 생명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사로라는 이름은 하나님이 도우신다는 뜻입니다. 돈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만 의지하는 참 경건의 상징이요, 그 끝이 어떠할지를 예수님께서 환히 보여주십니다. 돈이 아니라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삶, 오직 하나님 말씀만 의지하는 삶이 참된 생명의 길, 영생의 길, 참 행복의 길입니다.

 

** 위기상황에서

오늘 본문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위기상황입니다. 구약은 나라가 망하기 직전의 위기상황입니다. 시편은 어느 개인의 위기상황입니다. 서신서는 교회의 부자들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복음서는 어느 부자와 그 다섯 형제의 위기상황입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지진처럼, 우리 앞엔 상상을 초월하는 위기가 즐비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말씀의 핵심은, 위기 가운데서 오히려 빛나는 희망입니다. 위기가 닥치자 비로소 하나님 말씀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지금 우리는 주님만이 나의 희망이라고 믿고 있는 걸까요? 주님을 그만큼 간절히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시편 91:14) 말씀을 그만큼 간절히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누가 16:31) 시대를 거스르는 것 같은 예언자의 예언이 못마땅한 시드기야 왕처럼, 경제 원리를 거스르는 예언자의 예언이 못마땅한 부자들처럼 말씀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됩니다. 거슬리는 말씀일수록 더 눈을 크게 뜨고 단단히 붙잡을 일입니다.

 

*** “하나님의 사람이여”(딤전 6:11)

이번 성서일과 4본문을 읽고 묵상하는 동안, 마음에 들어와 오래 머물며 제 마음을 숙성시키고 발효시킨 구절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이여...”(딤전 6:11) 하루에도 열두 번씩 돈 앞에서 작아지는 나를 붙잡아 주시는 말씀입니다. 탐욕의 덫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나를 붙드시고 내 마음에 힘을 불어넣어 주시는 말씀입니다. 오늘 구약의 주인공은 예레미야입니다. 그는 이중삼중의 고난 중에 처해 있습니다. 바빌로니아 군대에 포위된 예루살렘 왕국의 감옥에 갇혀 있는 중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사촌 하나멜이 감옥까지 찾아옵니다. 위로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옥살이하는 사촌더러 밭을 사라는 겁니다. 그 와중에 예레미야는 여러 증인들이 보는 앞에서 그 밭을 사서 등기까지 마칩니다. 하나님의 약속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의 처지가 된 사람들을 위하여 예비해 놓으신 법() 말입니다. 부동산이라면 시도 때도 없이 눈이 시뻘게지는 요즘 세상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이중삼중으로 우리의 탐욕을 다스리는 법이십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하나님 약속이 있습니다. “여러 날”(32:14)이 지나면 이 땅을, 이 땅 사람들의 신분을 회복시키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비록 옥에 갇힌 신세지만, 예레미야의 마음은 옥에 갇힌 사람의 마음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말씀은 내가 참 어려운 때에, 참 든든하게 함께하시는 내 하나님을 보여줍니다. 내가 바로 하나님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새 우리 사는 모습을 보면, 자꾸 조마조마해집니다. 내가 바로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쪼그라들고 있는 증거입니다.

 

**** 거지 나사로는 천국의 열쇠!

오늘 서신서 본문의 알맹이는 이 두 구절입니다.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딤전 6:13)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딤전 6:17) 돈 욕심을 버리면, 탐욕을 버리면, 그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게 있다는 겁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세상 돈으로 살 수 없는 무진장한 은총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 이 알맹이, 그 진수를 누리려면, 먼저, 결국 썩어지고 말 돈 욕심부터 버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서 본문은 서신서와 잘 이어집니다. 돈 욕심 때문에 영안이 어두웠던, 참 안쓰러운 어느 부자의 교훈입니다. 영안이 어두워 천국의 열쇠를 못 알아본 겁니다. 천국의 열쇠인 거지 나사로를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천국의 열쇠, 그 귀한 나사로를 붙잡지 못했던 것입니다. 나사로는 장애인이라 어디 가지도 않고 늘 가까이 있었습니다이중삼중으로 신호를 주셨건만 부자는 눈이 어두워 볼 수 없었습니다. 돈 욕심, 탐욕의 뿌리는 불안입니다. 불안을 끌어안고는 그 어떠한 돈도 즐길 수 없습니다. 복음서 본문의 첫 구절에 나오는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는 말씀은 그래서 잘 새겨야 합니다. 그런 즐거움은 참 즐거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즐기는 게 즐기는 거 아니라는 겁니다. 자발적 가난의 경지에서만이 비로소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 풍성히 베푸신 행복의 열쇠들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이 생생하게 들리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천성(天性)을 잃은 세상

<논어論語, 학이편 15>子貢자공이 曰貧而無諂왈빈이무첨하며 부이무교富而無驕하되 何如하여하니잇고 / 子曰()可也가야나 未若貧而樂미약빈이락하며 富而好禮者也부이호례자야이니라. 제자 자공이 묻기를 가난하면서도 아첨하는 일이 없고, 부자이면서도 교만함이 없다면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이, 쓸만하기는 하나, 가난해도 즐기며() 부자이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못하다. <채근담> “하늘은 한 사람에게 재물을 주어 많은 사람을 가난에서 구하려 하지만, 가진 자는 그 가진 바를 뽐내고 갖지 못한 이를 깔보니 하늘이 노할 것이다.” 나사로의 이웃이었던 부자는 채근담을 몰랐던 모양이며 논어를 몰랐던 모양입니다. 아니 그보다 먼저,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천성(天性)을 잃어버렸던 것이죠! ()와 락()이란, 천성(天性)을 가장 잘 표현한 우리 옛 글자입니다.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베푸는 것 (김민서 지음. 세움교회 고등부. 성실문화112)

지금 내가 행복하다고

내 앞에 불행을 모른 체 하면

언젠가는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걸

나는 알아야 한다

 

천국인가? 지옥인가?

어디를 가고 있나?

 

베풀며 살고 있나

모른 체 하며 살고 있나

나는 알아야 한다

 

나누고 섬겨주며 사는 것은

나와 우리의 행복

하나님의 행복

 

 

 

 

[말씀시조] 공수래 공수거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12)

공수래 공수거라 안분지족 유념하라

악의 뿌리 돈 사랑을 삼가고 피하시라

영생을 얻기 위하여 주님께만 소망을

 

 

 

 

[시편노래] 시편 91, 높으신 분 보호 속에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성실문화112)

[본문] (시편 91:1-6, 14-16)

[노랫말]

1. 높으신 분 보호 속에 전능한 분 그늘에서, 주님은 내 피난처 내 요새라 외치리라

너 의지할 하나님은 죽을병에서 널 건지며, 사냥꾼의 덫에서도 너를 빼내 주시리라

2. 주님 깃털 너를 덮어 날개 아래 피하리니, 방패와 갑옷처럼 주의 진실 널 지키리

밤의 공포 낮의 화살 두려움이 없으리라, 밤낮 없는 염병재앙(전염병도) 무섭지 않으리라

3.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그를 건지리라, 내 이름을 사랑하니 내가 그를 높이리라

날 부를 때 응답하고 환란의 때 동행하며, 영화롭게 장수하여 내 구원을 보이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전일교회 홍의종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91 (높으신 분 보호 속에 전능한 분 그늘에서)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20220925_시편가 91 높으신 분 보호 속에.m4a
2.52MB

 

 

 

 

[시편송서(誦書)] 시편 91:1-6, 14-1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12)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은밀한 곳-) 거주-하며-,

-능자의- 그늘- 아래-, (-늘 아래)에 사는- 자여-

 

2.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3. 이는 그가 너를 새 사냥꾼의 올무에서와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

 

4. -가 너-를 그-의 깃으로, (-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가 그의- 날개- 아래-, (-개 아래)에 피하리로다-

 

그의 진실함은 방패와 손 방패가 되시나니

5. 너는 밤에 찾아오는 공포와 낮에 날아드는 화살과

6.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과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14.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

 

15. -가 내게- 간구하리니-, 내가- 그에게 응답하리라-,

그들이 환난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 하여-, -를 건지고 영화롭-- 하리라---

 

[다함께]

16. 내가- -를 장-수하게-, (장수하게--) 함으---,

-를 만-족하게- 하며-, 나의 구원을- 그에게 보이리라 하시∼∥

 

20220925_시편송서 91;1-6, 14-16.m4a
1.91MB

 

 

 

[말씀동화] 연호의 천국그림

 

옛날옛날 한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멧돼지랑 다람쥐랑 셋이서 도토리 다섯 알로 공기놀이 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황해도 안악 구월산에 사는 멧돼지 한마리가

싱글벙글 입 꼬리가 귀에 걸렸어요.

가을이 되어 온 산이 도토리 풍년이었기 때문이죠.

 

구월산 멧돼지가 허겁허겁 도토리를 주워 먹고 있는데

어디선가 모기만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멧돼지가 둘레둘레 살펴보니 저만치에 있는 나무 아래서

다람쥐 한 마리가 두 손을 모으고 나를 바라보고 있네.

 

멧돼지님. 제발 도토리 한 톨만 굴려주세요.”

 

하찮은 다람쥐 한 마리인 것을 확인한 멧돼지는

들은 체도 안 하고 으적으적 열심히 도토리를 씹어댔어요.

그러자 다람쥐는 다시 한 번 있는 힘을 다해 애원합니다.

 

멧돼지님. 제발 한 톨만 굴려주세요. 저는 손발을 다쳐서 도토리를 주우러도 못 다녀요.”

 

여전히 다람쥐를 무시하고 도토리 먹기 바쁘던 멧돼지가

갑자기 우에취! 하고 재채기를 하네.

그 바람에 멧돼지가 씹어 먹던 도토리 부스러기가 사방으로 퍼지고

다람쥐는 제 얼굴에 척 달라붙은 도토리 부스러기를 얼른 핥아 먹었어요.

 

 

아까부터 멀찌감치 앉아서 공책에 이 둘의 모습을 그리고 있던 연호가

그림 그리다 말고 혼잣말로 중얼거립니다.

 

거지 나사로가 여기도 있었네.”

 

그러고 나서 연호는 조심조심 멧돼지에게 말을 걸었어요.

 

여보세요 멧씨 아저씨. 아저씨 그러다가 지옥가요.”

 

갑자기 나타난 소년의 훈계에 어리둥절하던 멧돼지가 이내 연호를 알아봅니다.

 

소나무 아래서 기도나 할 것이지, 웬 훈장질이냐?”

 

워낙 산을 좋아해서 틈만 나면 산에 올라 기도하던 연호의 모습이

이산저산 바쁘게 쏘다니던 멧돼지의 눈에도 종종 띄었었나 봐요.

 

멧씨 아저씨가 모르나본데요, 지금 저기 배고픈 다람 아가씨 외면하다가 정말 지옥가요.”

 

어리둥절해 하는 멧돼지와 다람쥐에게

연호는 순식간에 부자와 거지 나사로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누가복음 16:19-31)

 

 

감동한 다람쥐의 동그란 눈에서는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연호의 옛날이야기가 끝나갈수록 멧돼지의 눈은 점점 가늘어집니다.

이윽고 멧돼지가 묵직한 목소리로 질문했어요.

 

그럼 지금 내가 도토리 한 톨 다람쥐에게 굴려주면 지옥 안 가나?”

 

연호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어요.

 

지옥은커녕 천국 가죠. 아니 지금 여기서부터 천국생활 시작되는 거죠!”

 

그러자 멧돼지는 잔뜩 치솟았던 가느다란 눈매를 풀고

조금 부드러워진 눈으로 다람쥐를 바라보았어요.

그렁그렁 애처로운 다람쥐의 동그란 두 눈을 바라보며

무심한 표정으로 곁에 있던 도토리 한 톨을 또르르 굴려줍니다.

 

다람쥐는 얼른 받아 오도독오도독 도토리를 까먹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게눈감춘 듯 도토리 한 알을 다 먹어버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멧돼지가 도토리를 더 굴려주었어요.

한알 두알 세알 연거푸 굴러오는 도토리를 바라보며 다람쥐가 신이 나서 춤을 추네.

 

너무 신나서 춤 신명이 솟구치자

다쳐서 오랫동안 움츠려 굳어버렸던 손발이 어느새 활짝 펴지며 다 나아버린 거예요.

행복에 겨운 다람쥐가 연신 멧돼지에게 큰 절을 하고

한층 더 너그러워진 멧돼지는 벙글벙글 흐뭇한 얼굴로 도토리들을 막 굴려줍니다.

 

이를 놓칠세라 연호의 연필도 춤을 춥니다.

다람쥐의 덩실덩실 신바람 나는 춤사위와

구슬치기보다 더 재미난 멧돼지의 도토리 굴리기를 동글동글 환하게 그리다보니

어느새 오늘도 연호의 공책에 또 하나의 천국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이정훈 지음. 2022924일 토요일 아침]

(독립운동가이며 빈민 어린이들의 따듯한 벗이었던 화가목사 이연호님을 추모하며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