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 5주(성령강림 후 4주, 맥추감사주일, 2022년 7월 3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내가 주님께 울부짖었더니”(시편 30:2)
[성서일과 4본문]
(열왕기하 5:1-14) 나아만이 고침을 받다
1. 시리아 왕의 군사령관 나아만 장군은, 왕이 아끼는 큰 인물이고,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주님께서 그를 시켜 시리아에 구원을 베풀어 주신 일이 있었다. 나아만은 강한 용사였는데, 그만 나병에 걸리고 말았다.
2. 시리아가 군대를 일으켜서 이스라엘 땅에 쳐들어갔을 때에, 그 곳에서 어린 소녀 하나를 잡아 온 적이 있었다. 그 소녀는 나아만의 아내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3. 그 소녀가 여주인에게 말하였다. “주인어른께서 사마리아에 있는 한 예언자를 만나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분이라면 어른의 나병을 고치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4. 이 말을 들은 나아만은 시리아 왕에게 나아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온 한 소녀가 한 말을 보고하였다.
5. 시리아 왕은 기꺼이 허락하였다.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편지를 써 보내겠으니, 가 보도록 하시오.” 나아만은 은 열 달란트와 금 육천 개와 옷 열 벌을 가지고 가서,
6. 왕의 편지를 이스라엘 왕에게 전하였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내가 이 편지와 함께 나의 신하 나아만을 귀하에게 보냅니다. 부디 그의 나병을 고쳐 주시기 바랍니다.”
7. 이스라엘 왕은 그 편지를 읽고 낙담하여, 자기의 옷을 찢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말하였다.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이렇게 사람을 보내어 나병을 고쳐 달라고 하니 될 말인가? 이것은 분명, 공연히 트집을 잡아 싸울 기회를 찾으려는 것이니, 자세히들 알아보도록 하시오.”
8. 이스라엘 왕이 낙담하여 옷을 찢었다는 소식을,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듣고,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하였다. “어찌하여 옷을 찢으셨습니까? 그 사람을 나에게 보내 주십시오. 이스라엘에 예언자가 있음을 그에게 알려 주겠습니다.”
9. 나아만은 군마와 병거를 거느리고 와서, 엘리사의 집 문 앞에 멈추어 섰다.
10. 엘리사는 사환을 시켜서 나아만에게, 요단강으로 가서 몸을 일곱 번 씻으면, 장군의 몸이 다시 깨끗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11. 나아만은 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발길을 돌렸다. “적어도, 엘리사가 직접 나와서 정중히 나를 맞이하고, 주 그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상처 위에 직접 안수하여, 나병을 고쳐 주어야 도리가 아닌가?
12. 다마스쿠스에 있는 아마나 강이나 바르발 강이, 이스라엘에 있는 강물보다 좋지 않다는 말이냐? 강에서 씻으려면, 거기에서 씻으면 될 것 아닌가? 우리 나라의 강물에서는 씻기지 않기라도 한다는 말이냐?” 하고 불평하였다. 그렇게 불평을 하고 나서, 나아만은 발길을 돌이켜, 분을 참지 못하며 떠나갔다.
13. 그러나 부하들이 그에게 가까이 와서 말하였다. “장군님, 그 예언자가 이보다 더한 일을 하라고 하였다면, 하지 않으셨겠습니까? 다만 몸이나 씻으시라는데, 그러면 깨끗해진다는데, 그것쯤 못할 까닭이 어디에 있습니까?”
14. 그리하여 나아만은 하나님의 사람이 시킨 대로, 요단강으로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었다. 그러자 그의 살결이 어린 아이의 살결처럼 새 살로 돌아와, 깨끗하게 나았다.
(시편 30) 감사의 기도
1. 주님, 주님께서 나를 수렁에서 건져 주시고, 내 원수가 나를 비웃지 못하게 해주셨으니, 내가 주님을 우러러 찬양하렵니다.
2. 주, 나의 하나님, 내가 주님께 울부짖었더니, 주님께서 나를 고쳐 주셨습니다.
3. 주님, 스올에서 이 몸을 끌어올리셨고, 무덤으로 내려간 사람들 가운데서, 나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4. 주님을 믿는 성도들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 거룩한 이름을 찬양하여라.
5. 주님의 진노는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영원하니, 밤새도록 눈물을 흘려도, 새벽이 오면 기쁨이 넘친다.
6. 내가 편히 지낼 때에는 “이제는 영원히 흔들리지 않겠지” 하였지만,
7. 아, 태산보다 더 든든하게 은총으로 나를 지켜 주시던 주님께서 나를 외면하시자마자 나는 그만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8. 주님, 내가 주님께 부르짖었고, 주님께 은혜를 간구하였습니다.
9. 내가 죽은들 주님께 무슨 유익이 되겠습니까? 내가 죽어 구덩이에 던져지는 것이 주님께 무슨 유익이 되겠습니까? 한 줌의 티끌이 주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까? 한 줌의 흙이 주님의 진리를 전파할 수 있습니까?
10. 주님, 귀를 기울이시고 들어 주십시오.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 주님께서 나를 돕는 분이 되어 주십시오.
11. 주님께서는 내 통곡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나에게서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을 갈아입히셨기에
12. 내 영혼이 잠잠할 수 없어서,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주, 나의 하나님, 내가 영원토록 주님께 감사를 드리렵니다.
(갈라디아서 6:1-16) 서로 짐을 져 줍시다, 마지막으로 하는 경고와 축복...
1. 형제자매 여러분, 어떤 사람이 어떤 죄에 빠진 일이 드러나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사람인 여러분은 온유한 마음으로 그런 사람을 바로잡아 주고, 자기 스스로를 살펴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2. 여러분은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실 것입니다.
3. 어떤 사람이 아무것도 아니면서 무엇이 된 것처럼 생각하면, 그는 자기를 속이는 것입니다.
4. 각 사람은 자기 일을 살펴보십시오. 그러면 자기에게는 자랑거리가 있더라도, 남에게까지 자랑할 것은 없을 것입니다.
5. 사람은 각각 자기 몫의 짐을 져야 합니다.
6. 말씀을 배우는 사람은 가르치는 사람과 모든 좋은 것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7. 자기를 속이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조롱을 받으실 분이 아니십니다. 사람은 무엇을 심든지, 심은 대로 거둘 것입니다.
8. 자기 육체에다 심는 사람은 육체에서 썩을 것을 거두고, 성령에다 심는 사람은 성령에게서 영생을 거둘 것입니다.
9.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맙시다. 지쳐서 넘어지지 아니하면, 때가 이를 때에 거두게 될 것입니다.
10. 그러므로 기회가 있는 동안에, 모든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합시다. 특히 믿음의 식구들에게는 더욱 그렇게 합시다.
11. 보십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직접 이렇게 큰 글자로 적습니다.
12. 육체의 겉모양을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여러분에게 할례를 받으라고 강요합니다. 그것은 그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때문에 받는 박해를 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13. 할례를 받는 사람들 스스로도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여러분에게 할례를 받게 하려는 것은, 여러분의 육체를 이용하여 자랑하려는 것입니다.
14. 그런데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죽었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죽었습니다.
15. 할례를 받거나 안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16. 이 표준을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와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평화와 자비가 있기를 빕니다.
(누가복음 10:1-11, 16-20) 일흔두 사람을 파송하시다, 일흔두 사람이 돌아오다
1. 이 일이 있은 뒤에, 주님께서는 다른 일흔[두] 사람을 세우셔서, 친히 가려고 하시는 모든 고을과 모든 곳으로 둘씩 [둘씩] 앞서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다.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라.
3. 가거라,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내는 것과 같다.
4. 전대도 자루도 신도 가지고 가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말아라.
5.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집에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6. 거기에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있으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사람에게 내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7. 너희는 한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 거기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자기 삯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지 말아라.
8. 어느 고을에 들어가든지, 사람들이 너희를 영접하거든, 너희에게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9. 그리고 거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나님 나라가 너희에게 가까이 왔다’ 하고 그들에게 말하여라.
10. 그러나 어느 고을에 들어가든지, 사람들이 너희를 영접하지 않거든, 그 고을 거리로 나가서 말하기를,
11. ‘우리 발에 묻은 너희 고을의 먼지를 너희에게 떨어버린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알아라’ 하여라.
16. 누구든지 너희의 말을 들으면 내 말을 듣는 것이요, 누구든지 너희를 배척하면 나를 배척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지 나를 배척하면, 나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것이다.”
17. 일흔[두] 사람이 기쁨에 차서, 돌아와 보고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을 대면, 귀신들까지도 우리에게 복종합니다.”
18.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이 하늘에서 번갯불처럼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다.
19. 보아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세력을 누를 권세를 주었으니, 아무것도 너희를 해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굴복한다고 해서 기뻐하지 말고,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귀가 열릴 때’입니다.
구약, “그리하여 나아만은 하나님의 사람이 시킨 대로...”(왕하 5:14)
시편, “주님, 귀를 기울이시고 들어주십시오”(시편 30:10)
서신서, “온유한 마음으로 그런 사람을 바로잡아 주고”(갈라 6:1)
복음서, “누구든지 너희의 말을 들으면 내 말을 듣는 것이요,”(누가 10:16)
오늘 요절은, “내가 주님께 울부짖었더니, 주님께서 나를 고쳐주셨습니다”입니다.(시편 30:2)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열왕기하 5:1-14 / 시편 30)]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나아만이 고침을 받다’입니다.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전쟁하는 사이였음에도
큰 병에 걸린 나아만은, 어린 여종의 말조차 의지하여 적국을 찾아갑니다.
마침내 엘리사의 집 앞에 도착한 나아만은
엘리사를 약소국의 무당쯤으로 여겼는지, 그래서 더 낮아지기가 어려웠는지,
치료를 포기하고 떠나려다가 부하들의 충언에 따라
엘리사가의 지시대로 요단강에서 일곱 번 몸을 씻고 낫습니다.
인생의 큰 위기가 전화위복하여
천하대장군 나아만, 고고한 나아만의 귀를 열어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줍니다.
동시에 나아만은 중요한 깨달음을 얻습니다.
하나님의 예언자는 그 어떤 돈과 권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난 자의 감사’입니다.
이 노래는 원래 큰 병에서 벗어난 어느 시인의 감사기도였는데
나중에 수전절(성전봉헌절) 노래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시인은 과거 큰 병의 고통과 절망으로 부르짖었던 탄원을 회상하면서
그 고난이 제아무리 커도, 주님의 은혜를 맛보는 순간
그 고통이 잠깐뿐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됨을 노래합니다.(5)
(이 부분은 히스기야의 노래와 닮았습니다. 사38:10-20)
죽음의 공포, 그 절대고독의 순간에 눈이 열리니
지금 나 혼자가 아님을 깨치게 해주시는 하나님 은혜,
그 감격이 가득한 노래입니다.
그래서 오늘 시편은 오늘 구약본문의 응답찬송으로서, 마치 나아만의 노래처럼 느껴집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갈라디아서 6:1-16 / 누가복음 10:1-11, 16-20)]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서로 짐을 져 줍시다, 마지막 경고와 축복’입니다.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은, 이미 율법을 완성하신 그리스도의 법(2), 즉
<사랑의 계명>(5:14) 안에서 삽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맛본 자답게,
약한 이들을 온유하게 바로잡아주고(1) 짐까지 져 줍니다.(2)
이런 인생이 복스러운 것은 마침내 영생의 결실을 볼 것이기 때문입니다.(8-9, 시133:3)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아는 바울,
누구보다 큰 시행착오 끝에 주님은혜를 맛본 바울이기에,
그는 할례논쟁을 넘어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를 자랑하고
새롭게 창조되는 일에만 관심 있을 뿐이라고 선포합니다.(14-15)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72명을 파송하시다, 72명이 돌아오다’입니다.
예루살렘 행군을 시작하면서 예수님은,
(앞서 9:1-6절의 12제자 파송에 이어서) 72명을 파송하십니다.
(72, 또는 70은 세상 모든 민족의 숫자를 상징합니다 → 창세기 10장)
파송 받은 사람들은 최대한 가볍고 신속하고 온전하게 사명을 감당하려고
무소유로 다니고, 길에서 인사도 하지 않는 법입니다.(4, 왕하4:29)
지금 비록 이리떼 속으로 들어간 양과 같은 처지일지라도(3)
보내신 분의 권위(그 이름, 17)에 의지하여 평화를 선포하고(5)
임박한 하나님나라를 선포해야 합니다.(9,11)
이것은 내 이름이 하늘에 기록될 만큼 크고 놀랍고 기쁜 사명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성령강림절 5주(성령강림 후 4주)이면서 동시에 한해의 절반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감사하는 맥추감사주일인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에서
귀가 열리고 뜻이 통하는 소통의 결과들을 봅니다.
시리아의 천하대장군 나아만이 결과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도록
부하들의 말과 심지어 어린 여종의 말조차 귀담아 듣게 해준 것은
나병이라는 인생의 위기였습니다.
그 위기가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없는 나아만의 병을 낫게 해주고
마침내 하나님을 만나게 해줍니다.
마치 나아만처럼 큰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었던 오늘 시편의 시인은
주님께 울부짖음으로(시30:2,8,11) 병이 나았음을 고백합니다.(2-3)
주님께서 그 울부짖음을 귀담아 들어주신 것입니다.
울부짖음이 찬양으로 바뀐 시인은
참 생명을 얻은 참 사람답게 늘 주님의 말씀 앞에 귀가 열렸을 것입니다.(9)
오늘 바울이 가리키는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은
죄에 빠진 약자의 닫힌 귀를,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 바로잡아줍니다.(갈6:1)
그 열쇠는 바로 “온유한 마음” 즉 사랑, 성령의 열매였습니다.(갈5:22-23)
이렇게 교회는 그리스도의 법을 이루며 교회의 기본을 다져갈 것입니다.(갈6:2)
오늘 예수님의 제자 72명은 완전 무소유 전도자로서 신비로운 체험을 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선포할 때 병자가 낫고 귀신이 물러갑니다.(눅10:9,17)
이는 근본적으로 예수이름 선포하는 제자들의 귀가 열린 증거입니다.
세상에 속한 돈·권력·사람 아무 것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의지할 때
주님과의 핫라인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지금 한국은 위기상황입니다.
지구가 큰 병 걸린 기후재앙과 전염병 공포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의 정치·경제·군사·외교적 상황은 온 나라가 큰 병에 걸린 상태처럼 위기입니다.
종교적 상황은 더욱 위기입니다.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점점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나아만이 예언자 엘리사에게서 본, 돈·권력과 반비례하는 예언자의 힘!
오늘 예수님이 파송한 제자들이 보여준, 돈·권력과 반비례하는 전도자의 힘!
한국교회는 그 기운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내가 주님께 울부짖었더니, 주님께서 나를 고쳐주셨습니다”(시편 30:2)
부디 주님께서 우리 한국교회를, 나를 고쳐주시기를, 지금은 울부짖을 때입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온전한 주님의 몸 교회로 치유되어서
교회가 외치는 진리에 세상의 귀가 열리도록, 한 삽 한 삽
회개의 삽으로 땅에 있는 내 곳간을 비울 때입니다.
[나머지]
* 게하시에 대하여
엘리사에게 게하시는 엘리야에게 엘리사와 같은 자였습니다. 그런데 엘리사가 스승 엘리야보다 갑절의 능력을 사는 것과 달리 게하시는 무능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일례로, 스승이 명한대로 행했음에도 수넴 여인의 죽은 아이가 살아나지 못한 것입니다.(왕하 4:29-31) 그 이유 하나를 오늘 본문 바로 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게하시는 예언자가 (또는 예언자 수련생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무소유의 삶을 미워하고 물질을 사랑했던 것입니다.(왕하 5:26-27)
** 나아만에 대하여
나아만이 건강했다면, 어린여종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약소국의 예언자가 하는 말에 순종할 리 없습니다. 나아만은 나병 덕분에, 귀가 열려 몸도 낫고 영혼도 구원을 받게 됩니다. 인생의 위기가 기회임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내 육체의 불행을 내 영육간의 ‘새로운 창조’(갈라 6:15)로 역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히스기야의 기도를 떠올리면서(이사 38:10-20) 동시에 오늘 구약본문의 나아만 장군의 노래처럼 들립니다. 나아만은 나병 때문에 인생의 끝, 무덤을, 심지어 스올을 느꼈을 것입니다.(시편 30:3) 특히 1절과 3절의 이미지는, 나아만이 요단강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연상시키며, 동시에 복음서 세례자 요한의 요단강 세례가 연상됩니다. 실제로 나아만은 요단강에서 나온 뒤 하나님을 발견하고 믿음을 얻습니다.(왕하 5:15, 17)
*** 맥추감사절에
오늘은 맥추감사절이면서, 이번 주 목요일은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는 소서(小暑)입니다. 전통적으로 농부님들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건강상태를 중간점검 해왔습니다. 맥추감사절 역시 그리스도인의 영육간의 건강 상태를 중간점검 하는 때입니다. 한해의 절반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절반을 시작하는 때를 맞이하여, 지난 6개월을 반성하고 감사함으로써 교회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절기입니다.
맥추감사주일 복음서본문에 “추수”가 세 차례 반복해서 나옵니다. 성경에서 추수는 ‘감사의 때’, ‘심판의 때’라는 강력한 상징입니다. 그래서 ‘추수’라는 눈으로 각 본문을 살펴봅니다. 오늘 구약본문의 나아만은 가장 극적인 추수열매입니다. 시편본문 또한 중병에서 구원받은 뒤에 비로소 내가 주님의 귀한 열매임을 깨달은 큰 찬양입니다. 서신서본문이 보여준 추수열매는 교회입니다. ‘모든 이에게 선한 일을 하며’, ‘성령에다 심어 성령에게서 영생을 거두는’, 마침내 ‘새롭게 창조되는’ 교회! 복음서본문은 주님의 명을 받고 파송된 일흔 두 사람에게 치료받고 “하나님 나라” 복음을 들은 사람들이 추수열매일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파송 받았던 일흔 두 사람이야말로 큰 열매입니다.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20) 온 나라가 총체적인 위기에 있는 오늘 세상에 빛과 소금, 희망이 되지도 못하고, 이 아픈 나라,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지도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환골탈태해야 할 지금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나아만과 같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보잘 것 없는 작은 여종과 같은 세상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자존심 내려놓고, 병든 몸 가리고 있는 화려한 군복 다 벗어버리고 맨몸으로 요단강에 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그렇게 한국교회는 다시 태어나서 지금까지 교회를 반신반의 하며 업신여기던 세상을 향하여 추수 때를 알려야 합니다. 나아만의 나병처럼 큰 병든 세상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께 이렇게 말씀드려야 할 때입니다. “그 사람을 나에게 보내 주십시오. 대한민국에 예언자가 있음을 그에게 알려주겠습니다.”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행복의 전령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11호)
한 쌍의 새, 나란히 날아가네
배는 비었고 깃털은 젖었는데
즐거운 지저귐 힘찬 재잘거림
작은 목청으로 소리높여 부르네
마을마다 다니며 기쁜 소식 전하니
어두웠던 얼굴들 하나하나 밝아지네
한 쌍의 새, 나란히 돌아가네
주인 볼 생각에 신나게 돌아가네
[말씀시조] 심은 대로 거둘지니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1호)
심은 대로 거둘지니 성령에다 심을지라
성령에다 심는 사람 영생을 거두리니
새롭게 창조된 자여 선한 일을 하시라
[시편노래] 시편 30, 수렁에서 날 건지사 원수 웃음 사라지니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성실문화」 111호)
[본문] (시편 30)
[노랫말]
1. 수렁에서 날 건지사 원수 웃음 사라지니, 나 주님을 우러르며 찬양을 하렵니다
울부짖는 내 소리에 날 고치신 주 하나님, 스올에서 날 이끌어 회복시킨 나의 주님
2. 주를 믿는 성도들아 주님을 찬양하라, 거룩하신 그 이름을 감사하며 찬송하라
주의 진노 잠깐이요 그의 은총 영원하니, 밤새 눈물 흘렸어도 새벽이면 기쁘리라
3. 내가 편히 지낼 때는 늘 안전할 것 같았는데, 주님 나를 외면하니 두려움에 빠집니다
주여 내가 부르짖어 주 은혜를 구합니다, 내가 죽어 버려진들 무슨 유익 있나이까
4. 한줌 흙이 찬양하고 진리를 전하리까, 주여 나를 들으시고 나를 도와 주옵소서
기쁨의 옷 갈아입혀 춤추게 한 나의 주님, 내 영혼이 영원토록 감사노래 부르리다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새명성교회 김영준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30 (수렁에서 날 건지사 원수 웃음 사라지니)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30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1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여호와여 내가 주를 높일 것은 주께서 나를 끌어내사 내 원수로 하여금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심이니이다
2.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부르짖-으-매--,
나--를-- 고치셨나이다, (나-를 나-를 고치셨나이다---)∼
3. 여호와여 주께서 내 영혼을 스올에서 끌어내어 나를 살리사 무덤으로 내려가지 아니하게 하셨나이다
4. 주의 성도들아 여호와를 찬송하며 그의 거룩함을 기억하며 감사하라
5. 그-의 노염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6. 내가 형통할 때에 말하기를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하였도다
7. 여호와여 주의 은혜로 나를 산 같이 굳게 세우셨더니 주의 얼굴을 가리시매 내가 근심하였나이다
8. 여호와여 내가 주께 부르짖고 여호와께 간구하기를
9. 내가- 무덤에 내려갈- 때-에--, 나의 피-가-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진토가 어떻게 주를 찬-송-하며-, 주-의 진리를 선포하리이까---∼
10. 여호와여 들으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를 돕는 자가 되소서 하였나이다
11.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다함께]
12. 이-는 잠-잠-하지 아니-하고-, 내- 영광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심-이니-,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말씀동화] 우리 동네 메두사가 대마왕을 이겨버렸어요!
옛날옛날 한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머리 길러 여러 갈래로 땋으면서 거울 보던 시절 이야기예요.
선국이는 오늘도 가뜩이나 긴 곱슬머리를 잔뜩 내려서 눈을 가립니다.
마을 아줌마들께 더벅머리 총각 소리를 들을 만큼
우리 선국이 머리는 멀리서 봐도 정말 커 보여요.
선국이는 머리만 큰 게 아니라 마음도 크죠.
마을에서 홀로 사는 외로운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부모님 없는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서
맛있는 거, 재미있는 거 가져다 드리는 일을 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선국이가 약자를 돕는 것을 본 사람은 거의 없어요.
왜냐하면 선국이는 착한 일 할 때 늘 남몰래 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선국이가 한 착한 일을 마을 사람 누구나 다 압니다.
아무리 꽁꽁 싸매어도 좋은 향은 향내가 솔솔 나오는 법이잖아요.
언젠가 친구들이 물었어요.
“선국아, 너 혹시 슈퍼맨 흉내 내는 거냐? 아무도 모르게 변신해서 좋은 일 하는 거 즐기는 거야? 그런 거야?”
선국이는 친구들 얼굴도 못 쳐다보고 빙그레 웃기만 합니다.
그러다가 혼잣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마태복음 6:3)
이것은 성경책에 나오는 예수님 말씀인데요,
선국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성경말씀이죠.
그럼 첫 번째로 좋아하는 말씀이 뭐냐고요?
그야 당연히 마태복음 6:33절이죠.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마태복음 6:33)
선국이 이름이 바로 이 말씀에서 나왔거든요.
먼저 선(先), 나라 국(國)
유선국!
그런데 이건 선국이네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친구들만 아는 건데요,
선국이가 늘 아무도 모르게 착한 일 하는 까닭, 그리고
선국이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이 말씀을 유난히 좋아하는 까닭이 있어요.
그건 바로 선국이가 무지무지 낯을 가리기 때문이죠.
오죽하면 선국이 초등학교 시절 별명이 메두사였겠어요.
메두사는 선구처럼 머리카락이 되게 길죠.
머리카락이 뱀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메두사를 본 사람은 돌이 되어 굳어버린다잖아요.
그런데 우리 동네 메두사는 정반대예요.
아무 사람이나 눈이 마주치면 선국이 자기가 굳어버려요.
얼음이 되어버리죠. 그래서 아예 눈 마주치지 않으려고
선국이는 늘 그 긴 곱슬머리로 눈을 가리고 다니는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동네 메두사 선국이가
진짜 슈퍼맨이 되어 버린 사건이 터졌어요.
이천 년 만에 봉인이 풀린 대마왕이 온 세상을 휘졌고 다니다가
이만 년 만에 봉인이 풀린 괴질을 만나 싸움을 벌였대요.
그러다가 무서운 전염병인 괴질을 대마왕이 몽땅 삼켜버렸다네?
그래서 대마왕은 슈퍼 대마왕이 되어 버린 겁니다.
원래 대마왕은 왕 돼지처럼 아귀처럼 한없이 모든 걸 다 삼켜버리고
마치 불가사리처럼 삼킬 때마다 점점 더 커지는데
괴질을 삼켜버린 바람에 대마왕이 아주 더 위험해졌어요.
대마왕에게 먹히지 않아도 대마왕과 눈이 마주친 사람은
갑자기 춤을 추며 뭐든지 다 삼키는 아귀처럼 변합니다.
춤을 추면 출수록 온몸에 괴질이 퍼져 미니 대마왕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게 대마왕의 졸개가 되어버리는 거죠.
대마왕이 드디어 우리 동네까지 쳐들어온다는 소문이 나자마자
온 마을 사람들이 피난을 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오! 우리 선국이는 용감하게 대마왕을 찾아 나섰어요.
마침내 동구 밖에서 대마왕을 만난 선국이가 벌벌 떨면서도 마을 입구를 막아섭니다.
그러자 대마왕은 벌벌 떨며 서 있는 저 가소로운 녀석을 꿀꺽 삼켜버리려다가,
생각을 바꾸어서 졸개로 만들어버리려고 선국이의 눈을 노려보기 시작했어요.
어라? 그런데 이게 웬일이람?
왜 대마왕과 눈이 마주쳤는데 춤을 추지 않는 거지? 이젠 떨지도 않잖아?
왜긴 왜겠어요, 우리 동네 메두사 선국이가 순식간에 얼음이 되어버린 거죠.
영문을 알 길 없는 대마왕이 너무나 당황해서 심하게 떨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미동도 없이 버텨선 선국이의 온몸에서 갑자기
밝고 착한 기운이 레이저광선처럼 나오기 시작했어요.
내 것을 한없이 나눠주는 선국이의 기운에
네 것을 한없이 먹어치우는 대마왕의 기운이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산더미처럼 커다란 대마왕이 녹아서 눈사람처럼 작아지고 장난감처럼 작아지더니
마침내 열쇠고리만큼 작아져서 어디론가 줄행랑을 치고 말았어요.
작은 나라 작은 동네 작은 아이가 어마어마한 대마왕을 물리쳤다는 소식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자
온 세상 기자들과 유튜버들이 작은 나라 작은 동네로 몰려들었어요.
어라? 그런데 동네에 그 아이가 없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잡듯이 뒤지며 찾아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우리 선국이를 찾을 길이 없었죠.
도대체 선국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또 얼음이 될까봐 선국이는 얼른 마을을 빠져나왔어요.
마을을 나온 선국이는 온 나라 온 세상을 다니며
대마왕에게 감염된 미니 대마왕들을 찾았어요.
혹시라도 좀비처럼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까봐 부지런히 찾아다녔어요.
대마왕 아귀병이 약하게 걸린 사람은 선국이가 가까이 가기만 해도 깨끗해집니다.
대마왕 아귀병이 심하게 걸린 사람은
선국이의 명령에 따라 동네 시냇가로 가서 몸을 일곱 번 씻습니다.
그러면 천하의 아귀병도 어린아이 살결처럼 깨끗해집니다.
오늘도 우리 선국이는 신나게 시편노래를 부릅니다.
“주님께서는 내 통곡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나에게서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을 갈아입히셨기에 내 영혼이 잠잠할 수 없어서,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주, 나의 하나님, 내가 영원토록 주님께 감사를 드리렵니다.”(시편 30:11-12)
세상에서 유명해지는 것이 싫어 숨어 다니지만
먼저 선(先), 나라 국(國), 선국(先國)이 발길 닿는 곳마다
대마왕의 아귀병이 사라져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선국이의 이름이 하늘나라에서 샛별처럼 반짝입니다.(누가복음10:20)
[이정훈 지음. 2022년 7월 2일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