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절 6주(왕국절 6주, 창조절 5주, 세계성찬주일, 2021년 10월 3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하나님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마가복음 10:14)
[성서일과 4본문]
(욥기 1:1, 2:1-10)
1. 우스라는 곳에 욥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흠이 없고 정직하였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다.
2:1.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주님 앞에 서고, 사탄도 그들과 함께 주님 앞에 섰다.
2. 주님께서 사탄에게 “어디를 갔다가 오는 길이냐?” 하고 물으셨다. 사탄은 주님께 “땅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오는 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종 욥을 잘 살펴보았느냐? 이 세상에 그 사람만큼 흠이 없고 정직한 사람,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 없다. 네가 나를 부추겨서, 공연히 그를 해치려고 하였지만, 그는 여전히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고 있지 않느냐?”
4. 사탄이 주님께 아뢰었다. “가죽은 가죽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생명을 지키는 일이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립니다.
5. 이제라도 주님께서 손을 들어서 그의 뼈와 살을 치시면, 그는 당장 주님 앞에서 주님을 저주하고 말 것입니다!”
6.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그를 너에게 맡겨 보겠다. 그러나 그의 생명만은 건드리지 말아라!”
7. 사탄은 주님 앞에서 물러나 곧 욥을 쳐서,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에까지 악성 종기가 나서 고생하게 하였다.
8. 그래서 욥은 잿더미에 앉아서, 옹기 조각을 가지고 자기 몸을 긁고 있었다.
9. 그러자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 “이래도 당신은 여전히 신실함을 지킬 겁니까? 차라리 하나님을 저주하고서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10. 그러나 욥은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까지도 어리석은 여자들처럼 말하는구려. 우리가 누리는 복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는데, 어찌 재앙이라고 해서 못 받는다 하겠소?” 이렇게 하여, 욥은 이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서도, 말로 죄를 짓지 않았다.
(시편 26)
1. 주님, 나를 변호해 주십시오. 나는 올바르게 살아왔습니다. 주님만을 의지하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2. 주님, 나를 샅샅이 살펴보시고, 시험하여 보십시오. 나의 속 깊은 곳과 마음을 달구어 보십시오.
3. 나는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늘 바라보면서 주님의 진리를 따라서 살았습니다.
4. 나는 헛된 것을 좋아하는 자들과 한자리에 앉지 않고, 음흉한 자들과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5. 나는 악인들의 모임에서 그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고, 한자리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6. 주님, 내가 손을 씻어 내 무죄함을 드러내며 주님의 제단을 두루 돌면서,
7. 감사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며,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모두 다 전하겠습니다.
8. 주님, 주님께서 계시는 집을 내가 사랑합니다. 주님의 영광이 머무르는 그 곳을 내가 사랑합니다.
9. 나의 이 목숨을 죄인의 목숨과 함께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나의 이 생명을 살인자들의 생명과 함께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10. 그들의 왼손은 음란한 우상을 들고 있고, 그들의 오른손은 뇌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11. 그러나 나는 깨끗하게 살려고 하오니, 이 몸을 구하여 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12. 주님, 내가 선 자리가 든든하오니, 예배하는 모임에서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히브리서 1:1-4, 2:5-12)
1. 하나님께서 옛날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으나,
2. 이 마지막 날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아들을 만물의 상속자로 세우셨습니다. 그를 통하여 온 세상을 지으신 것입니다.
3. 그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하나님의 본체대로의 모습이십니다. 그는 자기의 능력 있는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는 죄를 깨끗하게 하시고서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4. 그는 천사들보다 훨씬 더 높게 되셨으니, 천사들보다 더 빼어난 이름을 물려받으신 것입니다.
2:5. 하나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말하는 장차 올 세상을 천사들의 지배 아래에 두신 것이 아닙니다.
6. 어떤 이가 성경 어딘가에서 이렇게 증언하였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그를 기억하여 주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그를 돌보아 주십니까?
7. 주님께서는 그를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못하게 하셨으나, 영광과 존귀의 면류관을 그에게 씌워 주셨으며,
8.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시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사람에게 복종시키심으로써, 그에게 복종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기로는, 아직도 만물이 다 그에게 복종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9. 예수께서 다만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낮아지셔서, 죽음의 고난을 당하심으로써, 영광과 존귀의 면류관을 받아쓰신 것을, 우리가 봅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맛보셔야 했습니다.
10.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많은 자녀를 영광에 이끌어들이실 때에,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를 고난으로써 완전하게 하신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11. 거룩하게 하시는 분과 거룩하게 되는 사람들은 모두 한 분이신 아버지께 속합니다. 그러하므로 예수께서는 그들을 형제자매라고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12. 그리하여 그분은 “내가 주님의 이름을 내 형제자매들에게 선포하며, 회중 가운데서 주님을 찬미하겠습니다” 하고 말씀하시고,
(마가복음 10:2-16)
2. 바리새파 사람들이 다가와서, 예수를 시험하여 물었다.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3.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모세가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
4. 그들이 말하였다. “이혼증서를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
5.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완악한 마음 때문에, 이 계명을 써서 너희에게 준 것이다.
6.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창조 때로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7.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서, [자기 아내와 합하여]
8. 둘이 한 몸이 된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9.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10. 집에 들어갔을 때에, 제자들이 이 말씀을 두고 물었다.
11.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장가드는 남자는, 아내에게 간음을 범하는 것이요,
12. 또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는 간음하는 것이다.”
13.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쓰다듬어 주시기를 바랐다. 그런데 제자들이 그들을 꾸짖었다.
14.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것을 보시고 노하셔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15.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16. 그리고 예수께서는 어린이들을 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서 축복하여 주셨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창조질서 천국질서’입니다.
구약, “너는 내 종 욥을 잘 살펴보았느냐?”(욥기 2:3)
시편, “주님만을 의지하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시편 26:1)
서신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형제자매라고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히브리서 2:11)
복음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가복음 10:9)
오늘 요절은, “하나님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입니다.(마가복음 10:14)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욥기 1:1, 2:1-10, 시편 26)]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사탄이 다시 욥을 시험하다’입니다.
사탄의 시험으로 욥의 복스러운 인생이 바닥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가 받는 모든 복이 사라졌는데도
욥은 여전히 하나님을 경외합니다.
이에 하나님이 욥을 매우 자랑스러워하십니다.(3)
마침내 사탄은 욥의 몸을 치는 시험을 저지릅니다.
악성 피부병으로 마을에서도 쫓겨난 괴로운 신세가 되었어도(8)
욥은 여전히 하나님을 경외합니다.(9-10)
“어리석은” 사람이란(10) 하나님 없는 듯 사는 사람(시14:1),
즉 하나님의 법을 무시하며 사는 사람,
즉 욥과 반대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인생을 뜻합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무고한 자의 고백과 기도’입니다.
무고(誣告)를 당한 자의 탄원시인 본문은 내내 시인의 무고(無辜)함을 드러냅니다.
주님만 의지하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시인은
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음을 밝힙니다.(1)
악인들과 어울리지 않았고(4-5) 하나님 가까이 하기를 즐겼습니다.(8)
자기를 무고한 악인들과는 삶도 죽음도 함께 하기를 단호히 거부하며(9-10)
구원받고 주님을 찬양하리라 서원합니다.(12)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히브리서 1:1-4, 2:5-12, 마가복음 10:2-16)]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아들-하나님의 처음이며 마지막 말씀, 그리스도의 낮아지심과 올리우심’입니다.
본문은 시작부터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의 존귀하심을 선포하고 찬양합니다.
기다리던 종말의 때가 시작된 <마지막 날>이 시작된 지금(2) 만유를 다스리실
바로 그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정확한 모형으로서(3, 골1:15, 고후4:4),
예수님은 창조주와 마찬가지로 창조세계를 말씀으로 보존하시며,
또한 십자가에서 모든 죄를 없애심으로써
이 세계를 새롭게 하셨습니다.
바로 이 십자가 사건,
즉 <무력하게 보이는 죽음> 때문에 예수님이 천사보다 못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히브리서 기자는 시편8:5절을 기억하며 바로잡아줍니다.
이처럼 위대하신 하나님의 아드님께서 우리를 형제자매라 부르신
그 놀라운 까닭까지 밝힙니다.(11-12)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이혼을 비판하시다, 어린이들을 축복하시다’입니다.
<하나님 법의 한계점>, 즉 인간이 어디까지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면서
예수님을 시험하는 바리새인들의 질문에
예수님은 돌이켜 <하나님 법의 중심>을 향하게 하십니다.(6-8)
제자들이 재차 여쭐 만큼, 바리새인들의 이 질문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이를 벗어나려는 인간사회의 욕망이
잘 드러나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어서 인간사회의 질서대로 어린이를 홀대하는 제자들을 예수님께서 꾸짖으십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나라 질서를, 하나님의 마음을 보게 하십니다.
단순하고 유연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의 눈, 인간사회의 약자의 눈으로만이
하나님나라를 볼 수 있다고 하십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신정절(왕국절) 6주(창조절 5주)인 <세계성찬주일>에 주시는 하나님말씀의 줄기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천국질서입니다.
그리고 그 알맹이는 약자를 살피시는 <공평하신 하나님>!
하나님의 그 마음입니다.
구약과 시편은 하나님만 경외하고 의지하는 사람 욥을 통하여
하나님마음을 보게 하십니다.(욥2:3)
그리고 복음서는 어린이를 통하여 하나님마음을 보게 하십니다.
여기서 어린이는 약자의 상징이요 단순하고 유연한 상상력의 상징입니다.
오늘 복음서 가운데 또 하나의 약자는 여자입니다.
사회적 약자인 여자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서린 하나님마음을 보여주십니다.
오늘 서신서는 약자의 모습을 지니신 예수님이(2:7,9)
하나님의 오른쪽에 앉으시는 장면을 보이십니다.(1:3)
그 존귀하신 예수님이 우리를 형제자매라고 부르시며(11-12)
천국의 질서를 잡아주시는 장면이 놀랍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지으셨습니다.(막10:6)
각각 강한 면과 약한 면을 어울리게 하셨습니다.
서로의 약한 면을 얕잡아 보고 억누르는 게 아니라
약한 면을 더 쓰다듬으며 돌보고 축복하는 마음 말입니다.(막10:13,16)
이것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요 천국의 질서입니다.
예수님께서 그것을 온몸으로 가르치고 회복시키셨으며
예수제자, 주님의 몸 교회는 예배와 봉사로써 그것을 끊임없이 기억하고
이 땅에서 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머지]
* 약함과 깨끗함의 표상, 어린이처럼!
욥을 괴롭힌 사탄의 정체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밤낮으로 참소하는 자입니다.(계 12:10) 사탄은 온갖 거짓말로 우리를 하나님과 갈라놓으려 하고, 교회와 사회를 이간질합니다. 그리고 그 무기는 돈, 명예, 권력 등, 온갖 탐욕이요, 그 근원은 죽음의 공포입니다. 이렇게 거짓으로 번지르르한 탐욕으로 우리는 시나브로 더러워지고, 그렇게 창조질서를 잃어가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며, 마침내 세상 곳곳에서 사탄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렇습니다. 제아무리 돈과 명예, 권력으로 화장하고 변장을 해도, 사탄의 근본은 더러움입니다. 욥처럼, 아니 욥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스스로 낮아지심으로 저 사탄의 죽음 권세를 송두리째 무너뜨리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만물을 정결하게, 창조질서를 회복시키십니다.(히브 1:3) 오늘 복음서본문에서 예수님은 바리새파 사람들이 문제제기한 이혼문제를 놓고, 그 중심에 담긴 탐욕과 권력, 간음과 음행의 문제를 짚으시고, 연이어서 제자들이 홀대하던 어린이들을 껴안으시고 손을 얹어 축복하십니다. 여기서 간음과 음행은 강자와 더러움의 표본이요, 어린이들은 약자와 깨끗함의 표상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말렉을 진멸하라 명하신 것도 아말렉이 약자들을 잔인하게 다루었기 때문이었고(신명 25:17-19), 가나안 일곱 부족은 물론이고 이스라엘조차 그 땅에서 쫓아내신 것도 간음과 음행 때문이었습니다.(레위 18:24-30) ‘간음과 음행’은, 하나님 백성이 하나님께 불성실하고, 탐욕으로 그 마음이 이방신들을 향할 때마다, 예언자들을 통해 꾸짖으실 때 거듭거듭 쓰던 비유이기도 합니다. 레위기 18장에서도 그랬듯이, 간음과 음행은 하나님의 땅에서 쫓겨날 짓이요, 하나님나라에 결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더러운 행동입니다. 그런 온갖 ‘갑질’하는(강자의 맛을 아는) 갑돌이 갑순이들은 결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나라를 통째로 환하게 보여줘도, 이미 갑질에 젖은 마음, 온갖 탐욕과 거짓에 젖은 몸으로는 그 나라의 맛과 멋, 그 기쁨을 결코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서 한국교회는 어린이 같이 되어야 합니다.(마가 10:15) 우리 안의 모든 거짓말문화, 갑질문화, 물신(物神)문화를 뿌리 뽑고, 말씀, 기도, 찬양으로, 예배로 하나님께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시편 26:12) 어린이 같은 순진무구!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거룩한 기운을 우리 안에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 세계성찬주일
이번 주일은 10월 첫 주일, 바로 세계성찬주일입니다. 원래 1936년 미국 연합장로교회가 처음 시작한 것을, 1940년 10월 첫 주일부터는 초교파적으로 연합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1939년 발발한 2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해 1940년, 로제 수사는 떼제 공동체를 시작합니다. 전쟁 피해자들을 돕는 모임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1945년에는 전쟁고아들을 돌보는 일도 시작합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무너뜨립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새로운 나라가 건설되기 시작합니다. 탐욕으로 시작한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피어나는 평화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세계성찬주일은 이를 기억하고, 남의 살을 먹으려는 탐욕이 아니라 내 살과 피를 먹여 남을 살리려는 성찬의 도(道)를 온 세계 교회가 함께 기억하고 기념하고 기원하는 날입니다.
*** 복음서 말씀노래 (‘약한 자 외면하는 나라에서’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1절)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네, 남편이 제아내를 버려도 되나이까
하나님이 짝지은것 사람이 못가른다, 약한자 버리는것 하나님뜻 아니니라
2절) 예수님 제자들이 어린이를 홀대하네, 예수님 노하셔서 제자들 나무라네
하나님 나라는 약한자들 것이니라, 어린이 믿음으로 갈수있는 나라니라
(* 전에 올린 것을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높임받은 어린이 (김종진 지음. 몽골 하나님의어린양교회 목사. 「성실문화」 108호)
나도 어린아이였던 적이 있었다.
까망 눈동자같던 머리털이
흰자위 같이 하얗게 변하고 있다.
발등에 불난듯 그렇게 뛰어다녀도
전혀 피곤치 않았던 어린시절
그 눈으로 세상을 볼 때 예수님 만났다.
주님 손벌려 주시지 않았다면
갈 데가 없었던 어린 나
이 아이가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말라
절차도 만들지 말고, 사람도 거치지 말고
누구든 어린이라면 직접 내게 오도록하라
오늘도 주님은 나를 안고
내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해 주신다.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아멘
(막10:13-16, 어린아이를 안고 축복하신 예수님. 그 품에 안겨있던 아이가 나일수도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시조] 만물의 상속자요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08호)
만물의 상속자요 만물을 보존하며
죽음고난 당하시어 우리 죄 씻으신 분
우리를 형제자매라 부르시는 예수님
[시편노래] ‘시편 26, 주여 나를 변호해 주시옵소서’ (이정훈 편사, 이천진 작곡. 「성실문화」 108호)
[본문] (시편 26)
[노랫말]
1. 주여 나를 변호해 주시옵소서, 올바르게 한세상 살았나이다
주님만 의지하고 살았나이다, 흔들리지 않으며 살았나이다
오 주여 날 시험해 보시옵소서, 샅샅이 나의 속을 살펴보소서
내 마음 달구어서 털어보소서, 주님만 바라면서 살았나이다
2. 주여 나는 진리 따라 살았나이다, 한결 같은 주사랑 바라나이다
음흉한 자들과도 섞이지 않고, 헛된 자와 동거하지 않았나이다
오 주여 날 시험해 보시옵소서, 샅샅이 나의 속을 살펴보소서
이 목숨을 거두지 마시옵소서, 악인들과 함께 거두지 마시옵소서
3. 주여 나는 성전이 좋사옵니다, 주의 영광 머무는 곳 사랑합니다
정결히 손을 씻고 제단을 돌며, 주의 은혜 소리 높여 전하렵니다
오 주여 날 시험해 보시옵소서, 샅샅이 나의 속을 살펴보소서
우상과 뇌물들을 멀리하오니, 이 깨끗한 감사찬양 받아주소서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한양대 교목실장인 이천진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26 (주여 나를 변호해 주시옵소서) (이정훈 편사, 이천진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2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08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내가 나의 완전함에 행하였사오며 흔들리지 아니하고 여호와를 의지하였사오니 여호와여 나를 판단하소서
2. 여--호--와--여--, 나-를 살-피-시고 시험-하사-,
내 뜻과 내 양심((을)) 단련하소서-, (단--련--하소-서--)∼
3. 주의 인자하심이 내 목전에 있나이다 내가 주의 진리 중에 행하여
4. 허망한 사람과 같이 앉지 아니하였사오니 간사한 자와 동행하지도 아니하리이다
5. 내가- 행-악-자의 집회-를--, 미--워--하오-니--,
악한 자와-- 같이- 앉지-, (같이 앉지--) 아니하리이다---∼
6. 여호와여 내가 무죄하므로 손을 씻고 주의 제단에 두루 다니며
7. 감사의 소리를 들려주고 주의 기이한 모든 일을 말하리이다
8. 여--호--와--여--, 내가- 주께서 계-신 집과-,
주-의 영광이 머무는 곳을-, 사--랑--하오-니--∼
9. 내 영혼을 죄인과 함께, 내 생명을 살인자와 함께 거두지 마소서
10. 그들의 손에 사악함이 있고 그들의 오른손에 뇌물이 가득하오나
11. 나--는-- 나--의--, 완전함에-- 행하오리니-,
나-를 속-량하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다함께]
12. 내 발이 평탄한 데에- 섰사-오니-, 무-리 가운데에서- 여호-와를-,
(여호와를--) 송축하리이다, (여호와 여호와-를- 송축하리∼이∿다)∼∥
[말씀 동화] 에덴동산 친구들은 얼마나 부드러웠을까?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온몸 구석구석 마사지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우리도 에덴동산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바벨탑시절이 되어버렸어!”
발바닥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머리가 말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에덴동산 시절엔 구석구석 모두 다 부드럽고 평등했잖아. 서로 잡아먹지도 않고!”
동그래진 눈이 발바닥에게 묻습니다.
“바벨탑시절은 또 뭔데?”
“바벨탑시절은 저 혼자 잘난 듯 불쑥 솟아오르다가 폭삭 망한 시절이지.”
알 듯 모를 듯 발바닥의 말에 머리도 가슴도 손도 갸웃거립니다.
아직도 어리둥절한 지체들에게 발바닥이 설명합니다.
“아기 때는 우리 모두 보드랍고 공평했잖아.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니까 벌써 단단해지기 시작했어.”
아기 시절 한없이 보드랍던 발바닥은
어느새 굳어가는 제 모습이 서글픈가 봐요.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 난 얼마나 더 딱딱해져버릴까?”
잠자코 듣고 있던 입이 입을 엽니다.
“발바닥 말이 맞아. 몸이 자라는 건 좋은데, 없던 이빨도 나서 자라는 것도 좋은데, 썩는 게 문제야.”
충치 때문에 잔뜩 찌푸린 어금니는
아무 말도 못하고 끙끙거리기만 합니다.
충치의 고통을 온몸이 느끼며 아픕니다.
그때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코가 맞장구칩니다.
“나도 언제부턴가 자꾸 코가 막혀. 알레르기 비염이래.”
발바닥이 다시 혼잣말을 합니다.
“역시 몸이 자라면서 제일 좋은 건 머리뿐인가? 머리는 아는 것도 많아지고, 점점 좋아지잖아. 빈익빈부익부라더니!”
으쓱해진 머리가 조용히 대답합니다.
“그렇긴 하지. 그래도 지식이 많아져서 좋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골치 아플 때도 있단다.”
온 몸의 지체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칩니다.
“역시 아기 때가 좋았어!”
한없이 보드랍고 모든 지체가 평등했던
아무 고통 없던 에덴동산시절 같은 아기 때가 그립습니다.
영희가 꿈나라에서 새끼 길고양이들이랑 놀며 쿨쿨 잠든 사이에
영희의 몸 지체들이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으신 하나님이
엄마아빠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아직 나처럼 부드러우니 염려 말거라.”
그래도 여전히 충치로 잔뜩 찌푸린 어금니에게 다가가
하나님께서 어루만져주십니다.
충치가 되어 조만간 빼버릴 어금니가 잠깐이나마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몸이 자랄수록 식욕이 많아지고 몸에 안 좋은 음식까지 마구 먹다 생긴 충치입니다.
충치 때문에 온 몸이 아픕니다.
영희의 몸에서 떨어져나갈 것을 생각하면 어금니는 마음도 아픕니다.
우울한 충치를 다시 어루만지시며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몸도 마음도 자라지만 그래도 아직 마음이 딱딱해지지는 않았으니 괜찮다.”
하나님께서 잠자는 영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복을 주십니다.
몸에 안 좋은 음식 냄새가 솔솔 유혹해도 오히려 식탐이 줄어들고
부지런히 마스크 쓰고 방청소도 해서 먼지 알레르기도 줄어들고
무엇보다 마음이 점점 더 부드러워진 영희는 왕따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게 될 것입니다.
꿈나라에서 새끼 길고양이들이랑 놀던 영희가 문득 노래를 부릅니다.
어제 교회학교에서 배운 말씀노래를
새까만 새끼고양이들을 어루만져 주면서 읊조립니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가복음 10:15)
영희는 예수님의 이 말씀이 참 좋습니다.
하나님나라가 물처럼 스며들 수 있는 부드러운 마음!
영희는 내내 부드러운 어린이 마음을 가질 것입니다.
[이정훈 지음. 2021년 10월 2일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