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5주(2020년 2월 9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그는 은혜로우며,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사람이다”(시편 112:4)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 58:1-9a(9b-12))
1. “목소리를 크게 내어 힘껏 외쳐라. 주저하지 말아라. 너의 목소리를 나팔 소리처럼 높여서 나의 백성에게 그들의 허물을 알리고, 야곱의 집에 그들의 죄를 알려라.
2. 그들이 마치 공의를 행하고 하나님의 규례를 저버리지 않는 민족이나 되듯이, 날마다 나를 찾으며, 나의 길을 알기를 좋아한다. 그들은 무엇이 공의로운 판단인가를 나에게 묻고, 하나님께 가까이 나가기를 즐거워한다고 한다.”
3. 주님께서 보시지도 않는데, 우리가 무엇 때문에 금식을 합니까? 주님께서 알아주시지도 않는데, 우리가 무엇 때문에 고행을 하겠습니까? 너희들이 금식하는 날, 너희 자신의 향락만을 찾고, 일꾼들에게는 무리하게 일을 시킨다.
4. 너희가 다투고 싸우면서, 금식을 하는구나. 이렇게 못된 주먹질이나 하려고 금식을 하느냐? 너희의 목소리를 저 높은 곳에 들리게 할 생각이 있다면, 오늘과 같은 이런 금식을 해서는 안 된다.
5. “이것이 어찌 내가 기뻐하는 금식이겠느냐? 이것이 어찌 사람이 통회하며 괴로워하는 날이 되겠느냐?” 머리를 갈대처럼 숙이고 굵은 베와 재를 깔고 앉는다고 해서 어찌 이것을 금식이라고 하겠으며, 주님께서 너희를 기쁘게 반기실 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6.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부당한 결박을 풀어 주는 것, 멍에의 줄을 끌러 주는 것, 압제받는 사람을 놓아 주는 것, 모든 멍에를 꺾어 버리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냐?”
7. 또한 굶주린 사람에게 너의 먹거리를 나누어 주는 것, 떠도는 불쌍한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헐벗은 사람을 보았을 때에 그에게 옷을 입혀 주는 것, 너의 골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8.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햇살처럼 비칠 것이며, 네 상처가 빨리 나을 것이다. 네 의를 드러내실 분이 네 앞에 가실 것이며, 주님의 영광이 네 뒤에서 호위할 것이다.
9. 그 때에 네가 주님을 부르면 주님께서 응답하실 것이다. 네가 부르짖을 때에, 주님께서 ‘내가 여기에 있다’ 하고 대답하실 것이다. (네가 너의 나라에서 무거운 멍에와 온갖 폭력과 폭언을 없애 버린다면,
10. 네가 너의 정성을 굶주린 사람에게 쏟으며, 불쌍한 자의 소원을 충족시켜 주면, 너의 빛이 어둠 가운데서 나타나며, 캄캄한 밤이 오히려 대낮같이 될 것이다.
11. 주님께서 너를 늘 인도하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너의 영혼을 충족시켜 주시며, 너의 뼈마디에 원기를 주실 것이다. 너는 마치 물 댄 동산처럼 되고,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처럼 될 것이다.
12. 너의 백성이 해묵은 폐허에서 성읍을 재건하며, 대대로 버려두었던 기초를 다시 쌓을 것이다. 사람들은 너를 두고 “갈라진 벽을 고친 왕!” “길거리를 고쳐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한 왕!” 이라고 부를 것이다.)
(시편 112:1-9(10))
1. 할렐루야. 주님을 경외하고 주님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2. 그의 자손은 이 세상에서 능력 있는 사람이 되며, 정직한 사람의 자손은 복을 받으며,
3. 그의 집에는 부귀와 영화가 있으며, 그의 의로움은 영원토록 칭찬을 받을 것이다.
4. 정직한 사람에게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비칠 것이다. 그는 은혜로우며,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사람이다.
5. 은혜를 베풀면서 남에게 꾸어 주는 사람은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일을 공평하게 처리하는 사람이다.
6. 그런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의로운 사람은 영원히 기억된다.
7. 그는 나쁜 소식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주님을 믿으므로 그의 마음이 굳건하기 때문이다.
8. 그의 마음은 확고하여 두려움이 없으니, 마침내 그는 그의 대적이 망하는 것을 볼 것이다.
9.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넉넉하게 나누어주니, 그의 의로움은 영원히 기억되고, 그는 영광을 받으며 높아질 것이다.
10. 악인은 이것을 보고 화가 나서, 이를 갈다가 사라질 것이다. 악인의 욕망은 헛되이 꺾일 것이다.
(고린도전서 2:1-12(13-16))
1. 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로 가서 하나님의 비밀을 전할 때에, 훌륭한 말이나 지혜로 하지 않았습니다.
2. 나는 여러분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 밖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하였습니다.
3.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나는 약하였으며, 두려워하였으며, 무척 떨었습니다.
4. 나의 말과 나의 설교는 지혜에서 나온 그럴 듯한 말로 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이 나타낸 증거로 한 것입니다.
5.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6. 그러나 우리는 성숙한 사람들 가운데서는 지혜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 지혜는, 이 세상의 지혜나 멸망하여 버릴 자들인 이 세상 통치자들의 지혜가 아닙니다.
7. 우리는 비밀로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시려고, 영세 전에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8. 이 세상 통치자들 가운데는, 이 지혜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들이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
9. 그러나 성경에 기록한 바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한 것들, 사람의 마음에 떠오르지 않은 것들을, 하나님께서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련해 주셨다” 한 것과 같습니다.
10.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이런 일들을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성령은 모든 것을 살피시니, 곧 하나님의 깊은 경륜까지도 살피십니다.
11. 사람 속에 있는 그 사람의 영이 아니고서야, 누가 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하나님의 영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하나님의 생각을 깨닫지 못합니다.
12. 우리는 세상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오신 영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선물들을 우리로 하여금 깨달아 알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13. 우리가 이 선물들을 말하되, 사람의 지혜에서 배운 말로 하지 아니하고,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는 말로 합니다. 다시 말하면, 신령한 것을 가지고 신령한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14. 그러나 자연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영에 속한 일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합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런 일들이 어리석은 일이며, 그는 이런 일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들은 영적으로만 분별되기 때문입니다.
15. 신령한 사람은 모든 것을 판단하나, 자기는 아무에게서도 판단을 받지 않습니다.
16. “누가 주님의 마음을 알았습니까? 누가 그분을 가르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5:13-20)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 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려서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운 마을은 숨길 수 없다.
15. 또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다 내려놓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다 놓아둔다. 그래야 등불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환히 비친다.
16.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은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
19.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가운데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아주 작은 사람으로 일컬어질 것이요, 또 누구든지 계명을 행하며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일컬어질 것이다.
2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의보다 낫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주님을 닮아가니’입니다.
구약, “네 빛이 새벽햇살처럼 비칠 것이며” (이사야서 58:8)
시편, “주님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사람” (시편 112:1)
서신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2:16)
복음서, “누구든지 계명을 행하며 가르치는 사람은” (마태복음 5:19)
오늘 요절은, “그는 은혜로우며,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사람이다”입니다. (시편 112:4)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이사야서 58:1-9a(9b-12), 시편 112:1-9(10))]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참 금식’입니다.
본문은 바빌론 포로 귀환 뒤 예언의 말씀입니다.
백성은 포로시절부터 준수해온 절기(명절) 금식을 계속하지만
약자를 돌보는데 관심 없는, 그저 이기적인 종교행사일 뿐입니다.
이에 주님께서 진정한 예배란, 진정한 금식이란 무엇인지 두 가지로 압축해주십니다.
무엇보다도 시급히 풀어야 할 것은 약자들 삶의 기본인 의식주 문제입니다.(7)
그런데 그에 앞서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을 먼저 언급하심이 인상적입니다.(6)
이렇듯이 종교행사의 중심이 약자들을 돌보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인 까닭은
거기 하나님의 마음이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약자를 돌보고 정의를 바로 세워 하나님과 마음이 통하게 되면(9)
지금 백성의 당면과제인 예루살렘 재건사업 또한 제대로 이룰 것입니다.(12)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 경외의 상급’입니다.
이 시는 지혜시로서, 바로 앞 111편과 연이어,
주님을 경외하는 자가 받을 복스러운 인생을 보여줍니다.
(이 시는 알파벳순으로 지어졌습니다. 절마다 알파벳 2개씩, 마지막 9,10절은 3개씩!)
그는 말씀(계명)을 “크게 즐거워”함으로써(1) 차차 주님을 닮아갑니다.
특히 4절은 하나님의 속성을 빼닮아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빛, 은혜, 긍휼, 의)
물론 그런 자의 일상은 늘 약자를 돌보기 마련입니다.(5,9)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고린도전서 2:1-12(13-16) / 마태복음 5:13-20)]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십자가에 달리신 분에 대한 설교, 하나님의 지혜에 대하여’입니다.
고린도교회의 믿음은 성령의 능력 덕택이지
바울의 말솜씨 때문이 아니었다고 바울은 강조합니다.
바울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세상 지혜와 전혀 다른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그 지혜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에 들어있습니다.
자연(육)에 속한 자(14)가 아니라 영에 속한 신령한 자(15),
즉 <그리스도의 마음>(십자가 마음)을 가진 자(16), 성령 받아 주님을 빼닮은 자라야
그 거룩하신 은혜를(선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12)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소금과 빛, 율법에 대한 교훈’입니다.
예수님 복음의 핵심인 천국(20),
그 천국의 핵심인 사랑이 바로 모든 율법의 뿌리입니다.(마 22:34-40)
그러니 예수 제자라면 마땅히 예수님처럼 사랑의 도를 깨치고 살아내야 합니다.
그렇게 부지런히 말씀을 읽고 행하고 가르치는 사람이(19)
언제 어디서나 천국을 무럭무럭 확장해가는
소금처럼 빛처럼 사는 예수제자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주현절이 무르익어갈수록 본문말씀들은 우리가 주님을 닮아가게 합니다.
오늘 이사야와 바울이, 그리고 시인이 노래합니다.
“주님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시 112:1)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십니다.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은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마태 5:18)
“누구든지 계명을 행하며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마태 5:19)
이 율법, 이 계명, 이 말씀, 그것은 사랑입니다.
가장 높으신 분 지존하신 그분을 사랑하고,
가장 낮으신 분, 작고 남루한 약자들을 사랑하는 일이 바로
오늘 구약의 예언자와 시인이 노래한 그 말씀이요,
바울의 하나님 지혜, 십자가의 도요, 예수님의 소금과 빛입니다.
벌써 주현절 5주이니, 조금 있으면 주현절 끝 주, 주님의 산상변화주일입니다.
지금쯤 우리는 우리 주 예수님을 조금이라도 닮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반복 또 반복해서 들려주시는 말씀 아닙니까.
그 말씀 읽고 또 읽고, 새기고 또 새기다보면
내 안에 담긴 그 빛나는 말씀으로, 시나브로
반딧불이만큼은 나도 빛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햇살처럼 비칠 것이며...”(이사야서 58:8)
주의 말씀은 어두운 내 안을 밝히시는 빛이요 거울이시니
내 안의 거짓을 다 씻어 정직하게 하십니다.(시편 112:4)
진실하신 분, 하나님을 빼닮아 나를 빛나게 하십니다.
빛나고 은혜로우며 자비롭고 의롭게 하십니다.
“정직한 사람에게는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비칠 것이다. 그는 은혜로우며,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사람이다”(시편 112:4)
[나머지]
* 소금과 빛은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금과 빛은 묘한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소금은 적당히 넣으면, 음식을 짜게 만드는 게 아니라, 음식의 제 맛을 살려줍니다. 빛은 적당히 비추면, 사물을 하얗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어둠에 가렸던 만물의 제 빛깔을 살려줍니다. 교회는 소금처럼 빛처럼, 약한 이웃들은 물론이고, 강하고 거친 이웃들조차 원래 제 맛과 제 빛깔을 되찾게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지나친 결핍과 과잉으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게 소금과 빛의 또 하나의 역할입니다. 하늘 아버지께 영광 돌릴 또 하나의 길, 소금과 빛은 사랑입니다. (마태복음 5:16)
[말씀동시] 앎과 행함의 차이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101호)
율법을 알고만 있는 것은
다른 빛으로 자신을 환하게 하는 꼴이라
갈수록 그림자만 짙어지지만
율법대로 행하는 것은
스스로 빛나며 주변을 밝히는 것이라
빛 주신 이를 복되게 하네
[말씀시조] 성령께서 살피시고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1호)
성령께서 살피시고 성령께서 가르치사
하나님 크신 비밀 그 지혜를 깨닫는다
십자가 달리신 그분 예수마음 내 마음
[말씀서예] 고린도전서 2:16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101호)
[시편노래] 시편 112 (할렐루야 복주신다)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101호)
[본문] (시편 112:1-9(10))
[노랫말]
1. 할렐루야 복 주신다 주님을 경외하라, 주님께서 복 주신다 그 계명을 즐기어라
그의 자손 능력받고 정직한 자 복 받으리, 부귀영화 가득하고 그의 의가 빛나리라
2. 은혜롭고 자비롭고 의로운 사람이여, 정직한 사람이여 어둠 속에 빛나누나
가난한 자 외면 않고 은혜를 베푸는 자, 공평하게 사는 사람 만사가 잘 되리라
3. 공의로운 사람들은 영원히 기억되고, 굳건한 마음으로 두려움 없으리라
가난한 사람에게 넉넉히 나눠주니, 악인은 사라지고 그 탐욕은 꺾이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이석훈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12:1-9(10)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시편 송서(誦書)] 시편 112 ( 지음. 「성실문화」101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할렐루야,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2. 그의 후손이 땅에서 강성함이여 정직한 자들의 후손에게 복이 있으리로다
3. 부-와 재물이 그-의 집에-, (그의 집에--) 있음-이여-,
그-의 공의가 영구-히--, (공의가 영구히) 서 있으리로다---∼
4. 정직한 자들에게는 흑암 중에 빛이 일어나나니 그는 자비롭고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이로다
5. 은혜를 베풀며 꾸어 주는 자는 잘 되나니 그 일을 정의로 행하리로다
6. 그--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함-이-여--,
의인-은-- 영원-히--, (의인은 영원히) 기억되리로다---∼
7. 그는 흉한 소문을 두려워하지 아니함이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그의 마음을 굳게 정하였도다
8. 그의 마음이 견고하여 두려워하지 아니할 것이라 그의 대적들이 받는 보응을 마침내 보리로다
9. 그-가 재물을 흩--어--, 빈궁한 자-들-에게 주었-으니-,
그-의 의-가 영구히 있고-, 그의 뿔-이- 영-광- 중에 들리리로다-∼
[다함께]
10. 악인-은-- 이를- 보고-, (이를 보고--) 한탄-하여-,
이-를 갈면서 소멸되리니-, 악인들-의- 욕망은 사라지리∼로∿다∼∥
[말씀동화] 죽염치약과 몽당초의 희망가
옛날옛날 한옛날에, 호랑이가 끊어먹은 방패연이 대보름달까지 날아가던 시절 이야기예요.
대보름 둥근달이 둥실 떠오릅니다.
예배당 곁 컨테이너 창고에 딱 하나 있는 창문으로
송아지처럼 성큼성큼 달빛이 들어옵니다.
재활용품과 폐기물 분리를 하다 만 상자 안에서
쿨쿨 자던 치약이 눈을 뜹니다.
“무슨 달빛이 이리 밝지?”
추워서 오돌오돌 떨던 몽당초가 대답합니다.
“무슨 달은, 보름달 몰라? 오늘 대보름이잖아.”
치약이 홀쭉한 제 몸을 바라보며 중얼거립니다.
“이것 봐. 한밤중인데도 내 이름표가 또렷해.”
다 쓰고 버려진 ‘죽염치약’은 통통했던 시절 화장실 환한 전등 빛이 그립지만,
그래도 대보름달 덕에 한밤중에도 제 이름 넉자가 보이니
이게 어디냐며 기뻐합니다.
“네 초록빛 옷도 빨간 문양도 제대로 안 보이는 걸? 예전 내 촛불이었으면 네 빛깔이 환히 보였을 거다.”
못 미더운 눈빛으로 치약이 눈을 가늘게 뜨자
몽당초가 내 말을 못 믿느냐는 듯이 한마디 툭 던집니다.
“나 이래 뵈도 예배당 십자가 아래 성경책 곁 초였거든. 성경말씀이랑 가장 가까운 거룩한 몸이었다고!”
예배당 성경책을 가장 가까이서 보디가드처럼 지키던 초였다는 말에
치약의 눈을 동그래집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몽당초는 일장연설을 시작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복음 5:13,14)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예수님의 산상수훈 말씀이야.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소금처럼 빛처럼 살라고 하셨지.”
그 순간 치약의 눈빛이 대보름달보다 더 환하게 빛납니다.
죽염치약 안에 아주 조금 남아있던 소금성분이 꿈틀거리더니
치약의 눈매가 점점 아름다워집니다.
“비록 너랑 나랑 다 쓰고 버려진 몸이지만, 그래도 예수님 산상수훈에 짝으로 등장하는 소금이랑 빛이라는 자부심만은 잃지 말자고...”
저를 바라보며 점점 아름다워지는 치약의 눈매가 부담스러운 듯
몽당초는 고개를 돌려 창밖 대보름달을 바라봅니다.
그때 치약이 조용조용 수그러드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그래도 예전에 빵빵하던 시절이 더 좋았는데, 언니랑 나랑 그때 만났으면 더 멋졌을텐데...”
몽당초가 다시 치약을 바라보며 따뜻하게 위로합니다.
“그렇지 않아. 작아도 충분해. 아까 낮에 창틈으로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들어오던 햇볕, 그게 얼마나 우리를 따스하게 해주었는지 기억하지? 조금 남은 소금기로도 지금 너는 충분히 맛나는 소금이고, 비록 몽당초지만 나도 충분히 빛나는 촛불이야.”
존경어린 눈빛으로 다시 치약이 몽당초를 바라봅니다.
“세상엔 먹는 게 너무 많고,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먹어. 그리고 쉬지 않고 일하고, 또 쉬지 않고 놀고! 그건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천국이랑 너무 안 어울려.”
갑작스런 몽당초의 천국 이야기에 치약이 눈을 크게 뜨고 경청합니다.
“소금도 너무 많이 치면 음식이 짜서 못 먹지만, 적당히 치면 음식의 제 맛이 살아나지. 감자나 옥수수 삶을 때도, 콩국수 먹을 때도, 심지어 아이스크림에도 소금을 조금 넣어야 달고 고소한 제 맛이 나잖아? 빛도 똑 같아. 너무 쨍쨍한 햇빛에는 눈도 뜨지 못하고, 너무 강렬한 서치라이트도 물체를 하얗게 만들어버리지만, 나처럼 작은 촛불은 어둠을 벗기고 물체의 제 빛깔을 드러내 준단다.”
몽당초의 말을 경청하던 치약이 대보름달처럼 환한 눈빛으로 말합니다.
“모든 게 넘쳐나는 욕심세상을 다스려서 원래 제 맛, 제 빛깔로 되살려주려면 언니랑 나처럼 작은 소금, 작은 촛불이 필요한 거네? 그럼 우리 아직 쓸모 있는 거네?”
몽당초의 눈이 대보름달보다 더 커집니다.
“천잰데? 너는 하나를 알면 열을 깨치는구나! 맞아. 네 말대로 작은 거 무시하지 말고, 제 맛, 제 빛깔 살려나가면 이 욕심세상이 천국으로 변할 거야. 예수님마음이랑 통하는 세상이니까.”
한겨울 컨테이너 창고가 점점 따뜻해지기 시작합니다.
몽당초와 치약을 바라보던 대보름달 마음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정훈 지음. 2020년 2월 8일 토요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