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절(왕국절 12주, 창조절 11주, 2019년 11월 10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시편 145:17)
[성서일과 4본문]
(학개서 1:15b-2:9)
15. 때는 다리우스 왕 이년 여섯째 달, 그 달 이십사일이다.
2:1. 그 해 일곱째 달, 그 달 이십일일에, 학개 예언자가 주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하였다.
2. “너는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 유다 총독과 여호사닥의 아들 여호수아 대제사장과 남아 있는 백성에게 전하여라.
3. ‘너희 남은 사람들 가운데, 그 옛날 찬란하던 그 성전을 본 사람이 있느냐? 이제 이 성전이 너희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이것이, 너희 눈에는 하찮게 보일 것이다.
4. 그러나 스룹바벨아, 이제 힘을 내어라. 나 주의 말이다. 여호사닥의 아들 여호수아 대제사장아, 힘을 내어라. 이 땅의 모든 백성아, 힘을 내어라. 나 주의 말이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으니, 너희는 일을 계속하여라. 나 만군의 주의 말이다.
5. 너희가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내가 너희와 맺은 바로 그 언약이 아직도 변함이 없고, 나의 영이 너희 가운데 머물러 있으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아라.
6.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머지않아서 내가 다시 하늘과 땅, 바다와 뭍을 뒤흔들어 놓겠다.
7. 또 내가 모든 민족을 뒤흔들어 놓겠다. 그 때에, 모든 민족의 보화가 이리로 모일 것이다. 내가 이 성전을 보물로 가득 채우겠다.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8. 은도 나의 것이요, 금도 나의 것이다. 나 만군의 주의 말이다.
9. 그 옛날 찬란한 그 성전보다는, 지금 짓는 이 성전이 더욱 찬란하게 될 것이다.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내가 바로 이곳에 평화가 깃들게 하겠다. 나 만군의 주의 말이다.’”
(시편 145:1-5, 17-21)
1. 나의 임금님이신 하나님, 내가 주님을 높이며, 주님의 이름을 영원토록 송축하렵니다.
2. 내가 날마다 주님을 송축하며, 영원토록 주님의 이름을 송축하렵니다.
3. 주님은 위대하시니, 그지없이 찬양받으실 분이시다. 그 위대하심은 측량할 길이 없다.
4. 주님께서 하신 일을 우리가 대대로 칭송하고, 주님의 위대한 행적을 세세에 선포하렵니다.
5. 주님의 찬란하고 영광스러운 위엄과 주님의 놀라운 기적을, 내가 가슴 깊이 새기렵니다.
17. 주님이 하시는 그 모든 일은 의롭다.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
18. 주님은, 주님을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시고, 진심으로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신다.
19. 주님은, 당신을 경외하는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고, 그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구원해 주신다.
20. 주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지켜 주시며, 악한 사람은 누구든지 다 멸하신다.
21. 나는 내 입으로 주님을 찬양하련다. 육체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주님의 거룩한 이름을 영원히 찬송하여라.
(데살로니가후서 2:1-5, 13-17)
1.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일과 우리가 그분 앞에 모이는 일을 두고 여러분에게 간청합니다.
2. 여러분은, 영이나 말이나 우리에게서 받았다고 하는 편지에 속아서, 주님의 날이 벌써 왔다고 생각하게 되어, 마음이 쉽게 흔들리거나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3. 여러분은 아무에게도 어떤 방식으로도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그 날이 오기 전에 먼저 믿음을 배신하는 일이 생기고, 불법자 곧 멸망의 자식이 나타날 것입니다.
4. 그는 신이라고 불리는 모든 것이나 예배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에 대항하고, 그들 위로 자기를 높이는 자인데, 하나님의 성전에 앉아서, 자기가 하나님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5.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이런 일을 여러분에게 거듭 말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합니까?
13. 주님의 사랑을 받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의 일로 언제나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성령으로 거룩하게 하시고, 진리를 믿게 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시려고, 처음부터 여러분을 택하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14. 이렇게 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복음으로 여러분을 부르시고, 여러분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얻게 하셨습니다.
15.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든든히 서서, 우리의 말이나 편지로 배운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
16. 우리를 사랑하시고 은혜로 영원한 위로와 선한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17.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모든 선한 일과 말에 굳세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누가복음 20:27-38)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개파 사람 가운데 몇 사람이 다가와서, 예수께 물었다.
28. “선생님, 모세가 우리에게 써 주기를 ‘어떤 사람의 형이 자식이 없이 아내를 남겨 두고 죽으면, 그 동생이 그 형수를 맞아들여서 뒤를 이을 아들을 자기 형에게 세워주어야 한다’ 하였습니다.
29.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얻어서 살다가 자식이 없이 죽었습니다.
30. 그래서 둘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고,
31. 그 다음에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일곱 형제가 다 그렇게 하였는데,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2. 나중에 그 여자도 죽었습니다.
33. 그러니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서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34.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가고, 시집도 가지만,
35. 저 세상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참여할 자격을 얻은 사람은 장가도 가지 않고 시집도 가지 않는다.
36. 그들은 천사와 같아서, 더 이상 죽지도 않는다. 그들은 부활의 자녀들이므로, 하나님의 자녀들이다.
37. 죽은 사람들이 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가시나무 떨기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에서 보여 주었는데, 거기서 그는 주님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38. 하나님은 죽은 사람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의 하나님이시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사랑으로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입니다.
구약, “나의 영이 너희 가운데 머물러 있으니” (학개서 2:5)
시편, “주님은, 주님을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시고” (시편 145:18)
서신서,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성령으로 거룩하게 하시고” (데살로니가후서 2:13)
복음서, “모든 사람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 (누가복음 20:38)
오늘 요절은,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입니다. (시편 145:17, 새번역)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학개서 1:15b-2:9, 시편 145:1-5, 17-21)]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성전건축을 격려하다’입니다.
고레스에 의해 본국으로 돌아와 성전재건을 하려다가
이웃 사마리아의 저항으로 중단 16년 만에, 예언자 학개를 통하여
총독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여호수아 및 백성들이 하나님 말씀을 받습니다.
하나님 말씀은 사람들 논리와 정반대입니다.
<정치경제 상황이 나빠서 성전건축 못하게 된 것이 아니라
성전건축을 하지 않아서 삶이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일깨우십니다.>
예언자 학개가 전한 이 첫 말씀을 백성은 순종합니다.
오늘 본문은 그 한 달쯤 뒤에 학개가 전한 두 번째 말씀입니다.
4절은 역대지상 28:20절에서 다윗이 솔로몬의 성전건축을 격려한 것과 같습니다.
6-7절의 ‘진동’은 어려운 형편의 성전건축이
상상을 초월하는 도움으로 완성될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상징입니다.
성전재건으로, 마침내 여기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9)
온 세상 전쟁과 다툼이 그치고
하나님과 사람의 다툼이 거룩한 친교로 변하는 평화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의 영원하신 자비’입니다.
이 시는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로 지은 시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을 “나의 임금님”이요(1) 모든 육체(인류)의 주님이시라고 찬양합니다.(21)
시인이 하나님을 위대(광대)하시다고 반복해서 노래하는 까닭은
그 일이 의로우시며 그 일의 바탕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17)
이렇게 의로우시고 사랑스러우신 하나님을 “진심으로” 부를 때(18)
하나님은 늘 그 소리에 응답하시고 동행하십니다.(18)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데살로니가후서 2:1-5, 13-17 / 누가복음 20:27-38)]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불법자, 훈시’입니다.
“주님의 날”(2)이 이미 왔다는 주장은 거짓말입니다.
영지주의식으로 각자의 내면에 이미 왔다거나, 광신적 종말론자들의 그것입니다.
이들은 다분히 거짓과 과장, 착각이 뒤섞여 있습니다.
교회는 그런 것들에 속지 말고, 주님의 사랑받는 사람답게(13)
받은 그 말씀 든든하게 지키며 스스로를 바로 세워가야 합니다.(15)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부활논쟁’입니다.
예수님께서, 지난주 본문 삭개오와 만난 뒤 예루살렘 입성하시고 성전을 정결케 하시자
예루살렘 지도자들이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냅니다.
오늘 본문은 사두개파 사람들의 질문입니다.
부활이 없다는 생각으로, 혼인관계의 어느 극단적 예를 들먹입니다.
그러나 저들의 생각에는 하나님과 관계의 알맹이인 <사랑>이 빠졌습니다.
마침 저들이 예로 든 <혼인관계>는 <하나님과 백성 관계>의 대명사입니다.
거기 사랑이 빠지다니요!
부활은 하나님의 생명과 사랑의 결정적 증거요 꽃이요 열매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는 당연히 부활의 자녀요(36),
부활의 증인이며 증거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신정절(왕국절,창조절) 마지막 고개를 내다보며 받은 오늘 성서일과 말씀들은
어려운 형편일수록 더 가까워지시는 하나님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그 사랑은 교회를 정돈하고 정결하게 세우십니다.
성전재건 과정의 온갖 난관들(구약),
무자비한 로마제국의 탄압과 무질서한 이단사상 등 교회 안팎의 고초(서신서),
불의한 대제사장을 등에 업은 사두개파 사람들의 돌직구(복음서)...
위기가 곧 기회이듯,
크고 작은 시련 가운데서 교회는 정돈되고 자랍니다.
오늘 위기 가운데서 솟아난 학개 예언자와 바울 사도,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서
연약한 우리의 호소에 귀 기울이시며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오시는 하나님 사랑을 느낍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사두개파사람들의 질문에서 커다란 구멍을 봅니다.
단팥이 없는 찐빵처럼, 저들의 질문에 사랑이 빠져 있습니다.
심지어 혼인관계를 예로 들면서, 그것도 부활에 대한 질문임에도!
혼인관계란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관계를 가장 잘 드러내는 상징입니다.
거기 사랑이 빠지고 그저 아들 낳는 것만 목표한다는 설정부터가 문제입니다.
부활이 무엇입니까?
에덴동산을 떠난 자녀들을 찾으시는 하나님 사랑의 절정 아닙니까?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 늘 죽음의 공포 앞에서 떨며 사는 우리를
그 죽음권세 단번에 무너뜨리고 우리를 해방시키신 주님의 부활!
그럼에도, 부활의 증거로, 부활의 증인으로 살지 못하는
오늘 우리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며
세상은 손가락질하고(악성댓글들)
교회를 떠나는 젊은이들이 매년 급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세상의 손가락질을 저 사두개파의 어리석은 질문으로 보고 싶지만,
그럴 수만은 없는 것은,
지금 한국교회 안에 거룩한 기운-사랑의 힘이 사라졌기 때문이고,
지금 한국교회 안에 부활신앙의 능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구약본문의 예언자 학개와 서신서본문의 사도 바울은
말씀으로 성전재건하고 교회를 바로 세웠습니다.
교회 밖의 온갖 악조건과 교회 안의 잘못된 먹을거리 계산(구약), 잘못된 거짓말(서신서)들을
말씀으로 낱낱이 바로잡아 교회를 세운 학개와 바울!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시편 145:17, 새번역)
한국교회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힘입어
이제 허물어지고 어지러워진 한국교회를 바로 세울 때입니다.
사랑받는 사람은 사랑의 힘을 압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받는 형제자매 여러분”(데살로니가후서 2:13)
[나머지]
* 위기가 기회다
한국교회를 향한 네티즌들의 손가락질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잘못된 확신, 잘못된 열정>입니다. 이는 오늘 데살로니가 교인들의 그것과 오늘 복음서의 사두개파 사람들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크고 강합니다. 그 중심에는 교회 단톡방들을 휩쓸고 있는 온갖 거짓정보들입니다. 그 거짓말들 가운데는, 이솝우화 양치기소년 식의 새빨간 거짓말과, 걱정꾸러기 토끼처럼 “하늘이 무너졌다”는 식의 공포와 과장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대상이 이슬람, 동성애, 북한핵무기 등입니다. 이 대상들을 사실 이상으로 미화하거나 악마화 하는 것은 모두 거짓말입니다. 마침 지난주 토요일(2019. 11. 2) 매일성서일과 가운데 요한복음 8:39-47절이 있었습니다. 거기 거짓말쟁이 악마 이야기가 나옵니다.
“44.너희는 너희 아비인 악마에게서 났으며, 또 그 아비의 욕망대로 하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다. 또 그는 진리 편에 있지 않다. 그것은 그 속에 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거짓말을 할 때에는 본성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는 거짓말쟁이이며, 거짓의 아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2019. 11.4) 매일성서일과 가운데 고린도전서 5:9-13절이 있었습니다. 거기 이런 거짓말쟁이들, 즉 중상(中傷)하여 결국 이간질하는 무리는 교회 안에서 심판하여 자정해야 한다는 말씀이 눈에 띄었습니다.
“11.그러나 이제 내가 여러분에게 사귀지 말라고 쓰는 것은, 신도라 하는 어떤 사람이 음행하는 사람이거나, 탐욕을 부리는 사람이거나,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이거나, 사람을 중상하는 사람이거나, 술 취하는 사람이거나, 약탈하는 사람이면, 그런 사람과는 함께 먹지도 말라는 말입니다. 12.밖에 있는 사람들을 심판하는 것이,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여러분이 심판해야 할 사람들은 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13.밖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악한 사람을 여러분 가운데서 내쫓으십시오.”
한국교회는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뒤 바로 성전을 정화하셨던 열정으로, 한국교회는 뼈를 깎는 자세로, 교회 안팎에서 거짓 정보를 퍼뜨려 세상과 교회를 이간질하는 행위들을 낱낱이 가려내고 심판하여 자정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그 뼈아픈 과정에서 우리는 오늘 시편 본문의 이 구절을 붙들어야 합니다. “주님이 하시는 그 모든 일은 의롭다.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시편 145:17, 새번역)
** 구약본문 묵상 (※ 3년 전 올린 것을 다시 다듬어 올립니다)
오늘 구약본문의 알맹이는 바로 ‘성전’입니다. 무너진 성전, 그리고 성전재건의 희망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이 선포된 시점이 의미심장합니다. 때는 7월 21일, 바로 초막절(장막절, 수장절, ‘쑤콧’) 마지막 날입니다. (학개 2:1) 초막절은 어떤 절기인가? 초막절은 유대 달력으로 7월(티슈리월) 15일 시작해서 7일간 이어집니다. 유월절(무교절; 겨울보리 추수), 오순절(칠칠절, 맥추절; 여름보리와 밀 추수)과 함께 3대 추수감사절기 중 하나입니다. 초막절은 그 이름처럼, 출애굽 광야 40년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풍찬노숙 같은 고난의 행군, 그럼에도 늘 동행하셨던 임마누엘 하나님 은혜를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그리고 약속의 땅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올리브와 포도 등의 수확이 다 끝난 뒤 벌이는 대단한 추수감사절입니다. 그런데 초막절이 바로 ‘성전’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1) 초막절은 솔로몬 성전 봉헌한 뒤에 성전에서 가장 먼저 지킨 절기입니다.(대하 7:8-10)
2) 무너진 성전을 재건하기 위해 학개 예언자가 하나님의 꿈을 불어넣어 주던 오늘 본문의 자리 역시 초막절입니다.
3) 70여년이 흘러,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인도로 성벽(성곽)공사를 마치자마자 지킨 절기 역시 초막절입니다.(느헤 8장)
4) 진정한 성전이신 예수님께서 에스겔 성전에서 발원한 물과 비교하여 그 유명한 말씀을 선포하신 그 날이 바로 초막절 마지막 날이었습니다.(요 7:37-39, 겔 47:1, 요 4:14, 계 22:1)
그런데 이 초막절 마지막 날이 바로 ‘호산나 라바’입니다. 오늘 구약본문 속에 감추어진 ‘때의 상징’을 좀 더 생생하게 느끼고, 요한복음 7장의 예수님 말씀의 의미를 좀 더 생생하게 느끼기 위해 다음 글을 소개합니다.
『... 유대인들은 장막절의 마지막 날을 ‘호사나 라바’라고 부른다. ‘라바’라는 말은 우리말로 ‘크다’는 뜻이며, 유대인들은 장막절의 마지막 날을 ‘큰 구원의 날’로 지킨다. 유대인들은 이날이야말로, 지난해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마지막 사죄의 날이요 기쁨의 날이라고 믿는다. 제단에 물을 부어 바치며 유대인들은 나팔을 불고 찬양하면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으며, 또 어떤 이들은 춤을 추었다. 이렇게 하면서 그들은 사죄의 기쁨과 구원의 감사를 표현하였다. 이 때 유대인들은 거룩한 영(성령)에 사로잡히기를 원하며 황홀경에 빠진다. 미쉬나는 증거하기를, 누구든지 춤과 노래, 악대가 동반된 장막절에 행해지는 이 행사에 참여해보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기쁨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장막절에 대한 유대인들의 관습을 알고 나면 왜 메시아의 다시 오심이 묵시 문학에서 장막절과 연관되어 예언되었는지 좀 더 쉽게 이해된다...』 [최명덕. 『최명덕교수가 새롭게 들려주는 유대인 이야기』(두란노. 1997) 186∼187]
아무튼 다시, 오늘 구약 본문의 알맹이는 ‘성전’입니다. 성전의 뜻과 가치를 바로 알아야 하고, 무너진 성전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성전 재건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두려워말고 힘을 내야합니다. “힘을 내어라”가 세 번이나 반복됩니다.(4절) ‘말씀’과 ‘성령’께서 너희 가운데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5절)
*** 11월 11일은 ‘성 마틴의 날’ (※ 3년 전 올린 것을 다시 다듬어 올립니다)
우리가 굳게 지켜 마땅한 교회의 오랜 전통 하나 소개합니다. 마침 내일 월요일이 11월 11일입니다. 세상은 온통 ‘빼빼로 데이’라고 야단이지만 교회 전통으로 11월 11일은 ‘성 마틴의 날’입니다. 해마다 11월 11일이면 오랜 기독교전통을 가진 나라들은 일찌감치 묘한 흥분으로 설렙니다. 독일에서는 미국식 할로윈과는 차원이 다른 아이들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등불을 들고 마틴을 기리는 노래를 부르며 골목골목을 누빕니다. 유모차를 탄 아기들도 함께 합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마틴을 알아갑니다. 성 마틴은 천주교를 비롯해서 정교회와 개신교 등 모든 기독교가 존경하고 기리는 보기 드문 성인입니다. 성 마틴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오래전 전해들은 이야기를 기억을 더듬어 약간 살을 붙여 풀어보겠습니다.
그는 주후 316년경 헝가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은 이탈리아에서 보내고, 그리고 성년이 된 뒤에는 프랑스에서 살았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일찍부터 그를 명예로운 로마 군인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로마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의 이름을 따서 마르티누스, 즉 마틴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십대 중반의 나이에 군에 입대한 마틴은 로마 황제의 근위병이 되었습니다. 이십 세 무렵 혈기왕성하던 마틴은 어느 겨울밤 추위에 벌벌 떠는 헐벗은 노숙인을 만났습니다. 아무 것도 줄 것이 없어서 마침 자신의 결혼 예물인 망토를 칼로 반으로 찢어 그를 덮어주었습니다. 그날 밤 꿈에 예수님이 보였습니다. 놀랍게도 예수님이 그 찢어진 망토를 입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곁에 있는 천사가 예수님께 묻습니다.
“예수님 왜 찢어진 망토를 걸치고 계신가요? 그만 벗으시죠.”
“아니다. 이건 내가 아끼는 벗 마틴이 내게 준 귀한 선물이다.”
꿈에서 깨어난 마틴은 그날 이후로 군 생활을 그만두고 예수님 제자의 길을 걷습니다. 11월 11일은 성 마틴의 날입니다. 교회가 세상에 자랑할 전통입니다. 한국 교회도 계승하여 굳게 지켜야 할 전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투성이, 부정부패가 판치는 세상을, 사랑이 결핍한 이 불의한 시대를, 예수님 사랑으로 조금씩 물들일 수 있는 소중한 전통, 소중한 기회입니다.
[말씀동시] 별꼴이야 사두개파 (서무석 지음. 「성실문화」100호)
별꼴이야 사두개파
낯뜨거운 질문하네
한 여자가 일곱 형제랑 혼인을 해?
그게 아이가 없어서 그런 거라고?
별꼴이야 사두개파
상상력이 별꼴이 반쪽이야
별일이야 예수님 말씀
부활세상 희한하네
천사처럼 죽지 않고 혼인도 하지 않네
모두모두 하나님 딸 하나님 아들이니
혼인 없이 사랑하는 부활세상
신비롭고 신나는 예수님 말씀에
별처럼 반짝이네
우리 상상력
[말씀시조] 예언자 학개에게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0호)
예언자 학개에게 주의 말씀 내리시니
스룹바벨 여호수아 온 백성아 힘내어라
여기에 평화 깃들어 이 성전이 빛나리
[말씀서예] 학개서 2:4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100호)
[말씀노래] 사두개인들과 예수님의 부활논쟁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100호)
[본문] (누가 20:27-38)
[노랫말] 사두개인들과 예수님의 부활논쟁
1. 사두개인 몇사람이 예수님께 질문하네 / 부활신앙 없으면서 모세율법 들먹이네
자식없어 하릴없이 일곱형제 아내가된 / 저과부는 부활때에 누구아내 되리이까
2. 부활에 참여하는 부활의 자녀들은 / 장가도 가지않고 시집도 아니간다
부활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자녀이니 / 하나님 슬하에서 영생남매 누리리라
[해설]
본문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이석훈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사두개인들과 예수님의 부활논쟁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88호에 소개한 곡)
[시편 송서(誦書)] 시편 145:1-5, 17-21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0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를 높이고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
2. 내가 날마다 주를 송축하며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
3. 여호와는-- 위대하시니-, 크-게 찬양할 것이-라--,
그-의 위-대 (위대)하심을-, 측량하지-- 못하리로다-∼
4. 대대로 주께서 행하시는 일을 크게 찬양하며 주의 능한 일을 선포하리로다
5. 주의 존귀하고 영광스러운 위엄과 주의 기이한 일들을 나는 작은 소리로 읊조리리이다
17. 여호-와--께서-는--, 그 모든 행위에 의로우시며-,
그 모든 일-에 은--혜--, 은혜로우--시도-다--∼
18.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
19. 그-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들의, 소원-을-- 이루-시며-,
또--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사, 구-원 (구-원)하시리로다-∼
20. 여호와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은 다 보호하시고 악인들은 다 멸하시리로다
[다함께]
21. 내-- 입-이 (내 입-이--), 여호와-의- 영예를 말하-며--,
모-든 육체가 그의 거룩하신 이름-, (이름)을 영원히 송축할-지-∼로∿다∼∥
[말씀놀이] (이정훈 지음)
신정절(왕국절) 12주, 2019년 11월 10일 주일 (성서일과 본문 낱말 맞추기)
학개서 1:15b-2:9, 시편 145:1-5, 17-21, 데살로니가후서 2:1-5, 13-17, 누가복음 20:27-38
|
|
|
|
|
|
|
① |
|
|
|
|
|
|
|
|
|
② |
|
|
|
|
|
③ |
|
|
|
|
|
|
|
|
|
|
④ |
|
|
|
|
|
|
|
|
|
|
|
|
|
|
|
|
|
|
|
⑤ |
|
⑥ |
|
|
|
|
|
|
|
|
하 |
|
|
|
|
천 |
사 |
|
나 |
|
|
|
|
|
두 |
주 |
님 |
의 |
날 |
|
|
학 |
개 |
|
|
|
|
|
|
|
파 |
다 |
|
복 |
|
|
|
여 |
|
리 |
|
음 |
|
|
|
호 |
|
우 |
|
|
|
대 |
제 |
사 |
장 |
스 |
룹 |
바 |
벨 |
|
|
닥 |
|
가로열쇠
①히브리어로 ‘보냄 받은 자’, ‘심부름꾼’, ‘사자’를 의미하는 말을 우리말(한자)로 번역한 것인데, 주로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심부름꾼을 가리킨다. 때때로 이 심부름꾼이 하나님처럼 보일 때도 있다. 이 경우 마치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드러내시려는 듯한 느낌을 준다.(누가복음)
②하나님이 개입하셔서 자신의 뜻을 이루시기로 몸소 정하신 날이다. 신약성경에서 이 날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인자, 즉 세상의 심판자로 드러나실 그 날이다. 넓은 의미로 이 날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로서, 성찬을 나누며 주님의 재림을 거듭 새기며 바라보는 날이다.(데살로니가후서)
③이름 뜻은 ‘절기, 명절에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서’의 저자이며 총독 스룹바벨, 예언자 스가랴 등과 함께 일했다. 포로기 이후 유다에서 활동한 예언자인데, 그는 16년 동안 중단되었던 성전 재건 사역을 독려하였다. 다리오(다리우스) 왕(주전 521-486년) 2년, 주전 520년 6월부터 9월까지 약 4개월(3개월 23일) 간 일 했는데, 이때 ○○는 온갖 방해와 부정적인 편견을 극복하고 성전 재건을 위해 백성을 각성시키고, 귀환한 백성을 고무시켜 성전 재건 사역을 끝내게 했던 열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예언자였다. 스가랴는 ○○의 사역 마지막 달에 함께 일한 것으로 보인다(슥 1:1-6) (학개서)
⑤이 직분은 모세의 형 ‘아론’으로부터 시작되어 그 후손, 특히 ‘사독’의 후손들이 맡았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종교적 지도자 역할을 했다. 이들의 종교적인 역할 중 가장 큰 일을 꼽으라면, 일 년에 한 번 있는 ‘대 속죄일’(욤 키푸르)에 예루살렘 성전의 지성소에 들어가 속죄의식을 거행하는 일이었다.(학개서)
⑥이름 뜻은 ‘바벨론에서 낳았다’이다. 다윗의 후예 스알디엘의 아들이다. 바벨론 포로로 생장하여 그곳에서 양을 치다가 페르시아왕 고레스가 유대인을 석방하여 고국으로 귀환시킬 때 이들을 인솔했다. 바벨론 느부갓네살이 약탈하여 갔던 성전의 금은 기구들을 찾아 가지고 5만 명의 동족을 인솔하여 고국에 돌아와 총독역할을 하며 성전과 성곽을 재건했다. 예언자 학개와 스가랴의 영향을 받았다.(학개서)
세로열쇠
①주전 2세기경 하스모니안 왕조 때 다수의 제사장들에 의해 형성된 유대교 당파 중 하나다. 이 이름은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의 우두머리 제사장으로 삼았던 사독에게서 비롯된 듯하다. 이들은 종교와 정치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대제사장을 중심으로 귀족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종의 정치 집단이었다. 이들은 (종교적으로 보수적이고 로마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며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바리새파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이들은 성문화(成文化)된 율법(모세 오경)만 받아들이고 구전(장로의 전승)은 거부했다. 즉 부활, 천사, 영생,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납세 등 현실 문제에는 관대하여 '물질주의자' 혹은 '현실주의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주후 70년 예루살렘의 파괴 뒤로 이들은 유대교 역사에서 사라지는데, 그때부터는 서기관들이 전적으로 바리새파 성향을 띄게 된다.(누가복음)
②만유의 창조주시며 구원자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성부, 성자, 성령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하느님이라고도 부른다. 천주교식으로 천주(天主) 즉 하늘의 주인, 즉 하늘님이 변해서 하느님이 된다. 그런데 ‘하늘’은 예전에 ‘하날(하ᄂᆞᆯ⟨한ᄋᆞᆯ=큰 알)’이라 불렀던 것에 비추어 하늘님보다 하날님, 즉 ○○○이 더 오랜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천주교와 개신교가 함께 보기 위한 공동번역 성경은 ‘하느님’으로 통일했다. ○○○에는 ‘하늘’이란 느낌 외에도 ‘하나’를 뜻하는 느낌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시편, 데살로니가후서, 누가복음)
④‘좋은 소식’을 뜻하는 그리스 낱말 ‘유앙겔리온’을 우리말(한자어) 두 글자로 표기한 것.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으로 우리 모두에게 활짝 열린 ‘구원의 기쁜 소식’을 가리킨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예수님 부활로 우리가 구원받게 되었다는 소식,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오셨다는 기쁜 소식을 가리키는 말이다.(데살로니가후서)
⑤이름 뜻은 ‘여호와는 의로우시다’이며,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부친으로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갔다(대상 6:15; 학 1:12).(학개서)
⑥페르시아(바사) 임금인데, 주전 539년 바빌론을 점령한 고레스의 다음 다음 임금이다. 고레스 이후 페르시아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제국을 이루었다. 사통팔달의 도로망 확충, 조세 제도, 화폐(도량형) 단일화, 아람어 공용어 채택, 우편 제도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페르시아 제국의 황금기를 이룩하였다. 그러나 그리스와의 마라톤 전투에서 패하였으며(B.C. 490년) 병사(病死)한 것으로 전해진다.(학개서)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대한성서공회), 「성경낱말사전」(성도출판사), 인터넷 사전 등을 참고하고 부분 인용했습니다.)
[말씀동화] 11월 11일은 회초리의 날
옛날옛날 한옛날에, 호랑이가 떡장수 아줌마께 회초리 맞던 시절 이야기예요.
어느 추운겨울 젊은 군인 마틴이 말을 타고 가다가
춥고 배고픈 노숙인을 만났어요.
당장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주머니에 돈도 없고 먹을거리도 없었죠.
가진 것이라곤 결혼선물로 받은 멋진 망토뿐이어서
마틴은 망토를 반으로 찢어 선물했어요.
그 노숙인은 얼른 망토로 추운 몸을 감쌌겠죠?
그날 밤 마틴은 예수님 꿈을 꾸었어요.
그런데 예수님이 바로 그 망토를 걸치고 있네?
보다 못한 천사들이 예수님께 이렇게 말했어요.
“예수님 이게 무슨 패션이세요? 좋은 옷 다 놔두고 이렇게 찢은 망토라니요?”
그러자 예수님은 사랑스런 미소를 지으시며 이렇게 대답하셨죠.
“나는 이 망토가 좋다. 이건 내 친구 마틴이 준 선물이거든!”
꿈에서 깨어난 마틴은 어젯밤 그 노숙인이 예수님이라는 사실이 꿈만 같았어요.
무엇보다도 예수님과 친해진 것이 너무나 행복했고요.
그 뒤로 마틴은 누구보다 정성스런 예수님 제자가 되어서
예수님처럼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그런 마틴을 사랑하는 벗들은 매년 11월 11일을 마틴의 날로 정하고
가난하고 약한 이웃을 찾아가 예수님 모시듯이 섬기게 되었대요.
이렇게 교회는 나날이 마틴을 닮아가고 예수님과 친해져 갔습니다.
철수는 교회학교에서 키가 가장 작지만 마틴 사랑은 누구보다 큰 아이예요.
물론 철수가 12월 25일 성탄절 다음으로 좋아하는 날은 마틴의 날인 11월 11일이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철수의 콧구멍이 점점 커지고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하네?
“예수님의 회초리가 필요해!”(요한복음 2:15)
철수는 얼른 타임머신을 타고 2천 년 전 예루살렘 성전으로 달려가서
예수님이 성전에서 돈과 장사치들을 몰아내신 그 채찍 회초리를 가져오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그 전설의 회초리가 유물로 남아있지나 않을까 하고 인터넷 검색까지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서 예수님께 그 회초리를 받아들고 기뻐서 춤을 추다 깨어났다죠?
그나저나 철수는 왜 그리 예수님의 회초리를 찾은 것일까?
그건 바로 한국교회가 점점 타락하고 있다는 목사님 설교말씀 때문이에요.
약한 이웃들을 예수님 모시듯 섬겨야 함에도
한국교회가 점점 내 배, 내 욕심 채워 더 크고 더 강해지려고만 한다니요?
교회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그건 바로 교회에 슬며시 스며든 거짓말쟁이들 때문입니다.
돈이 최고라는 거짓말,
우리교회가 최고로 커진 다음에야 약한 이웃도 도울 수 있다는 거짓말,
심지어 세상 마지막 때가 다 되었으니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거짓말까지!
“여러분은 아무에게도 어떤 방식으로도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데살로니가후서 2:3)
목사님 설교말씀을 들으며 철수의 콧구멍은 점점 더 커져가고
코뿔소처럼 뜨거운 김이 뿜뿜 뿜어나옵니다.
벌겋게 상기된 철수의 얼굴을 바라보며 목사님이 따스한 목소리로
시편노래 한 구절을 읊조리십니다.
“주님이 하시는 그 모든 일은 의롭다.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시편 145:17)
목사님의 시편노래를 흥얼흥얼 따라 부르다가 철수가 종알거립니다.
“바로 그거예요, 사랑의 회초리! 이제부터 마틴의 날 11월 11일을 회초리의 날이라고 불러야겠어요. 빼빼로 데이도 가래떡 데이도 아닌 회초리의 날이요!”
목사님이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십니다.
“마침 종교개혁의 날인 10월 31일 직후라서 더 뜨끈뜨끈하구나. 많은 교회들이 우리 철수의 회초리 덕분에 가슴이 뜨끔뜨끔하겠는 걸?”
얼굴이 빨개진 철수가 대답합니다.
“제가 어떻게 회초리를... 교회의 회초리는 예수님께서 드셔야죠.”
그날 밤 꿈에 철수는 다시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의 절친 마틴의 찢은 망토를 걸치고 계신 예수님께서
철수의 회초리를 받아들고 한국교회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회초리의 날 덕분에 한국교회가 마틴처럼 다시 예수님의 절친이 되어갈 것입니다.
[이정훈 지음. 2019년 11월 9일 토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