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5주 (2019년 4월 7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이리와 타조도 나를 찬양할 것이다”(이사야서 43:20)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서 43:16-21)
16. 내가 바다 가운데 길을 내고, 거센 물결 위에 통로를 냈다.
17. 내가 병거와 말과 병력과 용사들을 모두 이끌어 내어 쓰러뜨려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그들을 마치 꺼져 가는 등잔 심지같이 꺼버렸다. 나 주가 말한다.
18. 너희는 지나간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며, 옛일을 생각하지 말아라.
19.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내겠으며, 사막에 강을 내겠다.
20. 들짐승들도 나를 공경할 것이다. 이리와 타조도 나를 찬양할 것이다. 내가 택한 내 백성에게 물을 마시게 하려고, 광야에 물을 대고, 사막에 강을 내었기 때문이다.
21. 이 백성은, 나를 위하라고 내가 지은 백성이다. 그들이 나를 찬양할 것이다.”
(시편 126)
1. 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
2. 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일을 하셨다.”
3. 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 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빌립보서 3:4b-14)
4. (하기야, 나는 육신에도 신뢰를 둘 만합니다.) 다른 어떤 사람이 육신에 신뢰를 둘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합니다.
5. 나는 난 지 여드레만에 할례를 받았고,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서도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 사람 가운데서도 히브리 사람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파 사람이요,
6. 열성으로는 교회를 박해한 사람이요, 율법의 의로는 흠 잡힐 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7. [그러나] 나는 내게 이로웠던 것은 무엇이든지 그리스도 때문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8. 그뿐만 아니라,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귀하므로, 나는 그 밖의 모든 것을 해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고, 그 모든 것을 오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얻고,
9.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나는 율법에서 생기는 나 스스로의 의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오는 의 곧 믿음에 근거하여, 하나님에게서 오는 의를 얻으려고 합니다.
10.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
11. 그리하여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고 싶습니다.
12. 나는 이것을 이미 얻은 것도 아니며, 이미 목표점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므로,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좇아가고 있습니다.
13. 형제자매 여러분, 나는 아직 그것을 붙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몸을 내밀면서,
14.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부르신 그 부르심의 상을 받으려고, 목표점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2:1-8)
1. 유월절 엿새 전에, 예수께서 베다니에 가셨다. 그 곳은 예수께서 죽은 사람 가운데에 살리신 나사로가 사는 곳이다.
2. 거기서 예수를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는데, 마르다는 시중을 들고 있었고, 나사로는 식탁에서 예수와 함께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 가운데 끼여 있었다.
3. 그 때에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드 향유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았다.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
4. 예수의 제자 가운데 하나이며 장차 예수를 넘겨줄 가룟 유다가 말하였다.
5.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지 않고, 왜 이렇게 낭비하는가?”
6.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사람을 생각해서가 아니다. 그는 도둑이어서 돈자루를 맡아 가지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것을 훔쳐내곤 하였기 때문이다.)
7.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로 두어라. 그는 나의 장사 날에 쓰려고 간직한 것을 쓴 것이다.
8.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지극한 찬양, 지극한 친교’입니다.
구약, “나를 위하라고 내가 지은 백성이다. 그들이 나를 찬양할 것이다”(이사야서 43:21)
시편,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시편 126:2)
서신서,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므로”(빌립보서 3:12)
복음서,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요한복음 12:3)
오늘 요절은, “이리와 타조도 나를 찬양할 것이다”입니다.(이사야서 43:20)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이사야서 43:16-21, 시편 126)]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바빌론에서 끌어내시다’입니다.
출애굽 때 바다에 길을 내셨던 하나님께서
이번엔 광야에 길을 내신다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광야는 바빌론에서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때 지름길입니다.
하나님께서 물 흐르듯 우리를 고향으로 흐르게 하시니(19-20)
우리는 하나님 찬양을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을
절감할 뿐입니다.(21)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여호와께서 포로를 돌리시도다’입니다.
이 시는 바빌론 포로 생활을 끝내고 시온으로 귀환하게 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감사하는 노래입니다.
특히 4절은 언제나 우리 가슴을 설레게 하는 희망으로 가득합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마다 우리를 해방시키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기대와 기원인데,
하나님의 도우심은 늘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바짝 말랐던 네겝의 시내가,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콸콸 물이 흘러넘치듯이
하나님의 도우심은 갑자기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노래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은 늘 이렇게 우리 예상을 넘고,
또한 물 흐르듯 우리를 고향으로 흐르게 하시니(4)
그러니 우리의 혀는 늘 찬양의 함성 가득할 수밖에 없습니다.(2)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빌립보서 3:4b-14, 요한복음 12:1-8)]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의 의, 목표를 향한 달음질’입니다.
바울은 손할례당(損割禮黨)의 해악(2),
그 육체적, 세상적 자랑의 위험성을 강력히 지적하면서
바울 자신의 육체적 세상적 장점들을 독처럼(7), 똥처럼(8) 여긴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그런 세상적 자랑거리가 하나님과의 친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부활 예수님 만난 뒤에 “그리스도 때문에”(7, 8) 완전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깨달은 자답게, 지금 바울의 관심은 온통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으심 그리고 부활에 동참하려는 것뿐입니다.(10-11)
이 “목표점”(12,14)은 궁극적으로 하나님과의 지극한 친교일 것입니다.
지금 바울은 오로지 이 목표에 집중하려고
그 밖의 것들은 미련 없이 잊어버리는 것입니다.(13)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베다니에서의 향유부음’입니다.
지금 베다니 마을에서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예수님을 위한 잔치입니다.(2)
바로 앞 11장에서 예수님께서 살리신 나사로, 그리고 마르다와 마리아가
거기 그 잔치, 주님과의 친교의 현장에 있습니다.
거기엔 가룟 유다, 제자들, 그리고 다른 이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잔치의 백미, 주님과 친교의 극치를,
마치 화룡점정(畵龍點睛)하듯, 지금 마리아가 ‘저지르고’ 있고,
그 향유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했음에도(3)
가룟 유다는 그 친교의 극치를, 돈 때문에, 맛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오라비를 살리시는 예수님을 통해
주님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를(에베 3:18) 본 것입니다.
그러니 마리아의 지금 행동은,
그 존귀하신 사랑을 몸소 체득한 감사에서 우러나는 지극한 찬양인 것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바울처럼 나의 세상적 자랑거리 다 버리고
오직 주님과의 깊은 친교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누구보다 깊고 강렬한 찬양인입니다.
남의 시선에 한눈 팔지 않는 마리아,
세상 사람들 관심사, 세상사엔 아무 관심 없고,
지금 온통 주님께만 집중하는 마리아를 보십시오.
저렇게 주님과 직통하는 찬양을 저는 지금껏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우리가 세상의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을 위해 애쓰는 가운데서도
우리의 중심은 주님과의 친교에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거기 주님의 선하신 능력이 나타나는 법입니다.
달리 말하면, 주님과의 친교에 몰두하는 참 찬양의 사람이라면
마리아처럼 오직 주님을 위해 내 향유옥합을 깨뜨리고,(요한 12:3)
바울처럼 주님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을 본받을 만큼(빌립 3:10)
시나브로 세상 욕심 없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나머지]
* 마리아의 향유 향기는 얼마나 오래갔을까?
순 나드 향유의 향내는,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은은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몸에 바르면 3일 동안이나 그 향기가 지속된다고 합니다. 추측이지만, 마리아의 나드 향은 예수님께서 돌무덤에 들어가실 때까지 그 향기가 은은히 진동했을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부활예수님의 기억 속에도 그 향기는 은은히 남아 있었을 것만 같습니다.
** 발 씻기 릴레이
마리아는 지극한 희생과 섬김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어드립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요한 13장)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기십니다. 비약인지 모르겠지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베다니 마리아의 희생과 섬김을 기억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때 제자들은 엊그제 마리아의 그 행동을 기억했을까요? 지금도 스승님의 발에서 진동하는 마리아의 향유 냄새, 그 거룩한 향내를 느꼈을까요?
*** 가룟 유다의 돈타령
가룟 유다의 말을 들으며 문득 판소리 흥보가의 ‘돈타령’이 떠오릅니다. “삼백 데나리온”, “가난한 사람”, “낭비”...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어도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돈타령’이 문제입니다. 돈타령은, 매우 말초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고, 자극적이면서 선동적이기까지 합니다. 특히 제 돈 아닌 남의 돈에 대한 판단이 더 빠른 게 돈타령의 생리이고, 값을 매길 수 없는 만물에 일일이 값을 매기는 것도 돈타령의 생리입니다. 유다는 필경 돈타령에 익숙하여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붓는 향유조차 값으로 매기더니, 급기야 그걸 가리켜 “낭비”라고까지 말합니다. 돈 없이 오천 명, 오만 명을 먹이셨던 스승님 앞에서 감히 돈타령입니다. 돈타령의 결정판입니다.
**** 나드 향유
나드는 히브리어로 네르드(Nerd)라고 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Nalada(향기를 뿜다)의 변형이라고 합니다. 원산지는 히말라야, 부탄, 네팔, 티베트, 인도 동부 등 해발 3∼4,000미터 고지대입니다. 15∼30㎝까지 자라는 마타릿과의 다년생 초본으로서, 그 야생 뿌리를 건류(乾溜)하여 향유를 얻습니다. 그 향기는 매우 깊고 은은한데, 특히 남성들에게 잘 어울리며 주로 머릿기름으로 애용된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은 워낙 바람 많고 건조하고 더운 기후라 피부가 말라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몸에 기름을 발랐다고 합니다. 나드 향유가 그렇게 비싼 까닭은, 먼저 나드 풀 자체가 귀하며, 워낙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풀이고, 딱딱한 뿌리 한 아름을 쪄야 한 두 방울 얻을 뿐인데다가, 멀리 팔레스타인까지 운반하는 운반비와 국경 관세까지 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정정숙.『성서식물』 등에서 얻음)(※ 3년 전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림)
*****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하나님의 법(法)
지난 주 사순절 4주, 그리고 오늘 사순절 5주의 구약본문은 출애굽과 출바빌론, 광복(光復)의 기운으로 가득합니다. 서신서본문 역시 구원, 즉 광복의 기운이 진동합니다. 특히 오늘 본문의 구약과 시편의 사막에 강을 내고(사 43:19-20),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는(시 126:4) 장면들은, 광복이란 그야말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하나님의 법(法)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법(法)이란 물[水]이 흐르듯[去] 자연스러운 것이죠. 그러고 보니 사순절은 어두운 기간이나 광복을 향하고 있습니다. 십자가 끝에 부활이 있음을 오늘 서신서본문은 보여줍니다. 그리고 복음서본문은 그 부활의 목적이 주님과의 온전한 친교임을 보여줍니다.
****** 언제나 마지막 친교처럼, 거룩한 낭비, 예배!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8) 예수님의 이 말씀에서, 우리 인생에서 주님과의 친교의 기회가 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서본문 마리아의 행동에서, 이 땅에서 예수님과의 마지막 친교의 감정을 느낍니다. 그런데 가룟 유다의 “낭비”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립니다.(5) 그리고 이내 ‘거룩한 낭비’, 마르바 던의 책 「고귀한 시간 낭비, 예배」가 떠오릅니다. 다시 한 번 내 온 마음을 내려놓고, 주님과 친교의 진수를 보여준 베다니의 마리아의 심정을 묵상합니다.
******* 주여 내게 오심을
귀한 찬송 한곡을 소개합니다. 대한성공회 「성가」239장 ‘주여 내게 오심을’입니다. 가락도 아름답고 노랫말이 오늘 주제, ‘지극한 찬양, 지극한 친교’와 통하여, 지난해 한번 올렸던 곡을 한 번 더 소개합니다.
1절) 주여 내게 오심을 감당치 못하니, 주 말씀 한마디면 내 영혼 낫겠네
2절) 내 영의 신랑되신 주 맞이하리니, 내 사랑 나의 주를 떠나지 않겠네
3절) 오 거룩하신 성사 내 주의 성체여, 날 구원하신 주를 늘 노래하겠네
[말씀동시] 별이 떨어질 즈음에 (이진구 지음. 성실교회 고등부 2학년. 「성실문화」98호)
어느덧 별이 떨어지기 시작하는구나
온갖 구박과 시련, 유혹, 배신을 당하면서
빛을 잃는구나
동방박사의 별로 떠오른 그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떠나가시네
부디 빛을 잃고 그대 떠나갈지라도
우리는 그대 태양 같은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리라
[말씀시조] 지나간 일 기억 말고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98호)
지나간 일 기억 말고 옛일을 생각 말라
새 일을 시작하니 나의 길 따르거라
광야에 물 흐르리니 내 백성이 마시리
[말씀서예] 이사야서 43:20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98호)
[말씀노래] 향기로운 섬김 (홍의종 지음. 「성실문화」98호)
[본문] 요한 12:1-8
[노랫말]
마리아가 값진 향유 예수님의 발에 붓고
머리털로 그의 발을 닦으니
향기로운 그 향기 온 집안에 가득하듯
너의 섬김 향기롭기를
[해설]
본문 3절에 의하면 마리아가 값진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닦는다. 그리고 그 발 씻김으로 온 집 안에 향기로운 향유 냄새가 가득하게 된다. 이 말씀을 접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나의 섬김이 이처럼 향기로웠으면 하는 열망으로 곡을 지어 보았다. 마리아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우리의 섬김이 아름답고 향기 진동할 것을 열망하며 불러보자.
[악보] 향기로운 섬김 (홍의종 지음, 2013)
[시편 송서(誦書)] 시편 12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98호)
(※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즉 전래자장가 가락으로)
1.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2. 그 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었도다 그 때에 뭇 나라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큰일을 행하셨다 하였도다
3.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일-을--,
(큰일-을--) 행하셨으니-, 우리는 (우리는) 기쁘-도다-∼
4.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보내소서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기-쁨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다함께]
6. 울-며 씨-를 뿌리-러--,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말씀놀이] (이정훈 지음)
사순절 5주, 2019년 4월 7일 주일 (성서일과 본문 낱말 맞추기)
이사야서 43:16-21, 시편 126, 빌립보서 3:4b-14, 요한복음 12:1-8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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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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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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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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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
나 |
드 |
향 |
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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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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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
브 |
리 |
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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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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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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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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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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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
월 |
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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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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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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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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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베 |
다 |
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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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
나 |
리 |
온 |
가로열쇠
①매우 고급 향유로서 이 향유 재료는 15∼30㎝까지 자라는 마타릿과의 다년생 풀로서, 그 야생 뿌리를 건류(乾溜)하여 향유를 얻는다. 원산지는 히말라야, 부탄, 네팔, 티베트, 인도 동부 등 해발 3∼4,000미터 고지대다. 그 향기는 매우 깊고 은은한데, 특히 남성들에게 잘 어울리며 주로 머릿기름으로 애용된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워낙 바람 많고 건조하고 더운 기후라 피부가 말라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몸에 기름을 발랐다.) 이 향유가 그렇게 비싼 까닭은, 먼저 이 풀 자체가 귀하며, 워낙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풀이고, 딱딱한 뿌리 한 아름을 쪄야 한 두 방울 얻을 뿐인데다가, 멀리 팔레스타인까지 운반하는 운반비와 국경 관세까지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네르드(Nerd)라고 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Nalada(향기를 뿜다)의 변형이다.(요한복음)
②‘가로지르다’, ‘건너가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이다. ‘아마르나 서판’에서 ‘강을 건너온 자’를 가리키는 ‘하비루’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이 큰 강 유브라데를 건너 이주해왔음을 시사하는 말로 보는 견해도 있다.(창 14:13; 39:14; 출 5:3; 7:16), 그래서 주로 아브라함의 자손 이스라엘 사람들을 가리키는 관용적 표현으로 쓰인다. 이 단어는 가나안이나 블레셋 등 비 이스라엘 족속이 이스라엘 사람을 가리키는 다소 배타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순수한 자신의 혈통을 자랑할 때 이 명칭을 사용하곤 하였다(고후 11:22; 빌 3:5). (빌립보서)
③출애굽 때 10가지 재앙 중 마지막 재앙인 장자(長子)를 칠 때, 이스라엘 사람들의 집 좌우 문설주와 상인방에 어린양의 피를 발라 재앙이 넘어갔다는 데서 유래하는 유대인의 절기 이름이다. 히브리어로 ‘페사흐’, 아람어로 ‘파스하’인데, 헬라어, 라틴어는 ‘파스카(Pascha)’라고 한다. 영어로는 ‘패스오버(passover)’이며 순 우리말로는 ‘넘ᄂᆞᆫ(넘는) 절(節)’이라 불렀다(펜윅 번역 성경). (요한복음)
④‘슬픔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마을로서, 예루살렘 2∼3㎞ 정도 아래 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이 마을 근처에서 승천하셨다.(요한복음)
⑤은화의 로마식 단위로서 신약시대 예수님 당시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었다. (참고로 은화의 이스라엘식 단위는 ‘세겔’, 그리스식 단위는 ‘드라크마’이며, 화폐 가치는 각각 다르다.) (요한복음)
세로열쇠
①히브리어 ‘엘레아자르’(=하나님이 도우신다)를 그리스어화한 이름으로서 복음서에 동명이인 두 사람이 나온다. 하나는 베다니의 마르다와 마리아의 오빠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비유말씀에 나오는 거지로서 모든 가난한 사람을 대표한다. 성경에서 ‘가난한 사람’이란 ‘오직 하나님의 도움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서 경건성이 깃든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요한복음)
②‘구별된 자’라는 뜻을 가진 유대교 종파 이름. 마카베오 전쟁(주전 160여년 경부터 시작) 이후부터 강한 종파로 대두되기 시작해서 주후 70년 경 예루살렘이 망한 뒤 가장 강력한 종파가 되었다. 율법, 십일조, 정결예법 등에 철저했다. 처음에는 평신도 운동이었으나 차차 서기관(율법학자) 계층과 긴밀히 연결되었다.(빌립보서)
③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으로서 회계를 맡고 있었다. 나중에 예수님을 적대시하는 대제사장에게 가서 은화 30냥에 예수님을 판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름 두 글자 앞의 두 글자는 그의 고향 이름이다.(요한복음)
④‘숙녀’라는 뜻의 이름으로, 베다니 마을 나사로의 누이이고 마리아의 언니이다.(요한복음)
⑤다윗이 점령한 여부스족 요새의 본 이름인데, 그 뒤로 다윗성이라 불리다가, 차차 온 예루살렘과 그 주민의 칭호가 되었다.(시편)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대한성서공회), 「성경낱말사전」(성도출판사), 인터넷 사전 등을 참고하고 부분 인용했습니다.)
[말씀동화] 메아리의 집중력이 산처럼 높아졌어요!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산에서 어흥어흥 노래하며 메아리치던 시절 이야기예요.
아리는 노래를 좋아하는 씩씩한 아입니다.
부모님 여의고 오빠와 언니랑 셋이 산 속 오두막에서 삽니다.
이름 때문일까?
아리는 노래를 참 좋아하고 게다가 별명도 메아리예요.
오빠가 그러는데, 메아리의 ‘메’는 산(山)이라는 뜻이고
아리는 노래라는 뜻이라네요?
산에 올라 소리치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길게 울려 퍼지는 소리,
바로 산이 부르는 산 노래 메아리!
“그런데 오빠, 왜 아리가 노래야?”
느닷없는 아리의 질문에 오빠의 말문이 턱 막힙니다.
오빠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언니가 알려줍니다.
“아리는 원래 길다는 뜻이야. 크고 기나긴 강 한강의 원래 이름도 ‘아리수’였단다. 옛날 우리 어른들은 말을 길게 늘여서 느릿느릿 부르는 거 그게 바로 노래라고 하셨어. 우리나라 최초의 노래책 이름이 「청구영언(靑丘永言)」인데, 청구는 우리나라고, 영언이 바로 노래라는 뜻이야. 말[言]을 길게[永]하면 노래라는 거, 이제 알겠지?”
“그런데 언니, 말을 길게 한다는 게 무슨 뜻이야?”
“아 그건, 너 시조 들어봤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하는, 그런 시조?”
“응, 학교에서 배운 적 있어.”
“그럼 너, 그거 노래로 들어본 적 있어?”
“아니, 없어.”
언니는 얼른 스마트폰을 꺼내어 시조 동영상을 보여줍니다.
시조라는 것이 이렇게 한없이 느린 노래라는 걸
아리는 난생 처음 알았습니다.
“청구영언은 이런 시조를 자그마치 1,000여 수나 모아 만든 노래책이란다.”
“아유 재미없어. 무슨 노래가 이래?”
메아리의 눈이 게슴츠레하고 시선은 벌써 창밖에 가 있습니다.
오빠와 언니는 서로 마주보며 시무룩해집니다.
주의력 결핍에 가까울 만큼 산만하고 집중력 부족한 메아리가
잠깐 제 이름에 관심 갖는 것 같더니만, 역시...
그때 갑자기 오빠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오빠가 두 눈을 반짝이며 아리에게 묻습니다.
“아리야, 너 혹시 메아리가 산 노래 말고, 또 다른 사람 이름인거 아느냐?”
“아니? 또 다른 사람? 누구?”
“알아 맞춰 볼래? 그건 바로바로 지난주일 성경말씀에 나온 사람이야.”
“지난주일 성경말씀 사람? 누구지? 바울도 나왔고, 예수님도 나왔고, 또 나사로도, 마르다랑 마리아, 그리고 가룟 유다도 나왔고, 또 누가 있었지? 가만 마리아랑 비슷하네? 메아리? 마리아?”
“옳지, 맞았다. 마리아를 미국사람들은 메아리(Mary)라고 불러. 진짜 거의 비슷해!”
순간 아리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얼른 스마트폰 영어사전으로 마리아를 검색해서
미국식 발음을 들어봅니다.
“우와, 대박! 내 별명이 마리아랑 같았네?”
그런데 아리의 눈이 갑자기 단추 구멍처럼 가늘어지며 오빠를 바라봅니다.
“그럼 오빠가 죽으면 예수님이 살려주시나? 그러면 나는 예수님 발 닦아드리고, 그런데 어쩌지? 난 향유도 없고 머리카락도 짧은데? 어쩌지? 우리 오빠 어쩌면 좋지?”
너스레 떠는 아리를 바라보며
오빠와 언니가 활짝 웃습니다.
아리도 따라서 까르르 웃음꽃을 피웁니다.
따스한 눈빛으로 언니가 말합니다.
“아리야, 넌 참 마리아를 많이 닮았어. 이름뿐 아니라 노래 좋아하는 것도 참 닮았어.”
“마리아가 노래를 좋아했어?”
“잘 모르지만, 지난주일 베다니의 마리아가 예수님 발에 나드 향유 붓고 닦아드릴 때, 내 귀에는 마리아의 노랫소리가 들렸단다.”
“마리아가 노래를 불렀어? 무슨 노래? 성경책엔 노래 안 보이던데?”
“맞아, 노래는 보이는 게 아니고 들리는 거잖아? 성경책엔 자세히 안 나왔지만, 마리아는 속으로 노래를 불렀던 게 틀림없어.”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리를 바라보며 언니는 계속 말합니다.
“목사님 설교말씀 기억해? 가룟 유다가 낭비라고 야단칠 때, 예수님 하신 말씀,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요한복음 12:8)”
“맞아, 그때 가룟 유다가 좀 심했어. 그치?”
“그건 예수님을 위한 잔치자리였어. 마리아는 예수님이 너무 좋고 감사해서, 그렇게 아끼고 애지중지하던 가장 좋은 향유를 아낌없이 바쳤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주님께만 집중했어!”
그때 오빠가 얼른 끼어듭니다.
“맞아, 목사님이 그러셨지?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건 바로, 주님과 우리의 깊은 친교라고, 사도바울도 그걸 위해 여태껏 자랑스러워하던 모든 자랑거리들을 다 똥처럼 여겼다고, 그런데 주님과의 친교는 예배이고, 그중에서도 찬양이라고! 바울처럼 마리아처럼 오직 주님께만 집중해서 부르는 찬양이라고!”
갑자기 아리가 고개를 숙입니다.
이내 고개를 들고 창밖을 내다보며 말합니다.
“나는 주의력 결핍인데, 집중력 하나도 없는데 어쩌지 오빠?, 난 어쩌면 좋지 언니?”
“우리 예수님이랑 친해지고, 예수님 사랑하고, 예수님 노래할 때, 세상 자랑이나 세상 부끄러움 같은 거 싹 다 아무것도 아닌 거 알잖아!”
“맞아. 아리야, 넌 누구보다 노래를 좋아하니까, 매일 노래해보자.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는 노래를 매일 세끼 밥 먹듯이, 매일 세 번씩 불러보자.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예수님 사랑하는, 예수님만 생각하며 노래하는 집중력이 생길거야.”
아리가 고개를 돌려 언니와 오빠를 바라봅니다.
아리의 발그레한 미소를 오랜만에 보는 언니와 오빠가 활짝 웃습니다.
산속 오두막 세 오누이는 함께 부를 예수사랑 노래를 찾기 시작합니다.
이제 곧 아리네 산에서는 사랑스런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향기로운 향유냄새가 매일 진동할 겁니다.
[이정훈 지음. 2019년 4월 7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