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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5일, 부활절 6주 예배준비 노트

서무천사 2013. 5. 3. 16:03

사랑하면 환히 열려요!

 

[성서일과 4본문]

(사도행전 16:9-15)

9. 여기서 밤에 바울에게 환상이 나타났는데,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바울 앞에 서서 "마케도니아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10. 그 환상을 바울이 본 뒤에, 우리는 곧 마케도니아로 건너가려고 하였다. 우리는, 마케도니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11. 우리는 드로아에서 배로 떠나서, 사모드라게로 직행하여, 이튿날 네압볼리로 갔고,

12. 거기에서 빌립보에 이르렀다. 빌립보는 마케도니아 지방에서 으뜸가는 도시요, 로마 식민지였다. 우리는 이 도시에서 며칠 동안 묵었는데,

13. 안식일에 성문 밖 강가로 나가서, 유대 사람이 기도하는 처소가 있음직한 곳을 찾아갔다. 우리는 거기에 앉아서, 모여든 여자들에게 말하였다.

14. 그들 가운데 루디아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색 옷감 장수로서, 두아디라 출신이요,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람이었다. 주님께서 그 여자의 마음을 여셨으므로, 그는 바울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15. 그 여자가 집안 식구와 함께 세례를 받고나서 "나를 주님의 신도로 여기시면, 우리 집에 오셔서 묵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그리고 우리를 강권해서,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시편 67)

1. 하나님,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 주님의 얼굴을 환하게 우리에게 비추어 주시어서, (셀라)

2. 온 세상이 주님의 뜻을 알고 모든 민족이 주님의 구원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3. 하나님, 민족들이 주님을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들이 주님을 찬송하게 하십시오.

4. 주님께서 온 백성을 공의로 심판하시며, 세상의 온 나라를 인도하시니, 온 나라가 기뻐하며, 큰소리로 외치면서 노래합니다. (셀라)

5. 하나님, 민족들이 주님을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이 주님을 찬송하게 하십시오.

6. 이 땅이 오곡백과를 냈으니, 하나님, 곧, 우리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셨기 때문이다.

7.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실 것이니, 땅 끝까지 온 누리는 하나님을 경외하여라.

 

(요한계시록 21:10, 22-22:5)

10. 나를 성령으로 휩싸서 크고 높은 산 위로 데리고 가서,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22. 나는 그 안에서 성전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전능하신 주 하나님과 어린 양이 그 도성의 성전이시기 때문입니다.

23. 그 도성에는, 해나 달이 빛을 비출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그 도성을 밝혀 주며, 어린 양이 그 도성의 등불이시기 때문입니다.

24. 민족들이 그 빛 가운데로 다닐 것이요, 땅의 왕들이 그들의 영광을 그 도성으로 들여올 것입니다.

25. 그 도성에는 밤이 없으므로, 온종일 대문을 닫지 않을 것입니다.

26. 그리고 사람들은 민족들의 영광과 명예를 그 도성으로 들여올 것입니다.

27. 속된 것은 무엇이나 그 도성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증한 일과 거짓을 행하는 자도 절대로 거기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다만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는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22장]

1. 천사는 또, 수정과 같이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나님의 보좌와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흘러 나와서,

2. 도시의 넓은 거리 한가운데를 흘렀습니다. 강 양쪽에는 열두 종류의 열매를 맺는 생명 나무가 있어서, 달마다 열매를 내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 쓰입니다.

3. 다시 저주를 받을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그 도성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어린 양의 보좌가 도성 안에 있고, 그의 종들이 그를 예배하며,

4. 하나님의 얼굴을 뵐 것입니다. 그들의 이마에는 그의 이름이 적혀 있고,

5.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이나 햇빛이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주 하나님께서 그들을 비추시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무궁 하도록 다스릴 것입니다.

 

(요한복음 14:23-29)

23.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리하면 내 아버지께서 그 사람을 사랑하실 것이요, 내 아버지와 나는 그 사람에게로 가서 그 사람과 함께 살 것이다.

24.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아니한다. 너희가 듣고 있는 이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25.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나는 이 말을 너희에게 말하였다.

26. 그러나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며, 또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실 것이다.

27. 나는 평화를 너희에게 남겨 준다. 나는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너희에게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28. 너희는 내가 갔다가 너희에게로 다시 온다고 한 내 말을 들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 내 아버지는 나보다 크신 분이기 때문이다.

29. 지금 나는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너희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하려는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노트]

이번 주일 4본문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밝음’이다. 전반적으로 환한 분위기, 희망찬 분위기다! 부활절 6주 제격이다.

 

(사도행전)

지난 주 베드로의 환상에 이은 바울의 환상이 나온다. 둘 다 이방인 선교가 주제다.

지지난 주 베드로가 만난 도르가(다비다)와, 이번 주 바울이 만난 루디아, 세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 여성, 옷 짓는 일, 새 생명(되살아남과 세례)

 

(시편)

“복(福)”이라는 글자가 세 번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1절 느낌이 가장 강력하다.

(1) ...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 주님의 얼굴을 환하게 우리에게 비추어 주시어서, (2)온 세상이 주님의 뜻을 알고 모든 민족이 주님의 구원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순식간에 주님을 환하게 알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 옛날 두물머리에서 배를 타고 강물 따라 가던 다산 정약용이 친구 광암 이벽으로부터 처음 복음(福音)을 듣는 순간, 깜깜한 밤하늘의 은하수가 쏟아져 내리는 듯 활연관통(豁然貫通)했다던 바로 그 느낌이다. 그 복음(福音)이 무엇이었나? 창조와 구원, 바로 사랑 아니었나?

 

(계시록)

* 주님과 관련한 세 가지 비유가 인상적이다.

⇒ (22)“성전”, (23)“빛(등불)”, (22:1)“생명수의 강”

** 이는 요한이 평소 주님에 대해 가르치는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 성전(요 2:19-21), 빛(요 1:9), 생명수의 강(요 7:37-39)

*** “생명(生命)”이라는 글자가 세 번 눈에 띈다.

⇒ (27)“생명책”, (22:1)“생명수”, (2)“생명나무”

**** (27) “속된 것은 무엇이나 그 도성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증한 일과 거짓을 행하는 자도 절대로 거기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 “속된 것”, “가증한 일”, “거짓” 등은 어두운 요소들이다. 참 빛 가득한 도성, 새 예루살렘에 어울리지 않는다.

 

(요한복음)

* “평화(平和)”라는 글자가 세 번 눈에 띈다.

(27) 나는 평화를 너희에게 남겨 준다. 나는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너희에게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근심’, ‘두려움’은 어두운 요소들이다. 참 빛이 오면 순식간에 사라질 것들이다. 주님이 주시는 평화 앞에 이런 어두운 것들은 순식간에 사라질 뿐이다.

 

계시록의 “예루살렘”이 ‘평화의 도시’라는 뜻을 가졌다는 것이 새삼 떠오른다. 21세기 예루살렘의 반(反)평화를 생각할 때, 오늘 예수님 말씀은 마치 새 예루살렘 도성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처럼 느껴진다.

 

21세기 한반도는 어떠한가? 최근에 굳게 닫힌 개성공단 문은 무엇을 말하는가? 개성의 이름 뜻이 새삼스럽다. 바로 개성(開城)이다. 활짝 열려야 제격인데... 앞서 살핀 계시록 27절 말씀, “속된 것은 무엇이나 그 도성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증한 일과 거짓을 행하는 자도 절대로 거기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 말씀의 거울에 지금 우리 한반도의 반(反)평화스런 모습을 비추어 볼 때, 개성공단에 담긴 민족적인 염원, 하나님의 뜻을 생각할 때, 바로 오늘 예수님 말씀 속에서 개성공단 닫힌 문을 활짝 열고, 굳게 닫힌 판문점(板門店) 문을 활짝 열어젖힐 열쇠가 보인다.

 

** 이상할 정도로 “말”과 관련한 말이 10번이나 반복해서 나온다. 알맹이는 “내 말”이며 이는 곧 “사랑”이다.

 

 

[4본문 어울림]

이번 주 4본문을 이어주는 끈은, “빛”이고 ‘열림’이다. 그리고 알맹이는 ‘하나 됨’이다.

환히 비추어(마음을 여시어) 알게(깨닫게) 하시며, 우리가 깨달은 대로 기억나는 대로 애써 살 때, 급기야 하늘 문을 열고 오셔서 우리와 하나 되신다.

 

(요 14:26) 그러나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며, 또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실 것이다.

⇒ 그 약속 환하게 기억나게 하신다는 말씀이다. 그리하여 주님 사랑을, 의리(義理)를 지킬 수 있다.

 

(사도행전 16:14) 주님께서 그 여자의 마음을 여셨으므로, 그는 바울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시편 67:1-2) 주님의 얼굴을 환하게 우리에게 비추어 주시어서, 온 세상이 주님의 뜻을 알고...

(요한계시록 21장은) (10) 하늘 문이 열리고 새 예루살렘 성이 내려오신다. 전반적으로 밝은 빛으로 가득한 분위기!

(요한계시록 22장) (1) “빛나는 생명수의 강”

5.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이나 햇빛이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주 하나님께서 그들을 비추시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14:23)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리하면 내 아버지께서 그 사람을 사랑하실 것이요, 내 아버지와 나는 그 사람에게로 가서 그 사람과 함께 살 것이다.

 

이 말씀(요 14:23)을 요절로 삼았다.

마지막 구절은 지난주일 본문 (계 21:3) 말씀과 통한다. "보아라, 하나님의 집이 사람들 가운데 있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실 것이요,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나님이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정리해서 요약하면 이렇다.

주님을 사랑하면, 약속을 기억하고 그 약속 꼭 지키는 법이다. 그리하여 하나님 사랑의 빛이 더 강렬해지고, 마침내 우리와 하나 되시려 주님께서 친히 하늘 문을 활짝 여시고 우리에게 오신다. 이런 황감(惶感)한 일이!!!

문득 이사야 64장 말씀이 떠오른다. 하늘 문조차 열어젖히고 내려오시는 그분!

1. 주님께서 하늘을 가르시고 내려오시면, 산들이 주님 앞에서 떨 것입니다.

2. 마치 불이 섶을 사르듯, 불이 물을 끓이듯 할 것입니다. 주님의 대적들에게 주님의 이름을 알게 하시고, 이방 나라들이 주님 앞에서 떨게 하여 주십시오.

3. 주님께서 친히 내려오셔서, 우리들이 예측하지도 못한 놀라운 일을 하셨을 때에, 산들이 주님 앞에서 떨었습니다.

4. 이런 일은 예로부터 아무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도 귀로 듣거나 눈으로 본 적이 없습니다. 주님 말고 어느 신이 자기를 기다리는 자들에게 이렇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5. 주님께서는, 정의를 기쁨으로 실천하는 사람과, 주님의 길을 따르는 사람과, 주님을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 주십니다. 그러나 주님, 보십시오. 주님께서 진노하신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찌 구원을 받겠습니까?...

 

 

 

[말씀동화] 하늘 문이 열렸어요!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오늘은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환하게 빛나는 날입니다. 으쓱으쓱 어깨춤이 절로 나는 날, 어린이라면 누구나 신바람 나는 날이죠.

 

기쁨이도 오늘을 신나게 기다렸답니다. 기쁨이가 가장 아끼는 공주인형도 바로 지난 해 어린이날 아빠한테 받은 선물이거든요.

 

‘금년 어린이날에는 무슨 선물을 사주실까?’

 

기쁨이는 몇 주 전부터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바로 오늘 어린이날을 손꼽아 기다려 온 거였어요. 어? 그런데 이상하네? 왠지 지금 기쁨이 얼굴이 굉장히 어두워요. 잔뜩 찌푸린 얼굴에 아랫입술은 댓 발이나 나왔네?

 

“기쁨아 미안해! 아빠가 오늘은 어린이날 선물 못 샀다. 용서해다오.”

 

“용서는 무슨? 여보, 애 버릇 나빠져요. 그냥 어버이날하고 퉁 치면 되지 뭐”

 

엄마가 너무 이상해요. 퉁 칠 게 따로 있지, 어떻게 어린이날 선물하고 어버이날 카네이션하고 퉁 칠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기쁨이는 엄마가 아주아주 미웠어요. 그래도 아빠 생각을 하면 금세 다시 시무룩해집니다.

아빠는 며칠 전 5월 1일, 근로자의 날 아침에 실직자가 되셨거든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더니,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개성공단 문이 닫히는 바람에 아빠 회사도 하루아침에 문을 닫은 거예요. 시무룩하신 아빠 얼굴만큼이나 기쁨이도 시무룩합니다. 어린이날인데도 기쁨이 낯빛이 어둑어둑 합니다.

 

 

영천이는 황해북도 개성특급시에 사는 어린이입니다. 얼굴이 늘 밝고 목소리도 맑아서 동네에서 알아주는 으뜸 가수죠. 영천이가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는 영천아리랑이에요. 영천아리랑처럼 힘차고 신바람 나게 잘살라고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 때문에 영천이는 영천아리랑을 매우 사랑합니다.

 

“앵두나 오디는 단맛에 먹구요, 딸기나 살구는 신맛에 먹는다∼

머루야 다래야 더많이 열려라, 산골집 큰애기 신바람난다∼

아라린가 스라린가 영천인가,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오늘 영천이의 아리랑 가락에서 신바람이 안 나네요? 그건 아마 초코파이 때문일 거예요. 개성공단에서 일하시는 엄마 덕분에 가끔씩 맛볼 수 있었던 초코파이를 이제 더 이상 못 먹게 되었거든요. 엄마는 이따금씩 보너스로 받은 초코파이를 가져오셨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코파이와 깊이 정들었는데 개성공단이 문을 닫는 바람에 이젠 초코파이와도 이별이네요.

 

“오디나 초코파이는 단맛에 먹구요, 딸기나 살구는 신맛에 먹는다∼”

 

노랫말을 바꾸어 불러봅니다. 그래도 영 신이 안 나네요.

 

“초코파이 보너스야 더 많이 열려라, 산골집 영천이 신바람난다∼

아라린가 스라린가 영천인가,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

 

여전히 풀죽은 아리랑을 부르면서 영천이 마음은 어느덧 초코파이가 많이 나는 남쪽 고개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곁에 계시던 아빠가 야단치시네요.

 

“영천아, 아리랑을 그렇게 부르면 못써, 아무리 초코파이가 좋아도 그러면 못쓰지!”

 

“아바지, 내 아리랑인데 내가 좀 맘대로 부르면 안 됩니까? 아바지도 초코파이 좋아하시잖아요?”

 

“영천아, 그래도 초코파이 못 먹는다고 그러면 안 돼, 다른 노래는 몰라도 영천아리랑은 그러면 그럴수록 더 힘나게 불러야 해. 왜 그래야 하는지 지금부터 이 아바지가 하는 말 잘 들어보라∼. 원래 영천아리랑은 경상북도 영천에서 불리던 아리랑인데 지금은 남쪽 사람들은 잘 모르고 오히려 우리 북쪽에서 더 사랑하는 노래가 되었지. 왜 그렇게 되었냐 하면, 일제 강점기 때 농토를 다 빼앗긴 영천사람들이 단체로 북만주 땅을 개간하기 위해서 긴 여행을 떠났는데, 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 잠시 함경북도 회령이라는 고을에 머물게 되었지. 거기 머무는 동안에 그 노래가 함경도에 널리 퍼지게 되었고, 지금 우리나라 전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된 거야.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건, 힘든 여행을 하는 동안에 영천아리랑이 원래 가락보다 오히려 더 씩씩해지고, 노랫말도 훨씬 더 밝아지게 된 거지. 예를 들면,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마라, 산골집 큰애기 일 못할라.’가 ‘아주까리 동백아 더많이 열려라, 산골집 큰애기 신바람난다’로 바뀌고, ‘머루야 다래야 열지마라, 산골집 큰애기 발덧이 난다’ 대신, ‘머루야 다래야 더많이 열려라, 산골집 큰애기 신바람난다’로 바뀐 거지. 그러니 영천아, 초코파이 좀 못 먹게 되었어도 그렇게 풀죽은 소리로 부르지 말고, 그러면 그럴수록 더 신바람 나게 불러야 해. 농토를 빼앗겼어도 아리랑을 더 힘내서 불렀듯이, 아무리 초코파이를 빼앗겼어도, 일터를 빼앗겼어도 영천아리랑은 그러면 그럴수록 더 밝아지고 더 씩씩해지는 게 옳아! 그게 영천아리랑 제맛이거든!”

 

영천이는 아빠 말씀 들으면서 마음에 힘이 났어요. 엄마가 돌아오시면 엄마 힘내시라고 영천아리랑을 더 씩씩하게, 더 신나게 불러드려야지 다짐했어요.

 

 

기쁨이는 엄마아빠 손잡고 예배당에 갑니다. 아무리 어린이날 선물 못 받았다고 해도 주일예배를 빼먹을 수는 없거든요. 평소와 달리 오늘은 목사님 설교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왜냐하면 개성공단 문 닫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사랑하면 세상이 환해진다고 하시네요?

 

‘무슨 말씀이지? 사랑하면 얼굴이 빨개져서 환해진다는 건가?’

 

“교우 여러분, 오늘 아침 주님께서 하늘 문을 여시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너 얼굴 너무 시커멓다고 염려 말아라. 사방이 온통 꽉 막혔다고 근심말아라. 너가 나를 사랑하면 환해진다. 마음도 환해지고 얼굴도 환해진다. 꽉 막힌 문들도 환하게 열린다. 왜냐하면, 내가 내 아버지와 함께 너에게 가서 너랑 살 것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나와 맺은 약속을 지킬 것이다. 목숨 걸고 지킬 것이다. 그래서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수밖에 없게 되는 거야. 그래서 몸소 그 사람에게 가서 사신다는 말이지. 하늘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너에게 내려간다는 거다.’ 교우 여러분, 이것은 바로 오늘 요절말씀인 요한복음 14장 23절 말씀입니다. 빛의 근원, 생명의 근원, 만복의 근원이신 그분께서 하신 약속의 말씀입니다.”

 

엄마랑 아빠는 큰소리로 “아멘!” 하고 외치셨어요. 기쁨이는 좀 어려웠지만 하늘 문이 활짝 열린다는 말씀이 왠지 마음에 와 닿았어요. 아빠 회사 문도 닫히고, 개성공단 문도 닫혔기 때문일까? 그리고 목사님 설교가 이어졌어요.

 

“오래전 이 땅에 복음이 처음 들어왔을 때, 양평 두물머리에서 배를 타고 한강을 따라 내려가던 다산 정약용에게 그의 벗 광암 이벽 선생이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때 다산 선생은 복음을 처음 듣던 그 순간의 감격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깜깜한 밤하늘에 환한 은하수가 내게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는 처음으로 하나님 사랑을 느낀 것입니다. 하늘 문이 꽉 닫혀서 늘 모호하고 답답했던 다산에게,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생생한 하나님이, 하나님의 환한 사랑 빛, 진리의 빛이 단번에 쏟아져 내려온 것입니다.”

 

기쁨이는 우울한 마음속이 왠지 조금씩 밝아지는 것이 느껴졌어요. 기쁨이 마음속에 더 힘을 불어넣으시려는 듯, 목사님이 큰소리로 외치셨어요.

 

“사랑이 뭡니까? 약속 지키는 겁니다. 사랑이 좀 식어도 약속 지키려고 애쓰다보면 그 사랑 다시 불처럼 일어나는 법입니다. 개성공단이 문 닫았습니다. 개성이 뭡니까? 개성이라는 이름 뜻이 뭡니까? 열 개(開), 성 성(城), 성문이 활짝 열린다는 뜻 아닙니까? 이름 값 해야죠? 이름값 하려면 남북 간의 첫 약속 기억해야 합니다. 그 약속 지켜야 서로가 다시 살아납니다. 그리고 지금 꽉 막힌 남과 북을 대표해서 여러분이 기도해야 합니다. 일도벽천(一禱闢天)이라 했습니다. 하늘 문을 여는 기도! 한번 목숨 거는 그 기도로 하늘이 열립니다. 꽉 막힌 하늘 문을 여는 길은 여러분의 그 기도뿐입니다. 지금이 자존심타령 할 때입니까? 지금 북한 핵미사일 따위에 발목 잡힐 때입니까? 지금 중국이나 미국 눈치 볼 때입니까? 아닙니다. 지금은 오직 하나님 눈치 살펴야 할 때입니다. 하나님의 뜻, 하나님과 맺은 약속 기억하고 그 말씀 지켜야 할 때입니다. 그 약속의 말씀 붙들고 얍복강의 야곱처럼 씨름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하늘 문이 열립니다. 그래야 개성공단 문이 활짝 열리고 판문점(板門店) 문도 활짝 열립니다. 위기가 기회입니다. 첫 약속으로 돌아가십시오. 그 약속 기억하고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그 말씀대로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에 겨워 우리에게 내려오시려고 하나님께서 친히 하늘 문을 열어젖히시겠노라고 오늘 여러분과 약속하셨습니다. 하물며 개성공단 문이 안 열리겠습니까? 하물며 판문점 문이 안 열리겠습니까? 약속의 열매, 사랑의 열매인 우리 어린이들이 어른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린이 날!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무엇입니까? 남북 어린이들이 손을 맞잡게 해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쁨이의 마음 문이 열린 것일까요? 오늘은 왠지 목사님 설교말씀이 또박또박 귀에 들리네요. 특히 남북 어린이들이 손을 맞잡게 된다는 말씀을 들으며 가슴이 설레었어요.

 

‘개성에는 어떤 어린이들이 살까? 먹을거리는 뭘 제일 좋아하고, 어떤 인형을 가지고 놀까? 또 무슨 노래를 좋아할까?’

 

어두웠던 기쁨이 얼굴이 다시 조금씩 밝아집니다. 그 이름처럼 기쁨이 번지기 시작합니다. 기쁨이는 엄마 아빠의 두 손을 꼭 잡습니다. 엄마 아빠 얼굴에도 환하게 기쁨이 솟아납니다.

 

“개성공단 닫힌 문아 활짝 열려라, 남북의 어린이들 신바람난다∼

아라린가 스라린가 영천인가, 평화통일 고개로 날 넘겨주오∼♬”

[이정훈, 2013년 5월 4일, 토요일 밤에 지음]

 

 

김재임 (OMSC, 'Joy in the Lord'; the collage Art of Jae-Im Kim, Vol. 1)

작가 김재임 선생님 허락을 받아서 여기 올립니다.

그림을 원하는 분은 연락주세요. (suhm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