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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주현절 7주(2022년 2월 20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시편 37:4)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45:3-11, 15)

3. “내가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다고요?” 요셉이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으나, 놀란 형제들은 어리둥절하여, 요셉 앞에서 입이 얼어붙고 말았다.

4. “이리 가까이 오십시오하고 요셉이 형제들에게 말하니, 그제야 그들이 요셉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5. 그러나 이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책하지도 마십시오. 형님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아넘기긴 하였습니다만, 그것은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에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6. 이 땅에 흉년이 든 지 이태가 됩니다. 앞으로도 다섯 해 동안은 밭을 갈지도 못하고 거두지도 못합니다.

7. 하나님이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이 크나큰 구원을 베푸셔서 형님들의 목숨을 지켜 주시려는 것이고, 또 형님들의 자손을 이 세상에 살아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8. 그러므로 실제로 나를 이리로 보낸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리로 보내셔서, 바로의 아버지가 되게 하시고, 바로의 온 집안의 최고의 어른이 되게 하시고, 이집트 온 땅의 통치자로 세우신 것입니다.

9. 이제 곧 아버지께로 가셔서, 아버지의 아들 요셉이 하는 말이라고 하시고, 이렇게 말씀을 드려 주십시오. ‘하나님이 저를 이집트 온 나라의 주권자로 삼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지체하지 마시고, 저에게로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10. 아버지께서는 고센 지역에 사시면서, 저와 가까이 계실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버지의 여러 아들과 손자를 거느리시고, 양과 소와 모든 재산을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

11. 흉년이 아직 다섯 해나 더 계속됩니다. 제가 여기에서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집안과 아버지께 딸린 모든 식구가 아쉬운 것이 없도록 해 드리겠습니다하고 여쭈십시오.

15. 요셉이 형들과도 하나하나 다 입을 맞추고,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제야 요셉의 형들이 요셉과 말을 주고받았다.

 

(시편 37:1-11, 39-40)

1. 악한 자들이 잘 된다고 해서 속상해하지 말며, 불의한 자들이 잘 산다고 해서 시새워하지 말아라.

2. 그들은 풀처럼 빨리 시들고, 푸성귀처럼 사그라지고 만다.

3.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여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성실히 살아라.

4.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

5.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6. 너의 의를 빛과 같이, 너의 공의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

7. 잠잠히 주님을 바라고, 주님만을 애타게 찾아라. 가는 길이 언제나 평탄하다고 자랑하는 자들과, 악한 계획도 언제나 이룰 수 있다는 자들 때문에 마음 상해하지 말아라.

8. 노여움을 버려라. 격분을 가라앉혀라. 불평하지 말아라. 이런 것들은 오히려 악으로 기울어질 뿐이다.

9. 진실로 악한 자들은 뿌리째 뽑히고 말 것이다. 그러나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반드시 땅을 물려받을 것이다.

10. 조금만 더 참아라. 악인은 멸망하고야 만다. 아무리 그 있던 자취를 찾아보아도 그는 이미 없을 것이다.

11. 겸손한 사람들이 오히려 땅을 차지할 것이며, 그들이 크게 기뻐하면서 평화를 누릴 것이다.

39. 의인의 구원은 주님께로부터 오며, 재난을 받을 때에, 주님은 그들의 피난처가 되신다.

40. 주님이 그들을 도우셔서 구원하여 주신다. 그들이 주님을 피난처로 삼았기에, 그들을 악한 자들에게서 건져내셔서 구원하여 주신다.

 

(고린도전서 15:35-38, 42-50)

35. 그러나 죽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나며, 그들은 어떤 몸으로 옵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36. 어리석은 사람이여! 그대가 뿌리는 씨는 죽지 않고서는 살아나지 못합니다.

37. 그리고 그대가 뿌리는 것은 장차 생겨날 몸 그 자체가 아닙니다. 밀이든지 그밖에 어떤 곡식이든지, 다만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38.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원하시는 대로, 그 씨앗에 몸을 주시고, 그 하나하나의 씨앗에 각기 고유한 몸을 주십니다.

42. 죽은 사람들의 부활도 이와 같습니다. 썩을 것으로 심는데, 썩지 않을 것으로 살아납니다.

43. 비천한 것으로 심는데, 영광스러운 것으로 살아납니다. 약한 것으로 심는데, 강한 것으로 살아납니다.

44. 자연적인 몸으로 심는데, 신령한 몸으로 살아납니다. 자연적인 몸이 있으면, 신령한 몸도 있습니다.

45. 성경에 첫 사람 아담은 산 영이 되었다고 기록한 바와 같이, 마지막 아담은 생명을 주시는 영이 되셨습니다.

46. 그러나 신령한 것이 먼저가 아닙니다. 자연적인 것이 먼저요, 그 다음이 신령한 것입니다.

47. 첫 사람은 땅에서 났으므로 흙으로 되어 있지만, 둘째 사람은 하늘에서 났습니다.

48. 흙으로 빚은 그 사람과 같이, 흙으로 되어 있는 사람들이 그러하고, 하늘에 속한 그분과 같이, 하늘에 속한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49. 흙으로 빚은 그 사람의 형상을 우리가 입은 것과 같이, 우리는 또한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입을 것입니다.

50. 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입니다. 살과 피는 하나님 나라를 유산으로 받을 수 없고, 썩을 것은 썩지 않을 것을 유산으로 받지 못합니다.

 

(누가복음 6:27-38)

27. 그러나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 해 주고,

28.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하고, 너희를 모욕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29. 네 뺨을 치는 사람에게는 다른 쪽 뺨도 돌려대고, 네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는 속옷도 거절하지 말아라.

30. 너에게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사람에게서 도로 찾으려고 하지 말아라.

31. 너희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여라.

32.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33. 너희를 좋게 대하여 주는 사람들에게만 너희가 좋게 대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한 일은 한다.

34. 도로 받을 생각으로 남에게 꾸어 주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죄인들에게 꾸어 준다.

35.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좋게 대하여 주고, 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에게도 인자하시다.

36.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37. 남을 심판하지 말아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심판하지 않으실 것이다. 남을 정죄하지 말아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정죄하지 않으실 것이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38. 남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에게 주실 것이니, 되를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서, 너희 품에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도로 되어서 주실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주님처럼입니다.

 

구약, “하나님이 저를 이집트 온 나라의 주권자로 삼으셨습니다”(창세기 45:9)

시편,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여라”(시편 37:3)

서신서, “우리는 또한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입을 것입니다”(고린도전서 15:49)

복음서,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누가복음 6:36)

 

오늘 요절은,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입니다.(시편 37:4)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창세기 45:3-11,15, 시편 37:1-11,39-40)]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요셉이 형제들에게 자기를 밝히다입니다.

요셉이 형 유다의 절절한 호소에(44:14-34)

더 이상 정을 참지 못해 큰 울음을 터뜨린 뒤

형제들에게 자기가 요셉이라고 밝힙니다.

 

그리고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을 지키시려는) 하나님의 역사로

자신이 노예로 팔려옴으로써

(이집트와 주변 나라와) 아비의 가문까지 다 살리게 되었음을 강조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구원 역사의 도구로 요셉을

이집트의 주권자요 통치자로 세우신 것입니다.(8-9)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악인들이 행복한 것처럼 보이지만입니다.

이 시는 2줄씩 1연으로 알파벳순으로 지은 시입니다.

어떤 노인이(25) 자기 인생경험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는 듯합니다.

 

이 시는 <땅을 차지하리라>는 약속이 반복해서 나오는데(9,11,22, 29,34)

이는 바빌론 포로 생활 경험과 계속되는 땅을 빼앗기는 경험을 반영합니다.

즉 힘없이 강자에게 땅을 빼앗기는 이들이 하나님만 바라보며 호소할 때(7)

하나님께서 그 소원을 들어주시어 땅을 되찾게 해주시리라는 것입니다.

 

11절의 겸손한 사람은 마태복음5:5절의 온유한 사람과 통하며

이는 힘없어서 강자에게 땅을 빼앗긴 가난한 사람과 통합니다.

 

악인은, 이방인이 아니라 하나님 백성임에도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제 힘만 믿고 약자의 것을 빼앗는 자들이며

이러한 자들은 지금 승승장구하는 듯 보이지만

얼마 안 있어 멸망하고야 맙니다.(9,10)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고린도전서 15:35-38,42-50, 누가복음 6:27-38)]

오늘 서신서 본문 소제목은 부활 때에 가질 새 몸입니다.

몸의 부활을 의심하는 자들에게 바울은 하나님 창조세계의 <몸의 다양성>을 상기시킨 뒤

<씨앗의 비유>로써

자연적인 몸이 죽고 신령한 몸으로 살아나는 부활의 이치를 설명합니다.

 

지금 육의 몸도, 장차 부활의 몸도 모두 주님께서 주신 주님의 것이므로

모두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다만 부활의 몸은

지금 육의 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광스럽고 강하며(43)

주님의 형상을 입은(49) 신령한(44) ,

하나님과 온전한 친교를 누릴 수 있는 몸이요

하나님 나라를 유산으로 받을 수 있는 몸입니다.(50)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원수 사랑과 이웃에 대한 태도입니다.

바로 앞 지난 주 본문에서 본, 하나님께서 가난한 사람들을 편드신다는 사실은

자신을 수탈한 강자를 약자가 미워하고 복수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27-30, 35)

 

사람들 상호간에 주고받는 일은(32-34)

오히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사람을 의지하는 이들에게 더 익숙한 법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의지하는 예수제자라면,

예수님처럼 원수를 사랑하는 경지에 이르도록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곧 하나님의 자녀(35)라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일부 참조)

 

 

[정리]

우리에게 주님으로 나타나신 예수님!

예수님의 길을 기억하고 닮아가는 주현절기의 막바지입니다.

오늘 성서일과 본문말씀들의 공동주제는

주님처럼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서본문의 서두에서 말씀하신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여라(27-30)

구구절절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억지처럼 느껴질 만큼

육을 입고 있는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경지로 보입니다.

 

보십시오, 그것은 딱 십자가를 지실 때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즉 그것은 하나님을 빼닮은 참 자녀이신 예수님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은 우리도 하나님을 빼닮은 자녀라고 하십니다.(35)

그러니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로울 수 있다고 하십니다.(36)

 

그런데 35절을 꼼꼼히 따져보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원수를 사랑할 수 있다>라기보다는

<원수를 사랑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라는 말씀처럼 보이고,

37-38절도, 내가 하는 것에 따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오늘 복음서본문 예수님 말씀의 알맹이는,

그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 이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실은 가능한 명령을 하시는 것입니다.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라고!

 

이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용서를 체험하고 아는 사람,

하늘에 속한 사람들”(고전15:48),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입을

우리”(49)에게 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구약본문의, 원수 같은 형들 이면(裏面)에 계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원수와 진심으로 포옹하고 입을 맞추고 부둥켜안고 우는

슬기로운 사람 요셉처럼(45:15),

 

이제 우리도 더 이상 세상살이 수렁에 빠져서

악인들 사는 모습에 전전긍긍하지 말고,

오직 주님만 바라며(시편37:5,7) 주님만 기뻐하는(4)

참 주님 닮은 자녀의 길을 갈 때입니다.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시편 37:4)

 

 

 

[나머지]

 

* 의인 악인 이분법?

오늘 시편 37편의 악한 자”(1,9,40), “악인”(10)은 지난 주 시편 1편의 악인과 이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시편기자의 눈에 비친 세상 사람은 의인과 악인 딱 두 종류뿐인 것처럼 보입니다. 너무 선악 이분법으로 세상을 나누는 것 같습니다. 그 중간 지점을 사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 중간도 있고, 정확히 딱 중간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하나님을 의지하느냐 세상을 의지하느냐 인데, 성경의 눈으로 볼 때, 하나님께는 그 중간 지점을 사는 양다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는 양다리, 또는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여길지 몰라도, 그것은 이미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더 풀어서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보아도 <가치중립>이란, 개념은 있어도 실재할 수는 없습니다. 의인과 악인의 중간 지점에 사는 사람일지라도 그 인생은 차차 양 끝단으로 수렴하는 중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나는 의인일까요 아니면 악인일까요? 이 께름칙한 기분은 또 무엇일까요? 하나님을 의지하는, 하나님만 의지하는 삶의 기준은 무엇인지 다시 찬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오늘 시인이 노래한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37:4)는 구절이 계속 혀끝을 맴돕니다.

 

**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시편37:4)

오늘 시편의 이 구절이 계속 혀끝을 맴돕니다.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왜 그럴까 생각해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소한 행복,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지금 이 시절에, 그 작은 기쁨들이 물론 소중하지만, 지금 우리는 작고 큰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와 가짜의 갈림길에 있다는 생각! 누구나 크고 작은 쾌락을 추구하며 살고, 또 이 기쁨이 좀 오래 갔으면 하고 바라지만, 중요한 것은, 작은 기쁨일지라도 참 기쁨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과 어둠에 휘둘리는 기쁨이란 그저 탐욕스런 쾌락 이상도 이하도 아닐 테니까요. 탐욕은 쾌락을 위해 남을 짓밟고, 또한 쾌락을 위해 우리 안의 창조질서를 깨뜨리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오늘 이 노래를 부르며 마음에 감동이 일어납니다.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37:4) 바로 거기에 탐욕을 걷어낸 참 기쁨이 있기 때문이겠죠? 시편을 부를 때마다 자꾸 떠오르는 감미로운 상상 하나... 시편에 서린 3천 년 전 시인의 호흡은 물론 이 시를 노래하시던 2천 년 전 예수님의 숨이 지금 내 코끝에 맴돌고 있으리라는! 우리가 시편을 부를 때마다 주님과 교감하고 서로의 숨이 교차하며 그렇게 시나브로 친해진다면 이 기쁨이 참 기쁨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동시] 진정한 사랑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회. 성실문화109)

사랑은 돌아오는 거라 말들 하지만

앞만 보고 나아가는 사람도 있지

네편 내편 구분 없는 눈먼 사랑

나에게 돌아오는 것 하나 없어도

내 갈 길 어느새 환하게 비추네

사랑이 밝혀준 길 따라 가다보면

언젠가 큰 사랑 받을 수 있으리

 

 

 

 

[말씀시조] 씨앗마다 고유한 몸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9)

씨앗마다 고유한 몸 하나님이 주셨듯이

자연적인 몸이 죽어 신령한 몸 살아난다

신비한 영광스런 몸 하나님이 주시리

 

 

 

 

[시편노래] 시편 37, 악한 사람 잘 된다고 속상해 마라 (이정훈 편사, 주원남 작곡. 성실문화109)

[본문] (시편 37:1-11, 39-40)

[노랫말]

1.악한 자들 잘 된다고 속상해 마라, 불의한 자 잘 산다고 시새워마라

그들은 풀잎처럼 빨리 시들고, 들판의 채소처럼 사그라 든다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성실하여라

오로지 기쁨은 주께 있으며, 주님께서 네 소원을 들어주신다

2.주님만 의지하고 주께 맡겨라, 네 갈 길 주님께서 이끄시리라

너의 의 너의 공의 빛내시리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내시리라

애타게 주를 찾고 주만 바라며, 악인의 길 평탄해도 속상해 마라

분노를 다스리고 불평 멈추라, 악이 너를 물들일까 조심하여라

3.진실로 악한 자들 뿌리 뽑히고, 주님을 바라는 자 땅을 받으리

조금만 더 참으라 악인은 망하리, 자취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리라

겸손한 자 땅을 찾고 평화누리며, 의인은 주님께서 구원하시리

환난 날에 주님께서 피난처되사, 주님께서 그를 도와 구원하시리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주원남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37 (악한 자들 잘 된다고 속상해 마라) (이정훈 편사, 주원남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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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송서(誦書)] 시편 37:1-11, 39-40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09)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

2. 그들은 풀과 같이 속히 베임을 당할 것이며 푸른 채소 같이 쇠잔할 것임이로다

 

3. 여호와를-- 의뢰-하고-, ---- 행하---,

땅에 머무는- - 그의 성실을-, 먹을거리-로 삼을지어다-

 

4.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5.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6. -- -를 빛- 같이--, (빛 같이) 나타-내시---,

--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7.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

8.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며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

 

9. 진실로 악-을 행하는 자들은, 끊어--- 것이---,

여호와를-- 소망하-- 자들은, -을 차-지하리-로다-

 

10. 잠시 후에는 악인이 없어지리니 네가 그 곳을 자세히 살필지라도 없으리로다

11. 그러나 온유한 자들은 땅을 차지하며 풍성한 화평으로 즐거워하리로다

39. 의인들의 구원은 여호와로부터 오나니 그는 환난 때에 그들의 요새이시로다

 

[다함께]

40. 여호와께-서 그들---, (그들을) -와 건지-시되-,

악인들에게서 -져 구원하심은-, -를 의지한 까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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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동화] 바가지와 감자칼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칼춤 추다 실수로 꼬리털 깎이던 시절 이야기예요.

 

시호시호 이내시호 부재래지 시호로다, 만세일지 장부로서 오만년지 시호로다,

용천검 드는칼을 아니쓰고 무엇하리, 무수장삼 떨쳐입고 이칼저칼 넌즛들어,

호호망망 넓은천지 일신으로 비껴서서, 칼노래 한곡조를 시호시호 불러내니,

용천검 날랜칼은 일월을 희롱하고, 게으른 무수장삼 우주에 덮여있네,

만고명장 어디있나 장부당전 무장사라,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신명 좋을시고,”

[‘칼노래(검결)’, 수운 최제우 지음]

 

시호가 덩실덩실 춤을 추며 노래합니다.

예전에는 효자손을 휘두르며 춤췄는데

요사이는 어디서 났는지 1미터나 되는 나무를 들고 춤춥니다.

 

시호가 칼노래를 부르며 두둥실 춤을 추면

수은 이모가 으쓱으쓱 어깨춤을 추며 따라 부릅니다.

이름이 최제우 선생님의 호 수운을 닮았다고 으쓱거립니다.

 

시호의 이름이 칼노래 첫 구절과 닮았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건

몇 해 전 교회학교 선생님 덕분입니다.

그땐 유치원 시절이라 잘 몰랐지만 이젠 어엿한 초등학생이어서 조금 압니다.

시호(時乎)라는 말은 때로다, 때로구나, 때가왔구나 라는 뜻입니다.

 

아직도 대부분 뜻을 모르는 한자말 투성이지만

그래도 시호는 칼노래를 부를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시호시호 이내시호가 마치 시호야 시호야 내 사랑 시호야처럼 들려서 좋고,

수운 선생님이나 전봉준 장군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것만 같아서

신바람이 납니다.

 

 

시호가 칼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온 집안 칼들이 기지개를 켭니다.

집안 구석구석에서 잠자던 칼들이 잠을 깹니다.

칼의 사촌인 부엌가위가 다리를 쩍 벌리고 서서 하나하나 출석을 부릅니다.

 

식칼, 과도, 스테이크 칼, 빵 칼, 버터 칼, 커터 칼, 면도칼, 주머니칼, 조각도, 은장도, 손톱깎기 칼, 그리고 또, 어라 어디 갔지? 하나가 안 보이네?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칼이 안 보이네?

할머니가 부엌에서 가장 많이 쓰는 감자칼!

 

감자칼은 천하보검이야. 감자뿐 아니라 당근도 무도 참외도 고구마까지 뭐든 척척 다 깎아 준단다.”

 

할머니의 감자칼 칭찬이 하늘을 찌르자

부엌칼 대장인 식칼이랑 부대장인 과도가 심통이 나서

어젯밤 식구들이 잠든 틈을 타

빵칼과 스테이크칼을 시켜서 감자칼을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저 여기 있어요!”

 

시호의 칼노래 소리에 쓰레기통에서 부스스 깨어난 감자칼이

부엌가위가 출석 부르는 소리에 큰소리로 대답합니다.

깜짝 놀란 부엌가위가 국자들을 시켜서

영차영차 감자칼을 구해냅니다.

 

감자칼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부엌가위의 눈이 그믐달처럼 가늘어지고

식칼과 과도 그리고 빵 칼과 스테이크 칼은

시치미를 뚝 떼고 먼 산만 바라봅니다.

 

열두 형제끼리 다투면 어떡해. 아무리 질투가 나도 그렇지, 형제를 쓰레기통에 버리다니!”

 

그런데 이게 웬일이람?

쓰레기통에 밤새 버려졌던 감자칼에게서 쓰레기 냄새가 아니라 향내가 나네.

쓰레기통에는 간밤에 수은이모가 버린 향수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감자칼에게서 빛이 나는 건 또 뭐지?

덕지덕지 오물이 묻어있어야 할 감자칼에서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아하! 저건 바로 시호가 만들기 놀이 하고 버린 반짝이가루입니다.

 

! 감자칼 너는 쓰레기통에서도 빛나고 향기로운 존재로구나!”

 

부엌가위의 감탄사에 칼들이 얼른 감자칼을 바라봅니다.

향기롭고 눈부신 감자칼을 바라보는 열한 개 칼 형제들의 눈이

하트눈이 되어버립니다.

 

 

무안한 감자칼이 얼른 설거지통에 들어가서 씻고 나오자

부엌가위가 따듯한 목소리로 위로합니다.

 

밤새 많이 무서웠지? 내가 저 녀석들에게 따끔한 벌을 줄게.”

 

그러자 감자칼이 씩씩하게 대답합니다.

 

아니에요 누나. 저 괜찮아요. 왠지 이집트 대장 요셉처럼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요.”

 

바로그때 부엌에서 가장 어른인 바가지가 입을 엽니다.

 

얘들아, 내가 왜 쓰이지도 않으면서 이 좋은 자리에 늘 걸려만 있는지 아느냐?”

 

다들 아무 말 없이 고개만 갸웃거리자

바가지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나는 주인할머니 젊은 시절부터 손때 뭍은 할머니의 됫박이거든.”

 

할머니는 젊은 시절 교회에서 받은 은혜로운 말씀 때문에

평생 가난한 이웃들에게 바가지에 쌀을 담아 주었다고,

쌀독에 쌀이 넉넉하지 않을 때에도 굶는 사람에게 쌀을 가득 담아 주었다고

잔잔한 목소리로 느릿느릿 바가지가 말합니다.

 

그 가난한 사람들이 나중에 쌀을 갚으러 와도 절대 받지 않은 까닭은

바로 예수님 말씀 때문이었다고

점점 뜨거워지는 목소리로 바가지가 말합니다.

 

 

남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에게 주실 것이니, 되를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서, 너희 품에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도로 되어서 주실 것이다.”(누가복음 6:38)

너에게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사람에게서 도로 찾으려고 하지 말아라.”(6:30)

도로 받을 생각으로 남에게 꾸어 주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34)

 

그래서 할머니는 절대 빚을 돌려받지 않으셨나 봅니다.

 

내 하늘곳간에 이미 가득 쌓여 있다우!”

 

바로 할머니의 그 됫박이었던 겁니다, 저리 늠름하게 걸려 있는 바가지가!

복스러운 됫박, 할머니의 바가지가 감자칼을 바라보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할머니한테 사랑 받을 만하구나, 우리 감자칼!”

 

자기를 쓰레기통에 버린 형제들을 통 크게 용서한 너그러운 감자칼을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며 할머니의 바가지가

다시 성경말씀을 읊조립니다.

평생 할머니가 바가지를 어루만지며 읊조리던 노래입니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누가복음6:37)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시편37:4)

 

바가지의 노래와 시호의 칼노래가 어우러지며

할머니의 부엌이 점점 따듯해져갑니다.

마치 새순이라도 돋으려는 듯

시호의 나무칼 끝이 간질간질합니다.

[이정훈 지음. 2022219일 토요일 아침]